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의 이슬람 귀화인, 장순룡 다문화 인물시리즈 3
김형종 지음, 이은혜 그림 / 작가와비평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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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단일민족임을 큰 자랑처럼 말하곤 하던 우리 역시 오늘날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애초에 단일민족이란 말은 그저 최면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인류는 어느 시대건 자신들만 동떨어진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게 아닌데, 어찌 단일민족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단일민족이란 구호가 더 큰 유익을 줄 수 있었기에 그토록 외쳤던 거겠죠.

 

하지만, 지금 시대에 단일민족이란 구호 아래 국민을 모으려는 생각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닐까요? 오히려 다문화 사회임을 인정하고, 보다 포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더 건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시대에 작가와비평에서 <다문화 인물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음은 대단히 반길만한 일입니다. 그 세 번째 책이 이 책 고려 시대의 이슬람 귀화인 장순룡입니다.

 

장순룡이란 인물은 고려시대 몽골의 공주가 고려 왕에게 시집을 오면서 함께 따라 온 수행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위그르 계통의 색목인으로 이슬람교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의 덕수장씨의 시조가 된 분인데, 그 후손들이 경기도 평택지역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먼 옛날 이 땅에 건너와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았던 장순룡이란 인물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지 아쉬움이라면, 기대만큼 많은 정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장순룡이란 인물에 대한 자료의 부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책 제목이 장순룡에 대한 것임에도 그 분량이 너무 적은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대신 책은 오래 전 이 땅에 유입된 이슬람의 흔적들을 추적함에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괘릉의 무인 석상(신라시대)부터 시작하여 처용설화, 신라시대 여러 유물들, 고려시대 벽란도에서 발견되는 아라비아 상인들의 출입과 흔적들 등을 통해 오래 전 이 땅에 이슬람의 흔적들이 많이 유입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은장도와 소주 역시 위그르 족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침으로 유입된 것임을 알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책의 진행은 현서와 유진이가 주말에 이태원에서의 다문화 축제에 참여하면서부터 이 땅에 이슬람 문화가 언제 유입하게 되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쉬운 언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린이 독자들 역시 쉽게 그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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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생물왕 미스터리 과학 도감 5
하루가제 산타 만화, 사사키 마사타카 원작 / 서울문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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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과학 도감 시리즈>를 처음 만난 건 4권인 동물 비교 도감을 통해서였습니다. 아이가 무척 좋아할뿐더러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고 알게 되는 유익함이 있더라고요. 그러던 차 이번에 5위험 생물왕이 나와 반가운 마음이 컸답니다.

 

더군다나 이번 이야기 속엔 4권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그대로 나와 오랜 친구를 만난 것 마냥 반가웠답니다. 여름방학 숙제를 위해 지구에 온 외계인 벨, 그리고 벨에 의해 선택된 아주 평범한 초등 4학년 학생들인 지오와 수지. 이렇게 셋이 이번엔 위험 생물들을 만나게 된답니다.

 

과연 어떤 위험 생물들을 만나게 될까요? 먼저, 이들 위험 생물들은 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생물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이들의 위험도를 책은 나름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수치로 매긴답니다. 그래서 위험도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한 생물임을 쉽게 알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물론, 만화 속 주인공들은 위험도 측정 어플이 설치된 고글을 쓰면 이들 생물들의 위험도가 뜬답니다. 이런 고글 하나 있으면 참 유익하겠어요.^^

 

위험 생물들이라고 해서 이들을 모두 찾아내 없애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이 없어질 때에 생태계에 영향을 끼침으로 우리에게 더 큰 위험이 찾아올 수 있음을 우린 언제나 기억해야 합니다. 책을 읽어가는 가운데 이러한 관점에서 자연스레 생태계에 대한 생각이 건강해지기도 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지오가 하는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진짜 위험한 생물은 사람일지 모른다.”는 말이 말입니다.

 

맞습니다. 우리 사람들이야말로 수많은 생물들에겐 가장 위험한 생물이겠죠.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생물인 우리들을 향해, 만화 속 고글을 쓰고 본다면, 그 위험도 수치가 얼마나 나올까 걱정입니다.

 

위험 생물들을 살펴보다 보니, 혹 우리가 실제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러한 생존전략도 배우게 된답니다. 예를 들면, 숲 속에서 곰과 마주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죠. 흔히 말하는 것처럼 죽은 척 하다가는 큰 일 나게 됨을 책은 알려줍니다. 등을 보이면 안 된데요. 오히려 미리 소리를 내면 곰 역시 사람과 마주치기 싫어 자리를 피한다고 하네요. 물론,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책을 통해, 다양한 환경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 생물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런 즐거움과 함께 다양한 생명들을 알아가는 공부도 되고요. 참 좋은 학습만화이기에, 다음 이야기도 벌써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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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 다시 시작된 속담의 저주 신비한 어휘력 학습 만화 5
이수겸 지음, 이준희 그림, 방민희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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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어휘력 학습만화> 5권을 만났습니다. 이 시리즈는 일명 공공 프로젝트랍니다. 이게 뭐냐고요? 바로 공포스러운 공부를 공포 만화로 극복한다는 말이랍니다. 다소 이야기가 무서울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려는 것들을 맛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정말 입만 벌리고 있으면 그냥 들어온답니다.

 

이번엔 속담 편입니다. 1권을 읽지 못해 잘 모르지만, 1권이 바로 속담 편이었다고 합니다. 책 속에서 다양한 속담을 만나게 되는데, 굳이 속담을 외우려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만화를 읽으며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 상황 속에서 속담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살피다보면, 자연스레 속담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어느 날 신비아파트 뒷산에 엄청난 싱크홀이 생기면서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아파트 주민들이 자꾸 귀신에 홀려 이상한 행동을 시작하거든요. 평소 이웃과 잘 지내던 할머니가 아무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서운함 때문에 원망귀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아파트를 점검하러 들어간 전문가들 가운데 검열귀가 들어가 안전점검 전문가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기도 합니다. 고층에서 떨어진 화분으로 인해 낙하귀에 들린 꼬마 아이의 이야기도 전개된답니다.

 

다양한 원귀들에 의해 위기에 처하게 되는 주민들. 그런데, 이들을 힘겹게 하는 원귀들의 공통점은 모두 안타까운 사연들로 인해 그런 원귀들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연들을 만나고, 그러한 아픔이 없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역시 이야기를 통해 생각할 수 있는 교훈이랍니다.

 

이들 다양한 원귀들이 위협할 때, 그들 주변에는 초성 힌트가 맴돕니다. 그리고 이 초성 힌트를 통해 적합한 속담을 맞추는 것이 이들 원귀들의 저주를 푸는 열쇠가 된답니다. 무서운 이야기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초성 힌트를 통해 속담을 맞춰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샌가 무서움이 훌쩍 물러나 있음을 알게 될 테니 말입니다. 이게 바로 책이 말하는 공공 프로젝트의 효과이겠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 X, 6개의 예언> 이야기를 통해, 속담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런데, 이야기 가운데 가장 오싹했던 장면은 프롤로그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소녀 부분이었답니다. 분위기 완전 무서웠답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고 끝까지 읽으며 따라가 보세요. 그럼, 용기와 함께 속담이란 어휘력을 잔뜩 얻게 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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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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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시리즈의 책들을 몇 권 만나봤는데, 모두 참 좋았던 기억이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는 곁에 두고 이런저런 참고를 할 수 있는 책이어서 좋다. 여기 또 한 권의 좋은 <잘난 척 시리즈> 책이 있다. 이번엔 설화와 기담이다. 책 제목은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이다. 정말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좋을까?

 

솔직히 이번 책은 잘난 척보다는 책을 읽어가는 가운데 만나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와의 만남이 주는 즐거움이 더 크다. 아울러 그 이야기들을 잉태하게 된 삶의 못자리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처음 책에 대해 품었던 기대와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었다. 이번 책이 다양한 설화와 기담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아니다. 설화와 기담을 소개하는 것은 맞지만,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설화와 기담을 해설해 주기도 하고, 이를 통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는 점에서 설화에 대한 인문에세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이런 점 역시 좋다.

 

자칫 일본작가들의 서적들을 읽다보면 일본위주의 설화만을 만나고, 우리의 것을 만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의 설화, 우리의 요괴, 우리의 영물들 역시 함께 만나게 되니 말이다.

 

책은 동서양의 다양한 창조설화나 민중설화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다양한 영물과 괴물들 요괴들을 추적하기도 한다. 심지어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며, 늑대인간, 강시, 좀비처럼 판타지 소설에서나 만날 법한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오랜 신화 속 영물들 뿐 아니라, 빅풋이나 예티와 같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미확인생물들에 대해서도 접근하고 있어, 책 속에서 만나는 설화나 기담, 요괴들의 스펙트럼이 참 넓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을 판타지라는 테두리로 묶고 있다. 저자의 판타지에 대한 정의 가운데 이런 정의가 있다. “인간들이 현실을 살면서 이루기 어려운 줄 알면서도 염원하는 소망하고 선망하는 것도 판타지다.” 그러니 설화나 전설, 기담 속 존재나 이야기들은 결국 아직 도달하지 못한 삶 속에서의 희망이나 염원이 반영된 판타지라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이는 판타지가 허무맹랑한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도리어 삶에서 시작된, 희망과 염원의 실체가 바로 판타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책을 통해, 동서양을 뛰어넘고, 시대를 넘나들면서 만나게 되는 민중들의 염원을 만나게 되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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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쏟아지던 여름
임은하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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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동화 햇빛 쏟아지던 여름2019년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상작입니다. 비룡소에서 주관하는 제5회 스토리킹 수상작인 복제인간 윤봉구의 작가인 임은하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의 전작을 재미나게 읽었던 지라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펼쳐봅니다. 먼저, 표지는 아마도 고흐의 <노란 하늘과 태양, 올리브나무들>이란 작품의 일부(하늘부분)로 디자인되어 있는 듯합니다. 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설과 설이가 섬에서 만난 소년이 작은 고흐라 불리기에 여기에서 가져온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동화의 제목과도 연결되고요.

 

주인공 설은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아빠와 아줌마(새엄마), 이렇게 셋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아줌마에게선 동생이 태어나게 될 거고요. 설은 아줌마가 싫은 건 아니지만, 아직 엄마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마도 친엄마가 죽음 직전 설과 의견충돌이 있었고, 그로 인해 좋지 않던 관계에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이겠죠. 엄마의 죽음 앞에 눈물조차 보이지 않았다던 독한. 하지만, 설은 독한 게 아니랍니다. 오히려 상처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거죠. 둑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발버둥 쳤던 거랍니다. 그렇기에 아직 설의 상처는 치유되기는커녕, 꽁꽁 감춰져 있는 상태랍니다. 이로 인해 새엄마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상태죠.

 

동화는 바로 이러한 설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이렇게 상처가 치유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관계들을 그려내고 있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설을 만나게 되고요.

 

아빠와 아줌마가 여행을 떠난 사이 설은 괴팍한 고모할머니 댁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성공한 사업가인 고모할머니에겐 엄청난 비밀이 있었답니다. 그건 바로 죽은 귀신들을 만나게 되고, 한 밤중에 귀신과 이야기하는 능력이랍니다. 설은 할머니에게서 이 능력을 배워 자신의 엄마를 만나고 싶은데, 과연 설은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렇게 괴팍한 고모할머니와 함께 찾아간 섬, 그곳에서 고모할머니를 통해 듣게 되는 고모할머니의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고모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답니다. 아울러 고모할머니가 안고 있던 삶의 짐도 알게 되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설은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고, 치유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동화는 두 죽음(고모할머니의 첫사랑의 죽음, 설의 엄마의 죽음)을 통해, 삶 속의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되고, 또한 이런 상처를 넘어 치유와 새로운 관계,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설과 고모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오늘날 청소년들과는 전혀 다른 청소년기를 지나왔던 지난 세대의 아픔도 알려주고 공감케 만들기도 합니다.

 

어쩐지 동화 속 설이의 마음이 성장한 것처럼 책장을 덮는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도 한 뼘쯤 성장하지 않을까 싶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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