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지기와 북플지기로부터 달력, 머그, 다이어리, 카드가 왔다.
얼마만에 받아보는 알라딘 선물인지 모르겠다.
2016년 서재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을 받기에 한참 부족한 글쓰기와 책읽기라 그저 부끄러울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기분은 좋다.
데미안 머그도 정말 마음에 든다. 중학교 2학년, 데미안을 읽고 친구와 한껏 들떠 이야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새가 세상밖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유명한 글귀는 세상 밖으로 나와 홀로 서야했던 우리들에게는 꽤나 의미심장한 문구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알라딘굿즈는 정말 사랑스럽다.
달력도 다이어리도 올 한 해 꽤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알라딘 서재지기, 북플지기님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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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07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꿈꾸는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꿈꾸는섬 2017-01-07 20:2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려요.^^

겨울호랑이 2017-01-0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축하드려요^^: 행복한 밤 되세요

꿈꾸는섬 2017-01-07 20:49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님 감사합니다. 님도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오거서 2017-01-0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거듭 축하 드립니다. ^^

꿈꾸는섬 2017-01-07 20:5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오거서님^^
올 해에도 좋은 음악소개 많이 받겠습니다.^^

단발머리 2017-01-07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축하드려요~
2관왕이시군요~
전 달력이 제일 기대되요~~ 홍홍홍^^

꿈꾸는섬 2017-01-07 21:2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감사해요. 달력 당연 최고죠!
단발머리님은 아직 못 받으셨어요? ㅎㅎ 완전 기분 좋아요.^^

쭈니 2017-01-07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도 아니고 두개씩이나
이거 반칙? 아닌가요.
ㅎㅎ
축하합니다.~~ ^^

꿈꾸는섬 2017-01-07 21:28   좋아요 1 | URL
반칙ㅎㅎ 저는 그저 주시기에 받아서 ㅎㅎ 여튼 너~~무~~ 좋습니다.ㅎㅎ

북프리쿠키 2017-01-07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섬님 축하드립니다.
기뻐하시는 모습이 막 떠오르네요
데미안컵으로 저도 데미안 읽으면서
커피한잔해야겠다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꿈꾸는섬 2017-01-07 21:33   좋아요 1 | URL
ㅎㅎ북프리쿠키님 감사합니다. 알라딘 선물은 정말 생각보다 더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님도 축하드려요. 우리 함께 누려요.ㅎ

비연 2017-01-07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꿈꾸는섬 2017-01-07 22:32   좋아요 0 | URL
ㅎㅎㅎ감사해요.^^

붕붕툐툐 2017-01-08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축하드려요~ 꿈꾸는섬님과 관심사가 비슷한 거 같아 읽으신 책들을 따라가보고픈 맘이 들어요~^^

꿈꾸는섬 2017-01-08 13:09   좋아요 0 | URL
붕붕툐툐님 감사합니다.
관심사가 비슷하다니 반갑네요.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 참 좋지요. 그래서 알라딘이 좋은 것 같아요.^^ 책으로 연결되는 우리~^^ 저도 좋은 책 많이 소개받을게요.^^

후애(厚愛) 2017-01-0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공부할 권리 -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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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이제라도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넌 지독한 무식쟁이야!"하고 깨닫는게 기뻤다는 작가의 글처럼 나에게도 "넌 지독한 무식쟁이야!"하고 말하는 것 같아 자극 받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지독한 무식쟁이라고 느끼는 요즘이라 더 그러한 것 같다.

 

"안티고네는 늘 '행복할 권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권리'를 택합니다. 눈먼 아비와 천하를 떠돌며 그녀는 어떤 세상을 본 것일까요? 테베로 돌아온 후 '살아남을 권리'를 택한 동생 이스메네와 달리, 안티고네는 죽음을 불사해서라도 지켜야만 하는 그 무엇을 고민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안티고네와 같을까, 이스매네와 같을까?

나는 부끄럽게도 살아남아야 할 것 같다. 죽음을 불사할 용기가 없고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저는 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은 고통을 조각상으로 표현한 케테 콜비츠의 작품에서, 시공간을 뛰어남는 고통의 강렬한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그녀가 견딘 고통을 고스란히 담아낸 조각들을 통해 한 사람의 영혼과 온전히 만난 느낌을 받습니다. 때로 고통은 존재를 파괴하는 듯하지만 존재의 진정한 내면을 되찾게 해주는 힘이 되지요."

 

아들을 잃은 고통을 표현한 케테 콜비츠의 조각상은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한다. 그 고통을 감히 경험하지 못한 내가 말할 수 없지만 그 느낌이 어떠할지는 알 것 같다. 세월호 유가족의 심정도 그러하겠다고 그저 느낄뿐이다.

 

"왜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할까요? 세상은 왜 나쁜 사람들이 늘 이기는 것처럼 보일까요? 저는 아이스킬로스의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속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너무나 비장해서 불편한 이야기 혹은 주인공이 견디고 있는 참혹한 고통이 안쓰러워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로 다가옸습니다. 하지만 왜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이토록 고통받는가 하는 물음을 갖고 다시 읽으니 비로소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 같았지요.  이 이야기는 가장 윤리적인 존재가 가장 참혹하게 교통받는 이 세상의 은유로 다가옵니다. 진실을 먼저 깨달은 사람이 필연적으로 감내해야 할 고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실에 맞서는 일은 결코 흔한 용기로는 할 수 없다. 자신의 고통을 감내할 용기가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자꾸만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그런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부끄럽기만 하다.

 

"<타인의 고통>에서 손택은 매스미디어가 전시하는 천편일률적인 고통의 이미지에 길들어 버린 현대인의 무딘 감수성을 공격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마음으로 느끼는 공감의 기술을 잃어버린 현대인은 영화를 볼 때는 눈물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살아 있는 옆 사람의 고통에는 무감각해져 갑니다."

 

타인의 고통에 무딘 현대인들, 그중 하나가 나는 아니기를 바란다.

 

"추억의 시효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지만, 그 아픔의 치유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의 상처들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영혼의 매개체가 되어 줍니다. 상처로 얼룩진 기억이 없다면 인간은 과거를 성찰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상처로 얼룩진 기억,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는 없지만 분명 과거의 치유가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은 맞는 것 같다.

 

"나무는 위로도 자라지만 아래로도 자랍니다. 아니, 아래로 자라야만 위로도 자랄 수 있습니다. 외적인 성장만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아래로 자라는 법, 내면으로 자라는 법, 무의식 깊숙이 영혼의 닽을 내리는 법을 망각해 버렸습니다. 위로, 더 빨리, 더 많이 자라기만 하느라 우리 내면의 뿌리가 얼마나 자라야 하는지, 미처 돌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요."

 

아이들이 나무처럼 단단하게 자라주기를 늘 바랐다. 위로, 더 빨리, 더 많이 자라는 게 아니라 거대한 몸집을 지탱할 수 있는 튼튼한 뿌리를 가진 나무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학교 다닐 땐 '왜 자꾸 난 딴 생각에 빠지는 걸까?'하고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곤 했지만, 내가 원하는 공부가 무엇인지 알게 되니 그 딴생각이야말로 나의 진짜 고민이자 인무낙의 화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진짜 공부란 무엇인가를 20년 동안 찾아 헤맸지요. 기나긴 방황이었지만 나를 끝내 성장시키는 값진 헤맴이었습니다. '학문'이라 한다면 너무 거창합니다. 하지만 '공부'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지요. 저에게는 공부가 가장 소중한 마음챙김의 기술이었습니다. 자격증이나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미치게 좋았습니다." 

 

결국 공부란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를 키우는 공부, 남을 도울 수 있는 공부가 필요하겠다. 나눠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게 꼭 물질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배운다. 그렇게 배운 것들을 세상에 나눌 수 있는 작가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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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6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1년동안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분들과 2016년 송년모임을 가졌다.
각자 1만원 상당의 선물을 가져와서 번호뽑기로 선물을 교환하였는데 자신의 선물을 뽑은 사람 하나없이 골고루 선물을 나누었다.
마스크팩, 샤워젤, 디퓨저, 다이어리, 장갑, 책, 목도리, 수면바지, 수입맥주캔, 토토로스탠드 등 가져 온 선물도 겹치는 것 없이 다양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토토로스탠드는 정말 앙증맞고 귀여운데 밝기도 좋았다. 모두들 이구동성 탐난다고 했어도 영광의 주인공은 한 사람뿐이었고 우린 모두 부러워했다. 심지어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공구를 할까하고 논의까지 했다.
나는 장갑을 잃어버렸었는데 마침 장갑을 뽑았고, 정말 너무 좋았다. 심플한 디자인에 기모가 들어 있어서 따뜻하다.
한 학기 30시간 봉사를 하신분이 계셔서 진심으로 박수를 쳐드렸다. 나는 겨우겨우 11시간 정도 한 것 같은데, 더 많이 돕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살짝 들었다.
내년부턴 활동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선언하신 두분이 계셔서 못내 아쉽고 서운한 마음도 한편 들었다.
사전모임, 본수업, 사후모임까지하면 사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만 자원봉사센타에서는 본수업만 자원봉사로 인정하고 봉사료는 여전히 인색하다. 나같은 경우라면 슬슬 시간내서 조금씩 하는 경우라 그렇다쳐도 한학기 30시간씩 봉사하신분들은 사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 것이라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폭력예방, 회복적정의, 청소년 심리상담 등의 질적인 교육도 좋지만 자원봉사자들의 경제적결핍에 따른 외도는 한편 큰 문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봉사자가 점점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또 뽑으면 된다지만 이왕 오랜 경험을 지닌 분들의 역량을 더 살려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담당자는 시크하다. 필요에 의해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에 대한 기본적 배려가 없는 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 물론 아니겠지만 따뜻한 정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올 한 해 마무리를 하고, 내년 2017년을 생각할때 좀 더 희망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힘 빠지는 얘기보다 힘이 나는 얘기로 단체를 떠나기보다 남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열심히 봉사하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분들의 처우개선이 절실하다. 착취당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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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6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다는 말이 따뜻하게 들려요.
송년모임에서 작은 선물 나누시는 것 좋으셨을 것 같아요.
꿈꾸는섬님 좋은밤되세요.^^

꿈꾸는섬 2016-12-27 08:0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굿모닝!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선물교환 오랜만에 정말 좋았어요.^^

2016-12-26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7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1-02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섬님-
새해 잘 보내셨나요?
새해 우리 자주 만나요.
전 방송대 유아교육과 졸업했습니다.^^

할 때는 지옥같았는데 학위를 받으니 날아갈 것 같아요.
꿈꾸는 섬님께 성공 바이러스 드립니다.^^

2017-01-02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시대인의 보폭으로 걷겠다는 마음만은 변한 적이 없다.
이제는 친절하고 상냥한 표정으로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시대인 것 같다.
예의바른 악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놓으면 손바닥이 칼날에 쓱 베여 있다. 상처의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누구든 자신의 칼을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말 중)

오랜만에 정이현작가의 소설을 읽는다. <달콤한 나의 도시>와 <오늘의 거짓말> 그리고 <상냥한 폭력의 시대>.
소설이 나온 시기만큼 작가와 나는 함께 커온 느낌이 들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느끼고 있는 그런 감정들 생각들을 공감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9년만의 새소설집으로 묶인 단편들은 현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숨에 일곱편의 단편을 읽어내려갔다. 오랜만에 소설 읽는 재미에 푹 빠진 것이다.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를 읽으며 외로운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의 무미건조함, 잊고 지내던 과거가, 통신망의 발달로 사람찾기가 수월해진 요즘,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과거를 끊어낼 수 없고 과거에 매어 살아가는 사람들, 아버지의 옛애인이 가장 친한 친구로 남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현실이 서글펐다. 샥샥이라는 생명력없는 고양이인형과 함께 살던 나에게 유산으로 남겨진 거북이 바위, ˝내가 죽은 후에도 이 아이는 살아 있을 것이다. 천천히 생명을 어어갈 것이다. 나의 모든 것을 눈에 담고 기억할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읽으면서 지원의 이율배반적인 선택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를 생각했다. 열여섯의 딸아이가 어느날 미숙아를 출산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인큐베이터 안에서 살아숨쉬는 아이의 수술시기를 지연하는 지원의 판단을 나는 욕할 수가 없었다. 내 아이가 이제 겨우 열여섯이고 미숙아를 낳았던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했을 것 같다. 지원처럼 미숙아를 살리려고 노력하지 않았을 것만 같다. 나란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속물인 것 같다.

<우리 안의 천사>에서 남우와 나의 동거이야기는 얼마전 읽었던 박완서님의 <도둑맞은 가난>이 떠올랐다. 물론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지만 동거를 시작하는 남녀의 공통적인 부분은 생활비를 아껴보겠다는 것이다. 공동생활비로 생활하면 아무래도 공과금 등이 절약되는 건 맞는 것 같다. 동거하는 남자와 여자의 사고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우가 자신의 친부를 죽이려고 공모하고 있다는 비밀을 나에게 털어놓으며 이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다. 여자를 유혹한 건 아무래도 트렁크 속의 지폐다발이었을 것이다. 여자는 정말 속물적인 존재일까? 나라면 어땠을까? 동조했을까? 무서워서 도망쳤을까? 이 모든 가정은 닥쳐보지 못했으므로 모르겠다. 닥쳐봐야 알 것 같다.

<영영, 여름>에서 두 소녀의 짠한 우정에 가슴이 저릿했다. 영영, 이별이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10년, 20년이 흘러도 그러지 못할 것 같다.

<밤의 대관람차> 이 소설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소설 속 나가 25년동안 교사생활을 하였으니 40대후반 혹은 50대초반의 중년여성이다. 첫사랑과 닮은 이사장에게 남모를 감정이 생겨나고 알 수 없고 의미없는 말과 행동에 신경을 쓴다. 그러고보니 여자들 대부분 그런 것에 의식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아닌 남자를 자신도 모르게 의식하게 된다. 또한 살다보면 애절하게 사랑했던 누군가도 쉽게 가슴에 묻고 살고 심지어 함께 잘 살아보자고 결혼한 남편과의 관계도 의미없는 형식적인 관계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건 정말 나이들어가니 알 것 같다. 똑같진 않지만 그럴 수 있어하고 공감이 저절로 되는 소설이었다.

<서랍 속의 집>에서는 전세계약만료 2년뒤면 보증금을 올리거나 이사해야하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에 남의 집 얘기같지 않았다. 우리도 아이들 크면서 이사다니기 힘들고 전세보증금 때마다 올려주는 것도 고달퍼서 저금리시대에 맞춰 대출 받아 집을 산 상황이라 가장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지금도 아쉬운 일은 부동산업자들의 현란한 말솜씨에 휘둘렸다는 사실인데 소설 속 부부는 정말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을 것 같았다. 정말 집 살때는 꼼꼼히 살펴보고 사야하는데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만 생각하다보니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작정하고 속이려는 사람은 정말 이길 수가 없다. 부동산업자들의 능수능란함이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안나>의 경처럼 나도 나보다 어리고 예쁜 여자에게 질투를 느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녀보다 내가 더 낫다고 생각했던 적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경은 안나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의 생활의 불만족을 토로하며 안나에게 위로 받았지만 정작 안나에게는 상처로 남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은 안나를 만날때면 어떤 옷을 입던 어떤 음식을 먹던 괜찮았다, 격의없이 지내는 사이라기보다 그녀를 은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의 선행처럼 베풀어진 행동은 악의는 없다고해도 안나에게는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시대뿐아니라 전 시대에도 여자들의 허영과 허례가 담긴 소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누군가에게 상냥하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안나처럼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겠다. 그게 두렵고 싫어서 그런 사람들을 나도 모르게 묻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상냥함을 가장한 폭력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좋은 소설은 계속해서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동시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소설을 읽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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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2-24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 드립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

꿈꾸는섬 2016-12-24 09:26   좋아요 0 | URL
서재에 소홀했던 한두달간이 부끄럽네요. 오거서님 축하 감사합니다. 오거서님도 서재의 달인 되신 것 축하드려요.^^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2016-12-24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 계획없이 저지른 방송대 청소년교육과 편입은 험난했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공부는 쌓여 있는데 생각보다 시간 할애를 많이 못했다. 6과목의 16주차 동영상을 보고 전공서적을 읽어야 했지만 생각만큼 열심히 하지 못했다.
중간과제물 3개와 출석수업 3개의 출석시험까지, 하고자 마음 먹으면 다 잘 해낼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기들과 보낼 시간을 더 확보하려고 했고 남편은 남편대로 지쳐서 도움을 주기보다 도움받고 싶어했다.
안 하던 공부한다고 덤볐다가 몇날며칠 끙끙 앓기도 하고 그래도 어찌되었든 한 학기가 마무리 되었다.
그 와중에도 10여곳의 초중학교에 봉사를 하고 9곳의 초중학교에 수업을 나갔었다.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즈음 아들은 요새 유행하는 A형 독감에 걸려 5일간 타미플루 복용하고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다. 아들 덕분에 남아 있던 일정들은 다른분들께 부탁하고 정말 오랜만에 여유부리며 알라딘 쇼핑을 감행하고 오늘은 한 상자 가득 탐내던 굿즈들과 집에 도착했다.
아들은 상자를 열자마자 허클베리핀 빼지는 자기가 갖고 싶다며 애교를 부리고 딸애는 페미니스트 책베게와 크리스마스 테그 틴케이스에 잔뜩 눈독을 들였다. 남편에게 김탁환님의 <거짓말이다>를 안기고 나는 정이현님의 <상냥한 폭력의 시대>를 읽기 시작했다.
내일 친정에서 가족들 연말모임하자고해서 이번에 수능본 조카에게 주려고 정여울님<공부할 권리>를 샀다. 수능 보기 전날엔 이병률님 여행컬렉션3권(구판이긴해도 너무 좋은)을 탐내했어서 주고 왔었다.
그리고 그동안 살까말까했던 나쁜페미니스트를 담고 얼마전 제대로 다 읽은 <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에서 눈여겨본 엄기호님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를 읽어보고 싶어서 담았다. 그리고 황인숙시인님의 신간시집<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를 얼른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했다.
알라딘 북플에도 오랜만에 기웃거리고, 여유부리며 글도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조금 늦게 알게 된 것 같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싶은 건 더 늦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예전만큼 충분치 않지만 그래도 나름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알게 된 사람들 역시 새록새록 배울 것을 던져주는 사람들이다. 함께 자원봉사하며 청소년을 만나는 선생님들을 봐도 그렇고, 뒤늦게 편입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언니들과 베트남새댁까지, 요즘 내 주변엔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하나의 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움 가득 안고 있는 이들을 만나지 못해 영 아쉽긴 하지만 그게 재빠르게 행동하지 못하는 성격 탓인 것도 같고, 올 해가 가기 전에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며칠 전 동네 서점에 갔다가 이병률님의 <안으로 멀리뛰기>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어서 반가웠다. 우리 동네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신간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그 인기가 저절로 실감났다.
<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이병률님편을 보는데도 어찌나 반갑던지,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시인님과 동석하여 이야기 나누었던 시간들이 꿈만 같았달까, 이현우님편에서도 내가 느꼈던 느낌 그대로 기자도 느꼈던 것에 웃음지었었다. 키가 커서 놀랐던 것, 단정하고 과묵해보이며 날카로운 눈매에 압도 당했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 두서없이 주절대고 있다. 그런데 너무 좋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주절거릴 수 있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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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4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0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4 0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즐거운 성탄 되세요^^:

꿈꾸는섬 2016-12-24 03:11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즐거운 성탄되세요.^^

2016-12-24 0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12-24 0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소식 들으면 오랜만이라서 더 반갑기도 합니다.
방송대 편입하셨군요. 무슨 전공이신지... 아이들에게 엄마 손이 아직도 많이 필요하겠지만 공부하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자랑스러워 보이겠어요. 시간 날때 공부하자고 생각하면 그런 시간은 영영 안올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첫학기 보내셨다면 제일 힘든 한 학기를 이미 패스하신 셈이고 앞으로도 정진하시리라 믿습니다. 대단하세요!

꿈꾸는섬 2016-12-24 09:06   좋아요 1 | URL
나인님 정말 반가워요.
청소년교육과 3학년에 편입했어요. 생각보다 공부는 정말 어렵던데요. 전 놀기 좋아하는 유형이라는 걸 깨닫는 학기였어요. 다음학기부터 술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