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티드 - 당신이 누른 ‘좋아요’는 어떻게 당신을 조종하는가
브리태니 카이저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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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나온 프로그램을 봤다. 2019년에 나온 거대한 해킹이라는 다큐멘터리다. 브래태니 카이저가 나온다. 그리고 그녀가 일했던 곳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벌인 법정 진실 다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찍었을까 싶었다.

내부고발자로 자신의 한 일과 회사가 한 일을 세상에 공개한 저자는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그 후 이야기도 궁금하다. 이 책 타겟티드는 바로 그때 다룬 영화의 텍스트 버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페이스북을 계속하는 게 맞을지.

매일매일 쓰는 SNS는 우리의 행동과 성격을 그대로 파악한다. 거기까지는 뭐 괜찮다. 그런데 이게 특정 목적으로 다른 곳과 공유를 한다면 사정이 다르다. 그것도 이용자의 뚜렷하고 명확한 동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면 어떨까.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낸 진정한 가치가 바로 이런 광고와 메시지에 있었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미세한 타겟 광고가 가능해졌다. 즉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유권자를 비슷한 사람들끼리 세밀하고 분류했고, 그 개별 집단에 맞춰 수많은 다양한 광고를 만들었다. 기본 콘셉트가 동일한 수백 또는 수천 개 버전의 광고들이 개개인에게 전송되어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251쪽

이 책은 진정한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데이터 싸움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도 감수하는 무서운 세력에 대한 고발이다. SNS에 글을 쓰면 쓸수록 개인의 성향은 더욱 정밀해진다. 무엇을 보고 무엇에 반응했는가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고 메시지를 뿌려준다.

내 정보는 내가 지켜야 한다. 무료로 쓰면서 가져간다는 개인 정보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나의 앱을 깔면 가져가는 정보들이 많다. 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식별 정보를 가린다고 하지만 가리는지 안 가리는지 알 턱이 없다. 그렇다면 기업을 믿는 수밖에 없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는가.

트럼프, 나이지리아, 브렉시트 등 전 세계 고객들을 두고 움직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어떻게 일을 했는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갖고 딜을 벌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더 나아가지 않고 멈출 수 있는 데는 저자의 용기 덕분이다.

저자는 데이터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깨닫도록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라'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데이터의 보호와 유출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상에 알린 그녀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좀 더 귀 기울여 볼 일이다.

이 책은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다. 공익이든 사적인 목적이든 정의로운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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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츠스케일링 - 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
리드 호프먼.크리스 예 지음, 이영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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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확 오지 않는 책. 그러나 그다음 장을 열면 바로 전격전에 돌입하게 되는 책이다.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한 기업들의 전격전을 통해 이룬 성과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잠재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블리츠스케일링은 여전히 기업가나 모든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는 강력한 도구다. 남들과 달리 당신이 가까이 블리츠스케일링의 위험을 받아들인다면, 그들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받게 되는 보상도 크다. 그 보상을 받아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때 블리츠스케일링은 합리적이며 심지어 최적의 전략이 된다."-56쪽

오늘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점적 지위에 오른 기업, 구글, 아마존, 애플을 보라. 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가를. 단계적인 절차를 통해 비슷한 형태로 카테고리별 1등의 자리에 올랐다. 승자독식의 원칙에 의해 위험을 감수할 때 기회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공격적인 경영이 기회를 열어준다.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최대한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게 우선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이 처음부터 유명한 것은 아니었다. 단계별로 그들은 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누구보다 먼저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유망한 시장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시장의 조건이 어떻든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기업의 성장 속도를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 척도로 측정해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연 100% 성장률을 보이는 회사도 시장을 읽을 수 있다."-195쪽

이 책은 그간 나온 경영 경제 서적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는 범위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정의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부러운 일이지만 자본이 없이는 대열에 낄 수 없다. 속도만 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 자본과 인력, 기술이다. 무엇을 갖고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성공의 비결을 파헤쳤다. 오바마의 선거 전략에 숨어있는 것은 무엇인가. 네트워크의 효과였다. 선거를 치르려면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를 모으기 위한 전략에서 오바마는 승리를 거두었다.

승리를 갈구한다면, 블리츠스케일링을 만나 볼 일이다.

이 책의 저자 리드 호프먼과 크리스 예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이며 투자자로 활동하는 인물들이다. 하이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해 온 그들이 내놓은 책 속에는 성장 비법이 담겨 있다.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규모에 두려워할 게 아니다. 먼저 깃발을 꼽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모두 6파트로 이뤄졌다. 공격적인 목차가 눈길을 잡는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첫 파트부터 강조한다. 서비스와 기술, 자본과 인력 등 집중적인 자원에 대한 분석과 비교를 통해 블리츠스케일링의 효과를 점검한다.

블리츠스케일링은 거대한 사업을 빠르게 구축하는 열쇠이다. 저자는 이 블리츠스케일링이 스타트업과 기존의 기업들 모두 기록적인 시간 안에 세게를 지배하는 일류기업을 키워주는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몇 십 년이 걸리던 사업 성과가 몇 년 안에 승부가 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그렇다. 앞으로는 더 짧아질 것이다.

블리츠스케일링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어떤 속도로 밀고 오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구글 제국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무료와 프리미엄 정책으로 이용자 정보를 모으고 그것을 토대로 검색 서비스 시장을 장악했다. 브라우저는 또 어떤가. 유튜브까지. 생활 전반을 넘나들며 인간 세상의 데이터를 집결시키고 있는 구글은 무섭도록 질주하고 있다.

"작은 기업들이 블리츠스케일링을 하려는 까닭도 그들이 대기업과 비교해 가지는 주된 이점이 속도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새로운 기회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스타트업들이 꾸물거리면서 대기업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결국 그들은 대등한 경쟁의 장에서 싸우게 될 것이고, 이는 대기업이 가진 자원이 엄청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194쪽.

성장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든 것을 걸고 빠르게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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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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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위젤 교수는 이 세상에 어리석은 학생이나 바보 같은 질문 따위는 없다고 믿었다. 그는 모든 것의 겉모습 뒤에는 항상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이 책 <나의 기억을 보라>는 이렇게 저자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엘리 위젤 교수의 대화와 강의를 통해 지금 살고 있는 시대 우리가 인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묻고 답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인생 책이다. 이스라엘 정부에서 대통령이 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인물.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만들어졌다. 기억, 다름, 믿음과 불신, 광기와 반항, 행동주의, 말과 글을 넘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격자.

밑줄 긋고 싶고 다시 생각해보는 문장들이 많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물어보고 관심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해서 외면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본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를 살지만 정신은 빈곤하다. 왜 그런 빈곤함으로 우리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는 걸까. 외로움을 느끼고 더없이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함은 어디에서 생겨난 걸까.

위젤 교수의 조교로 지내며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저자의 기록이 고맙다. 글 쓰는 이의 고된 시간이 독자들에게는 한 사람의 인생과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다.

"엘리 위젤은 신비주의자들의 오랜 전통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접근하는 법도 가르쳤다. 다른 사람들을 자신과 비슷하게 보지 말고, 마이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처럼 비슷하거나 친숙한 느낌 자체를 낯선 것으로 여기라고 했다. 그는 언젠가 내게 우정의 최고 단계는 서로를 끝까지 다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대신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듯 놀라워하며 그 사람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99쪽

오래전 모임에서 만난 분이 생각이 난다. 한 교육과정에서 만났지만 그 후 어느 술자리에서 나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나에 대해서 물었다. 어디를 다녔지 않았냐, 어디를 가지 않았냐면서 물었다. 가볍게 물은 것일 수도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꼭 그렇게 물을 것도 아니었다. 내가 대답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공유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계속 그는 질문을 이어갔다.

그 후 그 사람을 더 보지 않았다. 몇 번의 만남과 이야기는 그렇게 사그라지고 소멸됐다.

조금씩 알아가는 것 그리고 몇 개는 남겨두는 것, 그것이 긴장하게 하고, 서로의 신뢰를 더 갖게 하는 것은 아닐까. 다 안다고 말할 수도 없고 다 알려고 할 이유도 없다. 기억은 편한 대로 쏠리게 마련이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책이지만 인생 교훈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역사의 한 줄기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렇게 저자가 조교로 자신이 도운 교수와의 대화를 기록할 만한 정도였다면 얼마나 큰 배움이 있었겠는가.

대학에서 배운 내용들이 기억나는 게 뭐가 있나, 존경할 만한 분은 또 없었나. 어떤 교수와의 대화가 유익한 것이 있었나 돌아봤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안타깝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위젤 교수는 또한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해결책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가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종족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하고 함께 살아갈 이유가 있지만, 전쟁과 광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서로 선을 긋고 사는 게 아니라 서로 같은 원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작가로서 화가로서, 교사로서 다양한 재능을 갖춘 저자가 위젤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누린 시간들을 온전히 독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책 가격 그 이상의 선물이라고 느낀다.

욕심내지 말고 꾸미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라고 했다는 위젤 교수의 삶을 마지막까지 따라간 저자의 놀라운 기록이 고맙다.

삶을 지탱하게 해 준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배움이라고 답했다. 오늘 나는 어떤 배움을 하고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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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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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철학,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철학자들이 지금 삶의 고민을 상담해준다면? 그런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다양한 고민들을 철학자가 1:1로 상담실에서 문제 해결을 해준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저자 덕에 일상의 고민을 즐겁게 해결해보는 기회가 됐다. 



안 풀리는 일이 있다면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용기를 가지라는 푸코의 말을 갖고 와 고민을 같이 해준다. 기존의 답을 갖고 고민하다 보면 타협하고 주변 상황에 매몰되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상식 혹은 사회 분위기나 주위의 시선이 무엇을 기반으로 작동하는지 역사적으로 통찰하고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인간미를 발휘하려면 기존 상식의 틀을 벗어던질 용기가 필요하다고 푸코는 말합니다."-169쪽



아리스토텔레스나 니체가 내 앞에 있다면 제대로 말이나 할까 싶지만 인생 여행객들의 대표 고민들을 하나씩 쥐고서 가야 할 길을 안내해준다. 우리가 빈번하게 하는 고민 25개를 들고 어떤 답을 찾아주었는지 들여다보는 일은 즐겁다. 각자의 방식과 이론으로 답을 제시한다. 맞거나 틀긴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을 연결하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게이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광고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일, 자존감, 관계, 연예와 결혼, 인생, 죽음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들이다. 그러니 고민이 없지 않을 수 없다. 선택의 순간 판단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삶의 원칙이다. 원칙이 없는 삶은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누구를 마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답을 제시해주는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잘 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그만큼 생긴다.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불안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독특하다.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돌려놓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인생을 경영하려는 사람은 머릿속을 가득 메운 불안감을 일종의 기본 상태로 겸허히 받아들이면 됩니다. 인간이 품고 있는 걱정과 불안은 오히려 내일을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157쪽



많은 답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은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다음 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뭐라도 하고 움직이는 사람에게 길은 항상 열린다. 정해진 궤도가 없다고 해서 두려움으로 지낼 것이 아니라 궤도가 보이도록 뛰는 사람에게는 길이 만들어진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끊임없이 인과에 휩쓸리고 이성에도 한계가 있는 우리 인간이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물자체)을 알아차리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선한 의지를 자각하고 구현하는 일만큼은 가능합니다. 진실로 가는 단 하나의 통로(선의지)는 우리가 양심의 목소리를 듣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연결된다고 칸트는 말합니다."-232쪽



한 걸음 뛰고 다시 멈추고 가는 길을 조정하는 삶을 살자. 원스텝 백 스텝 그리고 포즈. 



고민은 언제나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부족한 데서 온다. 욕망을 줄이면 사실 답이 보인다. 선택지가 많으면 답을 고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걸 줄이는 게 철학이 주는 기회다. 대니얼 카너먼의 상담은 그 고민의 답을 제시한다. 빠르게 판단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길 권한다. 심사숙고 후 내리는 진중한 사고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간략하지만 긴밀하다. 현대인의 인생 고민과 철학자의 삶을 연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들여다보는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고민할 때 25명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마주해보자. 



"바로 그런 시기에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라는 데카르트의 말을 떠올려보세요. 너무 거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인생 목표를 십 년 단위, 일 년 단위, 월 단위, 하루 단위(일과)로 나누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입니다."-56쪽



우리 시대 필요한 능력은 포용능력이다. 스물다섯 철학자들의 고민 해결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쏟아내고 얻는 답은 나에 대한 이해다. 어떠한 삶도 받아들이고 끌어안는다면 답이 있다는 것이다. 인생 단계에서 마주하는 고민이 무엇인가? 카테고리를 찾아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간이니 좀 더 더디더라도 잘 준비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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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지몬 - 히든 챔피언의 길
헤르만 지몬 지음, 김하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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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0개국에서 번역 출간 된 <히든 챔피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르만 지몬, 그의 인생 자서전이 나왔다. 언제나 이론과 실무를 따로보지 않고 그 실무 세계를 들여다 본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이라는 키워드로 세계 경영 마인드를 새롭게 정의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가격은 그의 길동무다. 파트너 구축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다.

히든 챔피언 발굴은 내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었나? 내가 이 주제에 달려들어 점점 깊이 파고든 것은 계획적인 것이었다기보다는 우연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더 매혹되었다. 이전부터, 특히 슬로스 그라호트 시절부터 나는 대기업 세계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히든 챔피언을 만남으로써 나는 전략과 기업 경영의 완전히 다른 모습에 눈뜨게 되었다.-278쪽

199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첫 출간된 <히든 챔피언>은 대기업 위주의 경영구조가 아니라 강소기업들로 이루어진 경제구조가 성장을 이루는 든든한 버팀목임을 깨닫게 한 책이다.

인생 70년을 돌아본 그의 책, <헤르만 지몬>. 다른 제목을 달 이유가 없다. 그의 이름이 곧 책 제목이 되고 경영 키워드다. 모두 14장으로 구성 된 이 책은 전반부가 고향에서 출발하여 학문의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았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박사학위를 밟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연도 실려있다. 후반부는 그가 쌓아온 이론을 토대로 히든 챔피언과 가격정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대목은 한국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중국이 어느나라보다 히든 챔피언에 대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어 독일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담았다. 우리나라에 대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문제가 재벌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재계 인사를 만나고 강연을 한 바 있다.

나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적절한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회적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부모의 입김을 포함한 이런 가치 체계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듸 설립자 또는 젊은 나이에 이미 갑부가 된 사람 같은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성공한 기업가는 고용된 관리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할 모델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도 이런 역할 모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이들의 성공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 사례 몇 개가 널려 알려지면 기적 같은 작용을 할 것이다. 이 점에서는 정부와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수시로 젊은 기업가들을 만나 이들의 진취적 기상이 자신한테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 이런 강력한 신호를 보내주는 진취적인 사람이 있는가?-199쪽

<헤르만 지몬>은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그가 지금까지 해 온 일과 업적이 간결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책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가 말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이며 해 온 일들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격결정력이라는 주제를 더 다루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은 가격결정력을 그다지 행사하지 못한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는 ‘글로벌 가격결정 연구’의 일환으로 50개국의 경영자 2,713명에게 질문을 했다. 이 중 33%만이 자기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높다고 했다. 반대로 67%는 자기 기업이 적절한 연수익 달성에 필요한 가격을 시장에서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이 하위 경영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이 35%더 높다. 특별한 가격결정 요인이 있는 경우는 가격결정력이 24% 높다. 경영 능력이 가격 책정에 반영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뛰어난 경영 능력은 가격 결정력을 낳는다. 가격결정력이 더 큰 회사는 그만큼 더 가격 인상 실현에 성공한다. 또한 더 높은 가격을 잘 고수하여 궁극적으로 상당히 높은 이익을 달성한다.-266쪽

기업경영 환경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기업의 요인을 통해 우리 삶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리더의 경영 능력이다. 우리 삶의 경영자는 결국 우리 자신이다. 바른 평가기준이 삶의 변화를 이루게 한다. 다른 하나는 능력에 관한 헤르만 지몬의 생각이다.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능력이 있다. 기업 리더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어떤 능력이 있는가.

"모든 것은 보스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우리는 종종 듣는다. 이 말은 엄격한 위계 구조를 가진 기업에 실제로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지적 자본 기업에는 그다지 적용되지 않는다. 지적 자본 기업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성공은 보스에게 달려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파트너에게 달려 있다. 파트너가 작은 기업처럼 행동하는 그룹을 이끈다. 그러므로 파트너가 진짜 기업가라고 해야 한다."-316쪽.

성공하고 싶다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게 우선이다.

책 속에서 건질 수 있는 인생 경영 문장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연결 능력이다. 관련이 없는 것들을 연결지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이 더 없이 필요한 때다.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연결시키지 못할 뿐이다.

내가 이런 강렬한 인상을 받으면서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능력이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연관시키는 능력이다. 보르헤스는 모든 것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연관시키고 결합시킬 줄 알았다. 그는 시간과 공간에 다리를 놓고, 보통 사람이 파악하지 못하는 관계와 유사성을 꿰뚫어본다. 이것은 피터 드러커에게도 적용된다. 드러커는 사상의 과거, 현재, 미래 사이의 유사성과 공통성을 보고 정신의 활을 팽팽히 한다. 드러커와 보르헤스 같은 사람은 분명히 백과사전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충분하지 않다. 더 중요한 능력은 연관 짓는 능력이다. 아서 쾨슬러는 이 능력을 창의성의 원칙으로 간주한다.-341쪽

<헤르만 지몬>은 자신의 삶과 자기 인생의 파트너들이 이룩한 이야기들을 잘 엮어서 만든 책이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읽기 좋다.

<헤르만 지몬>인생 경영을 어떻게 할 지 염려되는 분들에게도 권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힘이 부족할 때 갖춰야 할 능력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고 혼자서 하려고 애를 쓸 때,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게 더 우선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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