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희들이 엄마에게 던지는 질문중에 만약_ 이라는게 있지  

만약 내가 부자라면 만약 내가 소원 세가지를 이룰 수 있다면 복권이 당첨 된다면. 다시 젊어진다면 누군가에게 복수 할 수 있다면.. 등등등 

요즘 세태가 그러해서 인지 부에 대한 것 경제적인 것 쉽고 상투적으로 말해서 돈이라는 것에 너희들도 관심이 많더라. 현재 아빠 하시는 일이 힘들어서 집안에서도 가능하면 돈을 아껴써야 하는 상황이고 너희는 세상에 물건에 아름다운 소품에 관심이 많은 나이이고  

그걸 아무 근심없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부러울테고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놀러 갈 수 있는 환경도 부러울거야. 여름에는 워터파크는 한두번 가줘야 하고 가족 여행도 귀찮지만 한두번 가서 비싸고 맛있는거 먹어줘야 하고 기념품도 괜찮은 것으로 사야 하고   

집에서 일주일에 한두번은 외식도 해야하고 간식도 먹고 싶은 건 먹어줘야 하고 친구들이랑 소소한 소품을 사는 즐거움도 누려야 할테니까.. 최소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문화생화륻 누리는 것도 필요할테고 책도 사야 하고 등등등... 

그걸 첨부터 안해본 상황도 아니고 그동안 어려움 없이 잘 해오다가 갑자기 모든 것들이 조여지고 줄여지고 참아야 하는 상황이 어른도 견디기 힘든데 너희들도 더 하겠지  

엄마도 참야야지 하면서 육일을 잘 참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지름신이 오시어서 간식거리를 확 사버린다던지 비싼 맥주를 사버린다던지 해버릴 때가 있으니까.. 심지어 지난 달엔 신던 여름 슬리퍼가 떨어져서 아주 비싼걸 질러버리고 여태 고민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돈없으니 세상에 불편한 일이 참 많지. 먹고 싶은거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하고 엄마는 돈이 없어서 사교육을 다 끊어야 하는 것도 속상하더라. 남들에게는 바쁘니까 다른 걸 해야 하니까 등등 핑계를 대면서 끊었지만 간혹 엄마들이랑 만나서 여러가지 사교육 정보를 듣거나 누구는 무엇을 한다던가 요새는 뭐가 좋다던가 뭐뭐에 좋은 선생님이 있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속상해. 안먹고 안쓰고 안노는 건 다 상관없는데 괜히 어른들문제로 너희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거든  

너희가 사교육에 대해 목말라 하는 것도 아니고 요구를 해오는 것도 아닌데 괜히 부모맘에 미안하고 짠하고 그랬단다. 방학이면 공연도 하나 보고 전시회도 하나 보고 해야하는데 그것도 싼걸로 고르고 골라서 너희들만 들여보내는 걸로 만족하고 포기하고.. 물론 세상에는 우리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이 더 많은 거란건 알지만 사람이란게 남의 몸에 있는 암덩어리보다 내 손톱ㅈ밑에 가시가 더 아픈 존재들이라 그렇게 위로가 되진 않더라 

영빈이는 영어학원 하나 남았고 수빈이는 그래도 많이 하지만 조금씩 줄여야 한단다. 

세상 모두가 다 나보다 형편이 나아 보이고 나만 제일 힘들고 고독하고 무섭고 외로운 존재라는 걸 느끼면서 자꾸 너희들도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단다. 너희가 무얼 요구하지도 화내거나 부담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내 한몸이면 어찌 해보겠는데 아이들이 있어서.. 

그게 어쩌면 엄마의 방패였고 핑계였고  또 한편으로는 살아가는 힘이기도 했던거 같아.  

어느책에서였을까... 요새는 읽고서도 기억이 오래 남아있질 않네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닌것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것은 자랑하지도 말고 부러워하지도 말자 라는 말을 읽고 머리가 띵 해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부모를 선택하지 않았고 내가 자식을 선택할 수도 없었고 내 외모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그냥 그런 것은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니니까 자랑할 것도 못되고 부러워할 것도 못되는 거지.  

정말 내힘으로 이룬것들 노력으로 성취한 작은 것들이 더 소중한 거고 자랑스러운 거고 부러운 것이라는 거 

부자집에서 태어난 것 미인으로 태어난 것 부모 잘 만나서 어려움을 모르는 것 쉽고 편하게 사는 것 그건 부러워하지 말자.  

물론 그게 죄는 아니지만 속된말로 그 사람의 팔자일 뿐이라고 생각하자  

팔자라는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내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운이니까.. 

그렇다고 무시할 것도 아니지. 그 사람도 그걸 원해서 가진 건 아닐테니까... 

그래도 사람이라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는 거지만.그치? 

우리 조금은 오만하고 당당하게 살자  

나름 우리도 지식인이고  예의를 알고 염치를 알고 부끄러움을 알고 아름다운 것들을 볼 줄 안다는 것 그게 재산이고 힘이 아닐까  

남의 것은 그냥 그렇다고 인정해버리고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걸 최대한 이루도록 하자꾸나 

없으니 가지려고 노력할 수 있고 어쪄면 홀가분 한 면도 있을테고 조금 더 자유로울 수도(하긴 요새는 돈이 자유를 준다고 는 하지만서두) 

우리 조금씩 더 사랑하고 위안을 주면서 그렇게 우리가 이루는 것에만 촛점을 맞추고 살자꾸나. 그래서 나중에 너희가 그리고 너희 자녀들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를 부모를 만난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도록.. 우리가 누군가의 운이 되어주고 로또가 되어주면 되지 않겠니 

화이팅...  (갑가지 로또를 한 번 사볼까 싶네.. 여섯개의 번호중에 두개 이상을 맞춘 적이 없는 엄마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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