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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의 딸 4 ㅣ 루팡의 딸 4
요코제키 다이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2년 5월
평점 :
전설로 회자되는 가문이 있다. 바로 “L”의 일족, 도둑의 가문이다. 이 가문의 딸이 형사의 가문 아들과 결혼하였다. 이렇게 <루팡의 딸> 시리즈는 시작된다.
전설의 소매치기 할아버지, 못 따는 자물쇠가 없는 할머니, 미술품 전문 도둑인 아버지, 그리고 귀금속 전문 도둑인 엄마, 여기에 어떤 곳도 해킹할 수 있는 오빠, 유일하게 멀쩡한(?) 하나코는 형사의 가문 아들이자 역시 형사인 남편을 두고 있다. 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안. 안에게는 과연 어떤 피가 흐르게 될까? 두 가문은 서로 안이 자신들의 피를 이어받길 바란다. 형사의 샛별이 되길 바라는 시댁, 그리고 루팡의 샛별이 되길 바라는 처가. 과연 이 사이에서 안은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 안은 형사와 도둑 놀이를 하면 유독 도둑 편이 되길 즐겨한다. 과연 안에게는 형사의 피보다는 도둑의 피가 더 흐르는 걸까?
<루팡의 딸> 시리즈에는 또 하나의 전설적 가문이 등장한다. 바로 탐정의 가문이다. 루팡의 가문에 비견될만한 전설적인 탐정의 가문 호죠 가문의 후계자인 아가씨 미쿠모. 미쿠모의 활약은 2권에서부터 시작되는데, 3권에서는 미쿠모가 루팡 가문의 장남인 와타루와 결혼하였다. 탐정 가문과 루팡 가문의 결합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소설은 루팡 가문과 경찰 가문의 결합에 더하여 루팡 가문과 전설의 탐정 가문이 결합하게 되었는데, 4권에서는 이 둘이 헤어진 채 시작된다. 그렇게 운명적 사랑을 하였던 둘이 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둘은 헤어졌지만 아직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과연 둘은 헤어진 원인을 극복하고 다시 맺어질 수 있을까? 이 점 역시 흥미로운 점이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에서의 진짜 줄거리는 따로 있다. 살인사건이 벌어졌는데, 피해자는 전직 경찰이었다. 그렇게 범인을 추적하던 결과 범인이 특정되었는데, 용의자 역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범행 도구가 집안에서 발견되어진 채 자살한 것. 뿐 아니라 그 역시 전직 형사였음이 밝혀지게 되는데, 이렇게 두 사람의 죽음은 둘 사이의 금전적 문제로 동료를 죽이고 자살하는 것으로 결론 맺게 된다. 특히 경찰들이 얽힌 일이라 수사를 급히 마무리하려 한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끝나도 되는 걸까?
카즈마와 미쿠모는 배후가 있음을 확신하고 자체적으로 사건을 조사하던 차, 실마리가 되는 또 다른 현직 형사를 찾아가게 되는데, 놀랍게도 그 형사 역시 둘이 찾아가기 직전 누군가의 피습으로 사경을 헤매게 된다. 어쩐지 이 사건 뒤에는 엄청난 배후가 도사리고 있는 것만 같은데, 둘은 이 사건의 진범을 찾게 될까? 앞에서 나오던 루팡 가문의 숨겨진 범죄자인 레이가 이번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루팡 가문의 오점이자 누구보다 타고난 범죄자인 여인, 과연 이번 이야기에서 그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걸까?
이렇게 전직 형사들의 살인사건을 밝혀내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가장 큰 줄거리다. 그런데, 또 하나의 커다란 가지가 있다. 바로 하나코를 향해 뻗어오는 검은 손길이 그것이다. 안의 운동회 자리에 루팡의 가문과 경찰의 가문이 총출동하게 되는데, 바로 그곳에서 하나코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과연 그 위기는 무엇이며 어떻게 헤쳐 나가게 될까? 이런 못된 잔챙이가 더욱 화를 돋우는 이유는 뭘까? 아무튼 이런 양아치들이 세상엔 여전히 많다는 것. 하나코를 향한 이 끈적거리는 못된 손길이 어떤 결말을 낳게 될지도 이번 이야기의 또 하나의 아슬아슬한 즐거움이다. 이제 5권을 펼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