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 전래동화에 갇힌 전래의 신에 대한 17가지 짧은 이야기
김종대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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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대부분 비슷할 게다. 머리에 뿔이 달려 있고, 송곳니가 입 밖으로 튀어 나와 있으며, 파란 피부에 울퉁불퉁한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 이게 우리들에게 각인되어진 도깨비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 이런 모습은 우리의 도깨비가 아니란다. 이 모습은 일본의 요괴 오니의 모습이란다. 일본에게 35년 동안이나 지배를 받았던 그 통한의 역사는 오늘까지 이처럼 우리 삶 속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생각게 한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시절이면 누구나 듣고 우리의 전래동화라 알고 있던 혹부리 영감 이야기, 그 내용 역시 우리의 것이 아닌 일본 민담이란다. 일본의 민담이 우리의 전래동화로 탈바꿈하였고, 우린 여전히 우리의 전래동화로 알고 있다니. 이거야 말로 도깨비에게 홀린 기분이다(이 책을 읽어보면 도깨비에게 홀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정말 도깨비인지 등도 알 수 있다.).

 

언제나 좋은 책으로 우리를 찾는 인문서원에서 또 하나의 좋은 책을 내 놓았다.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이란 책이다. 몇 달 전 아일랜드의 요정 설화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을 읽으며, 우리의 도깨비 역시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도깨비에 관해 전래되어진 이야기들, 도깨비에 관한 우리 민족의 생각 등을 정리한 책을 읽었으면 하는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그런 갈증을 적셔줄 책이 나온 게다.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이란 책이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매망량’, ‘독각귀등 우리가 흔히 도깨비를 일컫는 말로 여기던 이런 단어들이 사실은 우리의 도깨비와는 괴리감이 있는 단어임을. 게다가 우리의 도깨비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변질되었는지도 보여준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흔히 도깨비의 형상으로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일본의 요괴 오니의 형상이다.

 

이 외에도 도깨비는 어디에 사는 지. 도깨비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유익을 주는지. 또한 어떤 해악을 전하는지. 도깨비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도깨비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것들을 좋아하게 된 이면의 문화사적 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우리에게 알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뿐 아니라, 도깨비의 성정은 어떤지. 도깨비가 잘 행하는 장난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학자들의 주장과 문헌 등에서 발견되는 내용들을 들어가며 설명한다.

 

책 내용은 다소 반복되는 내용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깨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도깨비에 대한 우리민족의 근원적 생각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이런 생각들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그리고 도깨비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진도, 무안, 제주 등에서 행해지던 도깨비 고사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충북, 전북 내륙지방에서 행해지던 도깨비 굿의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도깨비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게 해 줄뿐더러 그동안 도깨비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가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도 알게 해주고, 도깨비가 우리 민중들에게 어떤 희망과 욕망의 대상이었는지 등을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도깨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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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산다 - 남토북수의 땅 연천의 노래
임영옥 지음 / 로기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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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산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제목을 얼핏 볼 때, 우리의 통일, 즉 통일 전망 내지 통일 정책, 그것도 아니면 통일에 대한 소망을 말할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제목을 다시 보면, 통일에 산다, 즉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이곳에서 통일을 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책엔 부제가 붙어 있다. 남토북수의 땅 연천의 노래라고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은 경기도 연천군에 대한 책이다. 저자가 현재 살고 있는 곳.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그곳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아 이 책을 펴내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연천은 현재 통일을 살고 있는 땅이라고. 물론, 저자는 이 땅의 통일을 희망한다. 하지만, 그런 희망의 의미, 즉 미래적 통일이 아닌, 연천 땅은 현재 이미 통일을 살고 있는 땅이란다. ? 바로 남토북수(南土北水)란 단어에 그 이유가 담겨 있다. 말 그대로 북쪽에서 흘러온 물로 남쪽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의미겠다. 여기에 대해선 들어가는 말가운데의 내용을 옮겨 적어보는 것이 좋겠다(이 내용은 책에서 수차례 반복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남토북수의 땅 연천. 북쪽 땅에서 흘러온 물로 남쪽 땅에서 농사를 짓는 연천. 어머니가 흘려보낸 눈물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곳. 북녘 동포들의 마음을 받아 마시고 꿈을 보는 곳. 바라보는 통일이란 없다. 지금 우리는 통일을 산다. 하늘도 하나이고 땅도 하나인데, 구름도 떠 놀고 산짐승도 오고가는데, 사람들만 갈라져서 남이니, 북이니 하는가? 그런 것들은 다 잊어버리고 날마다 우리는 통일에 산다. 바라는 통일이 아닌 지금 우리는 통일에 살고 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처럼 연천이란 땅은 이미 통일을 살고 있는 땅이라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저자가 연천 땅이 통일을 살고 있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더 들고 있다.

 

- 남북 분단의 상징인 38선을 짓밟고 살아가기에 이미 통일에 산다.

- 우리 역사 가운데 통일 왕국이었던 고려, 바로 그곳의 수도권이 연천이기에 연천은 통일을 산다.

고려의 통일을 이룬 단초가 되는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묘소가 연천에 있다. 그래서 연천은 통일을 산다.

 

이러한 이유들로 연천은 통일을 살고 있는 땅이며, 통일을 상징하는 땅이 될 수밖에 없음을 저자는 말한다. 나름 개연성이 있으며, 재미난 해석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통일을 살고 있는 분들의 삶에 축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이처럼 저자는 책에서 연천 땅이 통일을 살고 있는 땅임을 이야기하며, 또한 그 땅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하고 있다. 그곳 땅을 소개하기도 하고, 또한 그곳에서 저자가 해나가는 일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바로 <로기아 아카데미 하우스>라는 곳인데, 85세 고령의 연세에도 마치 젊은이의 열정을 품고 그 일을 감당하는 모습이 멋스럽다. 연천 땅에서 저자가 말하는 일들이 가득 펼쳐지길 응원한다.

 

책은 통일을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는 연천 땅에 대해 말하는 내용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단지 아쉬운 점은 책 속에 오타나 맞춤법이 틀린 곳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저자가 꿈꾸는 일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출판을 통한 사역이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선 이런 부분들에 대해 교정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책 속에 실린 사진들이 흑백이어서 아쉽다. 어떤 그림인지 쉽게 식별되지 않는 진한 흑백 인쇄가 책의 격을 떨어뜨린다.

 

아울러 저자의 주장 가운데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도 없지 않다. 특히, 황사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온 국토를 환경재앙으로 몰아세운 MB의 향기가 나기도 하고.

 

그럼에도 자신이 딛고 선 땅을 사랑하고, 나이를 떠나 열정을 품는 저자의 모습은 귀감이 될뿐더러 응원을 보내게 된다. 앞으로도 좋은 열매들을 거두게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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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 우리 시대, 연애하지 않는 젊은이들에 대한 심층 보고서
우시쿠보 메구미 지음, 서라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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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왜 애인이 없냐, 왜 연애를 못하는 거냐.’는 질문에 자연스레, ‘난 연애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거야.’란 대답이 따르곤 했더랬다. 실제로는 어떤 이유에서건 연애를 못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안하는 거라고 짐짓 허세를 부려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스스로 난 연애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 그렇고말고.’ 이런 식으로 위안을 삼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부터 이렇게 말한다.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이 책은 우시쿠모 메구미의 저작으로 사회과학서적으로 볼 수 있겠다. 오늘날 일본 젊은이들이 연애를 안 하는 건지 아님 못 하는 건지를 이야기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못 하는 거다. 물론, 각자 개인적 선택에 의해 안 하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 선택 이면에는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사회적인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 그렇기에 실제적으로는 연애를 못하는 세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일본 사회를 진단한 서적이다. 하지만, 오늘 한국 사회와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고, 괜스레 오늘날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포기세대가 되어버렸다. 연애불황을 겪어야만 하는 시대. 왜 그럴까?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책은 다양한 사회적 이유들을 들고 있다.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이유다. 경제의 거품이 걷히고, 빈곤을 당첨 받은 세대, 그들은 연애불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낭만은 가난이란 현실 앞에 그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 버렸다. 그들은 연애보다는 야근을 택해야만 한다. 가난한 시대에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야만 하는 젊은이들에게 연애는 사치가 되어버렸다.

 

특히, 젊은이들은 비정규직의 확산이란 괴물에 쫓기고 있다. 이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멍청한 인간들이 이를 고용기회의 확산이라 말하고 있는지. 그들의 뇌구조는 어떤지 의심스럽다. 그런 자들이 국가 정책을 만들었으니,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20대 남성의 경우 비정규직 남성 가운데 모태 솔로가 41%나 된단다. 이들은 연애 경험도 없을뿐더러(고로 연애 기술이 없어 기회가 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커졌다.), 경제적 능력도 되지 않기에 자신감도 없다. 그렇기에 이들의 연애 악순환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낭만이란 단어는 별나라의 언어처럼 되어버렸기에 말이다.

 

물론, 이런 이유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원인들을 들고 있다. 그런 예로, 캥거루족의 증가. 다양한 연애 리스크의 증가(예전에 비해 스토커, 성희롱, 데이트 폭력, 리벤지 포르노 등 다양한 연애 리스크가 증가함으로 연애에 대해 공포감을 갖게 되고, 연애로부터 멀어지게 된다는 것.). 미디어를 통해 성에 대해 빨리 눈 뜨기 때문에 성에 대한 설렘이 없어지고, 또한 가상연애를 통해 성적 욕구를 쉽게 해결하기에 거추장스러운 연애의 욕구가 낮아지게 됨. 세대는 바뀜에도 여전한 옛 연애의 환상들과 현실의 충돌로 인해 연애로부터 멀어짐. 부모의 지나친 사랑의 탓. 등 다양한 이유들을 들고 있다. 물론, 이들 각각의 경우, 보다 더 상세하고 다양한 이유와 경우의 수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책은 이런 설명들을 알기 쉽게(너무 자세하여 다소 지루한 느낌도 없진 않다. 그만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하고 있어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이런 연애불황의 시대, 연애포기의 시대를 맞아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먹먹하다. 오늘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낭만이란 두 글자가 살아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땅의 젊은이들이 비록 쓰러지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고 올라 설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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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끄 라깡 왜! 예수 사랑을 욕망하는가? - 정신분석학이 사랑의 존재를 답하다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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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독특하다. 자끄 라깡 왜! 예수 사랑을 욕망하는가?책 제목은 이런 짐작을 가능케 한다. 이 책은 라깡의 정신분석학으로 예수 사랑을 바라보는 책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끄 라깡, 솔직히 잘 모른다. 그저 정신분석학자라는 정도. 저자는 라깡이 정신 분석의 사상가라 불린다고 말한다. ‘사상가란 칭호에서 느낌이 온다. 어쩜 이 책, 머리가 지끈지끈한 내용일 것이라는. ‘정신 분석의 사상가라는 라깡이 예수 사랑을 욕망한단다. 정신분석학도 머리 아플 텐데, 거기에 사상가란 칭호까지 더해졌으니, 얼마나 어려운 말들이 가득할까 걱정이 든다. 혹 머리에 쥐가 나면 안 되는 데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책을 읽어본다.

 

책은,,, ~ 어렵다. 물론 누군가는 쉽다 말하겠지만, 난 어렵다. 그러니, 이건 전적으로 나의 무지 탓일 게다. 라깡을 잘 모른다는 사실, 게다가 기독교에 대해 누구 못지않게 잘 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이 책을 더 힘들게 만든다. 아마도 영성의 색깔이나 신학의 색깔의 다름이 더 힘들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물론, 저자는 신학적 접근이 아니라 말하지만, 결국 그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예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신학이 될 수 있기에 이런 독특함은 오히려 선지식과 충돌하며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러니, 결국 책이 어려운 이유는 전적으로 독자인 내 탓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심스레 저자 탓으로 돌려본다면, 저자는 친절하지 않다. 친절한 설명보다는 때론 비약과 때론 배배 꼬인 장문으로 내용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쩌면 저자가 시인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행간을 뛰어넘는 듯한 표현들이 제법 많다. 물론, 이것 역시 솔직히 말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미천한 책읽기의 수준 때문이겠지만.

 

아무튼 저자는 서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생의 롤 모델인 예수를 인간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공감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예수가 왜 인성에서 신성이 되었는지를 예수의 사랑을 가지고 해답을 찾고자 했다.”고 말이다.

 

저자는 정신분석학을 통해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고. 이것을 탯줄거세, 구강거세, 항문거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거세, 성욕거세, 언어거세, 죽음거세, 이렇게 일곱 단계로 말한다. 이런 각각의 단계를 성경구절과 예수 사랑으로 투영하며 풀어나간다. 여기에 시인답게 묵상의 시 한편으로 각 단원을 마치고 있다.

 

태어나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자연스러운 장벽들, 이로 인한 거세 즉 상실들, 이러한 상실은 삶에 상처를 낳게 되고, 이런 상처를 외면하기보다는 상처를 바라보며 상처를 껴안을 때 자신을 비로소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역설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울러 사랑받으려는 욕망보다는 사랑하려는 욕망이 될 때, 우리의 인생이 사랑에 머물게 되고, 이런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때, 내 삶의 공간은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가 된다고도 말한다.

 

솔직히 저자가 말하는 모든 내용이 다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하나 힘이 되는 것은 삶에 상처가 없는 인생은 가짜인 듯 말하고 있다는 점. 게다가 이런 상처를 오롯이 보듬어 안을 때, 그 안에서 자신을 사랑할 힘이 솟아난다는 점. 이런 대표적 예가 바로 예수였다는 저자의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특히 신앙인인 나에게는 알 수 없는 힘이 됨이 사실이다.

 

우린 세상을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가.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에 있을까? 그럼에도 상처 없는 인생인양, 쇼윈도 행복을 만들어간다면 오히려 우리 인생은 걷잡을 수 없는 파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 안의 상처를 솔직히 인정하고 직시할뿐더러 소중하게 끌어 안음으로 예수 사랑을 욕망하고, 그 예수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며, 타인을 사랑하는 인생이 된다면. 그렇게 함으로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를 내 삶의 공간으로 끌어와 하늘나라를 살아낸다면. 이런 인생, 이런 상처, 사랑스럽지 않을까 싶다.

 

,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내 부족함 탓이다. 솔직히 여전히 잘 모르겠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 이해하지 못했으면 또 어떤가. 그 안에서 뭔가 내 삶에 힘이 될 몇 가지 얻었으면 족하지 않을까.

 

얇은 책자라고 얕봤다가 이 책 읽느라 제법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소비했다. 피곤하다.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상실, 또 하나의 상처일까?

 

마지막으로 저자의 후기 가운데 한 구절을 적어본다.

 

사랑은 사랑받고 싶은 상처 속에 머물기에, 그 상처를 사랑할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다. 그 사랑은 진리를 깨닫게 하고 자유함을 준다. 그 자유는 충동적인 쾌락이 아니라 고통을 딛고 선 생명이다. 그 생명은 사랑이기에 죽음마저 생명이고 싶은 욕망이다.(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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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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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는 괜히 금지구역처럼 느껴져 아버지가 계시지 않을 때면 더욱 찾게 되는 공간이었다. 그곳에 들어가 4면을 감싸고 있는 책장 가운데 어린 우리 형제들이 볼만한 책은 한정되어 있었다. 바로 그림이 많은 백과사전. 이 가운데 난 뱀 사진이 잔뜩 나오는 권을 좋아했더랬다. 언제나 그 책을 펴고 멋진 컬러 사진의 다양한 뱀을 보며 좋아하곤 했다(지금은 뱀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뱀 사진을 좋아했던지, 요즘도 명절에 형제가 모이면 간혹 그때 이야기를 하곤 한다.).

 

백과사전이란 말은 나에겐 그 당시 그림만 쓱쓱 살피던 때를 떠올린다. 그런 나에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이란 책은 먼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추억의 한 자락을 떠올려 보며, 책을 든다. 결코 두껍지 않은 아담한 크기의 예쁜 책 디자인이 먼저 색다르게 느껴진다. 백과사전이라고 하면 무지 두껍고 클뿐더러 외형 디자인은 칙칙함을 자랑하며, 게다가 여러 권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한 게다. 이렇게 예쁜 백과사전이라니 싶어 이채롭다.

 

여기에 더하여 그동안 역사소설로 많이 만났던 이재운 작가가 써낸 백과사전이란 점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온다(이재운 작가는 벌써 이런 작업물을 여러 권 내놓았는데, 난 소설만 여러 권 읽었을 뿐 이런 작업물은 처음 만났다.).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버무려 책장을 펼쳐본다.

 

책을 읽는 가운데 또 하나의 색다른 느낌에 빠져든다. 백과사전이라면 그 내용이 따분할 것이라 여겨졌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모호하게 여겼던 많은 내용들을 마치 개그코너 <애정남>에서 명확하게 가르마를 타주는 것 마냥 알려주고 있어 신나게 끝까지 읽게 된다. 정독하는 백과사전이라니, 세상에 이런 일이...^^ 마치 일반 상식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전해주는 것 같아 재미나게 읽게 된다. 게다가 금세 읽힌다(물론 몇몇 개념들은 조금 딱딱한 감이 없진 않지만, 이런 내용들 역시 명확하게 짚어주기에 유익하다.).

 

물론 모든 어휘, 개념을 명확하게 가르마를 타주는 것만은 아니다. 어떤 정의는 여전히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그렇기에 책제목에 ‘상대적이며’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견이 없는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개념들, 어휘들이 있어, 정확하고 절대적인 정의를 내려주기에, ‘절대적인’이란 단어 역시 책제목에 들어간다.

 

여기에 책 제목을 또 하나 살펴보면, ‘우리말 백과사전’이다. 그럼, 여기 사전은 사전(事典)일까, 사전(辭典)일까?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말 어휘를 더 바르고 정확하게 정의한 사전이다.” 그러니, 어휘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사전(辭典)의 의미가 있겠다. 하지만, 실제 많은 내용들은 단순히 어휘에 대한 정의보다는 어떤 사물에 대한 정의 개념이 더 많다. 예를 든다면, 과일과 채소를 나누는 기준은? 찌개와 전골의 차이? 나비와 나방의 차이? ‘벚꽃이 피었다’고 말하기 위해선 얼마나 피어야 하나? 등 사전(事典)으로서의 내용들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지 않나 싶다. “아울러 우리말 어휘에 생명과 힘을 부여한 성과물이다.”라고 말이다.

 

이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을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많은 내용들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알게 된 것들이 참 많다. 작은 책이지만, 많은 지식은 단번에 습득한 마냥 배부르다. 이제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생활 속에서 우리말을 보다 더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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