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 전래동화에 갇힌 전래의 신에 대한 17가지 짧은 이야기
김종대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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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대부분 비슷할 게다. 머리에 뿔이 달려 있고, 송곳니가 입 밖으로 튀어 나와 있으며, 파란 피부에 울퉁불퉁한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 이게 우리들에게 각인되어진 도깨비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 이런 모습은 우리의 도깨비가 아니란다. 이 모습은 일본의 요괴 오니의 모습이란다. 일본에게 35년 동안이나 지배를 받았던 그 통한의 역사는 오늘까지 이처럼 우리 삶 속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생각게 한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시절이면 누구나 듣고 우리의 전래동화라 알고 있던 혹부리 영감 이야기, 그 내용 역시 우리의 것이 아닌 일본 민담이란다. 일본의 민담이 우리의 전래동화로 탈바꿈하였고, 우린 여전히 우리의 전래동화로 알고 있다니. 이거야 말로 도깨비에게 홀린 기분이다(이 책을 읽어보면 도깨비에게 홀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정말 도깨비인지 등도 알 수 있다.).

 

언제나 좋은 책으로 우리를 찾는 인문서원에서 또 하나의 좋은 책을 내 놓았다.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이란 책이다. 몇 달 전 아일랜드의 요정 설화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을 읽으며, 우리의 도깨비 역시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도깨비에 관해 전래되어진 이야기들, 도깨비에 관한 우리 민족의 생각 등을 정리한 책을 읽었으면 하는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그런 갈증을 적셔줄 책이 나온 게다.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이란 책이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매망량’, ‘독각귀등 우리가 흔히 도깨비를 일컫는 말로 여기던 이런 단어들이 사실은 우리의 도깨비와는 괴리감이 있는 단어임을. 게다가 우리의 도깨비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변질되었는지도 보여준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흔히 도깨비의 형상으로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일본의 요괴 오니의 형상이다.

 

이 외에도 도깨비는 어디에 사는 지. 도깨비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유익을 주는지. 또한 어떤 해악을 전하는지. 도깨비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도깨비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것들을 좋아하게 된 이면의 문화사적 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우리에게 알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뿐 아니라, 도깨비의 성정은 어떤지. 도깨비가 잘 행하는 장난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학자들의 주장과 문헌 등에서 발견되는 내용들을 들어가며 설명한다.

 

책 내용은 다소 반복되는 내용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깨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도깨비에 대한 우리민족의 근원적 생각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이런 생각들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그리고 도깨비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진도, 무안, 제주 등에서 행해지던 도깨비 고사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충북, 전북 내륙지방에서 행해지던 도깨비 굿의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도깨비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게 해 줄뿐더러 그동안 도깨비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가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도 알게 해주고, 도깨비가 우리 민중들에게 어떤 희망과 욕망의 대상이었는지 등을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도깨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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