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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가족의 틀 속으로 들어간나는 그것이 격정적인 사랑의 결과물이 아님을잘 안다. 다만 그 안에 들어감으로써 이 사회에안전하게 받아들여졌다. 내 손의 결혼반지는 어떤 측면에서 나를 보호해주었다. 남자들의 일상적인 집적거림이나 나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괜한 긴장 같은 것들로부터.
가정 안에 얼마나 많은 모순과 격파해야 할 부조리들이 있는지 나도 느낀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나는 그 모순과 부조리 들을 대충 모른 체하는 가부장제의 수호자였다. 그렇다고 그걸 느끼지 못할 수는 없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몸과 마음을 다해야 했기 때문에 종종그다지 크지도 않은 내 야심과 양립할 수 없었다. 대가가 없으면서도 그렇다고 사소하지도 않은 가사노동 때문에 집에 있는 동안 나는 무력해졌다. 친인척들의 관혼상제를 챙겨야 하는 끝없는 감정 노동과 불균형한 권력 관계에서 오는시댁과의 미세한 마찰은 간혹 상처가 되곤 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말로 하려면 명확한 언 - P168

어를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런 말들은 감정적이고 모호하고 사소한, 전형적인 여성의 언어로 폄하되곤 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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