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평전
송우혜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별 근거도 없이 이 책의 주장을 모두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윤동주의 시를 읽을 때마다 늘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이육사의 이미지를 윤동주에게 덮어씌우려는 여러가지 시도들이다. 이것은 윤동주의 생애와 그의 작품, 모두에 대해서 마찬가지인데 이는 결국 윤동주라는 인간 자신이나 시를 읽는 일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송우혜의 <윤동주 평전>을 읽어도 마찬가지이다. 저자가 아무리 적극적인 독립운동가로서의 윤동주를 부각시키려 해도 이것이 그리 설득력이 있어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그의 시를 아무리 읽어봐도 항일 투사로서의 이미지는  없다. 정말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를 찾으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그의 시를 읽는 것은 혼란스럽고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린다.

지극히 평범한 문학청년마저도 끔찍하게 죽어버렸던 폭력적인 시대, 난 윤동주 시인의 죽음의 의미는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윤동주 시인의 연희전문 한참 후배인 이한열의 죽음이 민주화 투사의 죽음으로서의 의미보다 무고한 젊은이의 죽음으로서의 의미가 훨씬 큰 것처럼. 그것이 그 시대의 폭력성을 훨씬 더 잘 드러낸다. 그리고 그래야만 그의 시를 읽는 것이 정확해지고 편안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저자의 의도는 실패한 것이다. 난 저자의 의견에 별로 동의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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