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왕, 김학구를 잡아라! 풀빛 동화의 아이들 29
이승민 지음, 손지희 그림 / 풀빛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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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작가의 동화 도둑왕, 김학구를 잡아라!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동규와 지유, 두 아이입니다. 동규는 개코입니다. 무슨 냄새든 맡을 수 있는 아이랍니다. 숨바꼭질을 할 때, 아이들이 어디에 숨었는지도 냄새로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지유라는 아이는 또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점프를 엄청 잘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쩍 뛰어도 아파트 2층 높이까지는 점프할 수 있답니다. 힘껏 뛰면 3층 높이도 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렇게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 아이는 어느 날 방과 후 스케이트보드(동규가 쓰레기장에서 주운 멀쩡한 스케이트보입니다.)를 함께 타기로 했는데, 집에 와보니, 스케이트보드만 사라졌답니다. 누군가 스케이트보드를 훔쳐간 겁니다. 이에 두 아이는 도둑을 찾아 나섭니다. 냄새를 맡는 능력과 점프를 잘 하는 능력을 가지고 말입니다.

 

결국, 도둑을 찾았는데, 이 도둑은 여태 수많은 물건을 훔쳐온 도둑왕이었답니다. 자신의 도둑 실력에 도취되어 있는 도둑왕 김학구, 두 아이는 자신들의 능력을 이용해 도둑왕에게서 스케이트보드를 되찾아 옵니다.

  

  

하지만, 자신의 것을 난생처음 도둑맞은(?) 김학구 역시 깜찍한 녀석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결국 두 아이들을 찾아내 납치해 버린답니다. 이렇게 도둑왕과 두 아이들 간의 대결이 시작됩니다. 과연 그 승자는 누구일까요?

  

  

동화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 아이가 등장함으로 재미를 품고 있습니다. 어쩌면 별 것 아닌 능력일지 모릅니다. 냄새를 잘 맡는 게 뭐 그리 대단한 능력일까요? 이런 능력을 과연 어디에 쓸까 싶은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점프를 잘하는 능력은 또 어떻습니까? 분명 특별하지만, 과연 이런 능력이 좋은 건지 잘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별 것 아닌(?) 능력이 멋진 결과를 낳게 됩니다.

 

게다가 엄청난 도둑왕(사실은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도둑입니다.)에게 두 아이들이 당당히 맞서는 모습은 알 수 없는 뿌듯함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마치 내가 두 친구가 된 양 두 아이들의 모험을 즐기게 되는 동화입니다.

 

동화를 읽고 난 후, 나에겐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분명 뭔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초능력이 아니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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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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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과는 두 번째 만남이다. 알고 읽은 건 아닌데, 순서대로 읽었다. 작가의 첫 작품이자, <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십각관의 살인을 예전에 만났었고(사실,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이번에 읽은 수차관의 살인이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자, 작가의 <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책, 수차관의 살인에 대한 평은 호평일색이다.

 

솔직히 아야치지 유키토에 대해선 잘 모른다. 여태껏 십각관의 살인한 권을 읽었을 뿐이다. 그랬기에 당연하게도 작가의 등장을 신본격추리소설의 등장 기점으로 삼는다는 놀라운 사실도 몰랐다. 하지만, 수차관의 살인을 읽으며, 왜 이 작가에게 신본격파의 기수라는 수식을 붙이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찾아보니, 작가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상당히 많음을 알고 또 한 번 놀랐다. 여기에 한 번 더 놀란 건, <관 시리즈>의 몇 권은 구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절판된 책들의 중고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올라 있어, 다시 한 번 놀랐다.

 

아직 <관 시리즈>를 접한 건 두 번째에 불과하지만, <관 시리즈>는 기괴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별난 건물들을 무대로 벌어지는 기괴한 살인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번 수차관의 살인은 당연히 수차관이란 별스러운 건물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불세출의 화가 후지누마 잇세이의 아들 기이치는 10여 년 전 교통사고로 얼굴과 다리에 큰 상처를 입은 후, 자신의 전 재산을 모아 산 속 외딴 곳에 수차관을 짓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 이곳 수차관에는 특별한 게 있다. 세 개의 커다란 수차도 특별하지만, 무엇보다 불세출 화가인 아버지의 작품들을 기이치가 모두 다시 사들여 자신만의 미술작품으로 삼고 수차관 회랑에 전시하기도 하고 보관실에 보관해 놓기도 한 것. 이런 사연으로 이제 후지누마 잇세이의 명작들은 더 이상 일반인들은 감상할 수 없는 작품들이 되어버리고 만다. 1년에 한 차례, 잇세이의 기일에만 수차관이 개방된다. 그것도 선택 받은 네 사람에게만.

 

각기 후지누마 가문과 개인적 연관이 있는 사람들. 미술상 오이시 겐조, 미술사 대학교수 모리 시게히코, 외과 병원장 미타무라 노리유키, 그리고 절의 부주지인 후루카와 쓰네히토, 이렇게 네 사람만이 수차관을 방문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모였던 날, 유달리 폭풍우가 세차게 몰아치던 밤,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수차관의 상주 가정부가 건물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게 되고. 기이치의 친구이자 지난 몇 달간 수차관에서 기거하던 마사키 신고가 끔찍한 모습으로 죽게 된다. 그리고 선택 받은 방문자 네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후루카와 쓰네히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사건은 사라진 후루카와 쓰네히토가 범인으로 판명 받게 되고 종결되었는데...

 

1년의 시간이 지나 또 다시 잇세이의 기일을 맞아, 선택받은 자들만이(이젠 세 사람으로 줄었다.) 수차관을 방문하여 명작을 감상할 특권을 누릴 날이 된다. 그런데, 또 다시 악몽이 반복된다. 또 다시 가정부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고, 외과 병원장인 미타무가 뒤를 이어 살해된다. 자신의 손가락을 가리키는 다잉 메시지를 남긴 채. 과연 비슷한 양상으로 반복되는 살인, 그 악몽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소설의 전개는 사건이 벌어졌던 일 년 전 928일과 현재(928)를 오가며 진행된다(물론, 이는 29일까지 진행된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에 벌어졌던, 그리고 벌어지는 일들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가운데, 소설은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사건 속에서 탐정 역할을 맡는 사람은 갑자기 수차관에 나타난 불청객 시마다 기요시다(1십각관의 살인에서도 나온다는데, 솔직히 가물가물하다. 1권을 책장에서 꺼내 들춰보니 맞다. 나온다. 그 역할은 여전히 가물가물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언제 다시 1권을 읽어봐야 할 듯.). 시마다 기요시는 반복되는 불가해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며 진실을 드러낸다.

 

수차관의 살인은 수차관이라는 기묘한 건물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소설 전반을 감싸고 있어 미스터리 트릭의 효과를 배가시킨다(어쩌면 이 괴상한 건물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을 알기에 독자로서 품고 있는 조마조마한 기대감이 이런 미스터리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밀실 수수께끼, 다잉 메시지 등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도 재미나다. 정말 본격추리소설의 진가를 보여주며, 본격추리소설의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드는 소설이다.

 

처음 시작 장면에 나오는 끔찍한 범행의 현장, 특히 미사키 신고의 죽음과 시체 처리 내용들은 하나하나가 사건의 진실을 가르쳐주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다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외딴 곳에 칩거하는 기이치의 개인적 상황 역시 또 하나의 트릭을 맞물리게 만들기도 하고(이 문장은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묘미 가운데 하나는 사건의 진실이 꽁꽁 감싸여 있다가 어느 순간 탁 터지듯 작가가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독자 역시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엿보며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마치 작가는 독자와 시합이라도 하듯 사건의 진실에 대해 꽁꽁 감싸면서도, 곳곳에 진실의 열쇠를 흘려놓음으로 한 번 풀어보시지. 난 이미 다 알려줬거든.’ 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눈치 빠른 독자라면 진실을 맞출지도 모르겠다. 이런 힌트를 눈치 채고, 결국 자신의 추리가 맞았음을 알았을 때의 환희를 허락하는 것 역시 이 책의 묘미다. 그렇다고 해서, 독자가 사건 속 진실을 모두 다 알아채버릴 정도로 오픈하진 않는다(다 오픈했는데, 내가 모른 건가?). 게다가 혹시~’ 하며 생각했던 바가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건 속에 감춰진 트릭이 시시하게 느낄 수준은 결코 아니다. 아울러 눈치 챘다고 해서 소설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아닐 게다(이 문장에서 난 모든 걸 눈치 채진 못했음을 실토하는 격이다.). 그만큼 작가는 맛깔나게 소설을 전개해나간다.

 

<관 시리즈> 앞으로도 6개의 작품이 더 있다고 하니 왠지 배부른 기분이다. 작가는 관 시리즈를 열 번째 작품까지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 9번째 작품인 기면관의 살인까지 발표되었고, 8번째 작품인 빗쿠리관의 살인은 국내에선 출간되지 않았기에 내가 앞으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은 6개다. 그러니, 이런 좋은 추리소설의 즐거움을 누릴 기회가 많이 남아 있어 좋다. 절판된 작품이 많아 구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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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의 아들, 염 큰숲동화 12
예영 지음, 오승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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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백정의 아들, 을 읽으며 첫 부분부터 화가 났답니다. 물론, 그 대상은 작가도, 출판사도 아닙니다. 동화 속 모습에 화가 나는 겁니다. 백정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에서 차별받고 인간다운 대접 하나 받지 못하는 그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염이 당하는 힘겨움에 동화를 읽으며 함께 힘겨웠습니다.

 

백정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천천골안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 세상이 이들을 얼마나 멸시하고 천대하였으면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마라천을 절대 건너지 마라 신신당부합니다. 마라천을 건너면 건너편엔 괴물이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모습에 첫 페이지부터 먹먹했습니다. 화가 나기도 했고요.

  

  

결국 주인공 염은 마라천을 건너게 됩니다. 그리고 마라천 건너의 괴물이 무엇인지를 알아버립니다. 또한 백정이 무엇인지도 알게 됩니다. 백정은 사람이면서도 사람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괴상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결국 염은 천천골을 떠나려 합니다. 아니 떠납니다. 그런데, ‘천천골을 떠나 처음 접한 소식이 아버지가 살인자가 되어 체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천천골제일의 실력을 가진 아버지, 백정이면서도 함부로 소를 죽이지 않던 아버지가 살인자라니요. 이에 천신만고 끝에 아버지를 만난 염은 아버지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정황 증거들은 아버지에게 불리하기만 합니다. 어느 누구도 백정의 억울한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백정의 외침은 공허한 울림일 뿐입니다.

   

 

이에 염은 스스로 아버지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 나섭니다. 세상이 자신들을 외면한다면, 자신이 직접 세상과 부딪혀 진실을 밝히겠다는 염입니다. 과연 염이 만나게 되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동화 백정의 아들, 은 구한말 백정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당시 백정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역사의 한 단면을 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동화는 역사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염은 살인자로 몰린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스스로 범인을 찾아 나섭니다. 그런 과정이 비록 아이지만 멋진 탐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동화의 또 다른 장르는 추리동화입니다. 그러니, 동화는 역사추리동화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배운 것은 부족하지만, 하늘이 준 총명함과 곧은 마음, 굳건한 의지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염의 모습이 참 멋집니다. 또한 어른들조차 외면하는 일이지만, 도움을 구하는 친구의 모습에 발 벗고 함께 나서는 두 친구들의 멋진 우정도 돋보입니다. 비록 남들에게 인간다운 대접 하나 받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이길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 염의 굳은 심성은 동화를 읽는 어린이 독자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리라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동화 백정의 아들, 을 읽은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마라천 건너편에 사는 괴물처럼 성장하지는 않으리라 싶습니다.

 

백정의 아들, , 이 동화는 마음속에서 뭔가를 꿈틀거리게 하는 힘이 있으며, 아울러 흥미진진한 추리동화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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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의인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2
에드거 월리스 지음, 전행선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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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의 원작자가 에드거 월리스 란 작가임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가 추리소설 작가라는 사실도. 그의 작품 네 명의 의인이란 작품을 읽게 되었다. 이 작품이 발표된 것이 1905년이라고 하니 이미 백년이 훌쩍 넘어버린 추리소설의 고전인 셈이다.

 

그런 그의 작품은 지금 읽어도 재미나다. 오히려 요즘 몇몇 추리소설의 너무나도 잔혹한 장면이 그대로 표현되는 작품들에 비해 덜 자극적이면서도 묘한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이게 흔히 음식을 표현할 때 쓰는 담백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고전들이 이런 담백한 맛과 함께 깊은 맛을 전해준다. 이 소설 역시 그렇다.

 

소설에는 제목 그대로 네 명의 의인이 등장한다. 사실은 세 명이고, 여기에 결원을 충원하여 네 명이 채워지지만, 여전히 세 명의 의인이라 부르는 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이들 자칭 타칭 의인들은 스스로 정의를 구현하는 자들이다. 물론, 이들은 살인을 저지르는 중범죄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살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살인이 아닌 나름 정의를 위한 살인이다. 예를 든다면, 동료를 억압하는 부당한 사람, 선한 신과 인간을 모독하는 악행,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악한 자들이 처벌을 면할 때, 이들을 향해 직접 죽음을 선사한다.

 

소설 속에서 이들이 죽일 대상은 영국의 외무부장관이다. 이 장관은 외국인 본국 송환 법안을 발의하여 통과시키려 한다. 이 법에 대해선 찬반 논쟁이 있다. 하지만, 장관은 어떤 외압에도 이 법을 발의하여 통과시키는 것이 정의를 세우는 것이라 생각하고, ‘네 명의 의인은 이 법을 막는 것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여긴다.

 

아무튼 이렇게 네 명의 의인은 외무부장관을 죽이겠다 공공연하게 예고를 하고, 이런 예고 역시 공공연하게 3차례에 걸쳐 행한다. 3차례에 걸친 살인예고 역시 이들은 직접 외무부장관에게 전달한다. 삼엄한 경계를 뚫고 말이다. 이런 부분에서 추리적 트릭이 등장한다. 또한 과연 이들의 예고 살인이 성공할까 하는 점 역시 추리적 트릭이 담겨 있어 재미나다.

 

추리소설이지만, 독자는 소설의 처음 시작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범행의 대상자, 즉 피해자가 될 사람은 누구인지를 알고 소설을 읽게 된다. , 독자는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할 필요가 없다.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독자가 궁금하게 되는 부분은 과연 이 범행이 성공할까 하는 점이다. 수많은 경찰들로 천라지망이 펼쳐진 곳을 과연 이들 네 명의 의인은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 궁금함을 품게 된다. , 예고살인에 굴복하여 외무부장관이 자신의 뜻을 꺾을 것인가? 이런 점이 궁금해진다. 소설은 잔잔하지만, 묘한 흡입력이 있어 빠르게 읽어나가게 된다.

 

아울러, 소설을 통해 제일 많이 던지게 되는 질문은 과연 네 명의 의인들이 추구하는 것이 정의인가, 아님, 외무부장관이 추구하는 것이 정의인가 하는 점이다.

 

무엇이 정의인지 정답은 없다. 물론, 소설은 외국인 본국 송환 법안이 부당하다는 입장에 기울어져 있지만 말이다. 이에 대한 답은 독자 각자의 몫이다.

 

나의 경우, 백여 년 전 쓰인 소설 속 내용이 어째 낯설지만은 않은 것은 오늘 우리 사회 역시 이런 문제로 갈등하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웠던 점은 소설 속 외무부장관이 외국인 본국 송환 법안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내세웠던 이유가 첫째는 안전이고 둘째는 중요성(누가 더 중요한가? 인도주의적 차원의 개방인가, 자국민보호를 위한 폐쇄인가?)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 오늘 우리 사회에서의 견해와도 같다. 난민을 반대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것에 이 두 가지는 꼭 들어가니 말이다.

 

네 명의 의인이 행하는 정의는 수단이 정당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들의 범죄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는 이들의 범행이 이타적이기 때문이다. 약자 편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 네 명의 의인이 펼쳐나가는 정의구현 방법이 여전히 오늘의 독자에게도 재미난 추리소설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미 백년이 훌쩍 넘은 추리소설이지만,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오늘날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원조 격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본격 추리소설의 트릭 역시 함께 품고 있는 추리소설. 게다가 담백하지만 묘한 끌림을 갖고 있는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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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대 호랑이 누구 발자국이 더 클까? - 실제 크기로 만나는 동물 발자국
존 타운센드 지음, 이정모 옮김, 존 라이더 자문 / 찰리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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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갔다가 밤새 내린 눈이 하얗게 쌓인 눈 덮인 동산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엔 점점이 누군가의 발자국이 있었답니다. 바로 토끼의 발자국이었습니다. 그 발자국을 보며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린 마음에 이 발자국을 쫓아가면 토끼를 잡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어린 시절엔 막연하게 이런 상상을 하곤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정글의 탐험가가 되어 다양한 발자국을 보며, 어떤 동물이 지나갔는지, 지나간 지 얼마나 되었는지 등을 알아맞히는 그런 상상을 말입니다.

 

물론, 이미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되기엔 너무 시간이 지나가버렸고, 또한 내 자녀들 역시 그런 야생의 동물들의 발자국을 구경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다양한 동물들의 발자국을 만날 수 있다니 어쩐지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가벼운 흥분을 느꼈답니다.

   

 

사자 대 호랑이 누구 발자국이 더 클까?란 제목을 가진 이 그림책은 35가지 동물들의 발자국을 실제 크기 그대로 만날 수 있는 귀한 책입니다. 동물들의 발자국이 참 다양하고 신기한 모양들이라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사자와 호랑이 가운데 누구 발자국이 더 클까요? 책을 펼쳐보면, 금세 알게 됩니다.

   

 

책은 발자국을 통해, 각 동물들에 대해 알려줍니다. 동물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과 비교해서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동물의 수명은 어느 정도이며, 특징은 무엇인지. 이런 정보들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동물의 발자국을 실제 크기 그대로 그 모양을 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고 말입니다.

  

  

이렇게 동물들의 생태에 대해 알아감으로 동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럼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생태보존의 정신을 갖게 하는 것은 이 책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귀한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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