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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바보 선생님의 생태학교
옥흠 지음, 김서연 그림 / 자주보라 / 2018년 3월
평점 :
어린 시절 산과 들의 모든 것이 놀이였습니다. 집 앞 신작로 변에 심겨진 플라타너스 열매가 열리면 그걸 따서 친구들과 구슬치기도 하고, 서로 던지며 놀기도 했답니다. 물론, 그러다 누군가 너무 세게 던져 맞으면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요. 그땐 친구들과의 싸움도 놀이의 하나로 여길만큼 심각하거나 악의적이진 않았던 기억입니다. 자치기는 사내아이들에겐 최고 놀이였고요. 봄이면 언덕에 올라 삘기를 따 먹는 재미가 있었고요. 당시 삘기는 어디든 있던 기억입니다. 물고기를 잡고, 개울 뻘에서 조개를 캐내기도 했고요.
『자연바보 선생님의 생태학교』란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이러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책의 저자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책은 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운데 느꼈던 것, 일어난 일 등을 에세이 형식으로 써내려갑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하며 일어난 일을 기반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여기에 각 이야기마다 저자는 계절에 맞는 생태 학습들, 놀이 등, 그리고 아이들에게 집에서 할 일이나 준비물 등을 이야기하는 알림장 등의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에세이 내용들도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전하는 ‘알림장’ 내용 하나도 어쩐지 훈훈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바로 “소곤소곤 알림장”인데요, 알림장엔 4개씩의 내용이 실려 있어, 아이들이 방과 후 내일 수업을 준비하거나 숙제처럼 하게 하는 내용들입니다. 이런 내용 하나하나가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정서와 인성을 생각하는 선생님이구나 싶은 그런 내용들이어서 흐뭇한 느낌이었습니다.
비석치기, 자치기 등 어린 시절 했던 놀이를 만나기도 해서,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해봐야겠다 싶기도 하고요(이 책을 보며, 딸아이가 자치기가 뭐냐고 묻더라고요. 설명해주긴 했는데, 직접 같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추억 여행에 젖게도 합니다. “소곤소곤 알림장” 속에 ‘이글루 만들기가 있거든요. 어느 한 해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우리 삼형제는 이글루를 만들기에 도전했답니다. 결국엔 동그란 이글루를 만들진 못했지만, 눈 성벽을 쌓아 올린 작은 요새를 갖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 날을 놀았던 기억이 있죠(당시 사진도 남아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답니다.).
생각해보면, 굳이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 마당, 집 앞 도로(버스 두 대가 왕복할 수 있는 넓이의 도로였지만, 차가 거의 안다녔으니 아이들의 운동장이나 진배없었답니다.), 뒷산 등에서 마음껏 이런저런 놀이를 할 수 있던 시대가 어쩌면 지금보다 더 풍성한 시대가 아니었나 싶네요. 당시의 그런 정서를 요즘 아이들에게도 최대한 느끼게 해주는 선생님의 교육에 응원을 보냅니다.
아울러,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 독자들 역시 각자 실제 활동해 볼 수도 있어 더 좋은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