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흘러가는 시간들
사카모토 카즈야 감독, 아사누마 신타로 외 목소리 / 알스컴퍼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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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냄새에 빠진 듯한 몸의 그녀와 그녀의 가늘고 차가운 손가락과 하늘에서 검은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와 그녀의 마음과 나의 기분과 우리들의 방. 눈은 모든 소리를 삼켜 버린다.

 누군가의 시선.

 헤에 작품인 줄 알았더니 부동산 광고. 그리고 왠지 고양이를 광고하고 있다?!

 게다가 왠지 언어의 정원에서 나오는 배경과 똑같은 거 같은데 저거.

 

 

크로스 로드.

 누군가의 시선과는 달리 확실히 학습지를 광고한다는 느낌이 난다.

 내용도 전자는 6분이었는데 이쪽은 2분 정도로 간격이 짧아졌고. 단지 좀 더 내용을 붙여줬으면 싶다(...)

 

 

 고양이의 집회.

 역시 강아지나 고양이나 밥만 주면 어떤 대접을 받던간에 땡인 듯하다;;;

 나도 산책하다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 발을 밟는다거나 실수로 콧등을 친다거나 하는데 빔을 날리기 전에 간식을 줘야 할듯?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인간의 시점에서 고양이는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게 새롭다.

 고양이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무성영화같은 진행을 하고 있다.

 자신을 줏어준 어른스러운 여성을 사랑하는 고양이 이야기.

 하지만 끝에 눈이 모든 소리를 삼켜버린다니... 이 녀석 병으로 죽는 걸까.


 P.S 솔직히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에 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의 시선 정말 많이 딸리는 느낌이다.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하는데 고양이 미상의 이미지가 너무 흐릿하다. 초심을 잃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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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sycho-Pass 2: Season 2 (싸이코 패스) (한글무자막)(Blu-ray)
Alpha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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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집행하세요. 츠네모리 감시관."

"어쩌면 그 심판자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

"그만해. 난 네가 아냐. 이 사람 저 사람 구분 없이 남의 소원을 들어주진 않아. 하다못해 피를 흘리지 않는 길을 택했다면!" 

"그런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아."

 ........ 다른 거 다 필요없고 쟤 때문에 쓸모없는 정의감이 불타올라서 화면 끄려다가 그냥 봤던 거 계속 봤다. 리뷰 길게 쓰기도 귀찮고 편집하기도 피곤하고 킬링타임도 아니고(차라리 뉴욕경찰드라마 블루 블러드를 보는 게 나았어...) 시간낭비했다는 데 지쳐서 그냥 노트에 썼던 거 그대로 공개한다.

 

 

쇼코 네가 너무 보고 싶다... ㅠㅠㅠ

  1. 1기에서 쇼코가 걸리버 여행기의 뇌수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럼 쇼코는 시빌라의 진정한 모습을 한 번 보고 그쪽까지 추론이 나아간 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코를 살리자고 결론을 낸 걸 보면 옛날 쇼코의 동료였던 녀석이 무지하게 노력하는 모양이네. 궁금한데 그 노친네들이 모인 원로원에선 토의도 하나? 쇼코 살리자고 로비도 하고? 

 

2. 저 세계의 권력자들 중 과연 멀쩡히 살아있는 인간이 있을까 의심되는 시점. 법의 중심도 시체 범죄자의 중심도 시체. 다 시체네. 차라리 쇼코가 그리워진다. 그 녀석도 시체인 채로 어디서 돌아다니고 있는 거 아님? 극장판 예고편 보면 그럴 가능성 충분한데. 묵비권 쓰는 국회의원 아저씨도 그렇고 극단적인 정치풍자 잼. 

 

 

 

 3. 그런 의미에서 아카네를 집요하게 캐냈던 신입 감시관은 상당히 재밌었다. 아카네보단 그쪽이 더 형사체질이었지. 하지만 인간관계건 정치 대 시민 관계건 말 잘 듣는 평범한 사람은 재.미.없.어. 진물을 너무 빨리 뺐달까. 다 알면 내일은 당신도 공범♥ 

 

4. 이미 거의 다 사용해서 진물이 빠진 아카네를 처리하지 않는 이유는 사이코패스 색상이 너무나 클리어해서 처리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그녀를 단죄하면 시빌라를 벌하는 것이기 때문. 따라서 자신의 정체를 폭로할 때 그녀를 사용할 거란 건 중요한 계획은 아니다. 이건 늦게나마 시빌라에 발을 빼려는 아카네와 그녀를 혼탁하게 만들어 숙청하려는 시빌라의 파워게임이다. 따라서 11화만에 단숨에 결말이 날리 없다. 의자게임은 의자가 하나 부족하게 세팅해야 하는데,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등장했으니까.

 시빌라가 폭로하는가, 투명인간이 폭로하는가.

 눈치를 빨리 채고 타이밍에 맞게 자리에 앉는 인간이 승리. 일어서 있는 인간은 목이 잘린다. 근데 그 의자를 정하는 건 츠네모리 아카네였다. 근데 아카네가 꽤 단호한 구석이 있다. 신야랑 쇼코랑 범죄자(이름 기억 안남 1)는 피흘려서 안 되고. 흑발머리(이름 기억 안남 2)는 애초에 사람이 비열해서 안 되고.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있는 시빌라랑 썸을 타지만 시빌라는 쇼코만큼 아카네가 맘에 들지는 않고 아카네는 시빌라에 대한 생리적 혐오감을 도저히 어쩔 수 없어서 거절. 다중인격자랑 사귀는 거 참 힘들지 암. 그 기분 내가 안다. 의지하는 건 과거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 코가미 신야의 잔향뿐인 듯. 좀 불쌍하네. 상황으로 봐선 마치 신야에게 차인 것 같아. 

 

각기 다른 이유로 나쁜 남자들 한 컷.

 5. 그나저나 사람들은 이 사건이 풀리길 바랬나? 밀입국자들이 처참하게 불태워져서 죽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살아돌아오지 않나? 하지만 투명인간은 어떻게든 살아있다. 자신의 색깔을 표명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기업과 정부의 관심도 없으면 회생되지 않는 사회다. 애초에 결말이 날리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떡밥 회수하는 거 봤나? 두시간 짜리던 다섯시간 짜리던 간에 극장판 하나로 저거 전부 회수할 수 있으면 사이코패스는 희대의 역작이 되겠지. 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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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sycho-Pass: Part One (사이코 패스 파트 1) (한글무자막)(Blu-ray)
Funimation Prod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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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두 남녀가 사이코패스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에서 혁명을 일으키는 건 이 녀석들이 아니다. '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에서 이 둘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 장면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요 핵심일 듯하다. 단순히 경찰서에서 러브러브하는 애니메이션인 줄 알고 봤다가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진지해지는 데다, 결말을 보면 어쩐지 커플 브레이킹 같아서 살짝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사건이 진행되는 속도가 너무 긴박해질 뿐더러 특히 10~11화 땐 마치 폭풍 몰아치듯 상황에 휩쓸리기 때문에 애니에서는 시스템이 그들을 갈라놓은 것처럼 뒷설명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갈등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아마 2기에서 이걸 제대로 다루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글쎄. 저런 경우엔 어떻게 해결이 안 된다고 보는데(...)

 
 어쨌던 난 사이코패스에 나오는 모든 인물 중에서 츠네모리 아카네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그녀의 신념에도 공감한다.

 

 2. 일단 사이코패스에서 최고의 악당으로 등장하는 게 이 마키시마 쇼코이다. 냉철하다기보단 충동적인 감정에 잘 따르는 편이라서 실상은 벌써 죽었어야 마땅한 사람이지만, 이 애니의 특정한 상황 때문에 아무리 범죄를 저질러도 살아남는다. 


 - 경찰이 심판의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스포일러이니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 경찰이 지급받는 총은 사람의 정신상태를 측정하여 그에 맞는 벌칙을 부과한다. 그런데 마키시마 쇼코는 유달리 정신상태가 말끔하다. 자신이 하는 일이 비록 살인일지라도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명백하고, 신념이 있으니 곧은 정신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다.


 범죄계수를 재도 그만 안 재도 그만인 그는 사이코패스 애니 내부의 검은양이다. 차라리 머리가 비었다면 그냥 자신이 살고싶은 대로 살았을 것이다. 츠네모리 아카네처럼 경찰관이 되었던가 아님 골목의 우두머리가 되었던가. 하지만 그는 희대의 정치범이 되는 길을 택했다.


 - 종이책을 매우 좋아하는 그의 머릿속에는 지식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르기에 그는 시빌라 시스템의 맹점을 알아차렸어도 세상에 폭로할 방법을 궁리하지 않는다. 단지 다른 살인범들처럼 '평범'하게 많은 사람들을 죽일 방법을 궁리했을 뿐이다. 포기가 너무 빨랐다.

 - 매사에 부정적이다. 성서를 보면서 그는 '가라지'에 대해 언급하는데, 가라지는 독보리를 가리킨다. 예수는 겉보기로는 너무나 비슷한 밀알과 가라지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대로 냅두고 있으면 둘 다 자라서 열매를 맺는데 밀알은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 떨어지고, 가라지는 열매가 나도 그대로 붙어있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무엇을 가라지라 생각하는지는 애니메이션에선 확실히 언급하지 않지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시빌라가 뭔지도 모른채 그것을 숭배하기 바쁜 사람들, 그리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

 -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다. 사냥을 좋아하는 어떤 인물이 나왔었는데(이것도 스포일러라 이름은 생략하겠다.), 마키시마 쇼코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그가 했던 말이다. 그리고 마키시마 쇼코에 대한 그의 판단은 상당히 정확했다. 가장 잔혹했지만, 역시나 엘리트 층에 속해서 그런지 사람을 보는 눈은 상당히 정확했던 것 같다. 최구성이 그를 많이 도와주는데도 불구하고, 마키시마 쇼코는 그를 파트너로 본다기보단 수하로 다룬다. 그가 죽었어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는 듯. 아마 최구성을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더라면, 10~11화의 설정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포함하여, 꼭 이런 혁명가들은 후계자를 남기는 데에 실패한다.

 - 극단적이다. 일단 여기서 그의 혁명은 실패했다고 본다. 그는 확실히 여태의 살인범들하고는 다르다. 물론 이 사람은 최구성보다도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리더의 자질이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간들의 인간성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인간성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어느 순간에선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의 혁명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고독에 대한 그의 고찰에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고독'이 자리잡고 있다고 일반화한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괴로움을 풀 생각을 못한 채 그대로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무의식 중에 그 괴로움과 고통을 타인에게 전달시킬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빡세게 일해본 과거가 있는 사람 A가, 고객으로서 레스토랑에 가게 될 때 거기서 근무 중인 웨이터 B에게 생짜를 부리는 식이다. 물론 A와 B는 일면식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걸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 게 A이다.

 

3. 이런 마키시마 쇼코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준 사람이 바로 코가미 신야이다. 그는 마키시마 쇼코에 의해서 동료를 잃었고, 그에 복수할 방법을 찾게 된다. 하지만 마키시마 쇼코를 직접 보고 나서는 복수의 목적이 흐릿해져버리고 말았다. '동료를 죽인 놈'이 아니라 '사악한 놈'으로 인식이 된 것이다. 그러나 시빌라 시스템으로는 그를 처벌할 수가 없다. 가뜩이나 시빌라 시스템에 회의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악당을 처벌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신념에 의해 구식 총을 든다. 물론 시빌라 시스템이 맹점을 지닌 건 사실이니 그의 방식 자체가 나쁘다고 하진 못한다.


 그러나 카가리는 마키시마 쇼코의 패거리들에게 시빌라 시스템에 맞서서 악의 신이 될 작정이냐고 반박했다. 이 경우는 코가미 신야에게도 적용된다. 사회와 시스템에는 분명 차별과 맹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을 더럽혀가면서까지 그것을 바로잡으려 하는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썼다. 하지만 이전에 자기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신념은 결국 지키지 못했다. 더불어 마키시마 쇼코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려서, 목적을 잃은 이후인 2기엔 또 무슨 목적을 찾을지도 상상이 안 된다. 아무래도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그는 다시 상당 기간을 방황해야만 할 것이다.


 - 신적 존재 외의 누구도 밀알과 가라지를 가릴 순 없다. 날 때렸다고 하여 남을 때리면 나도 폭력꾼이요, 내게 소중한 사람을 죽였다고 하여 남을 죽이면 나도 살인자다. 내가 사형을 반대하고 전쟁에 회의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 무의식으로 빠져든 건 좋다. 하지만 적당한 때 빠져나오지 못했다.

 - 증오이던 사랑이던간에 인간 자체가 삶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인간이 가지고 있는 혁명을 보아야 한다. 애플의 정신과 혁명은 좋지만, 그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다. 혁명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고독은 일시적으로라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고독을 즐긴다니 그 얼마나 독한 사람인가. 인간이라기보단 야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늑대는 무리지어 산다. 애니에선 그를 늑대로 비유하지만 그 비유는 정말 잘못되었다. 고독에 집착하게 되면 그 심연 속으로 빠진다. 그럼 결말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다.

 

4. 이 애니에서 제일 현명한 사람이 바로 이 츠네모리 아카네이다. 그녀는 정신감정도 상당히 좋은 상태이고, 종이책을 잘 접해보진 않았지만 상당히 머리가 총명하여 테스트에서도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그녀가 정해진 '지식'만을 섭취했더라도, 통찰력이나 관찰력으로 그 이상의 지식을 섭렵했음을 잘 보여준다. 시스템을 잘 따르고 그 내부에서 잘해나가는 그녀에게는 선택권이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중에서도 집행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그녀는 결코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밀고 나간다. 이는 그녀가 상당히 자존심이 높으며, 주도권을 잘 잡을 줄 아는 건강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암시한다. 코가미 신야를 상당히 좋아하고 신야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다 눈치챌 정도로 그에게 호감을 쏟지만, 신야의 자기 학대()에 결코 휘말려들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서 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고독을 '외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괴로움을 타인에게 갚지 않으려 할 뿐더러,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더욱 냉정하게 상황을 관찰한다. 방황하고 갈등하되 결코 법과 도를 넘지 않는다. 시스템에 조종당하지 않는 인간이 있을 거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증거는 그 자신이다. 자신의 신념이 죽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기에 타인의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그녀는 행동과 말이 일치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신야는 그녀의 놀라운 변화를 보면서 이야기한다. "좀 더 귀여워지면 좋을텐데." 아카네는 그에 대해서 침묵한다.

 아카네가 자신을 그렇게 보이게 하면서까지 몰아붙이는 이유는 그녀가 시빌라 시스템에 대해서 모든 걸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시빌라 시스템이 워낙 거대하고, 전 일본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츠네모리 아카네가 그것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이 없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코가미 신야를 죽게 하지 않기 위해(혹은 그의 손이 더럽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총을 논리설 패럴라이즈로 고정시킨 건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다. 좋게 보면 아카네가 시빌라 시스템과 타협을 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조작이다. 분명 이전에 시빌라 시스템은 마키시마 쇼코를 살리고 코가미 신야를 죽이기 위해 한 번 범죄계수를 조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아카네는 시빌라 시스템의 조작을 묵인했다. 항상 말하지만, 실수는 한 번 묵인하면 신나서 두번 세번 반복하게 된다. 애니메이션은 명백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카네의 선택은 과연 이성적인 타협인가, 아니면 감정적인 외면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녀마저도 마키시마 쇼코의 혁명에 말려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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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보정판 (2disc) - DTS-ES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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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들은 다 착하고 어리석어.

1. 크으 초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색기를 방출하는 우리 초등학생은 최고야! 주인공 센 또는 치히로. 머리 묶는 포즈마저도 아름다워서 잠시 푹 빠져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요괴들이 짜서 준 그 반짝이는 보라색 머리끈마저 아름다워 보였다. 만약 머리칼을 좀 더 길게 자라게 해서 묶었더라면 구해서 샀을만한 물건이랄까. 일단 단발머리이고 머리칼 묶는 건 정말 싫어하지만. 아무튼 그림체가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체라서 그렇지 모두들 금방 이 소녀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하는 곳이 극한직업 중 하나인 찜질방 아니 온천이라서 소녀의 가냘픈 손목과 발목이 더욱더 강조된달까. (일부러 클로즈업하는 거 같기도 하다.) 맨 처음 요괴의 소굴로 올 때 충격을 받아서 어깨를 떨며 훌쩍거리는 장면은 또 어떻고. 보일러실에서 어떻게든 일해보겠다고 석탄 하나를 들고 낑낑대는 장면에서는 그 영화를 보는 누구나 보호본능이 샘솟을 것이다. 아무튼 여기선 남자 주인공 하쿠는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고(...) 센 또는 치히로 하나로 이 영화를 봤다고 보면 된다. 

 

 

2. 솔직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센 또는 치히로만한 나이에 저런 일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엄마 심부름이라면 모를까.) 아마 영화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등학생 또는 20대 때 아르바이트하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센 또는 치히로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여성 캐릭터 중 상당히 평범한(?) 여자아이이기 때문이다. 보통 지브리 스튜디오의 주제는 굉장히 교훈 위주였고, 무엇보다도 환경을 소중히하자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그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페미니즘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려 노력했다. 그러나 여성을 무조건 강하게 만든다고 해서 다 페미니즘으로 연관되는 건 아니다. 계속 강한 여성 캐릭터가 반복해서 나오면 작품 세계 자체가 좀 식상해지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그런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는 평범한 초등학생 치히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는지도 모른다.

 

 

3. 인간 세상엔 마치 주식처럼 상향 그래프도 있고 하향 그래프도 있다. 어머니 아버지는 졸지에 무직 백수 돼지가 되어버리고 (원래 남의 걸 도둑질하면 손모가지 잘릴 수 있습니다.) 집으로 갈 길도 막힌 채, 아직 인사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치히로는 요괴들에게 면박받으며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말 그대로 개고생이다.


 여기서 키포인트 하나. 혹시 인사성 밝지 못한 여직원 동료가 있다면 1초라도 시간내서 커피 하나라도 뽑아주세요. 사회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거나 내성적인 성격이라 부끄러워서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상사 하쿠는 분명 친절하게 취직하라고 권유해서 취직했더니 '날 이제부터 하쿠 님이라 불러라'라고 하면서 개무시한다. 그러면서 여자 기숙사 쳐들어가서 몰래 '다리 밑으로 나오라'라고 추근대는 건 뭔데. 돈과 지 애밖에 모르는 회장 할머님은 굳은 일만 잔뜩 시킨다. 몸이 작아서 그녀가 시킨 욕조청소를 하려면 그야말로 온 몸을 사용하여 욕조의 땟국물을 벗기는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다소 코믹하게 묘사하지만 아마 기본적으로 온 몸에 멍이 들지 않았을까. 게다가 가오나시라는 호갱놈은 온천에 침입해서 자신의 것도 아닌 다른 손님이 떨군 금덩이들을 훔쳐서 '내 수청을 들라'고 유혹한다. 후...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이 놈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니 기분이 참... 더러웠다.


 어차피 결말은 유명하니 여기서 따로 거론하진 않겠다.

 

 4. 생각지 않게 더빙판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하쿠는 개인적으로 일하는 데서 굉장히 많이 듣는 목소리라서 도저히 하쿠라고 생각될 수 없었지만 (연기력을 발휘할 기회도 별로 없긴 했다.), 센 또는 치히로는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최덕희 성우라고. 헤... 성우진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나마저도 그 호화판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눈은 물론 귀도 호강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영상미라던가 내용 면에서는 라퓨타보다 덜하단 느낌이 있었지만 (일단 하쿠랑 치히로 이어달라고 ㅠㅠ) 영화관에서 한 번 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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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UBW] 2016年 カレンダ- 壁掛け A2 (オフィス用品)
ハゴロモ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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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안고 익사해라.

 1. Lisa의 This Illution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1기를 끝낸 시점도 매우 적절했다. 이 장면을 목적으로 프롤로그와 엔딩을 각각 1시간 간격으로 늘린 것이라면 상당히 잘한 것이라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슬슬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되서 초조했지만 꾹 참고 끝까지 본 나도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솔직히 11화에서 그만 끝내고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이라던가 잡다한 일기라던가 다른 걸 쓰고 싶었다-_-;;; 랄까 린하고의 대화는 언제 끝나고 아처와의 대화는 언제 끝나는 거냐.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다(...)

 

 

 

 2. 그리고 린을 왜 이따구로 그렸냐는 내용의 항의가 많은데, 어차피 액션씬을 제대로 넣으려면 인물의 얼굴은 보통 갈아질 수밖에 없다. 전투씬 영상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길. 토오사카 린의 팬으로서는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타입문 그림체는 동글동글하고 귀엽다. 토오사카도 그럭저럭 귀엽게 나온다. 하지만 토오사카 린의 까칠한 지적 이미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 이 그림체를 택했다고 난 생각한다. 이 애니를 만든 유포터블 제작진이 이전에 만든 페이트 제로를 보면 린의 어릴적 모습은 동글동글하고 귀엽거든. 


 내가 그렇게 판단한 건 두번째 사진에서였다. 절대 나이스한 몸매를 보고 그런 말 한 게 아닐 거다. 그렇겠지?

 교복이 좋아서도 아닐거야... 하하.

 

 3. 딱 하나 우려되는 게 있다면 이 애니에서는 세이버의 비중이 상당히 없다. 괜히 호구 세이밥 별명이 붙은 건 아니지만;;; 왜 밥을 먹고 있을 때만 눈에 별이 보이는 거지. 싸울 때보다 오히려 먹방을 찍을 때가 더 돋보여. 왠지 2기에서도 상당히 오래 잡혀있느라 시로와 마주칠 확률은 적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슬슬 닥쳐오기 시작한다. (제작진이 말하길 시로 1인칭 시점으로 애니메이션을 진행시킬거라 했었다. 근데 왜 토오사카 린이 더 비중있는 거지?) 아무튼 이것까지는 거론하지 않으려 했는데... 스토리를 급하게 진행시켜 이전 극장판 UBW같은 처참한 일은 벌이지 않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 UBW는 세이버의 비중이 밸런스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4. 아처에 대해서 한 마디 하겠다. 전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만화 리뷰를 썼을 땐 아처에 대해서 내가 좀 심하게 썼는지도 모른다. 내가 운영하는 그 어떤 블로그에도 아처 프로필은 없다. 하지만 그건 사실상 의견차일 뿐. 아무래도 상관없다. 사실 이 녀석에게는 애증이 있는데, 말투가 매몰차서 마음에 안 들지만 하는 행동은 착실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차를 서빙해준다고?

 아처가?

 메이드 아처? 

 보살펴주는 아처?

 지옥에 떨어지라고 친절하게 저주하고 잔소리해주는 아처? (네 이제 슬슬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워할 때 한쪽 눈을 감는 아처 키타!!!!!!!!!!!!!!!!!!!!!!!!!!!!!!!!!!!!!!!!!!!!!!!!!!!!!!!!!!!!!!!!!!!!!!!!!!!!!!!!!!!!!!!!!!!!!!!!!!!!!!!!!!!!!!!!!!!!!!!!!!!!

윙크하는 남자 다이스키.

리뷰를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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