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죽었단다.

대학을 졸업사고도 십년이 지나고 또 7여년이 지난 지금... 잊고 있었던 친구의 부고를 들었다.

우리 나이가... 아직은 동년배의 죽음을 맞기엔 너무 이르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친구가 죽었다는 연락이 왔다.

대학시절 그와 내가 친했던가? 친한 적도 있었던 거 같다.

나이가 많아서 언니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린애같기도 했고...그러다 생각이 다르고

노는 그룹이 달라지면서 그냥그냥 지내다가.. 졸업하고 사느라...

간간히 소식만 들었다.

결혼을 했단다... 이혼을 했단다..

나 하나 추스리고 살기에 급급해서 가까이 연락하던 친구들도 하나 둘씩 자꾸 줄어들었는데.

졸업하면서 연락을 안했던 친구들은 새삼 말해 무엇하랴..

그렇게 결혼했나 보다.. 남편따라 어디 가서 사나 보다.

다들 비슷비슷하게 살겠지..

누구는 나보다 별루였는데 지금은 잘 사는 걸 보니 역시 남편 잘 만나는게 젤인가?

그러다 애들 뒷바라지 어쩌구 저쩌구..

누구는 일찍 결혼해서 벌써 고등학생아이가 있고 어쩌고....

그렇게 사는 냄새에 젖어서.. 살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친구가 죽었단다.

먹먹하고... 어이없고... 그리고 무서웠다.

죽음이 무서운게 아니라... 그렇게 잊혀졌다가 죽음으로 인해 기억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스치

면서 무서워졌다.

좋아하지도 기억하지도 않은 친구의 죽음...

미안하고 무섭고 눈물이 났다.

어쩌면 누구보다 열심히 독하게 살았을지도 모를 그 친구가.... 그녀의 미소가 그녀의 노랫소리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아니 그리워진건 그 친구가 아니라 그때의 나자신인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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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죽음을 생각할때도 있다.

내가 지금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는다는 건 도피한다는 것 현실로부터 도망친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남겨진 것들이 족쇄처럼 느껴져서 죽음도 선택하기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했던 거 같다.

불안하게 서성거리면서 잠 들기 힘든 요즘.. 갑자기 날아든 친구의 부고가..

그래서 더 슬프고 두렵다.

아~ 그렇게 죽을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러니까... 죽음도 먼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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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지금 있는 곳에서는 마음의 짐 어깨의 짐 다 내려놓고 평안하시길....

그동안 널 잊고 있어서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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