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문제
조원희 글.그림 / 이야기꽃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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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경쓰이기 시작하면 게임끝!


모를 땐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아주 사소해보이는 것도 

자꾸 눈에 띄기 시작하고 

누군가 자꾸 말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건 나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한번 두번 만져보고 들어보는 것들이 쌓이면서 점차 중요도는 높아진다.


그렇다면 이건 이제 일생일대의 문제다.

어떻게 해야하나?

모든 신경이 한곳으로 집중되고 다른 것들은 모두 페이드 아웃이 된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 내가 즐겨했던 것들이 사소함으로 물러난다.

중요한 단 한가지 그것만 내 눈앞에 있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란....




#2

가끔 남의 문제를 사소하게 만들때가 있다.

야~ 그거 내가 해 봐서 알아

내가 알아봤는데 그거 별거 아니래

그거 걱정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야. 그냥 잊어

다 그러고 지나가는 거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마

너만 예민한거야. 괜히 분위기 망치지 말라고..


그리고 나의 문제를 사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미워한다.

니가 내입장이 되어봤나

니가 뭘 안다고

자기가 그렇게 살았으니 다 그렇고 그렇게 사는 줄 알지


그러는 동안 내 문제는 점점 커지고 상대의 문제는 점점 쪼그라 든다.

그리고 나는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책을 처음 읽었을땐 단순하게 생각했다. 

네모씨의 고민이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그 고민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되는구나

내가 이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마음

그건 그 문제가 문제라고 느껴지기때문이고 그래서 점점 커지는거니

그 문제를 드러내버리는 순간 어쩌면 내가 느낀 고민이나 걱정이 별게 아닐 수도 있구나

그렇게만 여겼다.


근데 내가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드러낸다고 모든게 해결되지 않는다.

책이나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날 수 있지만 인생은 다시 계속되는 법이다.

인생이란 찰라의 스틸사진이 아니고 계속 진행되는 동영상이며 편집이 불가한 것이므로 


문제에 몰두하다가 내가 놓치는 것

그냥 찰라의 멋진 사진 한장을 건지기 위해 내가 잊고 넘기는 것 그래서 놏친것들이 제법된다.

계속 상영되는 동영상에서 그냥 하나의 소품처럼 배경처럼 지나가는 그것들이 사실은 내 영상을 풍성하게 채우는 것들이라는 걸 있을 때는 모른다.

그리고 없어지면 아쉬워지는 건 인지상정이고.


다시 읽으면서 중요한 문제에 매몰되어 중요하지 않다고 치워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뜨거운 목욕과 시원한 맥주

보들보들 따뜻한 자니윤의 감촉

커피와 초콜렛

자전거타기와 수영같은 것들


요즘 느끼는 것중 하나가 하루하루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의 무서움이다.

별거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을 그래도 채워나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일인가 하는 것

일어나서 식사하고 출근하고 일하고 웃고 떠들고 화내고 심각하다가 퇴근해서 다시 루틴을 반복하고 잠자리에 드는 일들이  모여서 내가 되고 내 삶이 되고 의미가 된다는 것

대단한 문제나 사건이나  이벤트도 그냥 그 안에서 하나의 흐름일 뿐이다.

그런 찰라 지나면 다시 평범하고 익숙하고 무심한 시간은 흐른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꿈이 쪼그라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크고 원대한 꿈은 어디가고 바람빠진 풍선마냥 쪼그라 들었을까

그런데 다시 보니 풍선처럼 쪼르라 든게 아니다.

작은 씨앗속에 단단하게 밀도있게 꽉 차있었던 거다.

버려야 할 것 놓아야 할것들을 하나하나 벗어내고 그냥 꼭 있어야 할 것들만 모아 작고 놓느라

쪼그라든 액기스라고 

허황된건 화려한것 남들이 원하는 것  성공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다 빠진 후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감사한 것들만 남은

그렇게 조금씩 작아지는 꿈도 괜찮지 않을까


중요한 건 그렇게 커다란 게 아니고 그냥 그렇게 작고 일상적인 것들로  모아진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힌다

다음에 다시 펼쳐보면 또 어떤 이야기가 보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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