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다는 것이 그래서 좋았다라고 할 때도 있고 그래서 힘들다라고 할 때가 있다.

한결같은 그 사람 그 대상의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그는 그대로 한결같이 그 사람일 뿐인데 그 존재일 뿐인데 내 마음이 바뀌는 것이다. 한결같아서 좋았던 그가 아직도 여전하다는 게 갸우뚱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고 싫어질 수도 있게 한다.

결국 내 마음이다.

다른 독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읽은 정희진의 책의 첫인상은 쨍하다였다

한겨울 깊이 묻어놓은 김장독에서 꺼내어 처음 들이킨 동치미의 국물과 처음 베어물은 동치미 무의 맛같은 거였다. 알싸하고 차갑게 목을 넘어가는 그 맛. 매운데 달콤한 복잡한 그 맛이 어딘가 슴슴하면서도 자꾸 먹고 싶고 기억나는 그 맛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가정폭력이라는 현실을 알게 했고 여성폭력이라는 것을 마주하게 했다.

물론 이전에 교육을 받으며 알고 있었지만 복잡한 그것들을 하나로 일목요연하게 사실적으로 직면하게 했던 저자였다. 계속 찾아 읽으면서 젠더폭력과 여성문제등을 알게 되고 정리하게 된 나름 선생익도 했다. 그 이외에 다른 저자들의 글로 읽기가 확장되었고 교육이나 특강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저자들은 직접 강의를 듣는 기회를 가졌지만 이상하게 그렇게 많다는 정희진의 강의는 한 번도 인연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의 글들이 아직도 읽을게 남아서 아쉽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찾아다닌 교육들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지금 내가 다시 일을 하게 되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두권으로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말에 당장 구입했다. 읽었다.

나는 독서는 저자에서 시작되지만 독자에서 마무리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 전해야 한다고 믿는 말들을 글로 ㅆ고 출판하지만 결국 독자에게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 말과 글들이 독자에게 전해지고 독자가 그것을 흡수하고 소화하고 제 것으로 만들었을 때 비로소 독서는 완성된다고 믿는다.

저자의 의도와 목적이 무엇이든 각각의 독자는 자기의 위치와 입장 그리고 그 순간 책을 선택할 때의 마음과 목적이 독서를 완성한다. 물론 저자의 의도와 독자의 목적이 완벽하게 합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미묘하게 어긋나지만 그래도 의미는 전달되는 경우가 많을것이고 때로는 전혀 엉뚱한 곳이 꽂혀서 닿을 때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아 야를 전하고 싶었지만 독자는 책에서 오요를 받아들였을 수도 있고 저자는 이부분을 정말 핵심이라 생각해서 오랫동안 공들여 생각하고 연구해서 기록했지만 독자는 저자가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저부분 저문장에 꽂혀 인생의 책으로 올려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독자의 오독이라 잘못된 걸ᄁᆞ? 그건 아니다. 그냥 독서는 그렇다. 저자의 마음이 독자에게 닿지만 떠날 때의 그 마음과 의도가 고스란히 제대로 닿지 않는다. 사람은 저마다의 입장이 있고 위치가 있고 마음이 있으므로

수능이나 시험을 위한 독서나 문해라면 저자의 의도를 완벽하게 알아차리고 정확한 의미를 찾아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요한 건 독자의 마음이고 생각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처음 정희진처럼 읽기를 읽었을 때( 이번 도서와 비슷한 독서에 관한 기록들이라)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다가 이내 포기했다. 일단 내가 찾아 읽기엔 너무 묵직하고 깊은 책들이었고 대부분 절판되기도 했고 그리고 밑줄을 모든 페이지에 다 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좋았다고 썼을 것이다. 어디가 왜 좋았는지도 썼겠지만 결국은 좋았다고

그리고 이번 독서에서 나는 조금 갸우뚱했다. 한결같아서 ...

여전히 깊고 어려워 내가 접하기 힘든 책이고 절판된 책들이었지만 그것때문은 아니다.

왜 이렇게 읽었을까? 왜 이렇게 생각이 튀어버릴ᄁᆞ? 하는 부분들에 갸우뚱하면서 여전하 공부하고 생각하고 싸울 준비가 되어있는 저자의 모습에 한결같아서 좋다가 한결같아서 괜히 뚱하다가 그랬다. 그도 어쩌면 원 책의 저자의 생각에 자기 생각과 입장을 얹은 독서를 해가고 있었고 나 역시 그의 책을 읽으며 내 입장과 생각을 얹을 뿐이다. 어쩌면 그도 한결같고 나도 한결같이 내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뿐이다. 그렇게 독서를 했구나

좋다 별로다... 라는 판단보다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건 나랑 다르구나. 이런 문장은 내가 생각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거였는데... 그렇게 편안하게 읽었다

저자가 변하거나 한결같거나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것처럼 부지불식간에 내가 변하고 있고 조금씩 꼰대는 아니더라도 곤대가 되고 있어서일지도 .. 모를 일이다.

이 시리즈가 5권이 나온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사볼지는 조금 두고 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