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의 첫 책 -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반달문고 35
주미경 지음, 김규택 그림 / 문학동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시집 나 쌀벌레야(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2015)로 처음 만났던 작가가 이번엔 동화로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 능력자다.’란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과연 동화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샀답니다.

 

18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와우의 첫 책안에는 여섯 편의 단편동화가 담겨져 있습니다. 단편동화를 읽으며, 분명 별개의 동화인데, 뭔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가졌답니다. 각 동화에는 모두 동물 친구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일까요?

 

동화 여섯 편을 모두 읽은 후, 다시 처음 이야기부터 읽는데, 개구리 와우가 만난 작가 구렝 씨의 대표작인 8번째 책이 킁 손님과 국수 씨라네요. ? 그래요. 이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읽는 책의 두 번째 이야기랍니다. 이 사실을 알고 다시 두 번째 이야기를 읽으니, 마치 내가 와우가 된 기분이 들더라고요. 어쩜 작가도 구렝 씨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걸까요? 와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님, 작가가 구렝 씨가 되어 동화 속으로 들어간 건 아닐까요?

 

왠지,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마치 첫 번째 이야기 와우의 첫 책시작부분에 이야기가 와우를 찾아온 것 마냥 말이에요. 이야기가 팔랑팔랑 내게 내려오는 느낌이 참 좋았답니다.

 

해의 머리꼭지가 산 너머로 막 사라지고 있을 때였어요.

그런 붉은 저녁에 이야기가 개구리 와우를 찾아왔습니다. 미루나무 위에서 떨어졌습니다. 종이 한 장이, 아니 이야기가요.(9)

 

첫 번째 동화인 와우의 첫 책은 개구리 와우가 작가로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와우는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가 됩니다. 그런데, 와우가 이야기를 만들기 보다는 이야기가 와우를 찾아옵니다.

 

~ 이야기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찾아오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이렇게 찾아온 이야기는 사실 구렝씨의 작품이랍니다. 구렝씨가 심혈을 기울여 썼지만, 새로운 숲속법에 의해 발표할 수 없는 작품이 와우에게 전해진 거랍니다. 그러니, 와우는 공짜로 작품을 얻은 거죠. 이렇게 얻은 이야기를 와우는 외우게 되고, 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다시 풀어놓음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듣는 이들의 의견이 첨가되며, 이야기는 새로워지고요. 결국 이렇게 새로워진 이야기가 와우의 첫 책이 됩니다.

 

여기서 , 참 쉽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작가가 자기 소리를 내기보다는 주변에 너무 휘둘리는 것 아냐? 와우작가 순 엉터리네.’ 이런 생각을 말입니다.

 

그러다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니, 다르게도 생각되더라고요. 이야기라는 것은 작가만의 소리가 아닌, 작가를 둘러싼 주변의 소리가 작가의 가슴을 통과하여 새로워지는 것을 말하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독자를 무시한 작가만의 이야기는 오히려 생명력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와우를 작가로 성장시켜준 스승인 작가 구렝씨는 이렇게 말을 하죠. “딱따구리 소리도 솔바람 소리처럼 들어야 진짜 작가라네.” 결국 작가는 말하는 사람만이 아닌 주변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는 진리. ‘오호! 그렇구나.’ 싶었어요. 이런 듣는 귀야말로 진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구나 싶었어요. 마치 마지막 이야기 고민 상담사 오소리처럼 말이에요.

 

오소리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린 후, 대안을 제시합니다. 바로 이 대안이야말로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누군가를 살려내는 힘을 갖는구나 싶었답니다. 마치 와우가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를 수렴하여 내놓은 새로운 이야기가 와우를 살려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와우의 첫 책속에서 와우를 찾아온 이야기, 와우를 살려내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뱀이 되고 싶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동화집의 세 번째 단편은 어느 날 뱀이 되었어랍니다. ‘? 그럼 이것도 연결될까?’ 맞아요. 세 번째 단편은 <사람이 되고 싶은 뱀>의 이야기랍니다. 동화 제목과 내용이 다르다고요? 맞아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알게 될 거에요.

 

이처럼 각 단편들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오히려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한답니다. 또한 동화들은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힘이 있고요. 이제 곧 개발로 인해 산에서 몰려나게 될 킁 손님’, 언제나 국수 반 그릇만을 주문하지만, 투덜거리면서도 한 그릇의 국수를 말아주는 국수 씨의 마음이 그랬답니다.

 

마치 첫 이야기에서 무지개 옷을 찾아가듯, 무지개 옷을 입은 것과 같은 당깨 씨가 그린 산딸기아파트의 그림이 그랬고요. 특히, ‘산딸기아파트벽에 그려지는 서로 다른 그림들이 무관심한 이웃에 관심을 갖게 하고, 닫혀있는 마음을 살포시 열어내는 것처럼,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게 꼭 무지개 옷을 입은 것 마냥 행복하더라고요.

 

물론, 마냥 행복하지마는 않았답니다. 기분 좋다고 그 무지개 옷홀랑 입었다가 덜컥 뱀으로 변할까봐 말입니다. 동화 속 뱀은 뱀이 된 건 축복이야.’라고 말을 하지만, 그래도 전 뱀이 되고 싶은 아이보다는 사람이 되고 싶은 뱀이 더 희망적인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아직 이야기가 덜 찾아온 걸까요? 그래서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가 빨리 우릴 찾아오길 기다려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