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을 상상 가능, 혹은 실현 가능하고/거나 이미 존재하는 삶으로 그려내는 작업은 곧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죽지 않을 수 있게 실제적인 현실의 자리를 넓여주는 실천이 된다. -52쪽
내가 퀴어분야를 알아보겠다고 주제독서를 시작한 이유가, 위 글과 맞닿아 있다.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억압받아온 사람들의 운동사는 바로 이런 보편 개념들이 사실상 누구만 포함하고 누구를 배제해서 만들어진 것인지, 어떤 논리로 그렇게 구조화된 것인지를 계속해서 비판적으로 심문하고, 그 개념들이 정말로 '보편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존에 그 개념에 포함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까지 그 개념의 한도를 확장해가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버틀러는 보편성이라는 통념이 확고한 토대나 전제가 아니라 차라리 '스캔들'이라고 말한다. -62쪽
버틀러, 이 분야에서 이 분은 피해갈 수 없는 분인 모양이다. 저기 훌륭한 분들이 진행하는 독서프로젝트에서 버틀러 책 읽으며 괴로워하는 목소리를 들었는데, 이 책에서도 여기저기 나오는 것 같지만 이 책은 설명이 어렵지 않다. 좋다.
본격 학술서이긴 한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오랜만에 잡은 벽돌책인데(백래쉬 읽으려다 주제독서 땜에 선회..) 완독해 내겠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