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태종 평전 - 뛰어난 용인술과 놀라운 포용력으로 제왕의 전범이 된 통치의 달인 중국 역대 제왕 전기 시리즈
자오커야오.쉬다오쉰 지음, 김정희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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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618년 이연에 의해 수나를 멸하고 중국 중원에 등장한 당 나라는 907년 주전충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약290년간 중국대륙을 통일한 한나라 이후 제2의 최성기를 이룬 중국 역사상 위대한 제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제도와 문물의 정비와 발전으로 인해 고구려,백제,신라,왜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고 나아가 로마제국등을 비롯한 서역제국들과의 교역을 확장한 대 제국으로써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이 지금 현재 미치는 영향 이상의 의미로 당나라는 존재했던 것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제국의 탄생에 많은 기여를 했고 국가의 틀을 반석위에 올려 놓은 인물이 다름아니 고조 이연의 둘째 아들인 이세민으로 흔히 태종으로 일컫는 인물이 그 중심에 있다. 중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군주중에 하나로 칭송받고 있는 인물 바로 '정관의 치'를 이룬 당 태종에 관한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서적이 국내에 출간되어서 그동안 당 태종에 대해 알려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의 실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당 태종 평전>는 태종 이세민의 개인 성장사와 더불어 국가의 건국과정, 왕위 획득과정 그리고 소위 '정관의 치'라는 치세기간 동안 시행했던 다양한 정치활동과 대외 정복 전쟁등을 통해서 이세민 개인의 삶과 더불어 당나라의 연착륙과정을 한번에 고찰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역사서로 비록 중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국내 독자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당 태종당시의 시대가 고구려와 절체절명의 사활을 걸고 치열하게 벌인 고-당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기에 한국사와도 크게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제왕의 자리는 예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준다는 말이 있듯이 이세민이 제위에 오르는 과정은 현대적 해석으로 처세술과 자기개발관 관련된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기에 이에 대한 부분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져 주기도 한다.  

당 태종은 조선의 태종 이방원과 상당히 많은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조선건국에 이방원이 일등공신역활을 했지만 논공행상에서 소외되었듯이 이세민 역시 같은 상황이었고, '현무문의 변'이라는 골육상잔을 통해 권력을 차지하는 과정등이 복사판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신생국가를 반석위에 올려놓기 위해서 시행했던 다양한 위민안정정책들과 향후 후계구도에 대한 결정등에서 군주국가(특히 신생국가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한 점에서)에서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실로 교과서 같은 역활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을만 할 것이다. 자기 반대편에 섰던 위징을 과감하게 등용하는등 인재등용에서 포용력을 발휘하고 신하들의 간언에 귀을 여는 모습등은 고당전쟁의 침략자라로 굳어진 국내독자들에겐 약간은 의야스러운 부분으로도 다가온다. 현대로 비유한다면 국가의 기반인 첨단 하이테크산업이라 할 수 있는 농업에 대한 다양하고 획기적인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민중과 국내 정치안정을 도모했던 정책이 결국 '정관의 치'을 대표하는 치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대외적으로 동돌궐, 토욕혼, 고창등의 정벌을 통해서 변경을 통일하고 안정시킨 공로도 인정 받고 있을 정도로 대내외를 막론하고 치세기간 내내 권력의 구심점에 서서 신생국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했다는 점이 중국사관들에겐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당 태종은 제왕학의 교과서로 후대의 많은 군주들의 교범이 되었던 것이다. 

저자는 당 태종의 시대를 말하는 '정관의 치'에 대한 평가에서 안민치국이라는 국내기반 안정화 정책를 다소 이색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당시 태종이 실행했던 휴양생식정책은 백성들을 안정시켜 농업생산력을 증진시키고 사회적 불안요소를 하나둘 제거함으로써 국내안정과 더불어 한나라 말기나 수나라 말기에 발생했던 민란등의 각종 반란을 방지하는 역활에 그 주안점이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이러한 기반으로 당 태종을 비롯한 지배기득권층의 영화를 도모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수나라 말기에 이연,이세민 부자등이 가담했던 농민 반란군의 진압과정을 계급갈등 구조의 일환으로 봄으로써 귀족자제 출신인 이세민에 대한 평가를 절하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아무래도 현재 사회주의라는 역사관에서 바라보는 저자나 중국사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하는 논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태종과 '정관의 치'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으로 보고 진보적인 플랜으로 해석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 태종에 의해 그늘속에 가려져 있었던 고조 이연에 대한 평가 역시 새롭게 보인다. 그동안 이연은 왠지 나약하고(건국 결심 및 실행부분) 다소 미련한 인물(태자 선정과 아들들의 갈등)로 그려졌으나 실상은 당나라의 건업을 위해 그바 보여준 전략적이고도 치밀한 처세를 부각하여 이연에 대한 재조명을 했다는 점 역시 특이할 만한다.  

당 태종과 그의 치세인 '정관의 치'를 이해하는데 이만한 사료와 해설을 곁들인 책은 보기 드물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시각에선 다소 아쉬운 점이 남아있다. 저자는 동돌궐, 고창, 토욕혼등의 대외 정벌사와 관련된 논거에서 승리하거나 최소한 화친으로 결말짓은 부분에 대해선 진군도와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당시 동북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쓸법했던 고-당전쟁과 그에 대한 패전의 부분에서는 역시 춘추필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고구려와 연개소문에 대한 언급자체가 극히 미비한 수준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의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한 감정을 감출수 없게 한다. 당시 당나라를 통해 선진문물이 고구려,백제,신라,왜로 유입되는 부분과 이들 국가에서 당나라로 선진문물의 수용을 위해서 교역을 활성화했다는 부분을 강조한 부분과 대비되어 더욱 공정성을 잃기도 한 서술들이 눈에 거슬리는 부분으로 다가온다.  

전반적으로 <당 태종 평전>는 '정관의 치'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들을 평가함으로써 태종 이세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기이자 역사서로서의 역활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내 독자들 뇌리속에 자리잡은 당 태종과는 상당히 다른 면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저작이다. 제위회득를 준비하는 치밀한 과정과 그리고 제위에 올라 펼친 치세기간동안의 다양한 위민정책(비록 저자는 지배계층의 영화 목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지만 군주국가에선 오히려 합당한 논거이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국내안정을 기반으로 이루어낸 대외정벌(고구려에 패배한 부분은 무시하고 있지만)을 통한 신생국가를 무사히 연착륙시킨 태종의 정치감등은 그 어떠한 군주와 비교하더라도 손색없는 탁월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사에서 당 태종 이세민에 대한 평가부분을 당대, 송대이후 그리고 근현대를 구분하여 소개하고 재평가하는 부분에서 저자의 식견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저자의 견해는 마르크스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긴 하지만 나름 색다른 해석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관의 치'와 인간 이세민을 이해하는데 이만한 교범도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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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
이주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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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칼집에서 잠자코 있는 매서운 칼날을 꺼내들었다. 그동안 제아무리 허튼소리를 하고 인신공격에 가까운 매도를 자행하더라도 묵묵히 참고 왔지만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꺼낸 칼날은 그저 매섭기만 하다. 마치 최고봉의 무사의 칼날처럼 단칼에 썩은 뿌리를 도려내듯이 그 칼날의 끝은 매섭기만 하다. 그리고 더 이상의 가타부타한 요설과 눈가림으로 세인들의 눈과 귀를 막아왔던 세치 혀를 향해 칼끝은 매섭게 달려간다. 악성종양이 3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잠복해왔고 이제 정신마저도 갉아먹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집도의는 그동안 진행해왔던 방사능치료나 약물치료로서는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환부를 도려내는 대수술을 감행하게 된다. 그리고 개복하는 순간 집도의나 스탭진이 예상했던 환부보다 훨씬 많은 부위로 전위되어 환자의 생명자체가 백척간두에 이르는 지경을 목도하게 되고 수많은 갈등끝에 환자의 끈질긴 의지를 확인하고 드디어 환부 하나씩을 깔끔하게 도려내는 작업을 시작한다. 아직 그 수술은 진행중이지만 썩은 종양을 하나둘씩 도려냄으로서 서서히 환자의 매박이 돌고 피가 맑아지느 모습을 보고 집도의는 한결 더 희망을 가지고 수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록 짧은 순간에 완치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그 희망의 끈을 놓을 수 가 없는 것은 수 많은 대한국인의 염원을 익히 알고 있기에 그리고 환자의 재활의지가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어떠한 외압이나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은 바로 그동안 쉬쉬하던 한국사 전반에 걸쳐 있는 노론/식민사관의 병폐를 마치 외과의의 수술집도처럼 썩고 문드러진 부위들을 하나 하나씩 도려냄으로써 악성종양으로 인해 산소호흡기에 연명해 왔던 한국사라는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러넣은 극약처방을 보여주는 저작이라고 해야겠다. 그러다 보니 이번 책에는 다소 높은음자리쪽의 소리를 방불케 하는 고음과 더불어 극히 정신상태가 제자리에 있는 대한국인들이라면 상당하게 혈압을 상승케 하는 그 무언가로 인해 속이 편할 수가 없는 내용들이다. 물론 그동안 노론/식민사관으로 무장한 주류강단사학계가 전도한 한국사에 대해서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고 설마라는 생각을 가져본 이들이 상당수 많겠지만 이번 처럼 부끄러운 가정사를 타인들에게 까발려서 공개하는 경험은 아마도 처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동안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인 이덕일은 한국사전반에 걸쳐져 있는 왜곡된 부분들을 요목조목 대비하고 밝히면서 한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올바른 한국사 전도사의 역활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저자의 시각에서 이덕일소장의 온건한 전도행위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사는 심각한 지경에 봉차했고 더이상 전도행위로는 치료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전사로 나서기로 작정했고 그 전사의 붓끝은 정말 매섭게 돌진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십년묵은 체증을 한번에 날려줄 만큼 명쾌하고 속이 후련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다. 이번 책에서 논거된 사도세자의 죽음, 정조의 독살, 이이의 10만양병의 허구등은 어찌보면 빙산의 일각일뿐이라는 생각에 더욱더 가슴 저미는 느낌을 감출수 없게 한다. 자국의 영토를 알아서 부인하고 식민통치를 긍정하는 나라는 세계사를 통틀어 과연 존재하기나 할까라는 생각마저 갖게 하는 것이 한국사가 처해져 있는 현실이기에 정말 어디에서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한 것이 현실의 문제이기도 한다.  

역사는 방대한 의미나 고품격적인 의미로 제단하지 않더라도 한 국가 내지는 한 민족의 정체성을 말하는 혼과도 같은 존재이다. 자신의 영혼을 빛내지는 못하더라도 팔아먹어서야 어떻게 국가와 민족이 존재하겠는가. 세계사를 상고하고 현재의 상태를 보더라도 자국사를 홀대하는 국가나 민족은 세계사에 발붙일 곳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해본 민족이 다름아니 우리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경험이 제대로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정도 한국사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부족함을 개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해방이후 반민특위의 무산으로 일제청산의 기회를 놓친점과 군사정부와 천민자본으로 인해 철저히 외형 키우기에 몰두하다보니 그런 기회가 작았다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외형 키우기만으로는 한계점에 봉착한 것이고 우리의 영혼이 역사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그동안 철저하게 왜곡된 진실을 바로 잡아가야 한 시점인 것이다. 우리 속담에 늦었다고 할때가 가장 빠른때라는 말처럼 지금 시작이 늦은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한다면 300년동안 썩어왔던 노론/식민사학이라는 종양은 제거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방법론으로 저자와 같은 전사적인 학자가 필요한 것이고 이런이들을 후방에서 지원해줄 독자들이 더 많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광견병에 걸린 미친 개한테 약보다는 몽둥이가 더 효과적일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책은 자의든 타이든 간에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비록 많은 이들이 노론/식민사관의 잘못된점을 알고 있지만 아직 그 수는 미비하다고 판단되고 이번 책의 출간으로 세인들의 입속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서 한국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시작되리라 여겨진다.  

정신병원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대게의 정신병자는 자신은 멀쩡하고 남들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들에게 정신병원만한 장소가 필요한 것이고 아주 많은 노력과 치료를 통해서 다시 사회로 환원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역활인것이다. 정신병을 치료하는 과정은 다양한 방법과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우리 대한국인의 영혼인 역사에서 정신병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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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휴와 침묵의 제국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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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술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평해야 한다"라는 말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역사는 흘러간 과거의 기록이다. 아니 단지 문자상으로 전하는 기록이 아니라 그 시대를 말해주는 화석같은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현대를 살아가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금석같은 역사가 잘못 서술되어 있었고 아니 잘못 해석되어 전해내려오고 어느 한편의 이익에 부합되어 왜곡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을까? 물론 이부분에 대한 대답 역시 모호한 상태이다 적어도 한국사를 바라보는 이들에겐... 

중국의 역사를 두고 우리는 춘추필법에 의한 자기합리화식의 역사라고 촌평을 하고 일본의 역사왜곡은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말에는 자국사인 한국사에 대한 깨끗함이 깔려 있음을 넌즈시 내포하고 있는 표현임과 동시에 역사기록 만큼은 제대로 하는 민족이라는 자긍심이 포함되어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근데 과연 우리 한국사는 왜곡이나 춘추필법식의 역사와 정말 무관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 솔직히 1980년대 문교부검증교과서로 국사를 공부한 나(이후의 국사교사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어지지만)는 선뜻 '네'라는 대답을 하지 못하겠다. 그만큼 그동안 공교육에서 배웠던 역사와 실상의 역사는 많은 격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흥미롭기도 한 것이고 새롭게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점들이 매번 한국사 바로알기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이덕일선생의 저작들을 접하면서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전작이 김종서에 대한 평가에서도 역사 행간에 감추어져있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듯이 이번 백호 윤휴에 대한 저작인 <윤휴와 침묵의 제국>역시 사초를 기초로 하여 면밀한 분석과 애리한 판단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인식에 새로운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백호 윤휴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은 그다지 없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당쟁사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숙종조 남인이 청남과 탁남으로 분파되고 청남의 영수정도로 당쟁사에 집중된 사안과 관련되어 있는것이 일반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윤휴는 일반독자들에게 생소하다면 생소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노론(서인)중심의 사관으로 기술된 조선후기 기록물들에 의하면 윤휴는 상당히 위험한 인물로 평가되어 사사된 공공의 적으로 남아 있기에 더욱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부분들이 왠지 모르게 윤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 내지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기에 우암을 당수로 하는 서인들에게 심지어 같은 남인(탁남계열)들에게 사문난적에 상종하지 못한 인물로 평가되었을까라는 의구심을 자연히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고 한번쯤은 윤휴에 대해서 올바르게 접근해보고 싶은 유혹을 가져 오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번 역사평설을 통해서 윤휴에 대한 그동안의 역사적 평가를 해체하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당쟁사라는 접근방식을 탈피해서 인조반정에서 시작되어 양대호란을 걸치면서 진행되었던 조선시대 후기 전반기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까지 겸하고 있어 윤휴 개인뿐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인식의 변화까지도 다루고 있는 저작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그동안 인지되지 못했던 감추어진 혹은 왜곡되어진 한국사의 진실을 파헤져 나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그동안 교육받아 알고 있었고 그러리라고 생각되어진 부분들이 한쪽의 시각만으로 바라본 역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저작 역시 많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남인이 청남과 탁남으로 분파된 계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점과 전작이었던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에서도 조모조목 반박했던 북벌과 서인들의 실체등을 통해서 윤휴와 당시 시대상을 재조명하고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해야겠다. 

이미 왜와의 7년전쟁과 양대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사회는 그야말로 풍비박산난 상태로 신분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더불어 나라 존속이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었다. 그나마 광해군조의 실리외교가 엉뚱한 명분으로 짓밟히면서 조선은 세계정세(동북아정세)와 역행하게 되고 국왕이 삼배구고두라는 오점을 남기면서 군주국가와 사뭇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이런형국에서 지배계층인 사대부는 죽은자식 불알잡기하듯 존명이라는 명분에만 매달리면서 민생은 파탄났던 것이다. 오히려 패망하지 않은것이 신기할 정도로 국가 정체성 자체를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지패법과 호포법, 오가작통법, 서얼허통만이 북벌을 가능케함과 동시에 민생을 추스리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백호 윤휴의 사상은 어찌보면 당연한 주장이지만 비뚤어진 주자학 계승자들의 눈엔 그야말로 사문난적이나 공공의 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고 윤휴라는 이름은 시대의 금기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하고 바로 잡는 것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자신들의 역사인 한국사부터 바로 잡지 못한다면 이또한 어불성설이기도 하다. 그동안 왜곡된 혹은 한쪽의 시각만으로 평가된 한국사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내실을 다지고 외부의 주장에 올바른 반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독자들로 다시한번 역사를 어떻게 관조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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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세트 - 전5권 - 우리 시대 건강한 시민을 위한 열린 한국사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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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내력을 상징하는 족보라는 것이 있듯이 민족(근대화와 제국주의의 비뚤어진 표출로 인하여 대두된 개념이지만)이나 국가 역시 지나간 세월의 흔적들이 역사라는 기록에 의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문자의 형식을 갖춘 포멀적인 기록과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비공식적인 구두기록, 미술품이나 조각품등을 통한 제3의 기록등 다양한 형태로 전해내려 오고 있고 우리는 통상 이러한 일련의 흔적들을 통칭하여 역사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역사는 특정한 국가의 형성에서 성장에 이르는 모든 것을 상징하는 일종의 정체성을 표방하고 있어 비록 지난 세월의 기록이지만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제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는 살아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렇듯 한 국가의 역사를 살펴보게 되면 그 국가 전반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인지하는데 있어 오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역사 한국사는 이러한 측면에서 과연 제대로된 역활을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명쾌하게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현재까지도 동북공정이니 독도영유권등(물론 이러한 분쟁이 상존하는 곳은 세계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으로 상처받고 백의민족등을 운운하면서 소극적인 사관을 스스로 주입하고 있는 국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선진국의 지표인 OECD회원국이자 G20의장국으로서 상당한 지위에 올라섰다고 자부하는 나라중에 자국사를 선택과목으로 교육시키는 나라는 세계사를 통틀어 과연 있기나 하겠는가. 선진산업국은 경제적 지표의 우월성만으로 주목되고 부러움을 받는 것은 아니다. 선진산업국의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자국의 문화에 대한 긍지와 이에 대한 대외적인 인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저에서는 다름아닌 역사인식에 대한 나름대로의 신념과 줄기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역사교육은 모년 모월 모일에 누가 무슨일을 했다는식의 그야말로 입시위주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 치중했고 전반적인 사관에 대한 큰 흐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역사하면 자연스럽게 귀찮고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쯤으로 치부하게 되고 관심밖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고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이성적인 대응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만들어 온 것이다. 여기에서 여러가지 요인이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사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서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엽적인 부분이 아닌 통사를 개괄할 수 있는 교양서로서의 역사서가 없다 보니 갈수록 역사인식에 대한 모호한 사관만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측면에서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시리즈는 학계는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모처럼 제대로 된 역사서의 출간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 자녀에서부터 부모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 같이 읽으면서 토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기존의 한국사통사와 차별화 되는 부분] 

세트를 구성하고 있는 전체적인 분배와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그동안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한국사 통사의 흐름은 선사시대를 필두로 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에 대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물론 이점은 현존하는 사초를 비롯하여 역사적 흥미유발이 많은 곳이 조선시대라 보니 자연스럽게 조선시대에 대한 비중이 높을수 밖에 없었고 삼국시대 역시 신라의 삼국통일 중심으로  고구려,백제사가 등한시 되었다. 또한 우리 한국사에 최초의 통일왕조인 고려에 대한 비중 역시 간단하고 그나마 대몽골항쟁이나 불교의 발호 그리고 여말 정치사회의 부폐쪽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는 이러한 통념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구성원칙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고려사에 대한 비중을 상당히 많이 높였고, 팔관회를 비롯하여 고려 사회문화사의 영역에 많은 양을 할당하여 고려사를 재조명하는 시도를 엿보이고 있다, 또한 선사시대의 구분을 구석기,신석기라는 양대구분이 아닌 중석기 개념을 도입하여 기존 구석기와 신석기시대의 간격을 좁히면서 고고학적으로도 많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근현대사의 비중을 40%정도로 많이 할당해서 집필의 취에 맞게 최근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지가 미래를 여는 사관과 접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눈에 돋보이는 점]

1.다양한 비쥬얼자료를 통한 생동감 넘치는 편집

그동안 독자들은 역사서에 나오는 강역도, 연표, 의미있는 유물 사진 및 인물 사진을 많이 접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나 출판사가 달라도 그 속에 등장하는 시각 자료의 경우 거의 대동소이한 경우를 경험했을 것이다. 왠만한 독자라면 너무나 많이 보는 자료에 식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그 중요성을 잊게 마련이다. 특히 선사시대의 유물자료는 판박이를 하듯이 중복된 자료들의 일람표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어린학생들의 배려 차원도 있겠지만 왠만한 성인독자들이 보더라도 생소한 자료들이 다량으로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좀더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선사시대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며 그 시대의 역사 역시 우리의 역사라는 자긍심을 부여하게되는 동기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우수한 편집이라고 봐야 한다. 

2. 단군신화에서 역사로

그리스로마신화를 우리는 단순하게 폄하해서 신화라고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 이유는 신화속에 등장하는 사건이나 상황들속에 숨겨진 진실이 신의 이야기보다는 바로 인간들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바로 이러한 부분들의 전래가 일종의 역사적 사건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우리의 단군신화는 올바른 접근과 더불어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늘 아쉬운 대목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다소 미흡한 부분은 아직까지 있지만 단군신화를 역사의 일환으로 해석할려고 하는 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즉 호랑이, 곰, 신시등의 상징성을 역사적 표현으로 해석하여 신화에서 잠자고 있던 단군의 실체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싶다. 

3. 북한학계의 학설 소개와 통일신라시대

분단 이데올로기의 확산은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적대적인 대립각을 세우게 되었고 학계에 이르기까지 그 미치는 분야는 엄청나게 넓기도 하다.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북한학계의 사관을 단군릉, 단군신화, 발해와 신라의 관계분야에서 소개함으로써 남북간 사관의 형성틀과 기본방향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기본 삼국시대 이후의 시대를 통일신라시대로 인식했던 사관에서 발해와 신라가 공존했던 남북국시대로 사고의 발상이 전환되었다는 점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보여진다. 그동안 노론식민사관의 잔재로 인한 소극적 사관의 청산에 상당히 많은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4. 발해사에 대한 재조명

무엇보다 이번 책의 강점중에 하나가 바로 발해사의 재조명이다.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는 그동안 우리의 역사에서 경계인의 자리에 밖에 머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한 연구나 자료도 적었지만 통일신라시대가 강조되다 보니 발해사는 자연스럽게 소외되었던 것이다. 근대화의 일환으로 등장한 민족이라는 개념의 획일화로 인해 고구려유민과 말갈인들이 세운 발해는 왠지 우리역사가 아닌 별개의 역사로 인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발해의 건국과 구성원의 구성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면서 발해가 우리의 역사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지금의 민족적인 개념의 잣대로 당시를 고찰한다면 고구려, 백제(요서와 일본통치시대)역시 우리의 역사로 볼수없을 만큼 다민족을 그 구성원으로 하고 있다. 특히 발해사 부분에서 담비의 길(sable-road)이라는 새로운 교역로의 발견으로 실크로드에 비견될 만큼의 교류가 있었고 그 중심에 발해가 있었다는 점에서 발해는 거대한 제국이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팁으로 백두산폭발과 발해의 멸망에 대한 부분도 언급되어 있어 변화하는 흐름에 맞추어 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5. 사회/문화사의 부각

역사하면 대게의 경우 군주나 사건을 중심으로 한 정치사를 지칭하기고 하고 일반인들에게 이 부분이 많이 익숙해져 있는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는 정치사만을 다루는 편엽적인 시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부분이 돋보인다. 사회/문화사에 대한 대폭적인 보강과 서술로 인해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를 통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온달과 평강공주, 서동과 선화공주등의 설화에서 부터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미천왕조에 수록된 기사를 통해서 당시의 의식주 및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고찰을 보여줌으로서 역사적 고증과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점이 여타의 역사서와는 다른 점이자 강점이기도 하다. 고구려尺이라는 당시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권의 표준 도량형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된다. 

[아쉬우면서 향후 보완 되어야할 부분]
▣ 한사군 문제

한국사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제외하고는 현존하고 있는 공식적인 문자기록에 의한 역사서가 발굴되지 못한 관계로 항상 상고사부분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이에 대한 제대로된 고증이나 실체에 확립이 상당히 어렵다. 그러하다 보니 특히 제국주의 실증사학의 영향으로 인해 눈에 보이는 유물이나 기록에 의존하는 경향이 우세했다. 무엇보다 일제감정기 시대를 거치면서 태동한 근대사학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의 상고사는 많은 오류를 낳게 되는 결정적인 역활을 하게 된다. 이는 일제를 중심으로 식민지 통치의 정당성을 내세우는 논거로 자리잡았고 그들의 사관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들이 학계를 점령하면서 지금까지도 엄청난 여파를 미치고 있다.

여기서 이러한 통설을 그대로 승계하여 한사군의 위치를 한반도 내로 확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정작 이러한 위치 비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초는 공개하지 않고 점제현 신사비나 부조예군도장등 일제시대 일본사학자들에 의해 발견한 유물을 수록하면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우리측 사초가 부족하다면 가장 근접한 중국측의 사초를 1차적인 검정방법으로 삼아야 하는게 상식인데 이점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진수의 삼국지 위서 동이전(오환선비동이전)을 통해 고구려,부여,동예,옥저등의 당시 정치,문화,사회,경제등을 설명하면서 굳이 부기된 강역도에 낙랑을 표기한 저의가 사뭇 이해가기 힘든 부분이다.(마치 진수의 삼국지에 낙랑이 한반도내에 설치되었다는 자연스러운 생각을 갖게 하는) 중국측 1차사료를 인용하면서도 결국 자의적인 해석으로 나아가는 점이 큰 의혹으로 남는다. 물론 지도상에 요서유역설(일부 재야 학자)이라는 명기라도 해놨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학계 통설이 이러하니 이것이 정답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법률적으로 다수설이나 통설과 상반되게 소수설이 존재하지만 판례의 경우 통설만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통설이 전부다가 아님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물론 법률적 논거와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러한 통설 역시 솔직한 표현으로 제밥그릇의 크기를 제단하는데 더 크게 작용하고 있지 않는가?

이에 대한 문제는 이론의 여지가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주장을 다 수록하여 독자들의 판단여지를 남겨두었으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크게 남긴다. 

한사군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훌륭한 역사서임에는 틀림없다. 시대의 변화에 부합하여 시각 자료의 다양화와 차별화 그리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백두산 화산과 발해 멸망의 연계성, 정치사 일변의 서술에서 사회/문화사 부분을 대폭적으로 강화한 부분등이 기존의 역사교양서와 차별화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새롭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발해사를 한국사로 인식하여 좀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사관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교양서의 한획을 긋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모와 아동이 같이 읽으면서 토론해 보고 새로운 사실도 알아가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관심을 가질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향후 개정판 출간시 미비했던 부분에 대한 (한사군 설치 부분의 논거) 보충 내지는 별도의 학설을 보완한다면 보다 나은 정말 미래를 여는 한국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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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신 역사스페셜 우리 역사, 세계와 通하다 KBS 新역사스페셜 1
KBS역사스페셜 제작팀 지음 / 가디언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KBS교양프로그램중 유독 꾸준히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프로가 있다면 단연코 <역사 스페셜>시리즈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역사의 라이벌','역사저널','역사추리'등의 제하를 달고 방영되었지만 큰 맥락에서 <역사 스페셜>은 이제 교양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하는지를 여실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는 그동안 역사라는 막연하고 시대착오적인 구시대의 유물정로로 인식되었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접근(주로 인물 중심의 컨셉)과 3D그래픽등을 동원한 색다른 시청각적 요소의 가미 그리고 기존 사관과는 차별화된 접근방법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에 기존에 방영되었던 부분을 선별하여 <우리 역사, 세계와 通하다>라는 제하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번 역사평설의 주 컨셉은 '소통'에 중점을 두고 편집되었다. 역사는 흔희 생각하는 과거의 사건만을 한정하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역활이고 그 중심에는 각 시대간의 소통이 필수조건인 것이다. 편집진은 이러한 소통이라는 대전제하에 기존 한반도내에 자리잡고 있던 국지적인 한국사를 고집하지 않고 고대에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와 우리 주변의 중국, 여진, 거란, 일본 그리고 멀리 투르크에 관련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추적하면서 이들 상호간의 역사를 되집어 보면서 국경위주의 역사인식을 확장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해야 겠다. 

신라왕족과 흉노와의 상관관계, 연개소문이 머나먼 투르크에까지 사신을 보낸 이유, 동로마 황금보검이 신라땅에 묻힌 사연,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시간적 흐름을 다루면서 그동안 인식되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분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막연하게 설화로만 인식되었던 '연오랑과 세오녀'이야기가 당시 신라 통합에 거부하고 일본에 정착하게 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롭다. 또한 우리는 일본문화와 백제문화의 연계성에 대한 인식은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으나 고구려나 신라가 일본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 일본 최고의 무사인 미나모토 요리요시의 가계와 고구려의 기마술이 일본에 전파된 경위등을 추적함으로써 고대 일본의 국가형성에 다방면으로 기여한 점을 밝혀내고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처럼 우리의 역사는 한반도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서남북으로 전파되고 연관되면서 당시 주변국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이를 통해서 변화에 왔다는 것이다. 이점은 문화적 자긍심의 문제를 초월하여 우리의 역사인식 방향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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