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별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3
한정영 지음, 장선환 그림 / 시공주니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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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영 작가의 장편동화 닻별은 미래 세계의 동물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가온 숲이란 이름의 미래형 동물원은 모두 사파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정 구역까지 사람이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직접 다가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사파리랍니다. 화이트 카펫이라 불리는 흰 자갈길을 넘어서지만 않으면 사람들은 눈앞에서 야생동물들을 아무런 방해물 없이 관람할 수 있답니다.

 

8사파리에는 늑대들이 가득한데, 이들 회색늑대들이 혹 사람들을 헤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또 다른 늑대들이 있답니다. 바로 푸른 늑대랍니다. 그 가운데 발굴의 능력을 발휘하는 푸른 늑대가 바로 닻별이랍니다. 닻별이라 불리는 푸른 늑대는 사람들의 편에서 회색늑대들을 관리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회색늑대들은 닻별을 미워합니다. 인간 편에서는 푸른 늑대들을 앞선 지킴이라 부르며 추켜 세워주지만 회색늑대들은 잡개라고 부른답니다. 이렇게 같은 늑대이면서도 둘 사이는 깊은 갈등의 골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만 지진이 나게 됩니다. 가온 숲 곳곳이 파괴되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인간들은 모두 철수했고, 드론이 나타나 동물원을 벗어나려는 동물들을 모두 사살한답니다. 나중에는 사파리 안에 존재하던 모든 동물들을 사살하려 하고 말입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닻별은 야생의 삶을 찾아 바람의 협곡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데, 과연 닻별의 이 여정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동화 속 동물들은 사실 둘 가운데 하나입니다. 야생의 탈을 뒤집어 쓴 로봇이거나, 유전자 형질 배합을 통해 생산된 동물들이랍니다. 닻별은 후자입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닻별과 언제나 대립하기만 하던 회색늑대 모도리는 사실 같은 어미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랍니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처럼 생명조차 인간의 과학 기술에 의해 생산되는 시대, 그런 시대에 야생을 향한 몸부림을 동화는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화 속에서 가장 큰 위기는 바로 지진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가 피해를 입게 됨으로 방사능이 노출되는 사건이랍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섬으로 원전 사업을 다시 재개했습니다. 또한 소형모듈원전이 친환경적이라는 주장까지 난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형모듈원전이 대형모듈원전에 비해 지진의 피해가 약해진다는 것이지, 원전이 갖고 있는 위험성이 제로가 된다는 의미는 아닌데, 마치 제로인 것처럼 떠들어대기도 합니다. 그러한 때, 이 동화 닻별은 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가 주는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해줍니다. 동화 속 인간들의 자세가 오늘 우리들의 모습인 것처럼 느껴져 안타까웠답니다. 이에 비해 동물들의 모습이 훨씬 더 멋져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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