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양 한국사 1 - 단군조선에서 후삼국까지, 식민사관을 벗고 고대사의 원형을 복원한다 ㅣ 교양 한국사 1
이덕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 한국사 만큼이나 여타 세력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 변질되고 왜곡된 사례는 세계사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제국주의가 팽팽했던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일제에 의해 조선반도 식민지 정당화의 도구로 전락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동북공정이라는 중화중심주의 세력에 의해서 상처받고 있다. 비록 시간대를 달리하지만 이들 두 세력의 공통점은 다름아닌 팽창주의(정신적 침략주의로 시작했지만)사관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반 다른점이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 두 세력은 우리 한국사의 시원적인 고조선을 비롯한 상고사를 부정하면서 자신들의 사관을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재야학계 일각에서 저자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지만 식민사관에 철저하게 물들어 버린 학계 대다수의 시각은 아직도 일제 감정기 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만큼 아직도 우리 깊숙한 곳에서는 식민시대의 잔재들이 뿌리깊게 남아 있고 그 뿌리가 뿌리를 뻣어 우리 위대한 한민족의 정신에 거미줄 처럼 끈질기게 달라 붙어 있는 실정이고 우리의 정신(한국사)은 독거미의 독에 의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고조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김부식의 삼국사기 초년 기록을 부정해 버리는 국정 국사교과서를 달달 외워야 하고, 한4군이 한반도내에 위치했다는 증거로 몇가지 되먹지 못하는 일제학자들의 증거를 신앙 같이 받드는 나라 그리고 겉무늬만 일제에서 대한민국으로 갈아 타버린 학계의 주장을 성서보다 더 굳게 믿고 있고 그 믿음을 강요하는 나라, 한나라의 고등교육을 평가하면서 자국사를 선택으로 책정하는 나라, 바로 이 나라가 G20 의장국이면서 수출 1억불을 달성했다고 동원할 수 있는 매스컴은 다 동원해서 나팔을 불던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현주소이다.
각 개인에게 개성과 정체성이 있다면 그런 개인들의 모임체인 국가 역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세계사를 상고해 보면 한 민족이나 국가만의 정체성이 불확실했던 나라나 민족의 결과는 굳이 여기서 밝히지 않더라도 그 최후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아니 없어서는 아니되는 필수조건인 것이다. 바로 역사가 그 국가가 존립할 수 있는 정체성의 기반인 것이기 때문에 한 민족이나 국가의 역사는 그 어떠한 종교적인 믿음이나 경전보다 최우선시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가 없듯이 국가와 역사는 사람의 몸과 같은 일심동체의 역활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처럼 올바르지 못한 사관의 정립은 문제가 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일종의 과대망상증에 해당하는 정신병적인 정체성을 스스로 주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기술은 올바르고 정확하게 해야 하고 그 해석과 판단 역시 제대로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의 과대망상증세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분명히 인식하면서 우리 한국사의 대인기피적인 증세와 공황장애 증세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해방을 맞이 하고 오늘에 이르면서 한국사는 뜻있는 몇몇 선각자와 그 후예들에 의해서 많은 심적불안증세를 걷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정신세계는 이런 강박관념과 피해의식를 기본으로 그 위에 영원히 패배자 의식을 벗어날 수 없는 강력한 식민사관 바이러스와 기식하고 있어 좀체로 체력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이덕일의 <교양 한국사> 시리즈는 의미 깊은 역사서로 다가온다. 사실 그동안 이덕일 소장의 한국사 전반에 걸친 각론적인 저서들은 많은 반향을 일으키면서 오랜 세월 왜곡된 한국사의 진실을 일깨워 주는데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굳이 이 자리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많은 논쟁거리 내지는 학계에서 다수설이라고 주장하면서 거의 사실로 밀어붙이는 사안들에 대해서 요목조목 반증(이병도를 비롯한 식민사학자들이 신앙처럼 받들었던 실증사학이라는 고증방식을 이용하여) 을 들어 올바른 사관을 심어 주었고 이제 많은 독자들이 서서히 새로운 아니 진실된 한국사를 바라보게 되었다. <교양 한국사는> 바로 이러한 일련의 퍼즐조각처럼 다루어 왔던 단편적이고 정체적인 논거들을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대한제국의 멸망에 이르는 긴 세월을 통사 형식으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다가온다.
구슬도 꽤어야 보물이 되듯이 그동안 시대사별, 사건별, 인물별로 한국사를 접해왔던 독자들이라면 더할나위 없니 좋은 기회로 우리 한국사를 처음부터 근대에 까지 한차레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시리즈 첫번째는 단군조선에서 후삼국까지라는 부제에서 확인되듯이 고조선(물론 구석기시대부터 시작한 선사시대의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에서 시작하여 고려가 재통일하기 전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특히 많이 왜곡된 상고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독자들에게 눈을 잠시라도 떼기 힘들게 한다. 고조선과 이후 태동하는 고구려를 비롯한 열국시대(우리는 흔히 삼국시대로만 인식하지만 고구려,부여,동예,옥저,백제,가야,신라등 3국만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고조선의 강역(고구려에 의해 계승된다)과 한4군의 실체(특히 낙랑군의 위치 비정과 낙랑국의 존재등을 고고학적 유물과 문헌학적 사초을 제시시하여 새롭게 고증한다) 사라진 역사 가야제국의 실상, 삼국사기 초기 기록의 부정여부(고구려의 개국연도등),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반증, 발해사의 복원등 그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던 우리 상고사의 전반적인 논점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어 일괄된 역사의 흐름을 재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저자를 비롯한 진보재야학자들이 출간했던 각론적인 역사서와 비교 하여 본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된다.
하늘을 나는 새가 한쪽의 날개로만으로는 창공을 날 수 없듯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한쪽으로만 편향된 시각으로 제단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 통서라고 봐야 한다. 이점은 일제감정기를 통하고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으면서 삼국통일을 고구려나 백제가 이룩하였다면 저 광활한 중국대륙이나 일본열도가 우리의 영토였을 것라는 아쉬움과 더불어 당나라는 외세를 끌어들여 역사의 정도를 무시하면서까지 반쪽짜리 통일을 일구어낸 신라 통일 행위에 대해서 폄하하는 지금의 풍토에 대해서도 저자는 많은 경계를 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강자독식(위주)의 사관이 결국 중화사관과 식민제국사관을 불러오는 개연성이 높은 것이고 역사란 가장 약자라고 여겨지는 대상도 역사의 당당한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이 역사라는 것을 신라의 통일과정이 대변하는 좋은 사례라고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 그동안 제대로된 한국사를 접해보지 못했던 독자들, 시대사, 사건사, 인물사 중점으로 한국사를 접했던 독자들에게 <교양 한국사> 는 한국사를 처음부터 통찰하면서 어떤 사관으로 역사를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전해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혹은 알고 있기를 강요당했던 한국사는 공황장애나 대인기피증을 앓는 심신이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저 광활한 중국대륙과 열본열도를 호령했던 대륙-해양성을 겸비한 위대한 역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바로 제대로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진정한 자신을 볼 수 있듯이 제대로된 한국사의 정립이 다가오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말해주기 때문에 올바른 한국사 알기가 그 만큼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