(중략) 자랑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책인 도덕경을 보면 뭘 잘하는 사람에게 칭찬하지 말라는 대목이 있어요 그 사람을 칭찬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 그 사람처럼 되려고 하니까 그런 거죠. 다 각자의 개성이 있고 자기가 잘하는 것이 따로 있는데 요즘 세상은 자 스티브 잡스를 봐라 요즘 신문을 도배하는 안철수를 봐라 생쑈를 하거든요 그 사람이 잘하는 건 잘하는 거지만 다 그사람처럼 되는 것이 좋은 게 아니거든요. 내 자랑하면 나처럼 되라는 거고 그건 자가당착입니다 

(중략)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안 간 눈길을 아이앞에 펼쳐주고 싶은게 내 꿈이었어요. 아이에게 어떻게 살라는 애기 절대 안합니다. 그게 내가 아이 키우는 방법입니다.   (중략) 매일 매일 만들어지는 졸작들, 만들고 좌절하는 음악들 실망스러운 문학작품 그림들 그게 다 그 자체로 예쁜 거거든요., 그걸 되지도 않은 잣대로 박수소리 하나만 갖고 잣대를 매겨서 누굴 상주고 떨어뜨리고 그런 걸 즐기는 사람들의 잔인한 속성을 부추겨서 장사를 해먹는 건 나는 반대입니다. 잘 하는 애 칭찬하지 말라는 것에도 배치될 뿐 아니라 진짜 음악 예술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상품화하는 거니까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난무하다 보니 이제는 개개인들이 다 오디션을 받고 있는 거나 다름 이 없어요. 세상이 다 오디션중인 거죠. 이게 무슨 삶이고 인생입니까...  

박완서 선생님 왈 때 되면 다 신세도 지고 추한 꼴도 보이고 그렇게 떠나는 거지요. 하셨대요. 이 얼마나 포용력 있는 이야기입니까?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죠. 누구나 살다 보면 더러운 꼴도 볼 수 있고 다 그렇게 사는 것이죠. 그런 걸 뭐 되바라지게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죠. 추한 꼴을 안보여야 된다고 바둥거리는 자세가 히키코모리를 만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거죠. 사람도 그렇고 물건도 그렇고 너와 나사이에도 그렇고 상처난 내가 더 멋있고 소중한 것이예요., 내가 아무리 상처없이 순결하다 그거는 별로예요.  

 

예전 읽었던 김창완의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게 아이들은 빈둥거리며 심심해할때 바로 그때가 창의력이 퐁퐁 쏟아나는 시간이라고..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가 빈둥거리는 꼴을 못보고 기다리지 못하고  자꾸 무언가를 하기를 바란다고.. 

나 역시 그 글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를 이렇게 키워야지 했었는데 결국 나도 아이들이 노는 꼴을 못보는 엄마가 되고 말았지. 이게 아닌데 하고 뒤늦게 후회가 밀려올때는 이미 너는 씩씩거리면서 책상에 앉은 뒤고 문제집을 펼친 뒤라 다시 가서 변덕스럽게 하지마... 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인거... 

무엇을 하든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겠고 살면서 어떤 상처를 입고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무모함을 가졌으면 좋겠고 어떤 사고에 대해서도 편견없이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는 주관과 뚝심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이상을 갖고 있지만 딸이니까 가능하면 상처없이 키우고 싶고 (그 상처가 마데키솔로 해결될 수 없는 거라면 더더구나 상처는 싫다...) 실수는 몇번 하더라고 실패는 가능한 안하면 좋겠고... 그렇게 욕심이 늘어나는 구나.  

뭔가 끄적이고 싶고 빈둥거리고 싶고 그래야만 글을 나올거 같고 좋은 생각이 나올거 같다는 너를 우결다짐으로 방을 몰아넣고 문제집을 펴주고 영어책을 펴주고 나오는데 뒷꼭지가 아린다. 

세상의 껍질은 어찌 된일인지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져서 연약한 너희에게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더라도 스스로 꺠고 나오라고 하기가 미안하다. 점점 해야할 것 갖추어야 할것들의 목록은 길어져만 가고 하고 싶은 일은 생각나지도 않고 빈 시간은 허둥거리다가 끝나게 되고 .. 그런 게 옳은거라고 맹목적으로 밀어붙어고... 어른들이 세상을 그렇게 셋팅해가고 있다. 

돌아보면 나도  그나이엔 세상이 우습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뭐 이딴게 다 있나 하는 온갖 폼을 다 잡으면서 반항도 하고 했는데 나이를 먹으니 그게 옳다고 그렇게 단단하게 옮아매는 것 조차 다 너희를 위한거라고 하는 중이다. 반성!!! 

 

언제나 무슨 일이있던.. 스스로가 가장 귀하다는 것.. 그건 잊지마라.. 

가장 귀한 사람인 스스로가 내리는 결정 그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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