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 - 호메로스의 서사시 그 이면의 역사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최파일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일리아드>를 읽은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전혀 안 읽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스, 헬레네, 아킬레스, 아가멤논, 헥토르 등등의 인물들을 단편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일리아드가 고전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이러저러한 매체들을 통해서 대강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제대로 된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를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막연한 의무감(?) 을 느낀다.  

이 책은 신들이 주관한 전쟁이라는 신화적인 차원에서 쓰여진 <일리아드>를 그리스와 트로이라는 실존했던 국가간의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세밀하게 기술한다. 왜 호메로스는 전쟁에서 '신'의 개입을 주장했을까? 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헬레네를 납치했을까? 과연 두 나라간의 전투가 헬레네라는 여자에 의해서 일어난 것일까?  

고대 전쟁사 전문가이면서, <살라미스해전>의 저자이기도한 배리스트라우스는 신화 속의 전쟁을 자신이 실제로 본 것처럼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아킬레스의 갑옷, 창과 같은 전투 장비, 전차전이 불가능한 진흙판의 전투지의 모습으로 부터 전쟁을 신의 개입으로 파악하고자 했던 당대의 가치관, 모든 복잡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고자 했던 그리스인들의 성향들을 언급하면서 '트로이의 목마'로 단순해져 버린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좀더 입체적인 시각, 3D TV 보다 더, 으로 보여준다.   

최근에 박태균의 <한국전쟁>을 읽고 있다. 이 책의 서두에 보면 한국전쟁의 기원을 외적기원과 내적기원으로 나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쩌면 현대의 사가들이 말하는 외적기원, 세계체제론 재편에 의해서 한국전쟁이 발생했다,이 그리스인들이 이야기하는 신의 개입과 비슷한 차원의 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뜬금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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