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9
이디스 올리비어 지음, 김지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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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소설의 제목과 내용과의 거리감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직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명백할 때 제목은 흡사 낮게 뜬 태양이 또렷한 그림자를 길게 그리는 것처럼 짙은 주제의식과 명확한 기대감을 작품 전반에 드리운다. 


「테스」나 「80일간의 세계일주」같은 제목을 보고 책 내용을 짐작하는 건 과히 어렵지 않다. 테스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겠구나. 80일 동안 지구를 유람하는 이야기겠구나.

상징적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직관적인 제목들은 그만큼 이야기의 윤곽을 선명하게 그려내기 마련이고 독자는 대체로 예상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이야기를 '안전하게' 즐기게 된다. 달리 말해 여행길이 예측되는 목적지의 이름을 일부러 걸어두었다면, 독자는 당연하게 보게 되리라 예측했던 풍광이 보이지 않음에 당황하게 되겠지만 이내 그 생경한 세계를 즐기게 될 것이다. 


이디스 올리비어, 생소한 이름의 작가가 「사생아 The Love Child」에서 선사하는 것이 바로 그런 놀라움이다. 


사생아란 정식으로 혼인관계를 맺은 부부 사이에서가 아닌 혼외정사에서 출생한 아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 낱말이 소설의 제목으로 택해진 것은 이야기 중, 주인공인 애거사가 감정적으로 수세에 몰렸을 때 불쑥 내뱉은 말에서 연유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그보다는 이러한 이유에서가 아닐까 짐작한다. 


소설은 애거사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이내 그가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사람인지를 보여 준다. 상실 속에서 애거사는 문득 이러한 상실이 처음 겪는 일이 아님을 기억해내는 동시에, 인생 최초의 가슴 아픈 상실은 다름 아닌 상상 친구의 죽음이었다는 것을 떠올린다.


애거사의 어린 시절 상상 친구였던 클러리사는 완전하고 치유 불가능한 고독, 같은 인간들과 접촉할 힘이 없는(p.7) 애거사가 유일하게 마음을 붙였던 존재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아, 중년의 나이가 된 애거사가 다시 한번 불러내는 데 성공한 유년기의 유일한 친구였던 클러리사는 여전히 처음 애거사의 현실에 출현했던 나이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기에, 더 이상 애거사의 친구로 머물 수 없다. 그들의 관계는 친구에서 모녀로, 즉 어떠한 힘이 작동할 수 있는 관계로 변질된다. 더구나 클러리사는 애거사가 일반적인 혼인관계에서 낳은 자녀가 아니다.

자신에 대한 연민, 극복할 수 없는 고독으로 인해 재소환된 상상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다. 사생아라는 제목은 여기에서 한번 더 그 중의적인 의미를 빛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인정받을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존재였던 클러리사는 현실과의 접점을 찾는 순간 타인에게도 인지되기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클러리사는 본질적으로 애거사의 욕망에 뿌리를 내린 존재인 까닭에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한 존재다. 그 사실을 알기에 애거사는


클러리사의 시간 일 분, 클러리사가 하는 말 한마디라도 잃는 게 싫었다. 모든 것을 갖고 싶었다. 

이것은 질투만이 아니었다. 클러리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52쪽 


이렇게 불안을 떠안고 살 수밖에 없다. 


평범한 인간에게 꼭 필요한 사회성, 그것은 클러리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을 애거사와 클라리사는 모두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그들을 바라보는 외부인들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단단했던 두 사람의 세계는 애거사만큼이나 맹목적이고 열렬한 누군가의 감정이 클라리사에게 가 닿기 시작하면서부터 금이 간다. 클러리사가 본질적으로 애거사의 상상 친구인 까닭에 애거사의 욕망, 애거사와의 정서적 유착관계는 클러리사가 현실에 존재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달리 말해 그 둘 중 하나라도 손상이 가는 순간 클러리사는 더 이상 현실에 발붙이고 있을 수 없게 된다

클러리사의 마음을 흔든 존재가, 그가 클러리사가 자신의 것임을 확신한 순간(p.139), 마법은 깨어질 도리밖에 없다. 


"이러지 마, 데이비드.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동시에 두 사람에게 속할 수 없어. 그리고 나는 이미 엄마에게 속해 있어." -137쪽


클러리사가 자신으로 계속 존재하기 위해 이 이상 할 수 있는 말은 없었을 것이다. 감정은 늘 이성을 설득하는 일에 실패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또 다른 이해도 가능하다. 상상으로 빚어진 존재라 하더라도, 그 존재가 원래 상상의 주체를 비춰내지 않을 도리는 없지 않을까. 그가 갖지 못하고 누리지 못했던 것에 눈을 반짝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이렇게 간절히 자신을 염원해 오는 존재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을 텐데 그렇게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이것은 어쩐지 너무나 복잡하고 또 가슴 아픈 이야기가 되어버려서 목이 막힌다.


이야기의 말미에 이르러 다소 기묘한 결말을 맞이하는 순간, 나는 안심하는 한편 다른 질문이 성큼 다가오는 것을 봤다. 애거사는 이제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일까?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나는 다른 사람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쓸까,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나 좋은 대로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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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가리도 게이샤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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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맛있어요!! 언제부턴가 리미티드는 꼭 사게 돼요. 플레이버리한 원두를 좋아하는 저한테는
완전 최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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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앤 전집 세트 - 전8권 (완역본) 빨간 머리 앤 전집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유보라 그림,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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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도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전집이지 싶네요. 예정보다 일찍 와서 좋았어요. 일러스트도 공들인 느낌이 가득이라 정말 잘 구입했다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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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 작가의 글과 인연을 맺은 게 언제였더라. <뉴요커>를 통해서 나는 박상미라는 너무 괜찮은 작가를 알았다. 이 괜찮음은 사실 내가 쓸 수 있는 말은 아니다. '그 친구 참 괜찮아' '괜찮은 사람을 하나 알고 있는데' 정도의 예문에서 느껴지듯 이건 어쩐지 좀 비대해진 자만심이 뒤에 숨어있는지라,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시선을 갖고 있고 훌륭한 언어를 손에 쥐고 있는 작가에게 나 따위의 그냥 보통 독자가 쓰기엔 왠지 민망한 마음을 잔뜩 떠안긴다. 그 책을 선물했던 동아리 친구는 다음해쯤, 나랑 같이 뉴욕 놀러가자, 그랬는데 그 다음해 봄에 내가 결혼을 하면서 약속을 깼다. 그래서 그 친구가 자기 남편하고 나중에라도 갔으면 마음이 덜 불편했을 것 같은데, 안 갔을 것 같다. 


그건 그거고. 


이 책은 명실상부 뉴요커인 작가가 (지금도 뉴요커인지는 확실치 않다) 운영하던 블로그에 쭉 올렸던 글들을 간단히 손질하여 낸 것이다. 블로그 글을 책으로 냈대, 하면 대강 연상할 수 있는 어떤 프로세스와 더불어 그 책과 맺는 몇 가지의 단편적인 인상이 있다. 단언컨대 이 책은 그 편견(내지는 상식)에서 자유롭다. 도대체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고, 기꺼이 이 글들을 읽고 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궁금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글이다. 


(엘리자베스) 비숍이 x자를 해놓은 미발표 시의 제목 '에드거 앨런 포와 주크박스 Edgar Allan Poe & The Juke-Box'가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이 책에 실린 미발표 에세이에서 그녀는 "시를 쓰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썼다. 시인의 목표는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이 필요불가결한 일, 즉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스스로 설득하는일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시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세 가지 퀄리티를 꼽았다. 정확함과 자발성spontaneity(또는 즉각성? 번역이 어렵다. 이 말은 의도해서 사전에 준비하거나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고 자발적인 동력에 의해서 행동을 할 때 spontaneous하다고 한다. 어떤 행동의 원인과 그 행동 사이에 시차가 짧고, 그 동력 자체도 순수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계획적이고 이성적이고 관념적이라기보다 자연스럽고 진정하고 몸으로 느낀 결과라는의미가 강하다.

연주가 너무 좋아서 끝나자마자 자동적으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칠 때... 이는 대표적으로 spontaneous한 반응이다. 그리고 미스터리. 그녀는 콜리지를 인용하면서 좋은 시란 "가장 환상적인 언어로 가장 하찮은 생각을전달하는 지루한 행위"가 아닌,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언어로 가장 환상적인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30쪽

누구나 자신을 '문화적' '예술적'이라고 생각하길 좋아한다. 그림을 모르면 야만인이라고 취급받지 않을까 걱정도 한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특히 현대 이후의 미술은 모르는 게 당연하다. 텔레비전도 없고 신문도 없던 중세에는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가 예술이었다. 그랬기에 대중은 시각예술의 언어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가 광고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처럼.
또 사진이 발명되기 전, 미술가들은 자연의 재현을 위해 그림을 그렸다.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초상화를 그렸고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내기 위해 풍경화를 그렸다. 자연의 재현이었기에 익숙한 이미지였고 감상을 위한 최소한의 이해가 가능했다. 그러나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미술이 갖고 있는 재현의 기능은 더이상 절실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미술은 그만의 정체를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미술은 메시지도 자연의 모방도 아닌, 좀더 미술 자체의 이슈를 위한 것이 되었다. 현대 이후의 미술은 그전 미술에 대한 지적, 예술적 반격이다.
논문처럼 말이다. 논문이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면 미술은 새로운 미학을 제시한다. 그러니까 미술의 이슈들을 모른다면 미술을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물론 미술은 어려운 거라고 말해서 잠재적 미술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미술을 마음대로 보라고 말할 순 없다. 그 대중서의 저자는 마음대로 미술을 보라는 말에 이어 "미술을 생활화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향한 자신의 정당한 욕구를 남의 눈을 의식해 억압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언뜻 듣기에 맞는 말 같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자유로워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움은 절대로 억압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배움은 자유로워지기 위한 것이다. 결국 미술은 '마음대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수영의 기본을 익히고 꾸준히 훈련해야 저기 보이는 섬까지 자유로이 헤엄쳐갈 수 있듯, 미술도 보는 능력을 키워야 '마음대로' 보는 감상이 가능한 것이다.

-42쪽

얼마 전에 놀란 사실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멀쩡한 사람이었다. 정말로, 매우 멀쩡했다. 얼굴도 괜찮고, 돈도 잘 벌고, 말도 잘 하고,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도무지 시간을 같이 보내고픈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도댗대체 그게 뭘까 생각했다. 그러다 얼마 안 가서 퍼뜩 깨달았다. 아, 미스터리가 없구나. 마치 코나 눈 한쪽이 없는 것처럼 그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어딘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알고 싶은 게 없었고, 그와 같은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는 의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알아갈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미스터리는 일종의 퀄리티다.

-297쪽

애초에 원래 적었던 글들의 품질이 남다르니 조금 가다듬었다는 것이 이렇게 눈이 둥그래지는 문장들로 빽빽한 책이 되었겠지. 말하자면, 근사한 인테리어의 기본은 필요없는 건 모조리 내다버리고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거예요, 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머무르는 공간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식으로건 그 사람의 부분적인 스타일을 바꿔놓을 것이다. 그 도시의 분위기처럼 시크해진다던가, 자유분방해진다던가, 표정이 풍부해진다던가, 말이 험해진다던가... 작가에게 뉴욕이란 공간은 철저하게 분석적으로 파고드는 감각을 벼려준 곳인가보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그의 미감과 철학은 남다르게 세심하고 풍부한데 그만큼 아닌 것은 아니라고 차갑게 말한다. 날카롭고 정확한 언어로 예술과 공간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쓴 글을 찾는다면, 박상미 작가를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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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아주 (원치않게) 다이내믹했다. 감염병 수칙을 어겨가며 본인 자녀를 굳이 등교시키고 학원에 보낸 어떤 부모가 계^-_-^셔서, 이 동네가 발칵 뒤집히고 학교에 비상이 걸리고... 아주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덕분에, 다행히 음성이긴 하지만, 밀접접촉자가 되어버린 아이는 2주 격리가 걸리고, 가족들은 자체적으로 격리에 들어가고. 나는 정말 열심히 지킨다고 노력하는데, 소수의 이기적인 분들 덕... 분에 생활이 부분적으로 뒤흔들리는 일을 겪으니 정말 인류애가 사라지는 기분이랄까... 뭐 그랬다. 



김동식 작가와 중학생들이 쓴 초단편집이라... 중학생들의 상상력이, 관심사가 궁금하긴 하다. 



시리즈구나. 제목 기가 막히게 잘 뽑으셨네 싶다. AI와 데이터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모르면 너만 손해일 게 확실히 새로운 공부의 영역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겠지만(기존의 공부 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물러서야 시간이 날 텐데, 이게 보통 용기로 될 일이 아니라서) 그나마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다행이다.



가스라이팅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라서... 그렇지 않습니까?



여행, 지금은 들어도 어쩐지 옆구리가 아파오는 낱말이지만 언젠가 우리의 삶에 여행이 탈출구처럼 다시 다가오는 날이 있을 테니까. 지금은 뭐랄까, 여행은 유니콘 같은 거여서... 



카잘스 하면 역시 연습과 관련된 그 유명한 말이 아닐까. 전세계적으로 유명을 떨치는 그 나이에도 꾸준한 연습을 하는 이유는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이런 시리즈가 있는 줄은 몰랐다. 재믹스와 패미컴과 게임보이와 메가드라이브와 세가 새턴을 거쳐 소니 플스로 게임을 졸업한(내가 산 게 아니다, 게임광인 동생 덕분에 게임문화를 좀 누렸을 뿐...) 1인으로서... 왠지 반갑고 :) 게임문화는 잘 들여다 보면 은근히 건져갈 게 많다. 



감추고 살던 것을 소리내어 말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정말 무겁고 어두운 비밀은 어떤 이유로든 꺼내놓기 어렵다. 그다지 밝히고 싶지는 않았지만, 말한다고 해서 나의 사회적 얼굴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종류의 비밀은 아닐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 정도의 비밀이라면 듣는 입장에서도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겠다. 



글쓰기 공식 책 같은 느낌인데,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이런 책이 오히려 쉽게 읽히지 않을까. 



? ... 하는 느낌으로 책소개 상세페이지 열어보고 심봤다 싶었... 집단지성, 커뮤니티, 데이터, 넓게 보면 메타버스에서 다루는 한 갈래까지 가 닿는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듯. 



세 아이 중 두 아이가 중학생인데, 하나는 전형적인 입시교육에 아주 잘 적응해서 나름 그 안에서 자기의 목표를 공고히 세운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난 이 따위로 살기 싫은데, 이걸 왜 해야 해? 하고 나름의 소심한 반항을 하고 있는 중(인데 곧 폭발할 조짐이...)이다. 두 번째 아이 때문에, 입시트랙에서 과감히 내려오는 결단을 내릴(까 말까, 하고 있는) 준비를... 정확히는 갈등을 하는 중이다. 이 순간 전문가들의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된다. 



긍정하는 시선만큼, 비판적인 의견도 필요하니까.



작가와 출판계 사이에 다리를 놓는, 바로 그 사람 편집자. 희한하게도 어릴 적 무슨 이유에서인지, 편집자가 되고 싶어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 꿈엔 롤 모델이 있었는데, 그게 누구인지는 차마 밝힐 수가 없... 



맞다, 이게 정말 궁금했었다. 서점업은 정말 아무리 잘 해도 본전도 찾기 어려운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은 자꾸 생겨난다(물론 그래서 반갑다).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갈 만한 거리에 수도권에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꽤 알려진 독립서점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지금이 이 코로나 재유행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면,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읽어야지, 사다 놓고 커버도 못 열어본 노란 색의 어떤 책이 생각나더라. 도시공간을 언급하는 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을 본다. 걸을 수 있을만한 도시, 숨 쉴 만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 그런 곳이기를 바란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고쳐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야만 한다. 



나는 종종 이런 바람을 갖는다. 진직(진로직업)시간에, 담당 선생님들이 진로안내서도 물론 좋지만, 그 직업의 세계에서 내놓는 아름다운, 쓸모있는, 세상을 나아지게 만드는 결과물들을 다룬 책들의 목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면 어떨까 하고. 꼭 이런 시각적인 결과물이 보이는 책이 아니어도, 책만큼 다채로운 직업의 세계를 탐색하도록 열어줄 수 있는 열린 문을, 또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제목보고 박장대소.

이것은 꼭... 그 책 같지 않나...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이런 실험적인 책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어떤 책들을 읽어봤고 어떤 것들이 좋았는지, 궁금하네.



일단 제목 보고 짐작하기로는, 발상과 아이디어, 창의성, 그리고 기회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인상은 그대로 가는 경우도 있고, 뒤집히는 경우도 있고... 



이 책을 보고 생각했다. 이것은 <만약은 없다>의 독일 버전인가.... 라고. 



오승호의 어떤 작품은 좋았고, 어떤 작품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이렇게 극과 극이었어서, 판단의 근거가 좀 더 필요해...



바다 생물을 좋아하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자신있게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일단 바닷속 깊은 곳이라는 데가 무한정의 공포감을 자극하는 곳이고요, 그런 어둑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애들한테 크게 관심갖고 싶지 않고요, 그리고 음식의 관점에서도 딱히 선호하지 않아서요. 그럼 왜 이런 책을 골라? 라고 한다면, 그래도 걔네들이 잘 살아야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걔들을 위해주려면 걔들이 누군지는 좀 알아야 할 것 같아서라고 대답해야겠다. 



'알고 싶은' 을 '알려주고 싶은' 으로 바꿔 읽으면, 엄마의 은근한 욕망이 드러난다. ㅎㅎㅎ



위에서 언급한 그런 이유로, 교육을 화두로 삼는 책들은 일단 다 손에 들어보는... 그런 시기랄까...



이 책의 기획의도가 몹시 마음에 와닿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얽힌 개인적인 사연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없이 미안한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없이 공포스러웠던 경험이었다. 이 소설은 양 극단에 놓인 이 두 감정을 어떻게 조율해 줄 수 있을까. 


+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도서관 이용을 끊기로 마음먹었더니 당장 아이들 책값부터 올라앉아 책 지출이 확, 정말 확! 늘어나 버렸다. 도서관, 나만 무서워서 못 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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