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잠이 (CD 3장 + 피아노 악보집)
류형선 지음 / 보림큐비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몇 년전 첫아이를 가졌을대 서점에서 우연히 CD음악을 듣고서 혼자 흥겨워 하고 있자니 뱃속에 있던 녀석이 발로 내배를 툭 건드려 태동을 느끼게 해주어 너무나도 신기하였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음악태교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아이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태교음반을 고르기 시작했었다. 헌데 고르면 고를수록 큰아쉬움이 남았었다. 모든 태교음악은 클래식이 전부였던 것이다. 내가 찾고자 했던 것은 자장가 가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것, 거기에 전통 전래자장가가 겸해 있다면 더 좋겠다 싶어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찾기가 어려웠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시간이 많이 지났을때 보림의 <자미잠이> 전래자장가 음반을 처음 접했을때 음반이 너무 늦게 나온 것이 못내 아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에 나온 음반도 좀더 일찍 나오지 못한 것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아주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일단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이 먼저였다. 현재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아닌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 첫아이 밑으로 쌍둥이를 낳다보니 갑자기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버렸지만 쌍둥이들의 태교는 그리 완벽하다곤 볼 수는 없어도 그래도 첫아이때보다는 푸근한 마음이 많이 든다. 왜냐하면 <자미잠이> 전래자장가 음반을 큰아이와 함께 즐겨 듣고, 또 큰아이와 함께 노랫말을 입으로 자주 따라불러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부러 아이아빠에게 들려주기도 했었다. 그래서 온가족이 즐겨 들었던 음반이 바로 <자미잠이> 음반이었기에 소장하는 음반 중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음반이 되어버렸다.

 이번에 나온 <자미잠이>음반 세트는 국악태교 음반 한 장과, 전래자장가 음반 한 장, 전래 영아놀이 음반 한 장 이렇게 합이 세 장으로 세트가 되어 있고 더군다나 피아노책이 함께 들어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 그냥 귀로만 들으면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손으로 쳐보고 싶은 충동이 일게 해주어 더욱더 자극이 되어 그무게감과 깊이감이 더하는 것같다.

 이번음반도 또 둘째들을 이미 낳고 나서 받아들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느끼고 있는 나의 느낌과 감정들이 이노랫말속에 그대로 녹아 있는 것같아 노랫말들이 하나, 하나 귀에 들어오게 된다.
'단 젖 먹고 단잠 잔다'라는 노래의 '단 젖 먹고 배불러서 쌔근쌔근 단잠 잔다'라는 노랫말은 요즘 내가 가장 갓난쟁이들에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절이다. 첫아이때는 분유수유를 하였기에 이 단 젖이란 말의 중요성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었다. 헌데 쌍둥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자니 어떻게든 단 젖을 똑같이 먹여주고 싶고, 그래서 똑같이 두녀석이 다 단잠을 잘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래서 더욱더 자장가 음반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자장가의 노랫말은 내가 아가들에게 바라는 마음과 동일하여 내마음을 아가들에게 전하는 심정으로 아가들에게 들려주곤 한다. 그리고 큰아이도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알고 있는지 녀석도 조곤조곤 녀석이 좋아하는 자장가 몇 곡을 아가들에게 불러주기도 한다.

 전래 영아 놀이 노래음반은 아가들이 조금 더 크면 모두다 하게 될 놀이들이라 큰기대감으로 즐겨듣곤 했었는데 개인적인 슬픔이 밀려와 얼마동안은 음반을 멀리했었다. 지난달 어버이날에 나의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어머님 살아생전에 큰아이가 아가적에 항상 안아주고 얼러주시면서 '둥개 둥개 둥개야'란 노랫말을 즐겨 부르시곤 하셨었다. 어머님은 후렴구 부분을 즐겨부르셨는데 악보집을 펼쳤을때 반가워 이노랫말을 유심히 눈으로 먼저 읽어내려가기도 했었다. 그리고 나또한 입에 붙어버려 자주 둥개 둥개란 말을 흥얼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후렴구를 불러주실 어머님은 내곁에 그리고 내아이곁에 계시지 않으신다. 5월 한 달은 그래서 우리식구들에게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힘든 한 달이었었다. 아이들을 볼적마다 어머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한동안 자장가도 불러주지도 않았고, 음반 듣기도 거부하였었다. 그렇게 텅빈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내귀에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랫말이 들려왔었다. 집이 너무 적막한 것같아 하루종일 라디오를 틀어 놓았었는데 오전에 국악음악을 즐겨 들려주는 라디오 방송에서 마침 <자미잠이> 자장가 중 한 곡이 흘러나왔다. 순간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었었다. 그리고 조용히 그음악을 경청하다보니 슬픈 마음이 조금씩 달래지는 것도 같았다.

 어떤 기계적인 힘을 깃들이지 않고 오로지 옛선조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우리네 정서가 묻어 있기에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어떤 힘이 있나보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은 어머님이 보고 싶을때면 부러 이음반들을 듣곤한다. 아가들은 음반을 들으며 편안한 단잠을 자고, 나는 스무살 시절부터 어머님을 만나 지내온 십 년의 시간들을 추억해본다. 그리고 분명 어머님은 하늘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보시면서 자장가를 조곤조곤 불러주시고 계시리라 믿는다. 간절한 내마음과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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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6-06-0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둥이들과 바쁜 시간 보내시겠구나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뵙네요. 어머님 소식에 제 맘도 많이 아파집니다. 아가들 키워주시고 예뻐해주시는 모습 땜에 더 그럴 거 같아요. 힘 내시고, 민이랑 둥이들 건강하게 잘 자라는 모습 가끔씩 전해주세요....

조선인 2006-06-0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일을 겪으셨군요. 뜸하시다 했더니... 아직 49재도 안 치뤄 경황이 없겠지만, 슬픈 마음에 몸 상하지 마시고, 어떻게든 힘내시길. 옆지기님의 안부도 걱정되네요. 무엇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책읽는나무 2006-06-0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무코님, 조선인님....고맙습니다. 둥이들 보느라 정신이 없으니 그나마 마음이 진정이 되어가기는 합니다. 오늘로서 어머님 돌아가신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낮에 신랑이 전화가 와선 오늘이 한 달이 되었다고(솔직히 전 한 달이 되었는지 깜빡하고 있었습니다..ㅡ.ㅡ;;) 비가 와서 기분이 좀 울적하다고 고백을 하더군요!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지난달보다는 이번달이 좀더 나은 것같긴해요! 그래도 제가 아무리 슬픈들 친부모를 잃은 신랑만큼이야 할까? 싶어 애써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암튼...부모님은 정말 기다려주지 않으시네요~~ 나중에 호강시켜드려야겠다고 속으로 생각만 하고서 아무것도 해드린 것도 없이 훌쩍 가버리셔서 어머님이 참 야속하단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이모든 것이 다 부질없더군요!

그래도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부부는 힘을 내려고 노력중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시간이 약이란 말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반딧불,, 2006-06-0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아이들 키우느라 애쓰시네요. 토닥토닥.

2006-06-10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주일하고도 며칠을 더 끼워넣어보면 그러니까 지난달 22일에 아주 큰일을 치를뻔하였었다.
그야말로 착찹한 심정으로 암흑같은 며칠을 보냈더랬다.

실은.....
친정아버지가 협심증으로 쓰러지셔서 앰블런스를 타고 큰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큰수술을 받으셨다. 그리고 그날저녁에 아버지는 쇼크를 두 번이나 와서 전기충격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셨다.
병의 심각성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딸인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친정엄마는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딸의 건강이 염려되어 나에게 이소식을 알려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를 놓고서 무척 고민하셨고..살아있는 사람이라도 몸조리를 잘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을 하셨나보다.
위기를 넘기시고 며칠이 지난후에 상황이 이러했었다, 저러했었다 하시면서 한 시간을 넘게 통화를 하였었다. 물론 수술 받으신 다음날 중환자실에 친정아버지를 면회하러 가긴 하였었다. 그때도 두동생들과 엄마는 그저 고비를 넘겼다라는 말만 하고 내가 충격을 받을까봐 말을 꺼리셨다. 엄마는 내가 생각보다 독하고 강하다는 것을 잘 모르시나보다.

 식구들이 나에게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어도 대충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당장 병원에 달려가고픈데 그날따라 시아버님도 편찮으셔서 시어머님을 우리집으로 부를 수가 없었다. 당장에 쌍둥이들을 맡길 곳이 없었던지라 혼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울면서 아기들에게 젖을 물렸다. 신랑이 퇴근해온후에 병원으로 달려가려니 병원에 도착하면 이미 중환자실 면회시간을 끝날 시각이었다. 그날저녁에는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던지라 엄마는 날더러 오지 말고 다음날 일요일에 오라고 하셨다. 집을 나설적에는 반드시 내복을 껴입고 오라신다.
다음날 나는 엄마말대로 내복을 껴입고 옷을 단단히 입고 집을 나섰다. 혹시나 산후풍이 오게 되면 엄마,아빠가 평생 나에게 미안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날은 다행히 바람이 불긴 했으나 햇빛이 밝았다. 그리고 아빠는 고비를 넘기시고 혈색이 많이 좋아지신 날이었다. 그래도 뒤늦게 찾아온 것이 죄송스럽기도 했거니와 갑자기 늙어버리신 아빠의 얼굴을 뵈니 참았던 눈물이 핑 돌았다. 환자의 안정이 최우선인지라 엄마는 나를 살짝 팔로 건드리며 눈을 깜빡 거리신다. 사촌언니도 팔을 건드린다. 아빠를 위해서 울지 말라고....

 내가 친정아버지께 더욱더 죄송스러웠던 이유는 협심증이 온 그전날 엄마를 우리집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시어머님이 산후조리를 몇 주간 해주시느라 어머님댁에 밀린 집안일을 잠시 보시러 가신다기에 혼자서 쌍둥이들을 돌볼 엄두를 못냈던지라 친정엄마한테 일 주일간 우리집에 와달라고 부탁드렸었다. 엄마는 한가한 날을 잡아 우리집에 온날이 바로 아버지가 쓰러지기 하루전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다음날 친정아버지는 일을 마치시고 아침에 퇴근하신후 이틀전에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었던 탓에 예전에 살던집 지붕이 허물어져 그것을 손보시다가 통증을 느끼셨다. 그래서 지붕에서 내려와 거실로 들어왔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아무도 없었던지라 아버지 혼자서 근처병원의 앰블런스를 부르셨다고 한다. 
만약 내가 엄마를 부르지만 않았어도 이런일은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고, 만약 일이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나는 아마도 평생을 죄책감으로 살아가게 되었을지도 모를일이다.

 그날이후, 처음으로 아버지가 만약 계시지 않는다면? 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은 아니지만...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만약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 이란 생각을 하게 되니 그저 눈물만 흐를뿐이었다. 병원을 크게 벗어나지 말라는 의사의 당부에 친정엄마와 두남동생들은 병원근처의 여관을 하나 잡아서 그곳에서 묵으면서 엄마와 동생들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다면? 이란 생각으로 첫날은 눈물로 밤을 보냈다고 한다. 식구들이 그야말로 친정아버지의 존재여부에 사활을 건셈이다.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셨고, 이번주 목요일에 퇴원을 하신다고 하신다. 협심증이란 것이 병을 완전히 고쳤다고 장담할 병이 아니라 퇴원하고서도 항상 조심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다니시던 아파트 경비일도 그만두실 것이다. 
그래도 친정아버지가 내곁에 살아계시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고 기쁘긴하나 항상 노심초사해야만 할 일이 착찹해진다. 협심증의 증세로 아버지의 경우엔 아주 위독했던 상황이어서 의사는 기적적으로 살아나신 셈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더 걱정스럽다.
 
 내부모가 위급하니 내자식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쌍둥이들의 배내짓의 표정을 보면서 웃곤 하지만 그상황에서는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그상황을 많이 원망했었다. 아가들을 보면서 많이 미안하지만 그래도 나는 욕심이 많은지라 내새끼들뿐만 아니라 내부모도 곁에 오랫동안 두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모쪼록 친정아버지의 건강이 빨리 회복된 것이 기쁘고, 계속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이기회를 계기로 가족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 무척 기뻤던 순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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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02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몸 회복하셔서 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반딧불,, 2006-05-0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자책하지 마시구요. 건강해지실겁니다. 힘내셔요.

ceylontea 2006-05-0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오래 사실거예요...
건강.. 정말 중요한 것이죠.. 저도 요즘 무척이나 신경쓰는 부분이랍니다..
기운내세요...

水巖 2006-05-02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에 그런 일도 있으셨군요.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 그리고 쌍둥이와 함께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조선인 2006-05-02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놀라셨겠어요. 어디 욕심 많은 게 님뿐이겠습니까? 내 새끼, 내 부모 다 챙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겠죠. 아버님이 이를 계기로 더 건강 관리를 잘 하시고 오래 건강하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아영엄마 2006-05-02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마음 알 것 같습니다. 저희 친정 식구들 역시 친정 아버지 아프실 때도, 위독한 고비 몇 번 넘기면서도 저 걱정할까봐 안 알렸었죠. 부디 아버님이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쌍둥이 잘 커가는 모습 오래 오래 보셔야죠. ^^

하늘바람 2006-05-02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라셨죠, 저도 몇년전 저희 엄마가 심장 수술하셔서 그 맘 알아요. 세상이 무너지죠

난티나무 2006-05-0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시길 바래요. 가족 모두.

날개 2006-05-0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놀라셨겠군요...
아버님이 건강해지시길 빕니다..
책나무님도 건강하셔야 하구요!

프레이야 2006-05-0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식보다 부모가 먼저더란 말씀이 가슴을 때리네요. 쌍둥이엄마도 되셨군요. 축하인사가 늦었어요..무엇보다 아버님 건강 쾌차하시기 바래요. 그리고 가족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니 불행 중에도 좋은 일은 있다 생각하시구요^^

kimji 2006-05-0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군요. 어서 쾌차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할게요.
님도, 힘 내셔야 합니다. 곁에 있는 분들이 건강해야 아버님도 빨리 쾌유하실테니까요.

미완성 2006-05-03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어휴. 고비를 넘기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꼭 회복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래요. 나무님과 또 아기들과 함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저도 엄마뿐이라 가끔 그런 생각 들곤 하는데 정말 마음이 착잡하지요. 부디 나무님도 그렇고 아기들도 모두 건강해서 식구들이 앞으로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욕심이긴요. 당연한 거지요..
 
모자 쓰고 인사해요 세계는 내 친구 3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지음, 이혜경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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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아이는 모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편이다. 어디 외출을 할적엔 꼭 모자를 즐겨쓰곤 한다. 아기적에 아이의 뒷머리 한쪽이 유난히 납작한지라 그것을 커버하기 위하여 계속 모자를 씌우다보니 아이도 그것이 습관이 되었나보다. 그래서 꽤 커서도 아이는 외출하기전에는 꼭 모자를 찾곤한다. 때때 사계절 맞춰 구입해주는 것도 때론 버거워지려 하곤 했는데 마침 참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였다.
아이가 아주 좋아하는 모자만 쭉 담겨있는 예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책을 처음 보자마자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것을 보니 아이들은 여전히 교훈적인 책보다는 재미있고 유쾌한 책에 대한 흥미가 더 강한가보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책은 아이들의 흥미거리를 충분히 끌어당긴다.
일단 모자가 그려진 밑부분이 뚫려 있어 그곳에 아이의 머리에 얹어놓으면 정말 아이가 모자를 쓴 것 같은 포즈를 취할 수 있어 아이들은 재미있어한다.

 더군다나 모자는 그냥 모자가 아니라 각국의 그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모자들이다. 그래서 모자를 쓰는 재미와 그나라의 전통모자가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모자쓰고 인사해요"라는 책의 표지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나라의 인사말도 적혀있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책의 모자를 직접 쓰고서 그나라의 인사말로 인사를 넙죽 하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놀이를 통하여 그나라의 특색과 전통을 엄마의 입을 통하여 간단하게 귀로 들으면서 아이는 행동으로 인사하며 모자를 쓰고서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이것 저것 덤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이다.

 아이에게 세계여러나라의 느낌을 알 수 있게 해주기 위하여 각국의 국기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국기책을 하나 구입해주었는데 아이는 그런대로 국기들을 붙였다,뗐다 하면서 재밌어 하긴 하는데 그나라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들려주어도 아직 아이가 이해하기엔 역부족이었는지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태극기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고, 이웃나라들의 국기를 알아볼 수 있는 정도만 만족하고 있었다. 그래도 각나라의 전통과 그나라의 특색을 가르쳐 주고 싶긴 한데, 엄마인 내가 영 갈피를 잡질 못했으나 이책을 보니 어느정도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을 보니 아~ 이것이구나! 라고 느꼈다.

 우리아이는 애국을 하는지라 모자중에 우리나라 갓이 제일 좋다고 한다. 그리고 부러 갓을 쓰고서 지아빠한테 달려가고, 나한테도 달려온다. 처음 갓을 쓰고 우리앞에 나타났을때 우리가 "심대감!"이라고 부추겨 주었더니 그소리가 엄청 듣기 좋았나보다. 항상 갓을 쓰고서 심대감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는 러시아 모자가 좋다고 한다. 동물털로 만든 러시아 모자가 아주 따뜻할 것같다고 한다. 그리고 베트남 모자도 좋다고 한다. 베트남 모자는 더울때 부채로도 부칠 수 있고, 물을 뜰 수도 있다고 한다. 제법 책에 적혀 있는 글을 읽어준 내용을 잘 기억하고서 대답을 하는 듯하다.
이렇게 아이들이 재미와 흥미를 느낄때 살짝 가르쳐 주는 것들은 아이들은 용케 잘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아이가 책모자를 쓰고서 엄마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하니 엄마는 귀찮아도 아이는 항상 즐거울 수 있는 그림책이다. 디카다보니 마구 사진을 찍어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오늘도 아이의 모자 쓴 포즈를 몇 장을 찍어주었다..^^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는 "심대감!" 이라고 엄마,아빠가 불러주는 갓도 덩달아 제일 좋단다. 애국하는 녀석이다..^^



 쓰면 많이 따뜻할 것 같아 좋다는 러시아 모자 "샤프카"다.



 반대로 더울때 부채질도 할 수 있고, 물도 뜰 수 있어 좋다는 베트남 나라의 "농"이란 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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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코와 걷는 길 보림어린이문고
오카다 나오코 지음, 고향옥 옮김, 노석미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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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래서 더욱더 이책은 의미있는 책으로 다가온다.

 책제목에서 나오는 히나코는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가진 친구이다. 히나코가 전학을 오면서 주인공인 사치코의 같은 반의 같은 모둠(우리나라말로 해석하자면 같은 "조"의 의미가 커보인다.)이 되면서 장애우 친구와 어떻게 하나가 되어가는지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접하게 되면 모두들 처음에는 당황하게 된다. 특히나 장애인을 그리 흔하게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더군다나 어린 아이들이 그런 경우라면 더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야하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너무 지나친 친절은 또 그네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어 난처한 경우를 몇 번 당한적도 있었다. 아마도 다른이들에게서 불신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지만 솔직히 장애인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성인인 내가 이럴진대 어린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하지만 그렇게 아이들이 혹은 내아이가 많이 당황스럽고 난감하다고 하여 몸이 편치 않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누려야할 기회를 뺏어버리고 무시해버리는 일을 서슴없이 행하는 사람으로 키워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이 자라는 것은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서 무시를 당하거나 설움을 당한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이책은 한장애를 가진 친구인 히나코를 통해서 장애라는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한모둠의 친구들인 이책의 주인공인 사치코를 포함하여 겐과 야코 그리고 코바가 히나코를 챙겨주는 장면에서 장애우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어떠해야만 당사자인 장애아 친구가 더 편하고 기뻐할 수 있는지 그방법을 간접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사치코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 즉 속마음은 아주 거추장스럽고 불편해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마지못해 히나코에게 친절을 베푸는 유형이고 겐과 야코는 분명 진실된 마음도 조금 있겠지만 교과서적인 딱딱한 친절을 베푸는 유형이다. 하지만 코바는 그냥 히나코를 똑같은 친구로 대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로 전혀 고려치 않는 행동을 일삼아 다른 친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결국엔 히나코의 마음을 열게 해준 이는 바로 코바였다.  

 장애를 특별한 것으로 보지 않는 코바의 순수함이 잔잔하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이책을 읽는 아이들이라면 분명 그네들도 깨닫게 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더이상 장애인들이 설움을 받지 않는 세상으로 조금씩 더 발돋움할 수 있기를 진정 바란다.

 오카다 나오코라는 이책의 일본작가는 본인이 직접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 더욱더  이책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장애인의 날이 포함된 올4월이 다가기전에 아이들에게 이책을 읽혀주면서 한번쯤 장애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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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1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장애인의 날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때만 뭔 행사하고 364일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취급하잖아요. 경계는 확실히 인식하면서 그것을 서로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책읽는나무 2006-04-1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헌데 또 아예 없어져버리면 그경계를 또 아예 인식하지 않게 될지도 모를 불안감이 드는 건 왜일까요?
암튼...전 할말이 없을따름입니다. 섣불리 주제넘게 글을 올린 것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ㅡ.ㅡ;;

물만두 2006-04-1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거죠. 그냥 터놓고 무엇이든 터부시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깁니다^^ 좋은 책 읽으시고 까칠하게 왜 이러셈~^^

책읽는나무 2006-04-1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나요?...^^;;
쓰면서도 혹여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많이 소심해졌습니다...ㅡ.ㅡ;;
 
월요일 아침에 미래그림책 41
유리 슐레비츠 지음, 양녕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작가를 오랫동안 눈도장만 찍어놓고는 아직 그의 그림책을 구입하지 못했었다. 계속 다른 그림책을 구입하느라 자꾸만 밀려나게 되었던 것같다. 하지만 이그림책을 계기로 두디어 유리 슐레비츠와 만나게 되었다. 처음 읽으면서 이작가에게 흠뻑 빠지게 되었다.
이그림책은 운율이 섞인 간결한 문체속에, 그리고 소박한 듯, 화려한 듯한 그림속에 많은 뜻을 품고 있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소년이 살고 있는 동네는 허름한 빈민가이다. 책표지에도 실려 있지만 허름한 아파트와 건물이 빽빽한 동네에 비까지 내리니 무척 음산하고 우울하게 보인다. 월요일 아침에 이렇게 비까지 내리니 소년은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그저 창밖만 쳐다보고 있다.
하지만 소년은 우울하게 있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어두운 배경속에 알록달록 예쁜 옷을 잘 차려입은 왕과 왕비와 어린 왕자가 소년은 찾아오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소년의 집에는 소년이 없다.소년은 버스 정류소에 서 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말한다. "그럼, 우리 화요일에 다시 와요." 라고....
그이튿날은 비가 그쳤다. 그리고 왕과 왕비, 어린 왕자 그리고 기사가 소년을 만나러 왔지만 소년은 또 집에 없다. 소년은 지하철속에 있다. 그래서 왕자는 포기하지 않고 수요일에 다시 오자고 말한다.

 이렇게 요일마다 소년을 만나러 오는 손님들은 또 요일마다 한 사람씩 늘어난다.
왕과 왕비, 어린 왕자, 기사, 근위병, 요리사, 이발사, 광대, 심지어 작은 강아지까지 나를 찾아온다.
소년은 매일 찾아오는 손님들을 피해 다른 곳에 있다. 일부러 피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매번 세탁소에 있기도 하고, 쌍둥이네 가게에 있기도 하고, 밖에서 연을 날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손님들을 되돌려 보내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을 알았는지 일요일 아침에는 집에 머물러 있는다. 드디어 소년을 만나게 된 요란스런 손님들과 어린왕자는 이렇게 말한다. "인사나 하려고 잠깐 들렀어."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을 방문한 손님들은 그저 소년에게 인사나 하려고 매일같이 들렀던 것이다. 어떤 중요한 일과 용무가 있어서였던 것도 아니고, 어떤 물건을 주고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인사차 들렀단다. 

 맨마지막장에서는 소년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눈에 띈다. 그카드속에는 소년에게 매일같이 들렀던 그손님들의 모습이 하나씩 그려져 있다. 그러니까 소년은 카드놀이를 하면서 혼자서 상상놀이를 하였던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좀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 자신을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소년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월요일 아침에 비가 내려 밖에 나가서 놀지 못하겠기에 그저 상상한 놀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친구가 없어 누군가 나를 찾아오는 상상을 한다는 것은 왠지 친구가 없어 쓸쓸한 소년의 모습으로 내눈에 비쳐져 조금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상상속에서는 소년은 한껏 들떠 있어보인다. 나를 찾아온 귀하디 귀한 왕실손님들을 바람맞힐 정도로 소년은 젠체를 하면서 자기 볼일을 하는 것을 보면 소년은 조금은 들떠 보이고 신나보인다. 소년의 상상만큼은 부자라고 생각된다.
비가와서 우울해하는 아이들에게 이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같이 상상속에 빠져본다면 즐거울 것같다.
더군다나 계속 반복되는 간결한 운율은 어린 아이들에게 읽혀주기에도 충분한 그림책이다.

 유리 슐레비츠를 뒤늦게나마 만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그의 다른 그림책도 얼른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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