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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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2011년 작품으로 2012년 우리말로 번역되어 현대문학에서 출간된 책이다. 이 작품은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등단 25주년에 발표된 작품이라 한다. 누군가는 읽는 것보다 쓰는 속도가 빠르다고 할 정도로 다작활동으로 독자들을 기쁘게 해주는 저자가 자신의 등단 25주년을 맞아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라니 더욱 기대하며 소설을 펼쳐들었다.

 

이번 이야기의 배경은 코르테시아도쿄 호텔. 나오미라는 호텔리어와 닛타 경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히, 이 닛타 경위는 작가의 또 하나의 멋진 캐릭터의 등장이라 평을 받으며 독자들의 환영을 받게 된 캐릭터다. 앞으로도 이 닛타 경위의 시리즈가 더욱 많이 발표되면 좋겠다(현재 매스커레이드 이브란 책이 나와 있다.).

 

서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3개의 살인사건이 순차적으로 일어났다. 사건과 피해자, 그리고 주변 인물들 간에 어떤 연관성을 찾을 수도 없는 세 건의 살인 사건. 하지만, 경찰은 이 사건을 연쇄살인사건이라 결론 내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세 건의 살인 사건 현장에는 모두 숫자가 적힌 쪽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의미를 알 순 없지만, 누가 보더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서로 다른 숫자들이 적힌 쪽지. 과연 살인범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 숫자들은 어떤 의미를 가진 걸까?

 

바로 이 숫자의 의미를 푼 사람이 닛타 경위다. 그로 인해 연쇄살인범(?)4번째 살인사건이 일류 호텔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알게 된다. 이에 호텔에 협조를 구하여 형사들이 호텔 직원으로 위장하여 잠복에 들어감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이런 이유로 인정받는 호텔리어 나오미는 닛타 경위를 호텔리어로 가르쳐 가며 함께 호텔 프론티어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남을 의심하기부터 하는 형사가 과연 서비스업의 꽃이라 불릴 호텔 프론티어에 적응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나오미와 닛타 간의 캐미가 형성된다. 그리고 이렇게 잠복한 이들은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아니, 정말 호텔에서 4번째 사건이 벌어지는 걸까?

 

작가가 여느 작품보다 더 혼신의 힘을 쏟아 써나갔다는 작품이란 말이 보장하듯 소설은 재미나다. 소설에 흠뻑 몰입하여 한 호흡에 읽어나갈 만큼 재미나다. 범인에 대한 단서가 마지막까지 감춰져 있음도, 그리고 잠복한 형사들 역시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며, 언제 벌어질 사건인지도 모르고, 오직 일류호텔에서 벌어질 사건이라는 단서만으로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설정 역시 소설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여기에 손님을 의심하기보다는 손님의 가면을 모른 척 인정하며, 손님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호텔리어의 자리와 모든 사람을 용의자로 바라보며, 가면 뒤에 도사린 진면목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라는 자리. 이 둘 간의 상충됨이 소설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닛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 걸까? 언제나 의심의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닛타 경위가 점차 호텔리어로서 변해가는 모습도 재미나다(물론, 끝까지 형사로서의 자리를 잊지 않지만, 그럼에도 점차 제대로 된 호텔리어로 바뀌어가는 모습이 말이다.).

 

세 건의 살인 사건. 연쇄살인 사건임을 드러내는 증거들. 그로인해 연쇄살인으로 단정하고 사건을 접근하는 수사진. 물론 이 살인 사건은 연쇄살인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설정 안에 결정적 함정 장치가 있다. 이런 함정을 만들어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닛타 경위를 돕는 지역형사의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다. 뚱뚱한 체격,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보다는 무시 받을 그런 외모와 직위, 하지만, 그 뒤에 감춰진 반짝이는 수사재능을 가진 캐릭터가 말이다.

 

닛타 경위는 그토록 하기 싫은 호텔리어 위장근무를 하며 호텔이기 때문에 겪는 다양한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사건들이 주는 긴장감과 함께, 전혀 무관한 사건들을 통해 살인사건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가는 닛타 경위의 번뜩이는 감각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다른 데 있다. 나오미가 고백하고, 실제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호텔리어로서의 자세 내지 사명감은 감동이 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자신들을 섬기는 서비스업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정신과 자세로 임하는 모습은 한 사람의 장인을 보는 것과 같은 무게감이 있다. 그렇기에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읽으며, 자신의 자리에 대한 자부심 내지 자긍심에 대해 제일 많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등단 25주년을 맞으며 자신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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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의병과 비녀 꽂은 할머니 장군 한마당 아이들
우리아 지음, 이갑규 그림 / 한마당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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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은 한솔이는 설렙니다. 엄마 아빠가 일본으로 출장을 가시는 바람에 한솔이 혼자 있게 되었거든요. 자기를 봐주러 할머니가 오시기로 했지만, 그 전까지는 밤새 혼자 오락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게다가 이번 방학은 학원도 쉬기로 했고요. 한솔이가 요즘 푹 빠진 컴퓨터 오락은 임진왜란 게임입니다. 실감나게 왜군과 싸우는 게임이죠. 이 게임을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밤새 할 수 있단 생각에 설렘 가득입니다.

 

그런데, 한솔이의 바람처럼 되지 않습니다. 오시기로 약속한 것보다 하루 일찍 오신 할머니 때문이랍니다. 할머니는 한솔이가 오락하는 모습을 보고 한 번 해본다고 하시더니, 한솔이보다 더 임진왜란 게임에 푹 빠진 겁니다. 눈이 벌게질 정도로 오락을 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한솔이는 속상합니다.

 

드디어 오락을 하다 지친 할머니가 쉬는 틈을 타 임진왜란 게임을 하는데, 홍의장군의 백마가 한솔이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한솔이를 바라봅니다. 마치 할 말이 있다는 듯 말입니다. 그리곤 어느 순간 백마를 타고 임진왜란 당시의 현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같이 가자고 따라 나선 할머니와 함께 말입니다.

 

이렇게 한솔이는 임진왜란 한 복판에서 소년 의병이 되어 게임에서 익힌 전투 기술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기도 합니다. 할머니 역시 그렇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할머니를 비녀 꽂은 장군이라 부릅니다. 과연 한솔이와 할머니는 임진왜란 한복판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울까요?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동화는 임진왜란 게임에 푹 빠진 주인공이 실제 역사 한 가운데로 들어가 겪게 되는 판타지 역사 동화입니다. 실제 역사 속에서 몸으로 느끼는 가운데, 한솔이는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 배우게 됩니다.

 

이야기 속 억배라는 소년이 이런 말을 합니다.

 

맞심더. 근데 어무이가 나가서 나라를 지키라고 호통을 쳤습니더. 나라가 있어야 어무이도 살 수 있다고 했심더. 나라가 없으면 백성도 없심더. 나무를 베어 내도 뿌리가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잎이 돋는다 하데요. 하지만 뿌리가 뽑히면 나라는 사라지는 거라 했습니더.”(97)

 

왜란이란 위기상황을 통해 나라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거죠. 아울러 한솔의 판타지 역사 여행을 함께 하게 되는 독자들 역시 나라 소중함을 알게 되고요.

 

동화 속에서 조선을 침략하여 괴롭히는 왜군들을 무찌르는 장면은 통쾌합니다. 동화는 이처럼 통쾌한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나라사랑의 의미와 재미를 함께 주고 있습니다.

 

뿐 아니라, 신비한 시간여행을 통해, 역사 한 가운데 뛰어들었던 한솔이는 여행을 마친 후엔 컴퓨터 오락을 삭제합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오락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기 위해, 그리고 그 일을 위해 자신을 갖춰나가기 위해선 진짜 세상을 바라봐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이 오락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재미나니까요. 하지만, 너무 과한 오락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 역시 권장할 일이 아닌 것도 분명합니다. 우리 어린이 독자들이 책을 통해 재미를 찾고, 아울러 자신이 역사 앞에서 어떤 준비를 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보고, 그 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한솔이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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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의 첫 책 -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반달문고 35
주미경 지음, 김규택 그림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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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나 쌀벌레야(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2015)로 처음 만났던 작가가 이번엔 동화로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 능력자다.’란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과연 동화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샀답니다.

 

18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와우의 첫 책안에는 여섯 편의 단편동화가 담겨져 있습니다. 단편동화를 읽으며, 분명 별개의 동화인데, 뭔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가졌답니다. 각 동화에는 모두 동물 친구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일까요?

 

동화 여섯 편을 모두 읽은 후, 다시 처음 이야기부터 읽는데, 개구리 와우가 만난 작가 구렝 씨의 대표작인 8번째 책이 킁 손님과 국수 씨라네요. ? 그래요. 이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읽는 책의 두 번째 이야기랍니다. 이 사실을 알고 다시 두 번째 이야기를 읽으니, 마치 내가 와우가 된 기분이 들더라고요. 어쩜 작가도 구렝 씨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걸까요? 와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님, 작가가 구렝 씨가 되어 동화 속으로 들어간 건 아닐까요?

 

왠지,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마치 첫 번째 이야기 와우의 첫 책시작부분에 이야기가 와우를 찾아온 것 마냥 말이에요. 이야기가 팔랑팔랑 내게 내려오는 느낌이 참 좋았답니다.

 

해의 머리꼭지가 산 너머로 막 사라지고 있을 때였어요.

그런 붉은 저녁에 이야기가 개구리 와우를 찾아왔습니다. 미루나무 위에서 떨어졌습니다. 종이 한 장이, 아니 이야기가요.(9)

 

첫 번째 동화인 와우의 첫 책은 개구리 와우가 작가로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와우는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가 됩니다. 그런데, 와우가 이야기를 만들기 보다는 이야기가 와우를 찾아옵니다.

 

~ 이야기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찾아오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이렇게 찾아온 이야기는 사실 구렝씨의 작품이랍니다. 구렝씨가 심혈을 기울여 썼지만, 새로운 숲속법에 의해 발표할 수 없는 작품이 와우에게 전해진 거랍니다. 그러니, 와우는 공짜로 작품을 얻은 거죠. 이렇게 얻은 이야기를 와우는 외우게 되고, 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다시 풀어놓음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듣는 이들의 의견이 첨가되며, 이야기는 새로워지고요. 결국 이렇게 새로워진 이야기가 와우의 첫 책이 됩니다.

 

여기서 , 참 쉽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작가가 자기 소리를 내기보다는 주변에 너무 휘둘리는 것 아냐? 와우작가 순 엉터리네.’ 이런 생각을 말입니다.

 

그러다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니, 다르게도 생각되더라고요. 이야기라는 것은 작가만의 소리가 아닌, 작가를 둘러싼 주변의 소리가 작가의 가슴을 통과하여 새로워지는 것을 말하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독자를 무시한 작가만의 이야기는 오히려 생명력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와우를 작가로 성장시켜준 스승인 작가 구렝씨는 이렇게 말을 하죠. “딱따구리 소리도 솔바람 소리처럼 들어야 진짜 작가라네.” 결국 작가는 말하는 사람만이 아닌 주변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는 진리. ‘오호! 그렇구나.’ 싶었어요. 이런 듣는 귀야말로 진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구나 싶었어요. 마치 마지막 이야기 고민 상담사 오소리처럼 말이에요.

 

오소리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린 후, 대안을 제시합니다. 바로 이 대안이야말로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누군가를 살려내는 힘을 갖는구나 싶었답니다. 마치 와우가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를 수렴하여 내놓은 새로운 이야기가 와우를 살려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와우의 첫 책속에서 와우를 찾아온 이야기, 와우를 살려내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뱀이 되고 싶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동화집의 세 번째 단편은 어느 날 뱀이 되었어랍니다. ‘? 그럼 이것도 연결될까?’ 맞아요. 세 번째 단편은 <사람이 되고 싶은 뱀>의 이야기랍니다. 동화 제목과 내용이 다르다고요? 맞아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알게 될 거에요.

 

이처럼 각 단편들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오히려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한답니다. 또한 동화들은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힘이 있고요. 이제 곧 개발로 인해 산에서 몰려나게 될 킁 손님’, 언제나 국수 반 그릇만을 주문하지만, 투덜거리면서도 한 그릇의 국수를 말아주는 국수 씨의 마음이 그랬답니다.

 

마치 첫 이야기에서 무지개 옷을 찾아가듯, 무지개 옷을 입은 것과 같은 당깨 씨가 그린 산딸기아파트의 그림이 그랬고요. 특히, ‘산딸기아파트벽에 그려지는 서로 다른 그림들이 무관심한 이웃에 관심을 갖게 하고, 닫혀있는 마음을 살포시 열어내는 것처럼,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게 꼭 무지개 옷을 입은 것 마냥 행복하더라고요.

 

물론, 마냥 행복하지마는 않았답니다. 기분 좋다고 그 무지개 옷홀랑 입었다가 덜컥 뱀으로 변할까봐 말입니다. 동화 속 뱀은 뱀이 된 건 축복이야.’라고 말을 하지만, 그래도 전 뱀이 되고 싶은 아이보다는 사람이 되고 싶은 뱀이 더 희망적인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아직 이야기가 덜 찾아온 걸까요? 그래서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가 빨리 우릴 찾아오길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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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새로운 예언 편 5 : 황혼 전사들 2부 새로운 예언 5
에린 헌터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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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Warriors 전사들 시즌2 새로운 예언들> 5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황혼이란 제목입니다. 이번 이야기의 커다란 축은 사랑으로 인한 고민과 갈등이 한 축이며, 또 하나는 종족간의 협력과 분열입니다.

 

천둥족 지도자인 파이어스타의 두 딸인 리프풀과 스쿼럴플라이트은 모두 깊은 고민에 힘겨워합니다. 둘의 고민 모두 사랑에 대한 것이며, 종족을 향한 충성이란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의무관 고양이 리프풀은 사랑의 감정과 의무관으로서의 종족을 향한 의무 간에 겪는 갈등과 고민입니다. 의무관 고양이는 사랑을 하면 안 된다는 종족의 방침 때문입니다. 오롯이 종족을 위해서만 헌신하고 봉사하라는 의미겠죠. 그런 리프풀이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것도 다른 종족인 바람족의 전사 크로페더와 말입니다(크로페더는 1권부터 등장한 예언을 찾아 떠났던 젊은 전사들 6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랑이냐 종족이냐? 사랑이냐 의무관으로서의 소명 내지 의무감이냐? 이 둘 사이에서의 고민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궁금함을 품게 됩니다.

 

스쿼럴플라이트 역시 고민과 갈등을 겪습니다. 그런 브램블클로와의 사랑이 틀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스쿼럴플라이트는 브램블클로가 권력에 대한 욕망을 품고 있다 여깁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종족을 커다란 위기로 몰아넣게 될 것이란 의심을 품습니다. 이런 스쿼럴플라이트의 생각은 사실 부조리합니다.

 

왜냐하면 스쿼럴플라이트가 다른 종족들이 갖고 있는 혈통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힘들어 하고, 화를 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버지이자 천둥족 지도자인 파이어스타는 원래 애완고양이였습니다. 다른 고양이 전사들의 편견은 애완고양이는 전사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편견을 스쿼럴플라이트 앞에서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정작 자신들의 지도자가 애완고양이였는데 말입니다. 그런 편견은 스쿼럴플라이트 자신을 향해서도 갖고 있다고 여기며 힘겨워합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브램블클로의 아버지가 권력욕으로 종족을 위기에 몰아 넣았다는 것 때문에 브램블클로를 의심하고 이런 의심이 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듭니다. 이처럼 자신을 향한 문제와 타인을 향한 문제에 있어서는 이중적 잣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스쿼럴플라이트와 브램블클로, 그리고 애쉬퍼. 이들 간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궁금증을 품고 소설을 읽게 됩니다. 과연 스쿼럴플라이트와 브램블클로가 다시 서로를 향한 사랑을 확인하게 될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위기를 딛고 새로운 영토에 자리를 잡은 4종족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줍니다. 함께 협력하여 위기를 헤쳐 나갔던 4종족은 점점 분열과 단절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에 반해 천둥족 지도자 파이어스타는 여전히 다른 종족들의 일에 도움을 주고자 하고 말입니다.

 

이런 모습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며, 도움과 간섭의 경계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선한 의도라 할지라도 그것이 도움에서 지나쳐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실제 간섭이 될수도 있음을 말입니다. 그렇기에 분열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위기 앞에선 4종족이 서로 협력하고 하나되어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안정된 상태에서의 자신들 공동체성을 다지기 위한 분열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분열이 단절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선 분리와 경쟁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기 앞에선 기꺼이 돕고, 도움을 받으며, 또한 함께 협력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게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설은 이런 모습으로 나아갑니다. 위기 앞에선 서로 돕는 협력의 모습을 보이되,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서로의 자리를 지켜나가며, 자신의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것, 이처럼 경쟁과 협력을 오가는 모습은 분열이라 말하기보다는 자신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설은 이처럼 분열과 협력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잘 보여줍니다. 각자의 종족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테두리를 강화하며, 서로 간에 경쟁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서로의 위기 앞에 침묵하고 외면하기보다는 선한 의도로 협력하고 힘을 합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자세가 있다면 될 겁니다. 또한 도움을 준 후엔 물러섬의 지혜도 있어야 하겠고요. 이런 모습들을 작가들은 4종족 고양이 전사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순간 천둥족에게 찾아온 위기를 바람족의 도움으로 헤쳐 나가는 모습이 참 흐뭇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에서 스톰퍼(1권에서 함께 예언을 좇아 모험을 떠난 전사이자 3권에서 물여울부족에 남았던 고양이)와 브룩의 방문으로 마치고 있기에 다음 6편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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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왕 프리데인 연대기 5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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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프리데인 연대기마지막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제목은 위대한 왕입니다. 50여 년 전에 출간된 판타지동화의 고전이라 불릴 법한 책이자, 뉴베리 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경력의 책입니다. 5권을 읽으며, 어째 마지막 책이 앞 권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고(흔히 시리즈의 마지막 책 가운데는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더 좋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역자의 글을 보니, 역시 이번 5권이 뉴베리 상을 수상한 책이네요(또 한 번 뉴베리 영예를 얻은 건 2악마의 가마솥이라고 합니다.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했습니다.).

 

달벤의 요새에 영웅들이 모여듭니다. 모험을 떠났던 타란도 집으로 돌아올 뿐더러, 신부수업을 받던 아이란위 공주도, 음유시인 프류더, 프리데인의 최고 영웅 귀드이언 왕, 그리고 철부지 왕자에서 어느덧 성장한 모나의 왕 루운 왕 등 다양한 영웅들이 달벤의 요새로 모여듭니다.

 

그런데, 달벤의 요새로 오던 귀드이언은 마왕 아란 왕의 부하들인 사냥꾼들에게 공격을 받고 던윈 검을 빼앗겼습니다. 던윈 검이 아누빈의 마왕 아란에게 넘어가면 프리데인에 끔찍한 일이 벌어질 텐데 말입니다(존재하지만 여태 한 번도 직접 등장한 적이 없는 마왕 아란이 과연 5권에서는 얼굴을 비출까 궁금했답니다.). 이에 던윈 검을 되찾기 위한 원정대가 구성되어 출발합니다. 타란, 아이란위, 그얼기, 카알, 프류더, 귀드이언, 루운 왕, 여기에 글루까지(글루는 3리어 성에 등장했던 거인이었는데, 이제 다시 작은 모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언제나 거인시절의 영웅담을 늘어놓으며 투덜대기만 하는 5권에서 가장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렇게 던윈 검을 찾아 떠난 원정대는 더 놀라운 사실에 직면합니다. 아누빈의 마왕 아란이 자신의 추종자들을 모두 모아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왕의 뜻대로 되면 프리데인은 이제 끝장입니다. 그렇기에 이들과 싸우기 위해 세력을 모으려는 일행. 과연 그들의 뜻대로 될까요?

   

 

이번 5권은 앞에서 나왔던 수많은 인물들이 거의 모두 다시 등장합니다. 특히, 타란이 뿌린 일들이 열매를 거두며, 타란을 돕기 위해 수많은 인물들이 모여드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타란이 진정 영웅으로 이미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앞 책들에서 언급되었던 일들, 벌여놓았지만 끝을 맺지 못한 일들이 하나하나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1권에 등장했던 예언하는 돼지 헨 왠의 경우, 헨 왠을 찾기 위해 그토록 고생을 했음에도 헨 왠이 진짜 예언을 하는지, 과연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할 정도로 이야기 속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헨 왠이 이번 5권에서는 모험을 떠나는 영웅들을 향해 드디어 예언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그 예언은 여전히 수수께끼 같고, 완전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이런 예언에 대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타란의 영원한 스승 마법사 달벤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의 운명은 예언이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에 따라 결정되는 거야.”(336)

 

예언과 마법, 신비한 형상들이 가득한 판타지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결국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는지 즉,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리 우리의 운명을 보여주는 <비밀의 책>에 적히는 내용 역시, 이런 우리의 행동에 따라 변하게 되고 말입니다. 예언은 내가 손 놓고 있어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내 선택과 의지적 결단과 행동에 따라 달라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영웅이 되고 싶었던 돼지치기 조수인 타란. 주인공 타란의 성장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이번 책은 확연히 보여줍니다. 이제 타란은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기쁨마저 포기할 줄 아는, 그리고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마저 내려놓게 되는 성숙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곤 자신이 이 땅에서 해야 할 일, 그 삶의 무게를 견뎌내려 하는 성장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성장의 모습이야말로 판타지가 외치는 큰 축이며, 동화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 역시 함께 성장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게다가 판타지 동화이지만,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만이 아닌(물론, 판타지답게 신비한 능력을 가진 물건들이 이번 이야기에서도 등장합니다.), 주옥같은 문장들도 많이 만나게 되는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입니다. 두고두고 곱씹게 만드는 그런 문장들 말입니다. 여러 내용들이 있지만, 왕관에 대한 접근을 적어봅니다.

 

, 공주! 왕관은 장식이 아니라 희생을 의미하는 거란다. 그걸 깨달아야 수업을 제대로 받은 거지.”(달벤이 아이란위 공주에게, 22)

진정한 왕은 가슴속에 왕관을 품고 사는 법이란다.”(귀드이언이 타란에게, 343)

 

타란은 결국 위대한 왕이 되지만, 그 왕위는 왕관을 탐하는 모습이 아니기에 진정한 영웅입니다. 누군가의 위에 군림하여 자신의 권리만을 탐하는 모습도 아닙니다. 그저 왕관은 가슴속에 품고, 머리 위엔 왕국을 위한, 백성들을 위한 자신의 의무와 돌봄의 무게를 견뎌내는 겁니다. 이런 지도자를 두게 될 프리데인이란 가상의 공간이 부러울 만큼 멋진 곳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프리데인 연대기 시리즈>,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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