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와 그림자 스토리잉크 3
진저 리 지음, 몰리 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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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인 수이와 그림자는 조금 어두운 분위기의 이야기입니다. 그림의 색채 역시 대부분 흑백으로 표현되고 있어 이런 분위기는 더욱 고조됩니다.

 

아이들에게 갑작스러운 변화는 달갑지 않습니다. 특히, 전학이란 것은 아이들이 꺼리는 큰 사건이죠. 그것도 부모님들의 일방적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주인공 수이 역시 그렇습니다. 수이의 전학이 어떤 의미인지는 동네이름이 잘 알려줍니다. 번화동에서 변두리동으로의 이사, 번화 초등학교에서 변두리 초등학교로의 전학이랍니다. 게다가 수이네 집은 사이 집이랍니다. 건물 사이에 끼어 있는 좁은 집 사이집이랍니다. 이렇게 수이의 생활환경의 변화는 그리 달갑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학교에서의 적응되지 않은 시간들을 겪어나갈 수이는 상당히 까칠한 아이랍니다. 그런 수이에게 어느 날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수이의 그림자가 말하기 시작한 겁니다. 때론 수이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고요. 점점 수이의 통제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뭔가 으스스한 일들이 수이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변두리 초등학교에는 제로라 불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볼 때는 뭔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이 볼 때 이 아이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초점이 없는 눈동자, 그림자가 없다는 것이 이 아이들의 특징이랍니다. 아이들의 그림자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아이들이 제로가 되어서 그림자가 사라진 걸까요? 아님 그림자가 사라져서 제로가 된 걸까요?

 

다른 아이들에게 냉소적이었던 수이는 다른 두 친구와 함께 제로 조사단을 만듭니다. 과연 제로 조사단은 친구들의 그림자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아 낼 수 있을까요? “함께힘을 모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왕따와 놀림이란 어두운 소재 역시 등장합니다. 이런 소재야말로 책의 흑백 색채와 너무 잘 어울립니다. 누군가에는 한낮 놀이가 될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갉아먹는 범죄임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은 그 이름답게 변두리 동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서로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은 결코 변두리가 아닌 중심이 되고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사이 집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중심 집이 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런 모습이 흑백 속의 멋진 칼라처럼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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