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1
박현숙 지음, 김주경 그림 / 서유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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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애완동물이라는 말 대신 반려동물이란 단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됩니다. 이제 동물은 장난감처럼 기르는 존재가 아닌 함께 삶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가족이란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반증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용어는 달라졌지만, 과연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얼마나 성숙했는지는 의문입니다.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유기견이 10만 마리에 이르는 우리의 현실, 그렇게 버려진 대다수는 안락사로 끝나는 운명임을 우리는 압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기동물보호소에서의 안락사를 반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도 분명합니다. 소비를 위해 강아지 공장에서 수없이 생산되어지는 문제, 반려동물이라 부르면서도 여전히 판매하고 구매하는 모습이야말로 반려동물이란 단어 속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현숙 작가의 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란 제목의 장편동화는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의 이런 자세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제목 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민이와 민준이가 가족이 된 의미, 서민이와 반려견 마미가 가족이 된 의미가 말입니다.

 

서민이는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고, 반려견 마미와 함께 고모 집에서 살게 됩니다(마미는 처음엔 강아지 공장에서 새끼를 생산하는 개였습니다. 그러다 소용가치가 떨어지자 버려졌고, 유기견을 서민의 엄마가 데려다 한 가족이 된 겁니다.). 그런데, 사촌인 민준은 서민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서민이를 괴롭힐뿐더러, 어느 날 마미를 몰래 밖에 버리고 맙니다. 이렇게 해서 잃어버린 마미를 애타게 찾으려는 서민의 시선, 버려진 반려견 마미의 시선, 이 두 시점이 교차로 반복되며 동화는 진행됩니다.

   

 

동화를 읽는 내내 서민을 괴롭히는 민준의 모습이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민준에게도 알고 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답니다. 이런 이유를 알게 되고, 서로를 향한 모난 마음을 부드럽게 다듬을 때 비로소 이들은 가족이 됩니다. 어쩜 이런 갈등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부터 가족이었던 건 아니니 말입니다.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갈등이 생기고, 서로 상처를 주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 있죠. 문제는 그런 과정을 어떻게 넘어가느냐 하는 거겠죠. 이렇게 둘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에 놓인 게 바로 반려견 마미입니다.

 

이 마미를 통해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미를 통해 그 갈등이 화해로 향하게도 됩니다. 마미를 통해 갈등이 화해로 향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마미 안에 담겨진 생명의 소중함, 그 무게 때문이 아닐까요? 자신이 마미를 버렸지만, 민준도 서민과 함께 마미를 찾아가는 과정 가운데 어떻게 생명이 함부로 버려지고, 쉽게 끝장을 맞게 되는지를 보고 느끼고 반성하게 되니 말입니다(이런 반성은 동화 속 등장인물이기도 한 붕어빵 아저씨 역시 동일한 과정을 겪습니다. 붕어빵 아저씨는 원래 개를 잡아다 팔아넘기는 개장수였거든요.). 이런 가운데 민준은 생명의 무게를 알아가게 됩니다. 강아지의 생명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동화의 가장 큰 메시지는 여기에 있습니다. 생명의 무게, 생명의 소중함 말입니다. 그래서 책은 말합니다. “생명의 무게는 모두가 같다!”고 말입니다(솔직히 이런 주장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가볍지 않고 무거운 것이 맞습니다. 우린 모든 생명을 무겁게 여기고 소중히 여겨야 마땅하고요. 하지만, 모든 생명의 무게가 같다고 하는 논리는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구분은 필요하리라 여겨집니다. 물론, 책이 말하려는 의도가 생명의 소중함에 있을 테니 그 의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지만요.). 동화를 통해 생명의 무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방기되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고요.

 

이런 동화를 통해 내 주변에 있는 생명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면 좋겠습니다. “서민이와 반려견 마미가 들려주는 특별한 가족 이야기”, 감동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따스한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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