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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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가 가장 매력적이고, 중반부에 글맛이 많이 떨어졌다가, 후반부에 조금 회복하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가끔 대나무숲에라도 가서 마음속 구석에 쌓인 외침을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놈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견뎌야 하는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싫다고 말이다. 눈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멸사봉공과 윗분 모시기와 위계질서와 관행과 관료주의와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불란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처와 모난 돌 정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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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 한 팀이 된 여자들, 피치에 서다
김혼비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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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이거, 기절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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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멋지다거나 잘 직조된 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아 이런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구나 싶은 반짝이는 통찰이 있다. 번지르르한 겉모습에 관심 없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인 듯.
한국에서 가장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혜리 기자라고 답했다는 부분이 있어서 김혜리 기자 책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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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언어 없음이 아니라 세상은 언제나 잘 굴러가고 있다고 스스로 안심시키는 심리, ‘고상한 삶’을 추구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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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 재판을 통한 개혁에 도전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권석천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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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동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더욱 추락한 가운데,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 사법부에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부는 억울한 국민의 마지막 보루이므로. 추가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나타난 원세훈 재판에 관한 내용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의심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항소심과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었다는 사실은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판사들이 많이 있음을 반증한다.
이 책은 양승태코트 이전의 이용훈코트가 어떻게 개혁을 시도하였는지, 그 개혁의 결과 대법관으로 임명된 독수리오남매가 사법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명박 정부로 넘어가면서 개혁의 정신이 어떻게 흐지부지 되었는지. 그 전 과정을 세밀하게 따라간 보고서다. 법률용어나 절차에 문외한인 사람은 읽기 힘들 수 있으나, 기본 지식이 있고 사법개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오타 하나 없는(내가 발견 못 한 걸 수도 있지만) 꼼꼼한 편집은 덤.
사법부독립을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로 보수언론의 공격과 이명박정부와의 신경전을 버텨내었던 이용훈 전대법원장님의 고군분투가 안타까웠다. 김명수코트의 사법개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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