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
김규항 지음 / 돌베개 / 2005년 9월
평점 :
★ 먼저 좌파라는 말때문에 이런 좋은 책을 그냥 지나칠뻔 했던... 저의 아둔함을 일깨울 수 있게 이 책을 선물해 주신 마태님께 깊은 감사를....★
나는 김규항이란 인물을 몰랐다.. 강준만도 그렇고 일단 좌파라는 성향을 띤 사람들의 글을 볼 생각도 안했다..
왜냐.. 나는 좌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당연히 A급 좌파는 못되지만 적어도 D급의 좌파성향을 가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보면서 밑줄같은건 절대로 치지 않고 접는것도 싫어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눈에 띄지 않게 연한 노란색 펜으로 줄을 그어 가면서 읽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고 내가 아는 좌파와는 거리가 아주 먼.. (난 좌파는 무조건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자라고 크게 오해 하고 있었다.. 진보역시도...) 그냥 일상에서 겪는 일들에 대해 아주 시원스럽게 꼬집어 내는 김규항이란 인물에게 매력을 느꼈다.
아마도 자신이 좌파라고 크게 떠들고 다니지 않는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소위 운동을 한다는 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아주 큰 일을 하고 있는냥 떠벌리고 다니는게 현실이고 나는 그런 자들이 못마땅했다. 노사모니 어쩌니 하는 자들도 그들의 집단에 속하지 않으면 나쁜사람으로 매도하는 그런 태도들이 아주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서 자신들의 적을 더 만든다는 생각은 안하고 오히려 그런 사람은 필요없다고 하는 그들의 태도는 정말이지 납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유시민이 내뱉는 말은 정말 들어주기 힘든 지경이다.
그러나 김규항이라는 이 사람은 뭔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김규항이라는 사람을 떠나 좌파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알게 된것이다.
그동안 그가 써왔던 글들과 일기를 모은 이 책은 많은걸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나는 교회가 하는 장사속이 아니꼬왔는데 그의 얘기는 내가 평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교회다니는 사람들에게 교회에선 너무 헌금을 강요하고 교회를 크게 짓는것에 혈안되어 있다고 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그건 너의 신앙심이 턱없이 모자르기 때문이라는... 교회를 안다니면서 그렇게 말하는것은 옳지 않다는등.. 목사님이 얼마나 우리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는데 라는등 좀 허황된 소릴 많이 들어야 했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치는 교회는 주변의 집들을 사들여 더 큰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못된짓을 하는 자들이고 헌금을 내지 않는 아이들에게 다음에는 꼭 헌금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교회에 가는것에 부담을 느끼게 하고 목사는 자신의 감투를 위해 교인들이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좀 실없어 보이는곳이 교회였다. 교회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고해서 보면 자신들이 교인들중에 선정을 한다. 이유는 하느님의 자녀가 고통받으면 안된다는... 하느님은 인류를 위해 희생하셨다는건 뭔가..
이건 어느 종교나 마찬가질것이나 유독 나는 교회에 대해선 안좋은 기억이 많은가 보다.. 어쩌면 정말 좋은 교회를 만나지 못해서 일것이다.
신앙심이 모자라서 라는 말로 일축해 버리는 것들에 대해 보기 좋게 한방먹이는 솜씨는 속을 시원하게 해줬다.
내가 불편하게 생각하던 것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반감들이 잘못된 자들에 의해 생겨난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나는 이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하진 못했다.. 공감하는것은 많았을 지언정 아마도 내게 유리한 것만 취해서 읽었을 지도 모른다. 두고 두고 곱씹어 보면서 진보는 무엇이며 좌파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느껴야 겠다.
이오덕 선생의 머리와 글로 사는 적은 사람들이 몸과 말로 사는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는 세상을 반대한다 와 권정생 선생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행복한 경험 가운데 하나가 책방에서 자기 손으로 책을 고르는일인데. 왜 그런 행복한 경험을 텔레비전이 없애려는거냐. (느낌표 선정도서에 반기를 들면서..)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정말 D급 좌파정도가 되는지 진지하게 헤아려 봐야겠다. 행복한 하루를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