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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피쉬 보이 ㅣ 블랙홀 청소년 문고 6
리사 톰슨 지음, 양윤선 옮김 / 블랙홀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매튜는 방안에만 머무는 소년이다. 학교도 가지 않는다. 그저 하루 종일 창밖을 바라보며, 마을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고 수첩에 적는다. 작고 아담한 마을, 같은 모양의 7개의 집(이 가운데 목사관만 더 오래된 건물이어서 다른 모양이다.), 7가정밖에 되지 않는 마을, 이들의 일상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그럼에도 매튜의 관찰의 대상이다.
그런 마을에 어느 날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찰스 할아버지 집에 손주들이 온 것이다. 할아버지의 딸이 아이들을 잠시 맡긴 것. 그런데, 어느 날 남매 가운데 동생인 테드(생후 15개월)가 사라졌다. 정원에서 놀던 아이가 사라졌다. 온 동네를 수색하고 인근을 모두 수색해도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테드의 마지막 목격자는 다름 아닌 매튜. 하지만, 매튜 역시 테드가 사라지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이에 매튜는 아이를 찾기 위해 나선다. 물론, 매튜는 여전히 밖에 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마을의 또래 친구 멜로디, 추후엔 제이크의 도움을 받아서. 과연 매튜는 실종된 아이 태드를 데려간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소설은 청소년 성장소설이면서 미스터리 탐정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매튜와 함께 성장의 모습을 보여줄 멜로디와 제이크, 이들은 모두 상처를 안고 있다. 그 상처를 안고 있음에도 벽을 깨뜨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소설을 통해 보게 된다.
매튜는 ‘금붕어 소년’이라 불린다. 금붕어가 어항을 나가선 살 수 없듯, 매튜 역시 방안에서만 살기 때문. 매튜의 방이 그의 어항이다. 어항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서 밖을 내다보며 살아간다.
매튜가 금붕어 소년이 된 건 ‘강박증’ 때문이다. 매튜는 병균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 그래서 수시로 손을 씻는다(때론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방 밖은 온갖 병균으로 가득하다. 그러니 못나간다. 매튜가 이런 강박증에 시달리게 된 이유는 동생의 죽음 때문이다. 동생을 가진 엄마가 출산일을 1주일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매튜는 수두에 걸린다. 그리곤 간호하던 엄마에게 왕창 토해버린다. 그 일과 상관은 없지만, 얼마 후 엄마는 사산하고 만다. 이 일로 매튜는 자신이 병균에 오염되면 주변 사람들을 오염시키고 죽게 할 수 있으리란 강박증에 자신을 가둔다.
이런 상처를 안고 있는 매튜는 테드의 실종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그 일에 함께 하는 아이들을 통해 조금씩 방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아픔이 있다. 매튜를 도와 추리를 돕는 소녀 멜로디는 묘지에 자주 가곤 한다. 그래서 묘지 소녀다. 멜로디가 묘지를 찾기 시작한 것은 부모님의 다툼을 피해서다. 부모님의 다툼을 피해 찾은 묘지는 멜로디에게는 조용한 평안의 장소가 된다(묘지니 얼마나 조용한가!). 그렇게 묘지 소녀와 금붕어 소년이 실종된 테드를 찾는 일을 통해 친구가 되어 간다.
여기에 또 한 친구 제이크는 악동이다. 멜로디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남자아이가 제이크다. 멜로디 뿐 아니라, 학교 모든 아이들이 피하는 대상이 바로 제이크. 제이크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데 제이크가 그런 악동이 된 이유는 주변에서 모두 제이크를 피하고 조롱거리로 삼았기 때문이다. 심한 아토피로 인해 아이들의 놀림과 괴롭힘의 표적이 되었던 것. 제이크가 자신을 괴롭히는 녀석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오히려 그들 모두를 괴롭히는 악당이 되면서부터다. 제이크는 태어날 때부터 매튜와는 절친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던 제이크가 매튜에게 손을 내밀 때, 외면했다. 이런 마음의 빚을 가진 매튜는 테드 실종 사건을 통해, 제이크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고, 둘은 손을 잡게 된다.
이렇게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 청소년 성장소설. 그 안에 탐정이 되어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미스터리가 가미된 소설이 『골드피쉬 보이』다. 유괴한 범인을 찾는다고 해서 본격추리소설을 생각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엉성한 아마추어 탐정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충분히 탐정소설이라 부를 만한 흥미진진함과 흡입력이 있다. 게다가 소설을 읽다보면 언젠가부터 금붕어 소년 매튜가 자신을 가두고 있는 벽을 깨뜨리고 세상으로 나가길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매튜가 생각하던 가장 강력한 용의자였던 니나 할머니(니나 할머니 역시 매튜처럼 은둔형이다. 역시 커다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가 매튜에게 전한 격려의 메시지가 가슴에 남는다.
“태풍이 지나가기만 기다리지 마라.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빗속에서 춤을 추어야 해.”(368쪽)
이 조언대로 빗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매튜, 그리고 멜로디와 제이크, 그들은 어쩌면 우리의 아들 딸, 동생, 친구의 상처를 대변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나의 상처일지도.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힘겨워 하는 우리 모두가 상처를 피하기보다는, 스스로 벽을 쌓기보다는, 그 상처를 안고 빗속으로 걸어가는 용기가 있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