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근황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느라 기진맥진한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팀장이 나간 뒤로 팀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 때문에 결정을 내가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그것 자체가 부담이 되는 데다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전하는 말이 오해가 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어려움을 갖게 한다.

몇 번이나 그만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할 정도로 최근에는 어려움이 컸다.

최근 들어 두통이 잦았고 도무지 안 되겠어서 오늘 휴가를 내고 쉬고 있다.

하루 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밀린 리뷰도 쓰고 가벼운 책을 읽고 그랬다. 참! 달리기도 했다.


걷기와 달리기는 차원이 다른 운동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1분 뛰는 것과 1분 30초를 뛰는 것이 왜 이리 간격이 큰 것인지... 이제 4번째 진행했는데 하다가 막판에 좌절할 뻔했다. 내 체력이 얼마나 저질인지 새삼 느꼈다. 

어쨌든 체력이 되어야 머리도 굴리고 책도 읽고 사람들과도 만날 수 있다 생각하니 힘을 내보기로 했다.


어제 북플에 접속했다가 친구분들의 '인생네권'을 확인하고 나도 부랴부랴 했다.

좀 고민하기는 했지만 더 고민한다고 크게 달라질 목록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곧장 생각나는 책으로 꼽았다. 



<하워드 진, 역사의 힘>은 역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머리 두들겨 맞은 듯 강한 인상을 받았던 책이다. 아무래도 내 성정과 잘 맞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얼마 후 타계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실제로 만나지 못했음이 그리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 멀리 떨어져 살면서 만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나는 언젠가 그 분의 강연을 꼭 한 번 경험하고 싶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그의 책은 그래도 남아 있으니 계속 읽어봐야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은 한국 전쟁사를 제대로 읽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책이다. 그의 저작 이전과 이후가 나뉘어진다고 할 정도로 국내 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내게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국전쟁의 기원에 특히 인민위원회의 역할과 한계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사실 박명림 선생님의 책이나 정병준 선생님 등의 책도 인상 깊게 읽었지만 이 책의 비중을 더 높게 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해방 일기> 시리즈는 김기협 선생님의 저작을 본격적으로 파게 된 계기였다. 민족주의적 시각에 경도되어 있던 나는 이 책을 계기로 균형 잡힌 역사 서술과 좌우파를 넘어선 시각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재밌고 흡입력이 좋다. 1권을 읽다 보면 2권을 읽고, 이후 10권까지 쭉 달리게 된다. 또 이 책 덕분에 내가 해방 후 3년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에 인생책으로 꼽을 수밖에 없다.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는 어른이 아이에게 이야기 식으로 한국사를 재밌게 들려주는 방식이라 잘 읽히고 친근하다. 이 책을 꼽은 것은 그가 역사학자로서 걸어온 발자취에 대한 존경이 어느 정도 작용했기도 하다. 1980년대 이후 시기 앞선 세대와는 달리 주류적 시각이 아니라 역사에서 숨은 민중의 목소리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셨고 그랬기 때문인지 민중사가 강세를 이룬 때도 있었다. 지금은 다변화되었지만. 그 중 18권을 고른 것은 그의 동학농민혁명사 연구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철쭉이 피고 알록달록해진 세상을 보는 것이 그나마 즐거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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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4-2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역덕력 인정합니다!
팀장님의 공백에 찾아오는 두통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 회사야, 그 팀장 다시 잡아와라!!!
달릴 때는 바닥을 조심조심! 파인곳이나 느닷없이 등장하는 계단을 특히 조심하시구요 🏃🏽‍♀️🏃🏽‍♀️🏃🏽‍♀️달리세요!!

거리의화가 2024-04-25 06:22   좋아요 1 | URL
팀장 빨리 뽑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새로 뽑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니ㅠㅠ
안 그래도 달릴 때 계단 있는 곳은 피하고 트랙 있는 운동장이나 평평한 산책로에서 하고 있어요. 원래 발목이 안 좋았어서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달립니다. 쟝님 감사해요^^

새파랑 2024-04-24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화가님은 역사!
역시 역사!!
네권선택을 고민하는 시간도 재미있었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04-25 06:23   좋아요 1 | URL
ㅋㅋ 네. 역시 어쩔 수 없는 역사 덕후인가봅니다^^; 저도 선택을 고민할 때만큼 설레고 즐거울 때가 없었어요. 알라딘 덕분에 다양한 분들의 선택지를 볼 수 있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잠자냥 2024-04-24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면서 꽃 사진 찍은 거면 인정!! ㅋㅋㅋㅋ (뭘?! ㅋㅋㅋㅋ)
아 진짜 역적 아니고 역덕!!

거리의화가 2024-04-25 06:2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체력이 늘어 달리면서 꽃 사진을 찍을 정도가 되면 좋겠네요. 역적 아니고 역덕이라서 다행입니다!ㅎㅎ

다락방 2024-04-24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거리의화가 님 진짜 넘나 멋집니다!! 특히 역사책이 인생 네권 이라니! 😍
달리기 시작하셨다니 정말 좋고요 우리 함께 열심히 달려봅시다. 저는 오늘 열한번째 달리기 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4-04-25 06:27   좋아요 0 | URL
선택할 때 다른 분야의 책은 아무래도 생각이 안 났어요. 떠오른 책을 바로 고른지라!ㅋㅋ 늘 마음 속에 자리한 책을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다락방 님 11번까지 어떻게 가셨나요ㅠㅠ 저 4번인데 이미 힘듭니다!ㅋㅋ 언어도, 달리기도 화이팅이에요!

은하수 2024-04-24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역덕으로 인정합니다.
하워드 진 저도 꼭 만나고 싶은 분이었는데.. 나중에 천국에서라도요~~^^
꽃 천지 구경하며 달리기라니 멋집니다. 두통이 날아갔을 듯 해요~~

거리의화가 2024-04-25 06:29   좋아요 1 | URL
하워드 진 강연을 실제로 듣고 얼굴을 본 독자들이 있다면 얼마나 행운일까 생각 많이 했었어요. 천국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뵐 수 있다면 좋겠죠!ㅎㅎ
꽃 천지 구경하며 달리기 정말 할 만합니다. 달릴 때는 숨차서 고통이지만ㅋㅋ 그래도 달리는 순간은 잡 생각 달아나서 좋더라구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4-04-25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도 하시다니, 가끔 달리기도 해야 한다지만 저는 늘 걷기만 할까 합니다 빨리 걸으면 되죠 잘 쉬셨네요 하루라 할지라도 그런 날 있으면 좀 더 낫겠지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4-04-25 06:30   좋아요 0 | URL
저도 늘 걷기만 하던 사람이었어요^^ 근데 요새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달리면서 생각이 그 순간은 달아나서 좋더군요. 바람을 느끼며 달리는 맛이 꽤나 좋습니다. 하루 쉬니 좀 낫네요. 오늘은 어떤 일이 기다릴지^^; 희선님 건강 잘 챙기시고 즐거운 나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자목련 2024-04-2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역사서는 화가 님으로 통한다!
그나저나 업무로 힘드셔서 걱정이네요.
달리기, 산책, 그리고 책과 꽃들이 화가 님께 평안을 찾아주기를 바라요.
꽃 사진과 하늘 넘 예쁩니다!

그레이스 2024-04-2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쪽 두권은 저도 읽었습니다 ㅎㅎ
그래도 인생책 4권에 포함시키는 화가님 포스는 못따라가겠네요 ㅎㅎ
 

오스카 와일드 편

1. 행복한 왕자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희생을 감행한 왕자. 친구들을 따라가지 않고 왕자를 돕고 그 곁에 있다 함께 떠난 둘.
아름다움이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쓸모 있음이란 가치가 얼마나 작위적인 기준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돈과 자본이란 가치에 휘둘리기 쉽기 때문이다.

2. 어부와 그의 영혼
어부는 인어를 만났고 사랑을 얻기 위해 마녀를 찾아가 자신의 영혼을 분리시켜 떼어낸다.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다면 그것이 온전한 나이지는 않을 것 같다. 분리된 영혼이 나쁜 짓을 하고 돌아다닌다는 상상은 좀 소름이었다.


전체적으로 실린 단편들이 계급을 풍자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의 삶 때문인지 naive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그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란다. 비참함만큼 큰 신비는 없거든.

사람들이 그림자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몸의 그림자가 아니라 영혼의 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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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陳嬰의 어머니는 陳嬰의 가문이 대대로 빈천하였으니 갑자기 부귀해지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다 하여 陳嬰을 만류해서 왕이 되지 못하게 하였고, 王陵의 어머니는 나라가 반드시 천하를 얻을 것을 알고 칼에 엎드려 죽어 王陵을 굳게 권면하였으니, 필부의 밝음으로도 오히려 事理의 이치를 추측하고 禍福의 기미를 살펴서 宗祀를 무궁한 후세에 보전하고 策書를 春秋에 전했는데, 하물며 大丈夫의 일이겠는가. 이 때문에 곤궁하고 영달함은 天命이 있고, 길하고 흉함은 사람에게 말미암는 것이다. 陳嬰의 어머니는<陳嬰이 王이 되면 > 망할 줄을 알았고 王陵의 어머니는 漢나라가 흥할 줄을 알았으니, 이 두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帝王의 구분이 결정될 것이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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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제도 - P88

의 일부인 대물림은 가족 제도와 마찬가지로 위계적이다. 대물림은 모부와 자식 간의 유사성뿐 아니라 두 가지 차이점도 만들어낸다. 바로 모부와 자식 간의 차이 그리고 자식들 간의 차이다. 사회적인 관성, 더 정확히는 고전적인 의미의 ‘위치의 대물림‘과는 거리가 먼 요소로서 대물림은 ‘비-대물림‘ 혹은 이동의 요인이기도 하다. 대물림으로 인해서 어떤 자식은 아버지의 위치를 획득하게 되고 다른 자식은 그로부터 배제된다. 그리고 전자의 결과는 후자의 대가가 있어야만 얻어진다. 대물림은 같은 계급에서 태어난 자식들을 다른 계급과 하위 계급에 배분한다.
그러나 대물림의 행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비계승자(계승자 집단을 만들기 - P89

위한 필수 조건)를 집단적으로 생산한다.
뒤를 이어 공시적인 가족 제도가 이 비계승자의 일부를 ‘아내‘로 전환시키며, 각각의계급 내에 ‘비소지자‘ 범주(‘성별 범주)를만든다. - P90

우리는 결혼의 경제적인 측면으로 논의를 한정하고, 이해한 바를 요약하기 위해 작업의 출발 가설이 되는 이론을간추리고, 뒤이어 이론에 담긴 주요 가설을드러낼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결혼은 인구 집단 중 하나인 여성-배우자, 즉 아내의 - P101

무상 노동을 갈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노동은 무료이며, 그 이유는 임금 대신 부양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판매 (임금)와 상품의 판매로 정의되는 이 사회에서, 아내라는 특정한 생산 관계는 제공하는 노동의 속성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이 관계는 가사노동의 생산이나 아동 양육에 한정되지 않고, 여성과 아동도 포함한다)이 가정 내에서 이행하는 모든 생산을 포괄한다. - P102

모중심성은 부중심적구조에 반대하고, 대응하고, 균형을 맞추기는커녕 그 한 축을 이루는 통합된 부분이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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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실들의 본질을 알고 있는 것은, 우리가 완벽하게 통제하는 상황 하에서 그 사실들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식을 사실들로 이루어진 도구화된 자연으로 제한하고, 원인들에 대한 해석을 제쳐놓는다는 전제하에서 우리의 약점은 힘이 된다. 이제 다시 보일은 약점-우리는 실험실에서 창조되고 단지 지엽적인 가치만을 지니는 사실들을 만들어낼 뿐이라는 결정적인 힘 - 이론, 형이상학, 종교, 정치, 혹은 논리에 있어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러한 사실들은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으로 바꿔놓는다. - P62

스스로 움직이지는 못하는 물체들이고, 의지나 편견을 가질 능력은 없지만 신뢰할 수 있는 증인들 앞에서, 보여주고 신호를 보내고기록하고 실험실의 기구들 위에 낙서를 할 수 있다. 영혼은없지만 의미를 부여받은 이들 비인간은 보통의 인간들보다훨씬 더 믿을 만한데, 인간에게는 의지는 있으나 현상을 믿을만한 방식으로 알려줄 수 있는 능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근대성의 헌법에 따르면 의심스러운 경우에 인간은 바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이 낫다. 새로운 기호적 능력을 부여받은바인간은 새로운 형태의 텍스트에 기여하는데, 이는 실험과 - P74

학 논문으로서, 성서 주석학의 오랜 양식 - 예전에는 성서와-
고전 텍스트에만 적용되었던 과 새로운 문구를 기입하는 최신 도구의 하이브리드다. 이로부터 증인들은 밀봉된 공간 안에 있는 공기 펌프에 대한 토의를, 바인간들의 의미 있는 행위에 대한 토의를 계속하게 될 것이다. - P75

홉스는 리바이어던, 즉 지상의 신이자 인공의 피조물을설립하는 벌거벗은 계산적 시민을 정의한다. 리바이어던은무엇에 근거하는가? 원자적 인간의 계산에 근거하는데 이 계산은 만인의 힘의 비가역적인 결합을 단 한 사람의 손에 넘주도록 결정하는 계약으로 이어진다. 이 힘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모든 벌거벗은 시민들에 의해, 그들의 이름으로 말할 단 한 사람에게 위임되는 권위 속에 존재한다. 그 한 사람이 행동할 때 누가 행동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 확실히 그에게 우리의 권력을 위임한 바로 우리다. - P84

보일은 한층 더 낯선 인공물에 대해 정의한다. 그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기계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현상을그 내부에서 창조해내는 실험실을 발명했다. 그 기계들은 비록 인공의 것이며 많은 비용이 들고 복제하기도 어렵지만, 그리고 훈련된 믿을만한 증인은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이사실들은 실제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표상한다. 사실들은 실험실 안에서, 그리고 과학 논문들에서 제조되고 표상된다. 따라서 사실들은 증인들의 신생 공동체의 의해 인정받고 사실이라는 보증을 받는다. 과학자들은 사실들의 신중한 대변자인것이다. 사실들이 말할 때 누가 말하는가? 의심의 여지없이 - P85

사실들 자신이지만 또한 그들의 권위를 위임받은 대변인이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누가 말하는 것인가? 자연인가, 아니면 인간인가? 이것이 바로 또 다른 불가해한 문제로서 과학철학은 그 이후 3세기가 넘도록 이 문제와 씨름하게 된다. 그 자체로 사실들은 침묵하고 자연의 힘은 감정이없는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들이 스스로 말한다고 선언한다. - P86

근대성의 헌법의핵심은 그것이 하이브리드들을 결합하는 매개 작용을 수행하는데, 하이브리드들은 비가시적이고 사유할 수 없고 표상도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표상의 결여가 어쨌든 매개 작용을제한하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다. 만일 그렇다면 근대 세계는 즉각적으로 기능하기를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집합체와 마찬가지로 근대 세계는 그러한 혼합작용에 의지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와는 반대로 (그리고 여기에서 근대성의 메커니즘의 묘미가 드러나는데) 근대적 헌법은 스스로 그존재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하이브리드들의 확장된 증식을 허용한다. 초월성과 내재성 사이에서의 연속적이고 동일한 세번의 왕복을 통해 근대인들은 자연이 우리를 벗어나며 사회가우리 자신의 작품이고 신은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다고 확신에 차서 주장하면서도 자연을 동원하고 사회적인 것을 객관화하며 신의 영적 현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 P99

연결망으로서 볼 때에 근대 세계는 혁명처럼 실천들의 작은 오 - P130

장, 지식의 순환에 있어서의 약간의 가속, 사회들의 조그만확장, 행위자들의 수의 미미한 증가, 과거의 믿음에 대한 약간의 변경 이상의 어떤 것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가그것들을 연결망으로 간주할 때 서구의 혁신은 여전히 인지가능하고 중요한 것으로 남지만 대신에 더 이상 영웅담의 소재로 충분치 않다. 그 영웅담은 급진적인 단절과 돌이킬 수없는 운명, 비가역적으로 운이 좋거나 나쁜 거대한 어떤 것이다. - P131

사실 근대의 헌법은 반증과 예외 덕에 번성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예외적 경우들이 증식할 때, 즉 만물의제3신분과 제3세계가 연합하여 ‘대규모로 헌법 상의 공식적주체들의 회의체들로 침략할 때 헌법은 그에 대해 무력하다.
야생의 사고와 다를 바 없는 이와 같은 예외들을 인정하기위해서는 (아래 그림 참조) 근대적 헌법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공간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그 공간은 헌법 상에는비어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중간지대를 차지하게 될 것이기때문이다. 정화작용(수평축)에 대하여 매개작용(수직축)을 추가해야 한다. - P139

준대상은 훨씬 더사회적이고 훨씬 더 조작된 산물이며 자연의 ‘견고한 요소들보다도 더 집합적인 성질을 띠지만 반면 결코 완성체로서의사회에 대한 자의적인 수용체는 아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볼 때, 준대상은 사회가(아직 명확하지 않은 목적을 위해) 스스로를 ‘투사할 필요가 있는 무형의 스크린보다는 훨씬 실재적이고 비인간적이며 객관적이다. - P149

근대적 모순이란 이중적 모순, 즉 한편으로는자연과 사회라는 헌법의 두 보장간의 모순이자 다른 한편으로 정화와매개의 작용간의 모순이다. - P163

시간들을 형성하는 것은 바로 분류에 의해서이지시간이 분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근대주의-반근대적이거나 탈근대적인 결과물들처럼 는 만인의 이름으로 소수의 대리자들에 의해 결정된 선택의 잠정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우리 시간에 속하는 요소들을 스스로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을많은 사람들이 획득하게 된다면 우리는 비로소 근대주의가 우리로부터 앗아간 이동의 자유 - 실제로 우리가 결코 한번도 상실한 적이 없었던 자유를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연들과 문화들이 마침내 명쾌하게 분리될 수 있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서 양자를 혼동했던 어두운 과거로부터현재에 대한 지속적인 혁명을 통해 전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결코 미래로부터, 혹은 시간의 깊이로부터 도착하는 동질적이고 전지구적인 흐름 속으로 뛰어든 적이 없었다.
근대화는 일어난 적이 없다. - P197

존재자들의 집합 전체를 자연으로부터 사회로 이어지는 단선위에서 분류한다는 것은 지도를 위도만으로 그리겠다는 것으로, 하나의 선으로 축소시키는 것과 같다! 존재자들에게 위도값을 갖게 하고 내가 말한 것처럼 근대적 헌법 자체와 그작용을 기입할 수 있는 지도를 전개하려면 또 다른 차원이필요하다. 남북 축에 해당하는 이것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나의 은유들을 조합해 볼 때 사건으로부터 본질에 이르는존재자들의 안정도의 기울기라고 정의해야 한다고 본다. - P218

사실 첫 번째 대분할은 두번째 대분할을 외부로 수출한 것이다. 우리 서양인들은 또한 자연을 동원하기 때문에 다른 문화들 중에 하나일 수는 없다. 우리는 자연의 이미지나 상징적 표상이 아닌 자연 그 자체, 혹은 최소한 제 과학- 언제나 배경이 되고 연구되지 않았으며, 연 - P247

구될 수도 없지만, 기적적으로 자연 그 자체와 융합된을 통해이해된 자연을 동원한다. 따라서 상대주의에 대한 문제제기의 중심에는 과학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만일 서양인들이 무역과 정복, 약탈, 그리고 지배에만 만족했다면 자신들을다른 무역상들이나 정복자와 이 정도로 근본적으로 구분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구분은 가능한데, 서양인은과학을 발명했고, 그것은 정복이나 무역, 정치나 윤리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활동이다. - P248

주변부를 옹호하기 위해서는 전체주의적인 중심의 존재 - P306

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중심과 그 총체성이 허구라면 주변부를 찬양하는 것도 조금 우스운 일이 되고 만다. 고통받는 신체와 인간적 온정의 존재를 냉정한 과학 법칙의 보편성으로부터 변호하는 일 자체에는 아무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만일 이 보편성이 생명을 가진 인간들이 거의 모든 곳에서 고통 받는 일련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변호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지 않을까? 인간을 기계와기술관료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그 기계란 것이 그 기계에서 구원을 발견하는 인간들로 가득찬 존재라면, 보호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닌가(Ellul, 1967)? 영혼의힘이 기계적 법칙을 능가함을 증명해 보이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도 만일 물질이 전혀 물질적이지않거나 기계가 전혀 기계적이지 않다면 헛수고에 불과하다.
신을 복원하기 위해 간절히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특히 기술적 닦달Ge-Stello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 같은 오늘날,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의 힘도 함께 존재한다‘고 했기에이러한 노력은 더 돋보인다. 하지만 아직 시작되지 않은 위기로부터 뻔뻔스럽게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는 정말로 이해할수 없는 행위다! - P307

우리가 근대 세계를 포기한다고 해서 다른 누군가 혹은 다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우리가 어떤본질에 도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의 과정, 하나의 운동, 하나의 이행, 문자 그대로 공놀이에서 말하듯이누군가에게 패스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연속되고 위험한-위험하기 때문에 연속적인 존재로부터 기원하는 것이지 하나의 본질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불변성이 아니라 현존의 상태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매듭vinculum 그 자체, 수많은 통로와 관계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합적인 동시에 실재하고 담론적인 이 관계와 무관한 출발점에서비롯되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새로운존재나 언어라는 더 최신 개념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의미의세계와 존재의 세계는 동일한 세계로서, 번역의 세계이고 교 - P318

체의 세계이며 이행의 세계이자, 위임의 세계이기도 하다. 우리는 본질의 다른 어떤 정의에도 ‘의미가 부재하다고 말할것이다. 실제로 최소한 그것들 속에는 현존을 위한 수단이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영속성, 견고성, 영구성은 그것의 매개자들에 의해 대가가 지불될 것이다. - P319

어떻게 하이브리드들을 가시화하면서도 규모와 탐구, 증식이 유지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것이 내가 찾던 바로 그 아말감이다. 외부세계의 진리와 도덕법칙의 주체의 창조를 통해서, 그러나 과학들과 - P331

사회들의 공동산출co-production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규모의 변화를가능케 하는 하나의 자연과 사회의 산출을 계속하기. 그 아말감은-
근대인들의 정화작용의 최종 결과물 즉 주체들로부터 구분되는 외부세계에 존재하는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하이브리드들을 개념화하는 전근대인들의 범주들의 사용을 허용한다. 나는 불안정한 존재자들로부터 안정화된 본질들로 이끄는그리고 그 역방향에 대해서도 성립하는 경사면을 계속해서 따라가고자 한다. 정화작용을 완료해야 하지만, 매개 작용의 특정한 경우로서 완료해야 한다. 근대인의 이원론의 이점들을보존해야 하지만 그 단점들 준대상들의 은폐 - 은 계승하지않아야 한다. 전근대인들의 일원론의 모든 장점들을 유지하면서도 그 한계ㅡ 지식과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혼동을 통한 규모의 제약-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 P332

더 이상 벌거벗은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벌거벗은 시민도 존재하지 않는다. 매개자는 자신을 위해 전체 공간을 갖는다. 계몽은 결국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갖는다. 자연들은 직접 존재하면서도 자신들의 이름으로 말하는 대표자인 과학자들과 공존한다. 사회들도 직접 존재하지만 태고의 시간부터 사회들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 대상들과 공존한다. - P355

우리의선조들이 시민들에게 부여할 권리나 우리 사회들의 짜임새안으로의 노동자들의 통합을 발명했을 때 그들의 과제는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철학자이자 시민으로서, 비교인류학의 산재된 주제들을 모아서 축적함으로써 나의 과제를수행해왔다. 다른 사람들은 사물들의 의회를 소집할 수 있게될 것이다.
우리에게 대안이 많은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공통의 거 - P357

주지를 변경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는 다른 문화들을 우리의 거주지 내부로 흡수할수 없을 것이며, 우리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된 환경을이 거주지 안에서 적응시킬 수 있는 능력을 영원히 상실하게된다. 자연도 타자도 근대인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변화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은 우리 자신의 책임이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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