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클럽 18 - 미스터리 투어가 우릴 부른다! 암호 클럽 18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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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암호문으로 만든 명령지와 암호 해독표를 함께 주고 명령에 따라 다음 미션지로 옮겨가며 그곳에서 명령지를 찾아 계속 장소를 옮겨가는 게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예상외로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아들 녀석이 자꾸 또 하자고 해서 귀찮아질 정도였답니다. 암호문을 명령을 받고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 그만큼 재미났었나 봅니다. 암호를 푼다는 것 자체만으로 신나 하더라고요.

 

<애거서 상 최우수 어린이도서 상>, <앤서니 상 최우수 어린이도서 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암호클럽 시리즈>의 힘은 바로 이런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나 재미나게 읽고 있는데, 어느덧 18권이 나왔습니다. 이번 제목은 미스터리 투어가 우릴 부른다!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가 아이들과 진행했던 바로 그 게임이 등장합니다.

 

이번 18권은 암호클럽 친구들은 샌프란시스코 여러 곳을 다니며 지오캐싱게임을 진행하는 이야기입니다. “지오캐싱이란 GPS 장비를 이용하여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통해 위도, 경도, 좌표를 읽는 공부를 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 게임은 암호클럽 다섯 친구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14니조성의 유령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암호클럽 친구들이 일본 여행에서 만났던 친구들 사쿠라와 하루토가 미카의 초대로 미국 여행을 오거든요.

 

이렇게 지오캐싱 게임을 통해 암호클럽 친구들은 샌프란시스코 곳곳의 명소들을 둘러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 주인공들과 함께 독자 역시 샌프란시스코 곳곳의 명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 역시 이야기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암호클럽 친구들의 신나는 지오캐싱 게임을 어쩐지 으스스하게 만드는 것이 있답니다. 그것은 좌표마다 찾게 되는 보물 속에는 애초에 들어 있어야 할 기념품만이 아닌 누군가가 남긴 이상한 쪽지가 계속해서 들어 있답니다. 암호클럽 친구들을 겨냥한 것 같은 내용의 쪽지가 말입니다. 게임을 떠나기 전 도시 괴담 도시 전설 하나를 들었는데, 그것은 흰 옷을 입은 여인 유령에 대한 도시 전설이었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게임하는 하는 동안 언젠가부터 친구들을 주시하는 누군가가 있답니다. 게다가 언뜻 언뜻 보게 되는 흰 옷 입은 여인, 정말 도시 전설 속 유령이 암호클럽 친구들을 찾아온 걸까요?

 

이번 이야기 역시 재미납니다. 지오캐싱이란 즐거운 게임에 대해 알게 되고, 좌표 공부, 그리고 여러 명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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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유령 아치와 깜짝 도시락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 4
가도노 에이코 지음, 사사키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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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별난 요리를 만드는 꼬마 유령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이번 이야기 제목은 꼬마 유령 아치와 깜짝 도시락이랍니다. 종달새 레스토랑의 요리사 꼬마 유령 아치는 식당이 끝난 후 뭔가를 신나게 준비한답니다.

 

장을 보고 도시락도 삽니다. 아마도 누군가의 도시락을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치는 누구의 도시락을 준비하기에 이렇게 설레 하는 걸까요? 이 모든 과정을 길고양이 봉봉이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치는 바로 드라라의 도시락을 만들고 있었네요. 아치가 드라큘라 성에 살고 있는 드라큘라의 손녀 드라라의 도시락을 만드는 모습에 봉봉이는 질투를 느낀답니다. 그래서 아치가 드라라의 예쁜 모습을 담아 만든 도시락을 바꿔 버린답니다. 바로 봉봉이 자신의 모습이 담긴 도시락으로 말입니다.

 

도시락이 바뀐 줄도 모르고 꼬마 유령 아치는 봉봉의 모습이 담긴 도시락을 드라라의 모습이라며 전하고 마는데, 과연 이걸 받은 드라라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꼬마 유령 아치와 봉봉이 혹시 드라라에게 혼나는 건 아닐까요?

 

이번 이야기는 도시락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길고양이 봉봉이는 꼬마 유령 아치가 드라라를 위해 정성껏 도시락을 만드는 모습에 셈을 낸답니다. 이런 길고양이 봉봉이의 질투와 행동이 귀엽네요. 자신의 예쁜 얼굴이 담긴 도시락이란 말에 설레며 도시락을 열었는데, 그 속에 담긴 봉봉이의 모습에 화를 내는 드라라의 모습도 재미나고요. 그런데, 드라라와 봉봉이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답니다. 바로 송곳니가 비슷하답니다. 이렇게 비슷한 점도 있는 둘은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요?

 

이번 책에는 길고양이 봉봉 도시락드라라 도시락을 따라하며 만들어 볼 수 있는 레시피가 담겨 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난 도시락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어요.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담아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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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비친 악마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3
루스 렌들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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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문출판사의 <세계추리걸작선>을 하나하나 읽어보자는 심정으로 몇 권 구입한 것 가운데 한 권이 이 책, 루스 렌델의 내 눈에 비친 악마란 책이다. 여러 사람들이 세 들어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방은 여덟에 초인종은 일곱인 집)에 살고 있는 아서 존슨은 묘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남몰래 어두운 지하실에 내려가 그곳에서 여자 마네킹을 목 졸라 죽이는 짓을 반복한다. 한 마디로 성격이상자, 인격이상자인 아서 존슨은 지하실에서 이 짓을 해야 안정감을 찾곤 한다.

 

그런데 다른 방에 같은 이름의 존슨이 이사 오게 된다. 아서 존슨과 똑같은 A. 존슨인 앤터니 존슨. 그런데, 같은 이름인 이유로 아서 존슨은 실수를 하고 만다. 앤터니 존슨에게 온 편지를 자신의 것인 줄 알고 뜯어봤던 것. 그 후 사과를 했지만, 아서 존슨은 앤터니 존슨이 자신에게 악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오해가 쌓여만 간다. 이렇게 쌓여 가는 오해가 소설의 또 하나의 커다란 축을 이룬다. 극도로 소심한 아서 존슨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오해인데, 이 오해로 인해 앤터니 존슨의 사랑이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상당히 재미나면서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문제는 이렇게 오해가 쌓여가는 앤터니 존슨을 향한 아서 존슨의 오해 가운데 하나가 그가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앤터니 존슨의 방위치가 아서 존슨이 지하실로 내려가는 장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이라는 점. 이렇게 아서 존슨은 자신의 은밀한 취미생활을 방해받게 되고 점점 신경불안이 쌓여만 간다.

 

아서 존슨이 그저 신경불안이 쌓여만 가는 것이라면 그래도 괜찮을 게다. 문제는 아서 존슨에게는 남들이 알지 못할 끔찍한 과거가 있다는 점. 남들이 볼 때는 금욕주의적인 삶을 살아가는 아서 존슨, 꽉 막힌 바른생활맨처럼 느껴지는 꼰대 같은 아서 존슨. 쪼잔함의 극치인 그에게는 어마무시한 과거가 있는데, 바로 한 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겐본의 교살마가 바로 그다. 어두운 골목에서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여인들을 둘이나 연달아 목 졸라 죽였던 살인마. 뿐 아니라 아기의 얼굴에 바늘을 서슴지 않고 꽂을 수 있는 냉혈한. 여러 범행에도 불구하고 어떤 혐의도 받지 않았던 사람. 그렇게 20여년이 흘러 더욱 미궁 속에 빠져 버린 그 살인사건의 범인이 바로 아서 존슨이었던 것이다. 그에게 마네킹의 존재는 누군가를 목 졸라 죽이고자 하는 욕망을 잠재울 수 있는 분출구였던 것.

 

그런데, 아서 존슨은 지하실로 내려갈 기회를 찾지 못한다. 큰일이다. 심지어 어쩜 그렇게 둘의 궁합이 안 좋은지, 앤터니 존슨은 우연히 지하실 한 쪽에 있던 끔찍한 형태의 마네킹을 꺼내와 태워버린다. 이렇게 아서 존슨의 분출구는 불살라졌다. 그렇다면 다시 켄본의 교살마가 부활하고 마는 걸까? 과연 아서 존슨의 살인의 욕구는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소설 속에서의 아서 존슨은 살인의 욕망에 몸부림치는 인격이상자다. 소심한 성격, 언제나 흐트러짐 없이 꼼꼼한 아니 작은 것에 목매는 쪼잔한 성격의 사람, 금욕주의적이고 바른 생활만 하는, 삶의 즐거움이 과연 무엇일까 싶은 사람. 그런 외형적 삶 뒤에 끔찍한 살인의 욕구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 그 살의의 출발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어린 시절, 그를 통제했던 이모의 존재가 그것이다. 깐깐한 사감선생 캐릭터인 이모의 존재가 아서 존슨 안에 악마를 키워 갔던 것이다. 아서 존슨이 목 조르던 마네킹은 이모의 옷을 입고 있다.

 

그렇다면 소설의 제목인 내 눈에 비친 악마에서 는 아서 존슨이고 악마는 이모인 걸까? 아니면 또 다른 존슨인 앤터니 존슨이 이고 악마는 아서 존슨인 걸까? 왜냐하면 앤터니 존슨 역시 아서 존슨을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앤터니 존슨은 범죄적 성향을 가진 인격이상자에 대한 논물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아서 존슨의 진면목을 오랫동안 발견하진 못한다. 심지어 앤터니 존슨 역시 자신의 사랑이 문제가 발생할 때, 자신이 쓰는 논문 속 인격 이상자의 행동들, 모습들을 보인다. 그렇다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 악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너무나도 평범한 이웃, 아니 평범함에도 못 미치는 극도로 쪼잔한 이웃이 알고 보면 연쇄 살인마였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공포가 아닐까? 바라기는 내 눈에는 이런 악마가 비쳐 보이지 않길. 평범을 가장한 악마가 곁에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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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수호천사 고래동화마을 13
이현지 지음, 김정은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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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작가의 장편동화 도둑의 수호천사2021 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입니다. 주인공 한나는 도둑입니다. 화장품 가게에서 향수를 잔뜩 훔쳐 도둑질 짝꿍인 지혜 언니에게 맡기면, 지혜 언니가 sns를 통해 판매하게 되고 그 수익금을 나누게 됩니다. 사실 는 돈 때문에 도둑질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로 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도둑맞은, 즉 뭔가를 뺏긴 사람의 그 표정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한나는 담임 선생님의 틴트를 훔치지만 진짜는 핸드폰을 몰래 숨겨 놓은 겁니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줄 알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며 즐기려는 겁니다. 친구들이 도둑이라고 욕해도 하나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당하답니다.

 

그런 한나는 이모와 단 둘이 삽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빠는 없었고, 엄마 역시 몇 년 전 학교 앞에서 사고로 죽었답니다. 음주운전을 한 나쁜 새끼에게 말이죠. 한나가 도둑질을 하는 것은 바로 이 사고 때문이랍니다. 자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을 빼앗겼는데, 정작 자신에게서 엄마를 빼앗아간 그 나쁜 새끼는 겨우 4년의 형벌뿐이었답니다. 4년이 지난다고 해서 자신의 엄마는 돌아올 수 없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한나는 도둑질을 하게 된 거랍니다.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배에서 커다란 뱀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밤새 침대에서 몸을 비틀고 난 아침이면 아무나 잡아서 목을 덥석 베어 물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훔쳤다. 도둑맞은 걸 알아채고 분노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게 나의 가장 큰 위안이었다.(52).

 

결국 한나는 학폭위원회에 회부되고, 이 일로 인해 한나는 가출을 하게 됩니다. 바로 지혜 언니 집이 가출팸이거든요. 이렇게 가출팸에서 보내는 한나는 유빈 언니로 인해 점점 궁지로 몰리고 맙니다. 유빈 언니에게 가출팸의 월세를 빌렸는데, 그것을 빌미로 유빈 언니는 백화점에서 고급 목걸이를 훔치게 하거든요.

 

점점 궁지에 몰리는 한나에게 수호천사가 등장합니다. 언젠가부터 이모 집을 기웃거리던 아주머니인데, 한나와 함께 하기 위해 가출팸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빨래, 청소, 음식을 담당하며 마치 한나의 엄마 역할을 자처하는 아줌마. 과연 아줌마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도둑의 수호천사는 음주운전으로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13살 소녀의 먹먹한 이야기입니다. 동화의 처음 부분은 내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게 됩니다. 한나의 도둑질이 걸리면 어떨까 하는 조마조마함. 과거 회상 속에서의 사고가 날까 조마조마함으로 말입니다(물론, 이는 이미 벌어진 일임에도 조마조마하더라고요.). 그러다 소설 중반에서는 유빈이란 아이의 못된 모습에 분노하기도 하고. 후반에는 갈등이 봉합되고 한나의 상태가 조금씩 치유되는 모습에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고요.

 

엄마를 잃고 못된 아이가 되어버린 한나의 모습이 정당화 될 순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어린 소녀를 그렇게 내몰아버린 사고는 단순히 실수라고 치부해선 안 될 무서운 범죄임에 분명합니다. 법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린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말입니다.

 

엄마를 빼앗아간 그 못된 새끼가 다름 아닌 자신의 수호천사였음을 알게 된 한나의 배신감 내지 분노가 공감되었습니다. 섣부른 화해보다는 이미 함께 하던 시간을 통해 마음이 상당 부분 열려 있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았던 나쁜 새끼를 향한 울분의 외침이 오히려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지면서 먹먹했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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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사냥
차인표 지음 / 해결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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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하면 배우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또 다른 부케들이 있다. 영화 감독 차인표, 작가 차인표 등의 부케가 말이다. 작가 차인표는 제법 오래 되었다. 처음 그의 이름으로 나온 소설을 접했을 때, 과연 얼마나 잘 썼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배우가 소설을 쓰면 얼마나 잘 썼겠어하는 비하 역시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첫 작품을 읽고 작가 차인표라고 부르기를 서슴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좋은 작품이었다는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랬던 작가 차인표의 세 번째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의 제목은 인어 사냥이다.

 

주인공 덕무의 가정은 동해 외딴 섬에서 홀로 살아간다. 그런데 아내가 폐병으로 죽게 되고, 엄마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딸 영실 역시 몇 년 후 같은 병으로 죽어간다. 그런 덕무에게 평소 맘에 들지 않던 공영감이 다가와 무언가 한 방울을 영실에게 먹이게 되는데, 영실은 마치 거짓말처럼 일어난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란다.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지금 먹인 그것을 한 방울이 아닌 좀 더 많은 양을 먹여야 한다며 공영감은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한 방울을 먹였다는 것. 그런 공영감은 덕무에게 놀라운 제안을 한다.

 

공영감이 영실에게 먹인 그것은 공영감 가문에 가보처럼 내려오던 인어 기름이었던 것. 인어를 잡아 그 기름을 먹이면 영실은 병에서 낫게 될뿐더러 영원한 생명까지 얻게 된단다. 이에 덕무는 인어를 잡기 위해 자신이 우연히 들어갔던 흑암도, 누구의 발걸음도 허용치 않는 흑암도로 향하게 된다. 과연 덕무는 자신의 딸을 위해 인어를 잡게 될까? 그리고 이런 사실을 알려준 공영감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천여 년 전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인어를 잡았던 공랑의 이야기와 구한 말 덕무의 이야기가 반복되며 진행된다. 영생을 준다는 인어 앞에 탐욕으로 변해가던 마을 사람들, 탐욕에 잡아먹힌 그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소설을 보여준다.

 

각자 짊어지고 있는 짐들이 있었고 그 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망이 있었다. 하지만 소망이 선을 넘으면 욕망으로 변한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 소망은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별하지만 욕망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욕망의 얼굴은 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으로 변할지 알지 못했다.(107)

 

과연 내가 저 입장이었더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생각해 본다. 내 아이가 불치병으로 죽어 가는데, 인어 기름이 무엇이든 낫게 하는 효능이 있다면, 게다가 인어를 실제 잡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 아이를 위해 어떤 선택이든 마다하지 않는 것이 내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소설 속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린 그들의 추한 모습을 욕할 수 있는 걸까?

 

소설 속 공영감은 천 여 년 전 공랑이었다. 공랑이란 캐릭터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린 마을 사람들과는 달리 순수한 캐릭터였다. 그런데, 그런 공랑이 인어 기름을 마심으로 영생의 삶을 얻은 후엔 달라진다. 그 역시 욕망의 노예가 된다. 사람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린다. 이를 통해 영생이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상태로의 영생인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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