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혐오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4
에드 맥베인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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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났음에도 여전한 더위가 우릴 힘들게 한다. 그래도 한 여름의 무더위와는 결이 다름에 위안을 해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더위와 싸워야 하는 요즘이다. 이보다 더한 더위가 소설 전반에 강조되고 있는 소설이 바로 에드 맥베인의 경찰혐오자란 소설이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87분서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이다. 소설을 다 읽고 찾아보니 <87분서 시리즈>는 우리말로도 제법 여러 권이 번역출간 되어 있다.

 

소설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도시에서 형사들이 연쇄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면서 시작된다. 물론, 처음엔 한 명의 형사가 희생된다. 두발의 총알을 머리에 맞고 그 자리에서 숨진 형사.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아버지인 형사는 그렇게 목숨을 잃고 만다. 이를 시작으로 누군가 형사만을, 그것도 “87분서소속 형사만을 노리고 범행을 계속한다. 이렇게 자신들을 향해 시시각각 총구의 위협이 다가오는 가운데 “87분서형사들은 과연 누가 자신들을 향해 이런 범행을 저지르는지를 조사해 나간다.

 

하지만, 너무나도 단서가 없다. 그렇게 “87분서소속의 또 다른 형사가 희생자로 발견되고. 경찰을 혐오하는 어느 범죄자의 범행인 걸까? 희생된 두 형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실낱같은 단서를 붙잡고 사건을 조사해보지만 사건의 진실을 향해 전혀 접근하지 못하는 수사. 그러던 가운데 또 다른 형사가 희생자가 된다.

 

동일한 총으로 희생된 사건들. 누군가 “87분서형사들을 모두 죽이려는 걸까? 그런데, 어떻게 “87분서형사라는 것을 알았을까? 사복을 입은 형사들인데, 그저 길거리에서는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에 불과한데, 어떻게 귀신 같이 알아채고 범행을 저지른 걸까?

 

소설을 읽는 독자 역시 오리무중이다. 사건수사를 진행하는 “87분서형사들 역시 마찬가지고. 그러던 차 작가는 슬쩍 단서를 흘린다.

 

노리던 경찰이 바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길가로 나왔다. 형사는 그곳에 멈춰 섰다. 둘 다 키가 비슷했다. 모퉁이의 가로등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드려내 주었다.”(203)

 

이 문장의 노리던 경찰이란 문구에 범인이 왜 경찰들을 연쇄살인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담겨 있다. 그의 진짜 목표는 바로 이 사람이었음을. 그럼, 왜 그랬던 걸까?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견디기 힘든 무더위를 강조한다. 그러니 이 소설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읽는다면 더욱 소설 속 느낌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1956년 작품이니 시대적 간극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이 재미나다. 해문출판사의 <세계추리걸작선 시리즈>로 작가의 소설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이참에 작가의 <87분서 시리즈> 다른 소설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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