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 만난 아이들 - 소년, 사회, 죄에 대한 아홉 가지 이야기
이근아.김정화.진선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평점 :
여자아이들은 관계가 중요하고 남자 아이들은 권력이 중요하다.
힘을 상징하는 것이 지금은 돈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에 대한 관심은 누구나 많다.
남자들은 결국 돈을 버는 일에 집중한다.
성폭력 성매애 성 매매 알선 사기 대부업 약물 등 모두가 돈과 관련있다.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
사행성 오락이나 도박 역시 그렇다.
여자 아이들도 돈을 좋아하고 돈을 벌고 싶어한다
나의 존재를 드러내고 커보이게 하는 건 돈이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여자들은 자신의 성을 파는 일로 연결된다.
조건만남을 하고 성매매를 하고 위험한 일로 빠진다.
그 일이 나쁘고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내가 안한다고 하면 내가 만날 친구가 없다.
내가 안전하게, 즐겁게 만나는 친구들이 이 무리들인데 이 아이들에게서 튕겨나면 나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 된다.
아무데도 소속되지 않은 것.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 여자 아이들에게는 가장 두려운 일이다.
집을 나와서 그룹홈을 하고 그 속에서 친밀감이 형성된다.
그리고 나를 돌봐준 오빠가 나를 성폭행하더라도 그건 사랑이라고 내가 돌아갈 곳이 그 사람이라고 믿는다. 그 관계가 예속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걸 알지만 그 관계를 끊어내면 나는 갈 곳이 없다.
그래서 결국 그 속에서 맴돈다.
좀 더 약하고 좀 더 만만한 아이들이 매매로 뛰어들고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 아이들은 매매를 알선하고 망을 보고 도망을 간다. 그렇게 왁자지껄하게 어울리는 것
그게 돈도 되지 않고 나를 갉아먹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 그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그건 관계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안전한 집 그리고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엄마 아빠와의 관계에서도 나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더 갈망한다.
함께 어울리는 아이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엄마도 필요하다.
나를 무조건 받아주는 엄마 그 엄마가 그립다.
엄마는 그 역할을 알지만 무조건 이라는 건 너무 어렵고 힘들다.
나 역시 누군가가 무조건 받아주었던 기억이 없으므로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사실 무조건적인 수용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가까이 오랫동안 함께 해야하는 관계에서 (부부나 부모자식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조건이다.
가장 단점이 잘 보이고 고칠 것들 투성인 관계에서 그런 모든 결점에 눈을 감는 것
그럼에도 너를 사랑해 라는 마음
그 마음이 참 어렵다.
세상에 무섭고 마주하기 싫고 사람같지 않은 사람
그들만 따로 빼고 살 수 없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간다.
운이 좋아 오늘도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고
운이 좋아 안전하게 잠이 든다.
배척하지 않고 함께 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결국 모두가 고민해야할 일이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건 쉽지만
그 문제를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는 건 쉽지 않다.
그냥 골라내고 우리끼리
가장 쉬운 방법
그러나 가장 해서는 안되는 방법
아이들 이야기를 오랫동안 취재하고 책으로 엮어낸 기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런게 나도 세상을 배운다.
내가 사는 세상에 이런 사람들도 함께 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