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보기 시작했다. 1부는 긴가 민가했는데 2부는 '어라?'했고 이후는 좀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총 32부작이여서 전개가 빠른지라 마치 영상의 skip 버튼을 누른 듯하여서 내용상의 풍성함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다. 그러고 보면 미디어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예전의 사극 200부작 같은 것은 기대할 수가 없겠지. 

의외로 거란 황제인 야율융서나 소배압 장군을 영상으로 보니 앞으로 나올 분량에서 당시의 거란 내부 사정을 조금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졌다.




이미 4부까지 방영이 되었으나 나는 아직 3부까지만 본 관계로 본 내용을 바탕으로 고려와 거란 사이의 전쟁이 일어나는 배경을 기록을 통해서 찾아보기로 했다. 


1, 2부에서는 목종과 천추태후의 갈등, 목종과 김치양(이때는 ‘우복야’ 관직에 올라 있었다)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극 배경은 목종 12년 상황이므로 그가 내려올 날이 머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목종의 재위 기간은 총 13년이다).


1부에는 목종이 유행간과 유충정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천추태후의 섭정을 떠나 이미 친정을 하고 있었음에도 중요한 결정은 대신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미루는 등 정사와는 거리를 둔 모습을 보인다. 


국경 지대에는 계속 긴장이 감돌았지만 궁중에서는 나태와 방탕과 음모가 판을 쳤다. 목종은 성종의 아우로 왕위에 올랐으나 성격이 매우 나약했다. 그는 태후 황보씨(경종의 후비)와 신하들에게 끌려다니면서 스스로는 아무 일도 처리하지 못했다. 그런 탓인지 근시(近侍)를 총애하여 터무니없이 요직을 주기도 하고 이들을 침실로 끌어들여 남색을 즐기기도 하였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5권 P169 >


김치양은 중의 신분으로 궁중에 출입하며 과부 황보씨를 범하여서 귀양을 갔다 목종의 즉위 후 천추태후의 명으로 궁중에 복귀하였고 ‘우복야’라는 고위 관직에 오른다. 그는 뇌물 등 각종 수단을 통해 재물을 불려 집이 300여 칸이나 되었고 집안에 누각과 연못, 정자, 동산을 지어 화려하기가 궁궐과 같았다. 3부에서 김치양과 목종의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 나오는데 나는 배경에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세트장이여서 단지 좁은 범위를 보여줄 뿐이었지만 300 칸이 넘는 집은 대체 얼마나 넓고 번쩍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었다. 


1009년(목종 12년) 목종과 천추태후의 갈등은 극에 달해 있었다. 특히 태후가 김치양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태자를 세우려 하며 문제가 커진다. 드라마 상에서 태조의 핏줄인 대량원군(훗날 현종)을 둘러싸고 태후는 죽이려 하고 목종은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열두 살짜리 대량원군의 머리를 강제로 깎게 하고 출가를 시켰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어 태후는 사람을 보내 절에서 외롭게 사는 대량원군을 죽이려고 하였다. 이 사실을 눈치챈 그 절의 중이 밀실을 만들어 끝까지 대량원군을 보호했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5권 P171 >


이에 대한 기록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서는 관련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긴 김치양에 대한 기록도 거의 없는 마당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고려사는 조선 시대에 편찬된 역사서이므로 조선 건립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을테니 감안하고 봐야할 것이다. 

다행히 다른 책에서 관련 내용이 있었는데 밀실 내용을 드라마에서도 보여줘서 깜짝 놀랐다. 


2부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장면이 있었는데 관련 기록이 고려사에 있었다. 목종은 스스로 자초한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정치력이나 인품 등에서 왜곡되거나 과장, 축소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임신 왕이 상정전(詳政殿)에 임어(臨御)하여 관등(觀燈)을 하고 있는데, 대부(大府)의 기름 창고에 불이 나고 번져서 천추전(千秋殿)을 태웠다. 왕이 궁궐 건물과 창고가 잿더미가 된 것을 보고 비탄해 하다가 병이 나서 정무(政務)를 보지 않았다. < 고려사 1009년 1월 16일(음) 임신(壬申) , 1009년 2월 13일(양) >


극에서는 목종이 백성들을 모으고 관등회를 열었다가 화재가 나 도망가는 상황에서 “도망치거라!”를 외치고 백성을 일으켜 세우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불은 김치양의 주도 하에, 태후의 묵인 하에 이루어지는데 기록으로는 보다시피 지극히 건조하게 되어 있다. '비탄해 하다'라는 표현만으로는 일어난 상황만 안타까웠던 것인지 정황을 알기 쉽지 않다. 다행히 다른 책에서 발견했다. 


이즈음 태후가 거처하는 천추궁에 불이 났다. 불길은 사정 없이 다른 건물과 창고에까지 옮겨 붙었다. 심약한 임금은 불에 놀라고 슬퍼한 끝에 병이 나 드러눕고 말았다. 불길이 잡히자 조정에서는 궁문을 닫고 승려들을 불러들여 구명도량(救命道揚)을 설치하여 불에 타죽은 사람의 시체를 거두고 부상자를 가려내 구호하도록 했다. 이 화재로 궁중은 불안에 떨었고 인심은 더욱 흉흉하였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5권 P171 >


극 화면상으로는 왕이 백성을 직접 구제한 것 같지는 않으나 어쨌든 후속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천추태후는 김치양과 합작하여 자신의 아이를 태자로 세우려 했다가 일이 지나치게 커졌다. 과연 천추태후가 김치양과 이 일로 결별했을까. 김치양은 자신의 아이를 위해(본인의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에) 태후를 압박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실망하는데 글쎄… 이는 극화를 시키기 위함이 아니였을까. 다만 둘 사이에는 둘이 있었기에 함부로 움직이기 어려웠다는 것이 더 맞아 보인다. 


목종은 김치양을 제압하기 위해 서경 도순검사인 강조에게 사람을 보냈다. (그러나) 강조는 저간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고 5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개경으로 와 곧바로 대궐로 쳐들어갔다.  강조는 임금을 능멸하며 법왕사에 유폐시켰다. 임금은 뜻하지 않은 사태에 놀라 통곡하였다. 강조는 대량원군을 맞이하여 새 임금 자리에 앉혔다. 이어 김치양과 일당을 잡아 죽이고 나머지 세력은 귀양을 보냈다. 

그는 임금과 태후 황보씨를 충주로 쫓아냈다. 강조는 충주로 가고 있는 목종에게 독약을 보냈는데, 목종은 독약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독약을 들고 갔던 자들이 임금을 죽이고 나서 자결하였다고 떠들어댔다. 임금의 시체는 문짝으로 짠 관에 넣어져 관소(館所) 주변에 매장되었다. 태후 황보씨는 이 틈을 타서 황주로 도망쳤다. 

목종은 이렇게 어이없이 죽고, 대량원군이 왕위에 올랐다. 1009년 1월에 벌어진 일이었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5권 P172 >


임금에게 충성하던 강조가 왜 정변을 일으켜 목종을 시해하고 현종을 옹립했는지 오리무중인 측면이 많았는데 화면으로 일률적으로 보니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강조는 이미 목종이 시해당했음을 알고 김치양을 처단하기 위해 일어섰으나 결국은 현 조정이 더는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목종 옆에 유충정과 유행간이 있고 목종이 지금과 같은 정치를 계속한다면 더는 고려에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강조의 변 이전 거란의 사정을 보자. 


왕건이 북쪽 지대에서 축성 공사를 한창 벌일 때인 922년에 거란의 야율아보기가 낙타와 말과 털방석을 예물로 보내며 우호를 보였다. 이것이 거란과 고려의 첫 외교관계였다. 야율아보기는 한편으로는 중원을 도모하기 위해 후방에 있는 고려에 우호를 보인 것이다.
고려는 후백제와 싸움을 하던 중이라 거란과 굳이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었다. 고려는 중국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처지가 아니었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5권 P54 >


고려와 거란의 첫 만남은 다음과 같았다. 이 때만 해도 고려는 거란이 위협이 될 만한 존재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왕건은 여전히 후백제와 지난한 싸움을 하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여력이 없었고 거란도 분열되어 있던 중원 땅을 바라보고 있어 고려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중원 땅은 후진이 들어선 상태였다. 


거란은 후진의 황제가 새로 즉위하자 사신을 보냈으나 고려는 거란이 사신을 파견하자 무도한 자들과는 거래할 수 없다 하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회동 5년(942) 6월 초하루 계축일에 후진 제왕 석중귀가 사신을 보내 조공하였다. 정사일에 도도고(徒覩古)와 소살(素撒)에서 조공하였다. 을축일에 후진 황제 석경당이 붕서하고 아들 석중귀가 제위에 올랐다. 무진일에 후진에서 사신을 보내 대행황제의 상을 알리자 7일 동안 조회를 폐하였다. 경오일에 후진에 사신을 보내 조문하고 치제하게 하였다. < 요사 권4 태종 야율덕광 >


〈임인〉 25년(942) 겨울 10월 거란(契丹)에서 사신을 파견하여 낙타 50필을 보냈다. 왕은 거란이 일찍이 발해(渤海)와 지속적으로 화목하다가 갑자기 의심을 일으켜 맹약을 어기고 멸망시켰으니, 이는 매우 무도(無道)하여 친선관계를 맺을 이웃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드디어 교빙(交聘)을 끊고 사신 30인을 섬으로 유배 보냈으며, 낙타는 만부교(萬夫橋) 아래에 매어두니 모두 굶어죽었다. < 고려사 태조 25년 10월 미상(음) >


최광윤은 중국으로 유학길을 떠났다가 거란 정탐꾼에게 붙잡혀 관가로 끌려가고 만다(아버지 최언위는 고려 초기 조정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준 인물로 당나라에 유학하여 큰 명망을 떨친 인물이었다). 다행히 재주를 엿본 거란인들이 그를 죽이지 않았고 조정에서 벼슬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최광윤은 거란이 앞으로 고려를 침략할 것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여진인을 통해 고려 조정에 이 사실을 알렸다. 고려 조정은 947년 특수군단인 광군사를 설치하였다. 


그동안 요는 후진을 무너트렸으나 한족은 후진에 이어 후주를 세워 요에 대항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조광윤이 반란을 일으켜 960년 송나라가 세워졌고 그는 탁월한 수완으로 중국 중남부를 모두 섭렵하고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요를 정복하기를 기도했다. 송의 요 정복은 뒤이은 태종 대에 실현이 되었으나 요가 송을 철저히 무너트리면서 작전은 실패했다. 고려는 송과 연대하여 요의 침략을 막고자 했고, 송은 고려의 후원을 받아 요를 제압하고자 하면서 둘의 이해 관계는 맞아 떨어졌다.  


통화 22년(1004) 9월 기축일에 남쪽[송]을 정벌하는 일을 고려에 알렸다.

윤 9월 기미일에 남쪽[송]으로 정벌을 나갔다. 

겨울 11월 갑자일에 동경유수 소배압이 송나라 위부의 관리를 사로잡아 바쳤다. 정묘일에 남원대왕 야율선보가 아뢰기를 '송나라에서 사람을 보내 왕계충의 활과 화살을 건네면서 은밀히 화친을 처앟였다.'고 하였다. 왕계충에게 조서를 내려 '사신을 만나 화친토록 하라.'고 하였다. 

12월 무자일에 송나라에서 이계창을 보내 화친을 요청하면서, 태후를 숙모라 하고 해마다 은 10만 냥과 20만 필을 보내겠다고 하였다. 이에 화친을 허락하고, 곧바로 합문사 정진을 보내 국서를 가지고 보빙하게 하였다. 이 달에 회군하였다. < 요사 권14 성종 야율융서 >


거란은 고려와의 화약을 바탕으로 1004년 전투를 벌여 송을 굴복시킨다. 이 전투에 패함으로써 송은 거란과 이른바 '전연의 맹'을 맺게 되었다. 


10세기에 접어들면서 거란은 유목민의 방식을 더 이상 따르지 않았다. 11세기가 되면, 이들은 요새화된 성읍을 점령하여 국가의 영토를 확장했다. 982년 10월 14일, 11세의 야율융서(사후 성종으로 추존)가 요의 제6대 황제로 선출되었다. 그는 요 제국의 유능하고 균형감 있고 공정한 군주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성종의 장기간 치세 중에서 전반기는 성종의 모후 승천태후(953~10009)가 정부와 왕조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다. 승천태후는 심지어 송과의 전투에서 자신의 군대를 통솔하기도 했다. 요사는 성종의 통치에 대하여 이렇게 썼다. "성종은 가장 성공적인 요 황제로 간주될 것이며 (그러나 그 성공은) 거의 그 어머니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 하버드 중국사 송 P57~58 >


전에 읽었던 <고려거란전쟁>에서도 나왔으나 성종은 어린 나이에 즉위한데다 몸이 병약했기에 승천황태후가 그를 대신해 거란을 통치하여 970년대부터 1009년까지 사실상 거란을 지배한다. 송과의 전쟁에서 직접 지휘를 했다는 기록에서 장부의 모습이 엿보인다. 극은 안타깝게도 시작하자마자 1009년의 상황이라 승천태후가 죽음을 앞두고 있어 누워 있는 상태로 나왔다.


통화 11년(993) 고려 왕 왕치(고려 성종의 이름)가 박양유를 보내 표문을 올리고 죄를 청하니, 조서를 내려 ‘여진에게서 취한 압록강 동쪽 수 백리 땅을 하사하도록 하라.’ 하였다. 

통화 12년(994) 3월 정사일에 고려에서 사신을 보내 사로잡힌 포로와 가축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자, 조서를 내려 ‘속전을 바치고 데려가도록 하라.’고 하였다. 병인일에 사신을 보내 고려를 어루만지고 달랬다. <요사 권13 성종 야율융서 >


993년 요는 대대적으로 송을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후방의 고려를 먼저 복속하고자 대군을 모아 집결했다. 고려 조정은 군사 책임자로 서희를 임명하였고 거란의 상대는 소손녕이었다. 서희의 담판 외교로 고려는 압록강의 강동 6주를 개척하는 쾌거를 일군다. 고려는 거란과 강화를 맺었으나 회유책일 뿐이었고 방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강조의 변 이후 현종이 즉위하고 거란의 2차 침입이 있기 전의 상황까지를 정리해보았다. 앞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관련 내용을 읽고 기록을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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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1-27 0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역사 드라마가 아주 길었군요 32부도 긴 것 같은데, 이건 긴 게 아니었네요 오랜 시간에 걸친 전쟁이었다고 하는데, 그걸 다 보여주지는 못하겠지요 그때 사람은 그 시간이 아주 길었을 듯합니다 강감찬은 이름은 알았지만, 실제 이름이 나온 건 귀주대첩 때다 하던데... 그때 나이가 꽤 많더군요 강감찬은 기억해도 왕인 현종은 몰랐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11-27 21:16   좋아요 1 | URL
32부작은 역사 정극 치고는 너무 짧은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50부작을 넘기더니 이제는 그렇게도 하기 어려운 환경인가봅니다. 요즘은 TV로 본방사수를 안하고 동영상 등을 이용하니 시청률도 안 나오고 제작비 건지려면 쉽지 않겠죠.
맞아요. 그래서 강감찬 장군을 더 좋게 평가하는 이유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현종은 나름 고려에서 입지가 있는 왕인데 다만 전쟁을 겪었고 뛰어난 신하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묻히는 게 아닌가 싶네요-_-
 


있는 놈이 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모든 걸 돈으로만 판단하는 Mr.Yao 때문에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만 나오면 속에서 부글부글 김이 끓어오른다. 그리고 아들 Jason은 말해서 뭣하랴. 에피소드를 읽어갈수록 미국 내 인종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끼게 되는데 그 와중에 Mia에게 삶을 건강한 삶을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 CH13 ]

만취한 남자 손님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던 Mia는 Calivista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목록을 작성한다. 

1. 방탄 유리를 위아래로 설치하기

2. 보안 카메라 설치하기

3. 경찰서에 연락하는 비상 버튼을 설치하기


Mr.Yao가 모텔에 들렀을 때 Mia는 자신이 세운 계획을 말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며 단호하게 거부한다. 함께 따라온 Jason이 Mr.Yao와 아빠가 세탁기를 확인하러 가자 보안 카메라 설치가 나쁜 아이디어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왜 함께 있을 땐 말하지 않았느냐 Mia는 따지면서 그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Mr.Yao가 돌아오자 Mia는 마지막으로 그를 설득해보지만 그는 더 차갑고 냉혹만 말만 던진다.

"You know what's the diffence between a good employee and a bad employee? It's not whether they're hardworking or even whether they're smart. It's whether they know their place."

주제 파악하란 소리로 들리는 건 나뿐은 아니겠지.


 [ CH14 ]

 Mia는 비어있는 강당에 피아노 한 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안 좋았던 기분이 나아졌다. Mia가 중국에 있을 때 고모?이모?의 친구가 선생님이어서 일요일마다 공짜로 레슨을 시켜주셔서 피아노를 배웠다. 피아노를 오래 치지 않아서 기억이 안날 줄 알았는데 막상 치니 기억하고 있음에 놀랐고 덕분에 더 기분이 좋아졌다. 헌데 하필 그 때 Jason이 다가와 말한다.

”You learned to play like that in China? But my father said thhere’s nothing in China except piles of dirt and trash.” he said. “Your father’s a liar,” I said angrily. “He said that you guys like to sit around and spit on the floor.” “That’s absurd!” I exclaimed. “How’d you learn to play piano if you had no money?” Jason asked.


[ CH15 ]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Mia의 부모님... Mia는 결국 분하지만 받아들여야했다. 데스크 앞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고 가짜로 문구를 써서 놓았다. Billy Bob이 자신의 차에도 가짜 경고 시스템 스티커를 붙여놓았다고 보여주어 Mia는 웃을 수 있었다. 

갑자기 Ming 삼촌의 친구라며 찾아온 Li 삼촌은 자신이 Carlsbad에 있는 Ray's Burgers 집에서 일을 했는데 손님들에게는 두툼한 패티에 풍부한 재료가 든 햄버거를 주면서 직원들에게는 오직 흰 빵에 마요네즈에 고기도 양상추도 없는 것을 먹였다고 말했다. 


[ CH 16 ]

Mia는 학교에서 나온 햄버거를 데워 Li 삼촌에게 가져다준다(마음도 예쁘지). 아빠는 오래 전 실수로 만들어진 동전을 모으고 있었는데 희소성 때문에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아빠에게 가장 값진 선물은 Mia겠지. 아빠가 막상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간질거리기도 했지만 나는 그런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해서 Mia가 부러웠다. Mia는 물질적으로는 부족할 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따뜻한 부모님이 계셔서 마음이 충만하겠다 생각했다.


"Sometimes a mistake is actually an opportunity, but we just can't see it right then and there."


실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수를 하게 되면 자책감이 늘고 나는 왜 이리 엉망인가 잘하는 게 없나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실수란 걸 해보지 않으면(실패라고 생각해도 좋다.) 개선의 여지도 없는 것이 아닐까. 자만감에 빠질 수도 있고 말이다. 실수나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도 분명 많다.


[ CH 17 ]

지난번에 세탁기가 고장이 나더니 이번엔 TV 케이블이 고장나서 수리 기사를 불렀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수리 기사는 Lupe의 아빠였고 거기서 Mia는 Lupe를 만난다. Lupe는 학교에서 이야기했던 것과는 달리 집의 규모가 크지도 않았고 개 3마리와 사는 것도 아니고 트램펄린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 CH18 ]

Lupe는 Mr.Yao가 어떤 사람인지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모텔을 미국 전역에 몇 채나 소유할 정도로 부유한 사람이었는데 자신과 아빠에겐 막 대하는 못된 인간이라고 Mia에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에는 두 개의 롤러코스터가 있는데 하나는 좋은 롤러코스터로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곳에 취업해서 돈을 많이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경우, 반대는 나쁜 환경에서 태어나 좋지 않은 학교에 가고 나쁜 곳에 취업해서 돈을 못 벌어 못 먹고 못 사는 경우다. 


[ CH19 ]

알고 보니 Lupe는 3살 때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온 이민자였다. Mia와 Lupe는 비슷한 처지임을 알게 된 만큼 내적 친밀감이 상승했고 그동안의 벽을 허물고 급격히 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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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11-18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페와 미아가 서로 거짓말 했었다는게 슬프면서도 웃겼어요!
아이들에게 리트리버 키우는 집이 이상적으로 생각되었었나봐요.ㅋ
화가님 열심히 읽고 계시군요.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는게 습관이 되서 이젠 힘들지는 않네요. 계속 응원합니다.🙋‍♀️

건수하 2023-11-19 08:38   좋아요 2 | URL
미미님 매일 조금씩 읽는 습관을 갖고 계시군요. 저는 언제쯤…… (먼산) ^^;

미미 2023-11-19 11:55   좋아요 1 | URL
귀찮은 날은 한 페이지라도 읽자! 마음 먹었는데 그런 날은 아직 없었어요ㅋ
(아예 안 읽은 날이 있다는 거 안 비밀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19 16:41   좋아요 1 | URL
그쵸. 둘 다 어떤 마음인지 알겠어서 짠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ㅠㅠ 리트리버가 고급 품종인가요? 제가 개 품종은 잘 몰라서ㅠㅠ 아무튼 저도 매일 최소 한 챕터씩 읽고 있어요. 안 그러면 밀리고 다시 읽으려면 힘들어서ㅎㅎ 한 챕터는 분량이 그리 길지 않아서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미미님도 힘내시고요. 수하님도 힘내세요!ㅎㅎㅎ

건수하 2023-11-19 0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루페가 왠지 좀 거짓말 했을 것 같았는데… 예감이 맞아서 괜히 기쁘네요 :)

good/bad employy 부분 정말 ㅠㅠ

거리의화가 2023-11-19 16:42   좋아요 2 | URL
야오씨 나올 때마다 울화통이 터져요! 그런데 저런 인간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한숨이ㅎㅎ 그래도 미아가 당차고 씩씩해서 다행이에요^^
 

잠자냥 님 서재의 현암사 이벤트 글을 보고 나서 집에 있는 현암사 책들을 확인해봤더니 3권이 전부였다.

원래 한 권이 더 있었으나 이사올 때 팔아버려 지금은 3권이 다다. 


내가 가진 책들 중에는 돌베개, 글항아리, 역사비평사, 너머북스, 한길사의 책이 많았다. 창비 책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에 놀랐고...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과 잃시찾, 민음사 고전 시리즈들이 좀 있어서 자리를 제법 차지하고 있었다. 


<슬픔의 위안>은 지금 잠깐 읽으니 역시 내 취향은 아닌데 왜 샀지 떠올려보니 아마도 함께 읽는 책이어서 구매를 한 듯~ 그래도 남은 2권은 나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돈값은 한 책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달 페이퍼에서 언급했던 <이상과 모던뽀이들> 책 출판사가 현암사 일줄이야... 




<조선과 만나는 법>은 하필 78페이지의 쪽수가 설명문을 보여주느라 안보인다. 이덕무는 학자로서도 명망이 높았으나 다독가로서도 유명했던 분이었다. 78페이지에 이덕무가 나오니 왠지 기쁘달까^^ 게다가 이미지 속의 글도 근사하지 않은가. 



<슬픔의 위안>의 78페이지다.



트위터를 접어서 이벤트 참여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주는 일이 터져 계속 바빠서 매일 책도 몇 쪽 읽지 못하고 지냈다. 다행히 일은 마무리했지만 팀원이 얼마 뒤 퇴사를 하는 관계로 주중에는 서재를 들락날락할수 없을 것 같다. 

어제는 결혼기념일이어서 연차를 썼고 태안에 가서 칼국수랑 조개구이를 먹고 왔다. 하필 추운데 눈까지 오락가락하고 강풍주의보까지 발효되어 무슨 눈태풍을 보는 줄 알았다. 



이 비주얼 실화인가. 가격은 무려 4천원! 심지어 저 나박김치도 최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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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8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생각보다 정말 없네요?!
그런데 저 뒤의 책꽂이 정갈….
아니 4천원이라고요?!?!?!
기념일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3-11-18 19:38   좋아요 0 | URL
근데 예상은 했어요^^ 현암사는 약간 제가 사기엔 애매한 책들이 많아서ㅎㅎㅎ 일부러 정갈한 책꽃이를 골라 찍은 것이라고나할까. 방바닥에 놓인 책들이 한가득입니다ㅋㅋㅋ
저 칼국수 진짜 대박입니다. 알고 보니 주말에 가면 웨이팅 1시간이 기본이라네요-_- 점심시간 살짝 지나 갔는데도 10분 정도 기다렸답니다.

은오 2023-11-18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재 친구분들이 거의 다 의외로 현암사 책이 별로 없으시다고들....ㅋㅋㅋㅋㅋ
저와의 결혼기념일이 아니라 축하는 못드리겠지만..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오셨군요!! 😆

잠자냥 2023-11-18 12:20   좋아요 3 | URL
넌 그 많은 기념일 챙기기 힘들겠다…..

은오 2023-11-18 12:53   좋아요 3 | URL
....신청을 많이 했지 받아들여진 적은....
챙길 기념일 0개 가성비결혼신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18 19:38   좋아요 1 | URL
ㅋㅋㅋ 현암사 책보다는 돌베개 책들이 훨씬 많습니다! 원래 먹는 게 남는 거 아닙니까. 은오님 맞춤법 많이 올리셨던데 이제 공부하러 고고해야겠어요!ㅎㅎㅎ

페넬로페 2023-11-18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국수 비주얼!
와 끝내줍니다.
날씨가 추워져 조개구이랑 칼국수가 더 맛있어 보여요.
책이 눈에 안 들어오네요.
결혼 기념일, 축하드려요^^

거리의화가 2023-11-18 19:41   좋아요 1 | URL
비주얼만이 아니고 맛도 좋았습니다. 일단 조개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조개살 분리하여 먹는데도 시간 제법 걸리더군요ㅎㅎㅎ
사실 겨울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조개구이라서 얼마전부터 노래를 불렀더니 남편이 검색해놨나보더라구요^^; 헌데 강력한 칼국수 때문에 조개구이가 밀릴 줄이야ㅎㅎㅎ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3-11-18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ㅋㅋㅋㅋㅋㅋ 칼국수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버렸네요.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3-11-18 19:42   좋아요 0 | URL
칼국수 진짜 저 가격이 믿기지가 않았어요ㅠㅠ 맛도 좋고 양이 푸짐해서 더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3-11-18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4천원이 저정도라니 ㅋ
저도 갑자기 현암사 찾아보니 소세키 전집이랑 프루스트 말곤 없네요..

책보다는 역시 먹는게 좋죠^^

거리의화가 2023-11-18 19:43   좋아요 1 | URL
그쵸. 4천원으로 요즘 아메리카노 한 잔도 애매한 가격!ㅋㅋ 현암사 책은 타겟층이 좀 애매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역시 먹는 게 남는 것입니다^^

미미 2023-11-18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술이 없어 조금 아쉽지만 4천원이라니!! 놀랍습니다!
추운 날 완벽한 음식이군요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18 19:44   좋아요 1 | URL
술은 간절히 원했으나 차를 끌고 가서 혼자만 먹기 애매해서요. 오늘 많이 마셨습니다!ㅋㅋㅋ
역시 추울 때는 칼국수와 조개구이만한 게 없네요^^

책읽는나무 2023-11-19 0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현지 음식들이 싸긴 싸네요.
사천 원이라니.....다들 놀람!
그리곤 저 위의 화가 님의 책장 속 책들에 흠칫 더 놀랐겠죠.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19 16:34   좋아요 1 | URL
태안 현지 맛집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시장 안에 있어서 현지인들도 많았는데 대기줄이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알려진 맛집인가봅니다^^ 아무튼 저리 푸짐한 양에 가격이 착해서 놀랐네요.
ㅋㅋㅋ 책장 속 책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꽂이여서 자주 찾는 곳입니다.
 



오늘로 3장까지 읽었다. 특히 2장이 많이 아쉬워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기존에 해왔던 이야기를 답습하는데다가 책의 주제와도 크게 관련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마음을 먹고 3장을 읽었는데 다행스러웠고 읽기 잘했다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3장이 이 책의 가장 핵심이 담겨있는 듯하다.


내가 선사시대 여성들에 가졌던 생각은 여신의 이미지, 다산과 출산, 여성성과 아내의 표상, 풍요로움과 비옥함의 이미지였다. 특히 신석기 시대 이후는 말이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았는데 이는 역사 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자연스런 수용과정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 

'신석기시대 농경과 목축을 시작했고 기존의 이동생활에서 정착생활로의 전환이 이루어짐으로 인해 여성은 아이를 돌보고 가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틀이 내 머릿속에 잡혔다. 

대부분 우리들이 가진 선사시대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구석기 때는 동굴 생활을 하면서 무리 생활을 하고 거기서도 남성이 주로 사냥을 하고 여성은 채집을 한다 라는 식으로 정의되어 있고 신석기 때는 정착 생활을 하며 여성에게 가정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역할이 강조된다는 식으로 자리잡혀져 있을 것 같다. 거기에 우리 머릿속에 18, 19세기 이후 여성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덧붙여지면서 여성이 특정한 일을 담당한 것으로 규정되고 강화된 것이 아닐까. 여기에 페미니스트들이 선사시대 여성에 대한 편견과 가설에 대한 해석을 폄하하는 경향도 불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는 특히 보부아르의 생물학적 결정론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바는 이것이다. 구석기시대에 여성이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배제할만한 고고학적 증거는 전혀 없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진화에 공헌했다. 


"처음부터 원래 그랬다"라는 내용을 자주 읽지만, 신화는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새로운 버전이 나와 옛것을 덮어쓰고 대체하는 것이다. [P217]


새롭게 발굴되는 고고학 자료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끊임없는 새로운 연구가 발견되면서 기존의 가설이 뒤집히기 때문이다. 과학에 '반증가능성'이라는 용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기존에 가부장제의 창조를 잘 읽었는데 이 책은 거기에는 담겨 있지 않은 최근 고고학의 발견을 통해 재정의된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값진 점이 거기 있는 것 같다. 


재미를 보장하기는 어렵지만 역사,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3장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라 바트만의 이야기였다. 3장은 내용이 길기도 길어서 읽는데 시간이 제법 걸릴 수 있다. 나는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미지를 확인하며 읽느라 더 걸렸지만 그만큼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 


대다수 인류학자와 선사학자는 성별 노동 분업이 이미 구석기시대의 공동체에서도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성별 노동 분업을 인간 사회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사회적 노동 분업의 형태로 생각하는 연구자가 많지만, "사실 선사시대 노동의 대부분은 체력이 기본으로 되는 일은 거의 없고, 남녀 상관없이 기술적 능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P152]


성에 따른 노동의 분화는 신석기시대 초기의 예술에서 꽤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그림에서는 여성들이 채집만 담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뼈를 연구해보니 다른 활동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석기시대 중부 유럽의 여성의 팔은 현대의 여성 스포츠 선수보다 더 강했다.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에도 몸집이 다부지고 근육이 발달한 여성들이 확인되므로, 이들이 이 시기에 담당했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P19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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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11-17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랙 비너스라 불렸던 그 사라 바트만이요? 고고학책에서 의외네요. 화가님, 저도 이 책 읽는다 읽는다 하다 미루고 있었는데 제목과 표지보고 제가 짐작했던 방향인것 같아요 올려주신 글을 보니^^ 저도 천천히 화가님 따라 읽어야겠네요

거리의화가 2023-11-18 10:09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마치 동물원의 동물 취급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불쾌하더라구요. 저는 이 책이 고고학 비중이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성사에 대한 분량이 많았습니다. 3장은 사례가 많아 읽기가 지치기도 하는데 고고학적 사례가 많아서 저는 좋았어요. 알라님께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3-11-18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도 2장 재미 없으셨군요!! 어휴 저는 읽느라 미치는 줄 알았어요. 기대하며 3장 읽어볼게요.

거리의화가 2023-11-18 09:42   좋아요 1 | URL
ㅎㅎ 다락방님이 재미있을만한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3장 때문에 일단 이 책에 점수를 줬어요! 화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11-19 0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나 길게 나열된 2장의 자료 수집용 인용 예시들이 꽤나 지루해서 시간이 좀 더뎠던 것 같아요.
3장부터는 좀 괜찮았어요.
살짝 생각의 관점도 바뀌었구요.
3장이 가장 핵심이로군요.
아직 3장에 머물러 있어요.^^

거리의화가 2023-11-19 16:37   좋아요 1 | URL
2장은 우리가 기존에 익히 읽어왔던 여성 혐오의 역사여서 지루하게 느꼈을 것 같아요. 처음 접하면 새롭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그동안 쌓인 지식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역시 나무님도 3장이 더 나으셨나봐요. 다행입니다. 3장이 길기도 하고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례가 많아서 자료 검색하고 하는데 꽤나 걸리더라구요. 사실 포스팅에 그 내용까지 적을까 하다가 너무 길어져서 다 뺐습니다. 나무님 남은 분량 화이팅이에요!

dollC 2023-11-19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2장 너무 지루했어요. 사례만 나열되다보니 좀처럼 집중하기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꾸역꾸역 읽긴했지만요;;
최근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을 다시보고 있는데요. 출연자 중 한 분이 하는 말이, 선사시대부터 남자는 사냥하고 여자는 동굴청소하고 어쩌고... 그러더라구요. 하하. 동굴청소라니ㅋ
어쨋든 지금의 상식이나 일반적 지식이 편향된 것일수도 있고, 자기 의견의 근거로 삼기 이전에 재확인할 필요성은 충분한 것 같아요. 하... 동굴청소...

거리의화가 2023-11-19 16:39   좋아요 1 | URL
2장이 지루하셨다는 분들이 많네요^^ 사실 저도 하품하며 읽었어요ㅠㅠ
동굴청소ㅋㅋ 누군가요?
아무튼 고정 관념을 깨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죠.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발언 자체를 덜 하거나 말하기 전에 조심스럽게 내뱉을 것 같습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정신이 없는 관계로 짧게만 글을 올리고 사라져야할 것 같다. 




북토크에 관심을 가지실 분들이 있을 듯하여 정보를 올려본다. 장소가 좀 많이 먼 것 같지만 가능한 분들은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신청폼은 아래!!!

https://event.stibee.com/v2/click/MjkzNjQ2LzE4NTQxODEvNDQv/aHR0cHM6Ly9mb3Jtcy5nbGUvQmFrb3FYRXY5OVAxRHhvdTc



얼마 전 <동맹의 풍경>을 읽었었고 흥미로웠는데 해당 출판사에서 관련 시리즈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정희진 선생님이 해제와 감수를 하신 모양이다.

최근 들어 선생님께서 한국현대사 관련 작업을 계속 하고 계시는데 개인적으로 반갑고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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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3 1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이 책 이미 샀음요!

거리의화가 2023-11-13 12:55   좋아요 0 | URL
역시 이미 사셨군요!ㅎㅎ

다락방 2023-11-13 1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사야겠다요 ㅋㅋ

잠자냥 2023-11-13 11:14   좋아요 2 | URL
근데 난 이 책 참 신기한 게 저자가 외국인이라는 것... 물론 그래서 더 읽어보고 싶어졌는데요. 지난번 <동맹의 풍경>도 그렇고 외국인이 한국의 어떤 상황은 더 잘 아는 거 같기도....

건수하 2023-11-13 11:56   좋아요 1 | URL
이름이 일본계인가 찾아보니 그렇네요. 이미 유명한 사람이었군요..

거리의화가 2023-11-13 12:58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책지름에 일조했군요^^ㅋㅋㅋ

외부인이 내부인보다 오히려 편견을 덜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건수하 2023-11-13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활발하게 활동하셔서 넘 좋은데 건강이 살짝 걱정되네요. 무리하실까봐…

제가 감기에 걸려서 그런가…. 휴가내고 누워있는 중 🤧

잠자냥 2023-11-13 12:15   좋아요 4 | URL
저런! 얼른 낳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건수하의 맞춤법 공부 시험 중 ㅋㅋㅋㅋㅋㅋㅋㅋ)

쌤이 요즘 활발하게 강연 많이 하시는 이유가 있긴 있는데요...ㅠㅠ
예전에는 이런 문화예술 관련 강의 할 때 지원비(도서관이나 공공단체에)가 많이 책정되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문화예술계쪽 예산이 현 정부 들어서 다 삭감....되거나 없어져서 내년부터는 이런 강의가 다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 안에 이런저런 강의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다니신다고....(쌤의 생계에도 직결) ˝현 정부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절대 돈을 쓰지 않는다. 어차피 이런 사람들에게 돈 써봤자 자기들한테 표 안 주는 거 안다˝고 말씀하심요..... 으음.

결국 유료인 한겨레 강의 같은 걸 계속 하려고 하시는 것도 이런 여파 중 하나가 아닐까(이건 제 추측)

거리의화가 2023-11-13 13:00   좋아요 1 | URL
수하님 요새 감기 독하던데요.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선생님께서 무리하시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그게 맞을 줄은 몰랐습니다ㅠㅠ 내년 이후가 걱정이네요.

건수하 2023-11-13 13:13   좋아요 1 | URL
그런 사정이 있을 것 같긴 했습니다.. 선생님도 다른 분들도 걱정되네요. 개인의 생계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이 정부…. 아 노인 복지 예산은 늘고 있더군요.

책읽는나무 2023-11-13 21:28   좋아요 2 | URL
😭😭 그런 사정이...

수하 님도 빨리 나아요.😭
다들 힘들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