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경찰학교에서 만난 언니들 학창시절 선망했던 언니 시험준비를 하던 학원가에서 만난 언니 그리고 피를 나눈 친언니 등등 여러 언니들을 이야기한다. 그 언니들에게 받았던 공감과 위로를 이야기한다. 가자미처럼 바닥에 납작 엎드려 내가 가장 바닥을 기어다니는 존재일 뿐이라는 바닥을 치는 자존감으로 살아갈 때 언니들은 또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서울이 얼마나 넓은지 그래서 가 볼 곳이 얼마나 많은지 계획없는 여행이 얼마나 알찰 수 있는지 누군가에게 기대어 울어도 나중에 하나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등등 언니들을 통해 배운다. 언니들이 마냥 부럽고 샘나지만 든든하고 힘이 된다. 때로는 부끄러워 버리고 싶던 언니도 내게 힘이 되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언니의 삶의 어느 순간 탁하고 모두 받아들여지는 순간의 기적도 체험한다. 그리고 엄마의 언니 내게는 든든하고 어렵고 싫은 엄마지만 언니 앞에서 마냥 어린애가 되는 엄마와 그 엄마를 다독이는 늙고 기운빠진 그러나 여전히 독기가 남아 오히려 마음 든든한 늙은 언니 이모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도 동생들에게 좋은 언니가 되어야 한다고 조바심을 낸다. 저자가 아직 좋은 언니가 되지는 못했다지만 그가 경험한 언니와 다른 결의 좋은 언니가 될 것이다. 사랑받은 사람은 사랑을 베풀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업전선에서 만난 얼굴을 알지 못하는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안타까운 많은 언니들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어디서든 행복하기를 편안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는 언니들을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언니 노릇한다는 게 얼마나 많은 제약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자로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으로 이어지며 저자가 말한 언니들과의 관계는 여성들의 든든한 연대를 말하려는 것이다. 그 연대가 확대되어 괜찮은 오빠 괜찮은 동기들로 확장되기를 언니들과의 언니들의 연대가 작고 사소한 균열로 깨지지 않기를 저자의 문장은 투박하지만 진심이 있다. 그래서 늘 책장을 놓을 수 없었다. 읽고 나면 세련된 문장도 아니고 비문도 많이 보이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확실한 사람이다. 다음 책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더 세련되지 않아도 지금의 진심은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