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달 작가의 그림책들은 참 좋다. 일단 색연필로 곱게 칠한 듯한 파스텔톤의 색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야기도 그림도 아기자기하고 귀엽기 그지 없다.
<당근유치원>이 아이들이 보기에는 제일 재밌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 첫째도 여러번 읽은 좋아하는 책이다. 내가 읽은 위 다섯권 중에는 귀여움과 아기자기함이 가장 돋보인다. 유치원에 처음 등원한 주인공 빨간토끼는 선생님이 커다란 곰이라서 깜짝 놀란다. 선생님은 목소리만 크고, 힘만 세다며 싫어한다. 그러나 선생님이 자신의 실수를 잘 처리하며 달래주는 등의 경험을 하자 우리 선생님은 목소리도 크고, 힘도 세다며 흠뻑 사랑에 빠진다.
<할머니의 여름휴가>와 <수박수영장>은 여름에 읽기 딱 좋은 그림책이다.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연세가 많아 바다에 가지 못하는 할머니가 손주가 바다에서 주워 가져다 준 소라껍데기 속으로 들어가 바닷가에 다녀온다는 내용. <수박수영장>은 표지에서 보듯이 수박을 반 잘라서 만든 수영장에 사람들이 들어가 수영을 즐기는 내용이다. 상상력이 너무 좋고, 보고만 있어도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왜냐면...>에는 아이의 끝없이 이어지는 "왜?"라는 질문에 재미난 답변을 이어가는 엄마가 등장한다. 엄마와 아이의 통통한 모습과 그들이 사는 바닷가 마을의 시장 풍경, 귀여운 상상들이 미소를 짓게 한다.
<쓰레기통 요정>은 쓰레기통에서 태어난 요정이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로, 따뜻한 감성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매력은 다섯 권 중 제일 덜한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당근유치원>을, 어른들에게는 <할머니의 여름휴가>와 <수박수영장>을 강추! 한다. 참 좋은 그림책을 만드는 이 작가님이,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