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우는 섬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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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하고 슬픈 민담  '바늘상자에 넣어 둔 눈알'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계모와 살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

그리고  대나무가 유명한 섬 호죽도에 여덟명의 사람이 모여든다.

새로 지은 연수원은 이용해보고 모니터링을 한다는게 표면적인 이유다.

대학생, 웹툰작가, 역사소설가, 가수, 회사원, 택시기사 영화기획자, 그리고 기자

제각각 다른 직업을 가진 이전에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 간도 크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초대에 응해 섬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얄궃게도 딱 그때 태풍이 몰아쳐서 모두가 섬에 갇히게 되고 그리고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누가 죽였는가

어떻게 죽였는가

왜 죽였는가

그리고 이 제각각의 인물들이 어떻게 선택되어 이 섬으로 모여들게 되었나?

 

내가 기다리던 작가중 한명인 송시우의 새로운 소설이다.

사회파 미스테리를 내용으로 하면서 아주 고전적인 클로스드 서클을 가져왔다.

고립된 섬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사건을 해결해나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인물들은 참 송시우 스럽다.

어딘가 허당같고 동시에 기괴하고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건을 풀어간다.

고전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느라 더 기운이 빠지고 에너지를 쏟게 되지만 송시우는 그렇지 않다. 그냥 다들 머리를 맞대고 함께  문제를 푼다. 물론 전작과 다르지 않게 그 과정에서 좌충우돌도 있고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다른 성향의 인물들이 부딪치기도 하고 슬립스틱 코메디도 이어지지만 그래서 우직하게 해결을 향해 나아간다.

 

내가 송시우의 작품을 좋아하는 건 사건도 매력적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참 독특하고 재미있다.

이전 조사관들의 캐릭터도 좋았고 장편의 인물들도 좋았다.

젠체하지 않고 속물적이고 조금 음침하기도 한 복합적인 면이 좋았다

이번에도 날카롭지만 어딘가 불쾌하기도 하고 허당스러운 임하랑과  다른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두가 유쾌하고 아슬아슬하다.

 

이야기의 힘을 믿고 사건을 시작되었고 그 마무리도 이야기가 해줄 것이다.

사실은 쉽게 잊혀지지만 이야기는 오래오래 전달되고 덧입혀지고 조금씩 바뀌어도 그 이야기가 전달하고 싶은 단순한 주제는 오래오래 머문다. 그리고 오래 멀리 퍼진다.

이야기의 힘이다.

 

다음 작품이 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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