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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베토벤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6월
평점 :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을 처음 만났던 것은 『히포크라테스 우울』이란 책을 통해서였다. 그 후 작가의 책들을 다 찾아 읽었고, 출간되는 책마다 거의 모두 다 사 읽고 있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작가의 다양한 시리즈를 만났는데, 그 가운데 의미 있는 시리즈 중 하나는 바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다. 왜냐하면,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안녕, 드뷔시』야말로 작가의 공식적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절판된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던 즐거운 순간이 떠오른다. 당시 왜 “미사키 요스케”와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의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 않는 걸까 의아해했던 기억도 난다. 그 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출간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책들. 그렇게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읽다가 마지막 책으로 구입해 둔 게 바로 이 책 『다시 한 번 베토벤』이다.
어쩌면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구입해 둔 책(이 책 다음으로도 또 한 권의 책이 일본에서 출간된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이 책에 손이 가질 않는다. 솔직히 이 책은 의리상 구입했다고 보는 것이 더 맞겠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은 모두 봐줘야지, 게다가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인 걸?’ 이런 심정으로 구입했는데, 어째 점점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면서 책을 펼치지 않고 책꽂이 한쪽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책. 그 책을 하필이면 자정이 넘어 펼쳐 들었는데, 결국 새벽까지 잠들 수 없었다. 끝까지 읽어야만 했기에. 그만큼 재미났다.
이번엔 사법연수생 시절의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피아니스트가 될 꿈을 꾸고 노력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에겐 음악의 신 뮤즈의 축복이 없음을 깨닫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서 결국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연수생이 된 아모(아모는 여러 면에서 미사키와 비슷한데, 재능이 훨씬 적어 열등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아모는 자신의 동기 가운데 수석 합격자인 미사키를 만나게 되고 점차 미사키란 인물에게 빠져든다. 문득 문득 그 재능에 질투가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성격의 미사키 곁에서 미사키를 돕는 자가 되어 버린 아모. 그런데, 그런 아모는 순간의 치기로 클래식을 싫어하는 것만 같은 미사키를 골탕 먹이려고 작전을 펼치게 되고, 이 일로 인해 그만 미사키의 봉인된 클래식을 향한 열정에 불을 붙고 만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미사키의 사법연수생 시절, 그 어마어마한 능력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모든 교수가 탐낼 만큼 능력자인 그가 왜 다시 피아니스트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이야기를 통해 다시 미사키란 캐릭터의 매력에 다시 반하게 되었다는 점. 어쩜 미사키란 캐릭터에게서 독자들의 마음이 떠나는 것(나의 경우지만)을 작가는 알아차렸던 걸까? 작심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니 다시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이야기 역시 빨리 번역되어 출간되길 기다려본다.
참,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제법 읽은 독자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 작품마다 캐릭터들이 교차 출연하고 있는데, 이번 책에서는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시즈카 할머니가 사법 연수원의 교수로 등장한다. 그러니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나 『테미스의 검』을 재미나게 읽은 독자들이라면 더욱 반가울 게다. 또한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주인공 와타세 역시 이름만이긴 하지만 살짝 등장하여 독자들을 반갑게 해준다.
법의 신 테미스와 음악의 신 뮤즈, 이 둘에게 모두 축복받은 미사키 요스케를 『다시 한 번 베토벤』을 통해 만나보자. 그럼 나처럼 다시 한 번 미사키 요스케의 매력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