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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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상적인 인사말.. 

그냥 상투적으로 습관적으로 나올 수 있는 인사말이 가장 진정성을 담고 있다. 

아프면 힘들고 밥을 굶으면 외롭고 서럽다. 

가장 기초적인 질문은 관심을 통해 나오고 그 관심은 따뜻한 위안이 된다. 

인도의 오르빌이라는 곳.. 혹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온 그곳인지 모르겠다  

인도에 위치한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고 함께 행복하게 예술하고 명상하고 삶을 꾸리는 공동체 

그곳이 정말 낙원일까? 외부에서 보기에 앞만보고 달리는 삶에서 쉽표하나를 찍으면서 쉴 수 있 

는 동경이 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속의 때가 묻을대로 묻은 사람이라 그런 삶과 사람에 대해 읽어도 무덤덤하면서 아무리 자발 

적 가난을 택했더라도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한 법이고.. 그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거늘.. 그곳에라고 어디에나 있는 차별 계층 불만 소외가 없을까 싶었다. 

안그래도 있단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초기의 정신이 무뎌지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이 드나들면서 

조금씩 다른 가치관이나 구습이 부딪치고 있단다. 

정말 사람들이 바라는 자발적이고 공평하고 여유로운 삶이라는건 나름 최소한의 안전망위에서 

가능한거고 그 안전망을 유지하는건 자본인건 사실인 모양이다. 

어디에서 살건 내가 조금 내려놓고 경쟁을 거부하고 뒤쳐짐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안다면  

굳이 인도까지 가지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으면서 주위에 나랑 비슷한 사람이 모여사는 곳에서라 

조금은 안도감을 느끼는게 아닐까도 싶다. 

여기서 다들 경쟁하고 앞을 보고 달리는데 나만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만성적인 불안과 두통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면서 나를 내려놓고 가난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기는 

참 힘들거다.  

그래서 .. 이렇게 세속적인 사람들덕에 오르빌이 더 가치있고 숭고한 존재로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안정을 바라게된다. 다이나믹한 모험이라던가 급변화 그런건 정말 원치않고 

어제같은 오늘 오늘같은 내일 그렇게 뜨뜨미지근한 안정을 원하고 있다. 

너무 정체되어 한쪽 구석에서 스멀스멀 군내가 나고 악취가 나는 것도 모른 척하면서 안정을 원 

하고 있는 나를 본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낯섦이 주는 긴장감은 잊은지 오래다 

안정된 직장 안정된 수입 안정된 주거 안정된 육아 안정된 취미생활 등등.. 그냥 남들보기에 

좋아보이고 튀지않고 조금은 더 나아보이는 삶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게 나쁜건 아니지만.. 그렇게 점점 가슴뛸 일이 줄어들고 있고 그러다 언젠가 심장이 멈출거 

라는 두려움을 애써 모른척 하고 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잘 재미있게 사는게 내일을 준비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요즘 조금씩  

한다. 내일을 준비하느라 오늘을 허비하고 내일을 위해 발을 동동굴려봤자 내일은 오지 않더라 

차라리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처럼 오늘을 팡팡 채워서 놀아버리든 뭘 하든 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걸로 사고가 바뀌는 중이다. 

뭐든간 알차게 채워진 오늘들이 모여서 내일을 만드는게 아닐까  

그게 삶의 진리이고 비밀인것을 내가 아둔하여 너무 늦게 알게 된게 아닐까 의심하는 중이다,. 

오늘 맛있는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읽고 싶은 걸 읽고  그것이 죄나 남에게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어쪄면 요즘 만연한 세기말같은 불안  불투명한 앞날때문에  자폭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푹 빠져서 맞아맞아... 하기도 하다가 이건 뭐 인도에서 오르빌이니 가능한 일 

이라고 치부하면서 코웃음치기도 하면서 넘겼다. 

그래도 가슴이 남는건 한우물을 파다가 지치지 말고 다양하게 시도해보라는 거 

허위의식으로 부터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것 

분리수거  자원절약 보존등 내가 지금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결국 다같이 공생하는 쪽으로 

행동을 하자는 것등은 꼭 명심해야 할 일이 다. 

지금 서울이라는 불안하고 바쁜 곳에 있으면서 동시에 느리고 여유있게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책을 읽고 느낌이라기 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뒤죽박죽 떠오르는 잡념들의 모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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