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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초보자 ㅣ 미스터리 야! 6
가이도 다케루 지음, 지세현 옮김 / 들녘 / 2010년 2월
평점 :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으로 2005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던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작가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의학 미스터리로 익히 잘 알고 있던 작가의 또 다른 의학 미스터리인 『의학의 초보자』란 소설이다. 평소 읽어보고 싶던 작가의 작품인지라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본다.
소네자키 카오루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다.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영어도 수학도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소네자키에게 어느 날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명문 대학에서 소네자키를 의대생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이유가 있다. 전국 학생들이 함께 치른 “잠재능력시험”에서 놀랍게도 소네자키가 전국1등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천재, 잠재능력이 탁월한 학생을 대학과 정부 차원에서 의대생으로 키워내기로 한 것. 이렇게 중1인 소네자키는 의대생이 되어 대학공부와 중학공부를 병행하게 된다.
그럼 소네자키가 정말 천재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아니다. 물론, 천재일 수는 있다. 하지만, 소네자키가 “잠재능력시험”에서 전국1등을 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 시험 자체가 바로 소네자키의 아버지가 출제한 것이기 때문. 그 문제들을 미국 대학에 있는 아버지는 이메일을 통해 아들에게 알려줬었고(시험문제라는 언급 없이 말이다.), 소네자키는 그 문제를 쓸데없이 착실히 풀었던 것. 물론, 혼자만의 힘으로 풀 순 없었고, 단짝 친구의 도움을 받아 풀었던 것. 그런데, 그 문제가 시험에 나오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알고 있는 문제라며 신나게 풀었던 것. 정작 그 문제 풀이를 알려주고 그 답을 다 알고 있는 절친은 일부러 수위 조절을 했건만 소네자키는 수위 조절에 실패했던 것이다. 이렇게 소네자키의 의대생활이 시작된다.
더군다나 그는 놀라운 아이디어로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해내게 된다(정말 천재인 걸까?). 이는 과장되면 노벨 의학상마저 노릴 법한 그런 놀라운 연구결과였던 것.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소네자키는 엄청난 위기에 몰리게 된다. 과연 소네자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리고 소네자키는 위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낼까?
“의학 미스터리”라는 타이틀로 이 소설을 집어든 독자들은 어쩌면 소설을 읽어가는 가운데 ‘미스터리가 아니잖아?’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 이 소설은 뭔가 사건 해결을 향해 머리를 쓰는 탐정도 등장하지 않고, 추리적 트릭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미스터리 소설이라 말할 수 있는데, 굳이 말한다면 학계의 부정한 모습을 고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여기에 소네자키의 아버지가 사건 해결을 위해 만들어 놓는 장치 역시 추리의 장치로 볼 수 있다. 그러니 누군가는 기대했던 추리소설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미스터리 소설임에 분명하다. 도서출판 들녘에서 출간된 < 미스터리 야! > 시리즈에 속해 있기도 하다.
뭐 미스터리이건 아니건 소설은 재미나다. 술술 읽히는 소설이다. 한 번 잡아들면 앉은 자리에서 읽어치울 만큼 말이다. 외과의사이기도 한 작가의 의학 소설들, 그 이름만 많이 들어보고 정작 읽어보진 못했는데, 이참에 작가의 소설들을 찾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