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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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가형사 시리즈 중에서 제법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확률은 33.3퍼센트. 왜냐하면 세가지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래서 누가 죽인거지? 라는 호기심을 발동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끝까지 끈을 놓지 않고 후다닥 읽어 내려갔다. 다만 마지막을 앞두고'이사람'이라고는 꼭 집어 주지 않지만 책을 읽다보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소노코는 전자부품 메이커의 판매부 직원이였다.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에서 화가를 지망하는 훤칠한 남자 준이치를 만나게 된다. 만남은 우연이였지만, 두 사람은 연인사이로 급진전된다. 친한 친구끼리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주지 말란말. 못 믿냐? 라고 말하겠지만 못믿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므로 그런것이다. 소노코는 순진하게도 대학교 동창 가요코에게 준이치를 소개시켜준다. 소노코는 여자친구한테 소개시키기 전에 믿음직스런 경찰관 오빠 야스마사에게 먼저 이 사실을 알렸어야 했다. 소노코의 죽고 싶다는 전화를 받은 오빠 야스마사는 뭔가 잘못된것임을 알고는 도쿄로 상경한다.

야스마사는 교통과 경찰관이지만 소노코의 집으로 들어선 순간,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차갑게 식은 동생을 바라보며 딴 생각을 품게 된다. 그것은 동생의 죽음을 자살로 추정짓게 만드는 것이였다. 야스마사는 일회용카메라를 준비하여 필요한 증거들을 챙긴다. 다만 경찰이 왔을때 이상하게 생각할만한 것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경찰에 신고한다. 출동한 경찰중에는 그냥 부하정도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가가형사'였다. 자살이라고 추정되는 분위기였었는데 가가는 뭔가 석연치 않게 생각한다. 야스마사는 어떻게서든지 자신의 손으로 동생의 죽음에 대해 밝히려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젠 단 하나뿐인 피붙이 여동생이 죽었으니 그 심정을 차마 겪어보지 않아도 느껴졌다. 그나마 야스마사가 경찰이였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도 있고 조사도 할 수 있게 된 것이였다. 내가 오빠의 입장이였다면 사막에 끌고가서 얼굴만 내놓고 묻어 버리고 싶었을 것 같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치사하고 간사하게 만든다. 소노코와 준이치가 만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미치도록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보장도 없다. 소노코는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평범한 사람 만나서 행복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증오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라니. 야스마사는 결론까지 왔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아내지는 못했다. 두 사람 중 누가 범인인지 말이다. 급경사를 내려가듯이, 빠르게 읽어 내려갔지만 혹시나 내가 놓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잠시 뒷장에서 주춤하였다. "범인은 바로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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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생활 다이어리 - 나만의 아지트를 꿈꾸는 청춘들을 위한 카툰 에세이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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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죽헤죽 웃는 모습이 약간 엽기적이면서 친숙하고 귀엽다. 현관문에서 엎어지면 코닿을때에 침대가 있고 손만 뻗으면 웬만한 물건은 다 닿는 곳, 그녀의 방을 들어가본다. 참으로 아담하다. 만화라서 그런지 널브러져있는 모습도 귀엽다. 혼자 살면 요리를 하지 않게 되는데 그녀는 알뜰 살림꾼이다. 어떨땐 그것만 먹고도 괜찮은건가 싶기도 하고 고기가 먹고 싶을때는 저렴한 음식으로 장을 봐서 다양한 요리를 해먹는다. 나라가 달라서 그런지 내가 평상시에 먹는것과는 다르긴 하다. 예전에 나는 달랑 10일정도 혼자 있었는데도 헬쓱해졌다. 밥을 먹지 않은것도 아닌데 살이 쑥 빠져버렸다. 체질상 하루에 3끼를 먹지 않으면 손이 떨리고 머리가 띵하고 눈앞이 아른거리기 때문에 끼니는 꼭 챙겨 먹는다. 다만 간식을 먹지 않고 반찬도 간소하게 먹어서 그런가보다.

저자는 요리를 즐기고 독립생활을 충분히 만끽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혼자 살면 이래저래 돈 들어가는 것도 많고 신경써야 할일도 참 많다. 집에 얹혀살때야 부모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시지만, 혼자살게 되면 이제 알아서 챙겨야 한다. 장을 봐서 맛나게 요리를 만들어 먹고 만드는 방법도 아기자기하게 나와있다. 참으로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그녀, 옆사람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마구 퍼뜨려 줄 것만 같다. 회를 좋아해서 저렴하게 오징어 회를 만들어 먹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나는 참기름을 무지 좋아해서 뜨끈한 밥에 장이랑 참기름 넣고 비벼 먹는 것을 좋아했었다. 지금은 가끔 먹지만 어릴적에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그렇게 비벼서 밥한그릇을 뚝딱 비우곤 했다. 참기름은 시중에서 파는 것이 아니고 어머니께서 직접 짜준것이여야만 한다. 그 참기름이 진짜다. 집안의 커튼과 책꽂이도 직접 만든다. 그런데 커튼의 천이 모잘라서 햇빛을 좀 덜 가려준다는 그런 재미난 이야기도 있었다. 일상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펼쳐진다. 하나씩, 하나씩 가구를 장만하는 재미,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그런게 아닐까.

혼자살면서 여러 애로사항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지만 정말 갑작스런 누군가의 방문등 경계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저자는 낙천적이라서 그런지 혼자서도 척척 잘해내는 모습이 대단하다. 혼자서 외로울때는 가상의 개를 쓰다듬어 주는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독립해서 혼자 살지만 언제나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다.  

 

 이책은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http://cafe.naver.com/readbook.cafe 에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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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은 밀항중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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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코네 호 항해 일정표가 나온다. 이건 뭐 지도에 자유선 그리기도 아니고 무슨 일정이 그리긴지. 요코하마를 출항에서 런던까지 두달을 못 채운 여행일정이라, 나같은 사람은 곰팡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다이스케와 그의 동생 류자부로 이야기가 나온다. 말썽만 부리는 동생 류자부로를 하코네 호에 함류시켜서 여행기를 써 오란다. 형은 잠시 골칫거리를 떨어낼 심산이였다. 저자의 유머가 시작부터 발동했다.
 그런데 이 류자부로가 다이스케와는 전혀 딴판으로 실없고 엉터리 같은 성격의 임자였다. 낳아준 친어머니조차 "아비가 다른 것 같다"라고 한적이 있을 정도라(그 말을 듣고 이이치로는 저도 모르게 터무니없는 의심을 품고 말았으나, 얼굴 생김새는 류자부로와 다이스케가 붕어빵이였다), 머리는 결코 나쁘지 않건만 노력과 근면함이라는 말을 무슨 원수처럼 여길 정도로 게을러 터졌다.(11쪽) 기묘하다 못해 황당 무계한 살인사건이 1930년 7월 10일날 발생한다. 이제부터는 정신을 약간 흐트러트리면서 누가 누군지 구지 알지 못해도 괜찮다. 이 사람 저 사람 나오는 통에 뭐가 뭔지 정신이 사나운 부분이다. 구지 알려들지 않으면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의 매력이라면 한가지 이야기만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여러가지 사건들이 매우 흥미롭게 발생한다. 앞부분에서 정신이 흐트러지더라도 그 인물이 누군지 알 수 있게 설명해 주므로 그때부터 정신을 챙겨주면 된다. 그 살인사건의 범인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코네 호라는 물 위에 떠있는 배안에서 이런저런 사람이 타고 있고 여러가지 사건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 살인사건은 그냥 시작 단계일뿐이다.

7월의 무더운 날, 하필이면 배를 타고 그 긴 여정을 가는 사람들의 꿍꿍이가 조금 궁금할뿐이다. 필시 꼭 가야만 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여행기를 쓰라고 형의 성화에 못이겨 나갔던 류자부로는 여행기를 쓰러 간것이 아니라 진탕 마시러 갔음이다. 배가 크고 좋더라도 배멀미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하코네 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원숭이를 꼭 빼닮은 어디를 가도 미움받을 수 밖에 없는 호화스러운 부인도 타고 있었다. 추리소설에서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꼭 죽던데, 이책에서는 죽지 않는다. 약간 아쉬울 따름이다. 살인사건으로 인해서 하코네 호는 발칵 뒤집히고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배에 타고 있을까봐 불안하다. 저자의 매력중에 하나는 마지막까지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끝나는 순간까지 독자를 놀래켜줄만한 소소한 재미를 남겨두기 때문이다. 중간부분에서 1등선에 탑승하게 된 고양이가 나오게 된다. 그전까지는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를 고양이이였지만 부유한 부부의 눈에 띄어서 1등선 선실을 버젓이 차지하게 된다. 1등실 액수가 그때 당시 의대 6년 학비정도 된다니, 이 부부가 미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이 고양이가 참으로 신통방통한 이유가 있다. 앞장에서 살해당한 사람의 유령이 나타나서 자꾸만 성가시게 군다. 그래서 고양이가 귀찮아서 살인범도 잡아준다. 이 고양이야말로 1등실 탈만한 정도는 되지 않는지.

두달을 못채우는 기간 동안 뜨끈뜨끈한 7월에 하코네 호에 있었다면 무슨일이든지 벌어지는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제한된 공간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저자의 책은 유쾌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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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번달에는 좀 정신이 없었네요. 이런저런 일일일~ 제 느낌인지 책을 살펴보는데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음 이런저런 책이 있구만 하면서 혼자 중얼 거리다가 11월 7일 마감을 넘길뻔 하였네요. 날씨가 쌀쌀해야 정상인데 따뜻하니 겨울로 넘어가는게 맞나 싶습니다. 이번에는 읽고 싶은 책은 음~

 

  

마이클 프리맨의 사진가 마인드 입니다.  무언가를 알고서 찍는 것과 모르고 우연히 찍은 것은 좀 다른 것 같네요. 저도 이제 뭘 좀 알고 찍고 싶어요.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긴 지루해도 상관없을 것 같네요. 예술이니까요.

 

 

 

  

두번째는 세계의 불가사의한 건축 이야기 2입니다.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건축도 불가사의한 건축법이라든지 참 많지요. 불가사의한 것은 퍼즐을 풀어나가듯이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건축물을 선보인다니 기대됩니다. 지금 볼 수 없는게 좀 안타까울 뿐입니다. 내 눈앞에 불가사의한 건축물들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좀 가까이에.

 

 

 

 그림자 그림자 입니다. 그림 산문집이라고 하네요. 그림이 가진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찾아 떠나는 과정이 되는 책이라고 합니다. 이 책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낼 것 같아요. 뭔가 실험적인 느낌의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후 네 시의 루브르 입니다. 오후 네시는 참 나른한 시간입니다. 소개하는 작품과 연관성 있는 다른 작품을 소개시켜 줌으로써 그림에 대한 폭을 더 넓게 해주는 책인것 같습니다. 미술책을 읽으면 그런점들을 개인적으로 정리해야만 해서 아쉬웠는데 이 책을 통해서 엮이게 되니까 좋네요. 루브르의 여러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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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댄스는 맨홀 2011-11-09 23:12   좋아요 0 | URL
평가단님 반갑습니다.
 
지하도의 비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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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감성적일때가 있다. 옷깃이 잔잔이 젖어드는 비처럼 씁쓸함이 나에게 묻어나는것 같은 기분이다. 요즘은 그런비는 내리지 않는다. 장대 같은비나 국지성 폭우가 쏟아진다. 사랑도, 사람의 극적인 감정도 잔잔히 흐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충동적이고 극적으로 치닫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오늘 밤에도 추리소설책에서나 읽었을 법한 사건들이 일어났다고 한다. 자다가 일어나서 현실을 직시하니 갑자기 툭하고 떨어져 버린 듯한 기분이였다. 첫번째, 두번째 이야기는 저자의 매력이 잘 담겨져 있었다. 읽기도 편하고 뭔가 감정을 울렁울렁 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다. 결혼을 앞두고 파혼당한 여자의 이야기, 우연한 어떤 여자와의 만남으로 인해 그녀는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만남이 우연은 아니였지만 말이다. 생과 죽음을 이어가는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과는 붉은실로 연결되어 있고 저승길 동무는 검은실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의미심장하면서도 안쓰러운 기분이 든다. 세번째에는 본격 미스터리다.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한번쯤 받아 보았을 것이다. 이상한 신음소리, 받는 이를 짜증을 넘어서 이놈의 자식을 하면서 욕지꺼리가 나오게 만드는 전화 그것에 관련된 이야기다. 가끔 저자의 이런 내용의 책을 읽을때면 약간 생뚱맞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 들때가 있다. 마무리는 훈훈하고 귀엽게 끝나있었다.

평범한 사람이 갑작스러운 일을 닥쳐서 생활이 크게 어긋날때가 있다. 여섯번째 이야기는 그랬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서 순탄했던 인생이 깨져버린 사람의 이야기. 그사람의 이야기가 참 딱했다. 누군가를 죽이려고 하지 않았지만 상황에 밀려 결론적으로는 사람을 죽게 만든 사람. 그로인해 그의 인생은 무참히 무너져내렸다. 그는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에 집착하게 된다. 경찰서 반장을 찾아와서 윽박질렀다가 마무리는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로 끝나면서 돌아서는 그남자. 사람이 살아가면서 매번 즐거운일만 있다면 좋을테지만 그렇지 않다. 평범했던 사람이 순간 울분이 터지면서 울버린처럼 변할 수 있다. 누구나 갑작스럽게 그렇게 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거나 아프거나 짜증스러운 감정들을 훌훌 털어버릴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어떤 주부님은 비싼 접시를 깨신다고 하던데 어디 아프거나 돌발적인 상황으로 인해 인생 자체가 복구 되지 않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 악마의 속삭임일까, 평상시에는 가정적이고 인상 좋은 그 사람이 갑작스럽게 돌변해 버린 이유는 참 가슴 아픈일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마지막 이야기도 약간 생뚱맞다. 저자의 상상력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어떨때는 이세상의 모든 소음이 잠시일지라도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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