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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우다 ㅣ 지식은 내 친구 15
김황 지음, 김은주 그림 / 논장 / 2018년 2월
평점 :
고릴라란 동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난폭하고 무서운 동물 가운데 대표적인 동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구 가슴을 두드리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사람을 위협하고, 인간을 공격할 것만 같은 동물. 그런데, 이런 생각이 잘못된 오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 야생에 살던 고릴라를 서양에 처음으로 알린 사람은 그의 책에서 고릴라를 흉악하고 호전적인 동물로 묘사했대요. 그러니 사람들은 고릴라라는 동물은 위험한 동물로 생각한 겁니다. 게다가 그 책에는 ‘고릴라는 가끔 마을에 내려와 처녀를 유괴한다고 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고 해요. 그러니 엄청난 오해가 시작된 겁니다. 이런 오해는 <킹콩>이란 영화를 통해 굳어지게 됩니다. 고릴라는 괴수의 왕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이건 모두 오해라고 책은 말합니다. 고릴라는 사람을 헤치지 않는데요. 실제로 동물원에서 아이가 고릴라 우리로 떨어졌는데, 고릴라가 아이를 안전하게 지켜줬다는 예들이 있다고 합니다. 뿐 아니라 고릴라는 육식조차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랍니다. 어느 영장류보다도 평화를 사랑하며, 영리한 동물이 고릴라라고 합니다.
책은 이처럼 고릴라에 대한 우리의 뿌리 깊은 오해를 풀어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울러 현재 고릴라들이 처한 생태적 위기상황도 전하고 있습니다. 고릴라의 습성이나 고릴라 사회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고요.
책을 통해 알게 된 고릴라에 대한 내용 가운데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고릴라 사회에는 서열이 없다는 점입니다. 같은 영장류에 속한 침팬지의 경우 철저한 서열사회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릴라 무리들은 물론, ‘실버백’이라는 리더가 있지만, 이건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일 뿐 서열의 개념은 아니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서열사회의 동물들은 먹이를 먹을 때, 서열이 높은 녀석이 제일 좋은 먹이를 먼저 먹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고릴라 사회에선 우두머리라고 해서 좋은 먹이를 선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두가 동등하게 자신이 먹고 싶은 먹이를 선택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두머리인 실버백이 어떤 나무를 선택해서 먹고 있더라도, 무리의 암컷이나 새끼처럼 약자가 달라고 하면 주고 자리를 옮긴다고 합니다.
고릴라는 철저하게 약자를 우선하는 사회라는 점이 이 책, 『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우다』를 통해 알게 된 고릴라의 가장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 잘 싸우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싸우긴 하죠. 그럴 때면, 이 싸움을 우두머리인 ‘실버백’이 중재하게 되는데, ‘나쁜 고릴라’를 꾸짖는다고 합니다. ‘나쁜 고릴라’가 누구인가 하면, 처음 싸움을 걸고 공격한 고릴라라고 합니다. 특히, 몸집이 큰 고릴라가 작은 고릴라를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게 아주 나쁜 일이라고 합니다.
간혹 실버백 끼리도 다투기도 하는데, 그럴 때엔 둘 사이에 작은 수컷이나 어린 고릴라가 끼어들어 중재한다고 합니다. 그럼,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 가리지 않고 물러난다고 합니다. 이런 멋진 녀석들이라니. 고릴라에 대해 정말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무시무시한 모습의 고릴라들이 가슴을 두드리는 ‘드러밍’의 경우, 이는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몸싸움을 피하기 위한 경고의 의미라고 합니다. 이런 드러밍을 통해, 싸우지 않고도 서로 누가 강한지 판단한다고 합니다.
책 제목처럼, 우리가 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워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약자를 먼저 고려하는 사회. 지도자로서 책임은 있지만, 특권은 누리지 않는 사회. 다툼은 누구라도 중재하고, 그 중재에는 즉각 따르는 사회. 모두가 똑같은 평등한 사회. 이런 사회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입니다. 그런데, 고릴라 사회가 그렇다니, 정말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게 맞습니다.
이런 고릴라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이 있다면 바로 우리 ‘인간’들이랍니다. 아프리카 지역의 내전, 탐욕어린 밀렵, 전염병 등으로 고릴라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탄탈럼이란 재료는 고릴라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있대요. 이것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하니 이렇게 멋진 동물들인 고릴라들이 살 곳을 잃고 있대요.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정말, 고릴라를 통해 이것저것을 배우게 되고,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