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사이클
레이 달리오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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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아마다 국가 지도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정치철학과 리더십을 갖느냐에 따라서 국민의 삶의 질은 다르다. 그래서 투표가 중요하다. 민주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국민 투표에 있다. 그러나 그러한 질서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선출된 권력이 그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만들어질까.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쓴 레이 달리오는, <빅 사이클>에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을 경제 질서에서 찾는다. 어떻게 경제 질서가 만들어지고 붕괴되는지, 우리가 일생에서 마주치는 이 사이클은 얼마나 되는 가를 실감나게 이야기해준다. 개인의 신용과 부채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보다 큰 사회경제와 국가 경제의 시스템으로까지 이야기를 확장해간다. 다소 경제적 용어들이나 원리가 들어 있어 기본지식이 없으면 다소 이해가 쉽지는 않은 내용들이나, 우리가 겪은 이야기들을 좀 더 떠올려보며 읽는다면 충분히 소화가능한 이야기들이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이러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더할 것이다. 살기 어렵다,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선거유세를 하는 후보들에게 하는 말들이 경제좀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후보들은 살릴 수 있을까?



레이 달리오는 이 책에서, 앞으로 2~3년 후에 경제는 부책 압박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다. 물론 미국 중심의 흐름 예측이기는 하다. 



어떻게 인간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그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왜, 근거가 있기때문이라고 한다. 인과관계가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나는 과거 데이터를 이용해 그 효과를 검증한 포트폴리오 구성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것이 투자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405쪽)



이 책은 모두 4부 19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 마다 연대별, 시기별로 벌어진 경제흐름을 읽어볼 수 있는 장이 3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일 수도 있으나,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까지의 흐름을 잘 정리해주고 있다.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 4부에 실린 정부부채 현황표(사진 : 빅 사이클)


우리나라 경우,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해서 앞으로 경제질서를 새롭게 다져갈 것으로 전망한다. 어떤 미래가 우리들에게 펼쳐질 것인지 궁금하다.레이 달리오는 4부에서 앞으로의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책을 쓴 시점이 2025년 3월이라고 하고, 그 시점에 나온 자료이기는 하나, 부채 위험 평가 등에서 우리나라는 그렇게 좋은 수치결과는 아이다. 



이 장은 다른 장에 비해서 관심이 간 내용들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전망도 들어 있다. 다만 저자는 이러한 전망들에 등장하는 지표들이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대치를 보여준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나는 미국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으로 보고 있다."(374쪽)



<빅 사이클>이 미국 중앙정부 중심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의 전망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가 중심의 내용 전개이지만, 가정 경제의 통제상황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생각해보며 읽어봤다. 



<빅 사이클>은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들어갈 기업내부 재무담당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참고해보면 좋을 책이다. 


미국의 경제질서는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그러기에 다소 무거운 주제이기는 하지만, 어떤 기조를 갖고 움직이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들을 했으며, 그러한 경험들을 그냥 지난 역사로만 보지 말고 학습하고, 학습한 내용이 틀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 



지출, 세금, 부채 등 이 요소들을 어떻게 결합하고 연결시키느냐에 따라서 국가 경제질서는 자리 잡힐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다. 레이 달리오는 무엇에 더 무게를 드는 걸까 했는데, 그의 결정은 부채 감축이다. 보수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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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우리의 질문 - AI와 우리를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 13
미리엄 메켈.레아 슈타이나커 지음, 강민경 옮김 / 한빛비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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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창의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인간이 창조해낸 것을 바탕으로 학습한 것인데, 그것이 인공지능이 창의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은 걸까. 인공지능을 쓰는 기업은 노동생산성을 몇십 배 가져올 것이라고 생성형AI 사용을 재촉한다. 안 쓰는 기업이나 개인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하니, 더 마음이 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드는 생각은, 그럼 우리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것 만이 우리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준다고 할 수 있을까. 대체되는 인간은 괜찮은가.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면 되니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가 어둡다고만 할 수 없을 것인가.

이런 고민들, 생각이 들 때, 생각의 실마리를 가져다준 게 <AI시대, 우리의 질문>이다. 어쨌거나 이제 우리는 AI를 떠나 생각하는 게 어렵게 됐다. 물론 하는 일과 관련되어 있어 더 그런지 모르겠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러기만 하면 끝인가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내 생각은 그럼 어디에 있는 건가, '나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인가'하고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데이터 입력이 주저됐지만, 이제 그런 주저가 사라졌다. 하나 둘 넣다 보니 더 넣게 된다. 넣으면 넣을수록 그럴듯한, 내가 원하는 답을 내주기 때문이다. 그럼 이 데이터는 어떻게 사용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인 입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쓰면서 염려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 <AI시대, 우리의 질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질문은 모두 13가지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 노동을 위한 인공지능이 될지, 아님 자본에 충실한 인공지능이 될지에 대한 질문, 인공지능과 정치, 그리고 인공지능의 도덕적 사용과 이용, 규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마지막 질문은 이러한 인공지능이 가져다줄 미래,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책을 쓴 미리암 메켈과 레아 슈타이나커는 미래 기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에이다 러닝을 공동 설립하고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레아 슈타이나커는 포브스에서 유럽 언론매체를 이끄는 30세 이하이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저널리스트로서 대학에서 AI의 사회적 효과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 책의 성격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주는 저자의 이력이다.

우리 사회가 생성형AI로 인해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 창작과 저작권, 윤리적 규제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협력과 대립, 이 둘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현 상황을 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문제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대응하길 권해본다.

"그러니 우리는 미래에도 인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모델이 붕괴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 문화 체계를 평범함의 하향곡선으로 이끌어갈 때도 인간은 독창성과 놀라움의 원천으로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 AI 도구와 협업할 때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묘사하는 창의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성과 놀라움이라는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174쪽, <AI 시대, 우리의 질문> 중에서

각 장마다 충실한 근거와 예시를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주목해서 읽은 부분은, 7장, 8장, 9장에 있는 이야기다. 7장은 딥페이크의 주체에 대한 질문이다. 단순히 있는 사진을 조작하는 게 아니라, 없는 사진을 만들어내 진짜라고 배포하고 있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 우리는 구분해낼 능력이 있는가? 그 능력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AI는 인간의 상상력 확장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과 거짓을 구분해야 하는 일이 된다면 어떻겠는가. 인공지능이 정답 만을 내준다면, 모두에게 똑같은 답을 내어준다면 그 또한 인간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오히려 AI를 환각에 빠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AI를 활용해 훨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싶다면 AI를 환각에 빠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AI가 사실과 올바른 결과만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 창의적 자유를 유지하는 AI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AI는 늘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218쪽, <AI시대. 우리의 질문> 중에서

이렇게, 7장, 8장, 9장에 들어 있는 이야기들은, AI가 우리에게 가져올 문제가 무엇인지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는 없다.

<AI시대, 우리의 질문>은 챗GPT가 열어놓은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염려하는 분들을 위한 충실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특정 기업이 인류 전체의 운명을 결정짓도록 해서는 안 된다. 도구에 지배당하지 않고 지배하려면, 인간은 인간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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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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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쪽수가 적지 않은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을 읽었다. 관심 가는 인물이다 보니 읽어낼 수 있었다. 한 장 읽으면 다음 장이 또 궁금해지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을 쓰는 데 10여 년이 걸렸다. 빌 게이츠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 그리고 그가 다닌 학교,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의 자료들을 취합하고, 사람들의 이야기, 사진 자료들을 모았다. 그 모든 것들을 담기에는 부족했지만, 빌 게이츠의 자신감을 읽었다.




언제 적 빌 게이츠인가. 그는 아직도 건재하다. 비록 최고경영자의 자리는 물러나고 회장의 자리에서도 물러났지만 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살아 있는 그의 역사, 그 역사의 시작을 알 수 있는 것이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막연한 그의 시절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있게 했던 창업 멤버 중 한 사람인 폴에 대한 이야기다. 흥미로운 인물이다.


"하지만 폴과 나는 사업체를 구축하길 원했다. 수많은 한밤 토의를 통해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개인용 컴퓨터가 점점 더 저렴해지고 기업과 가정으로 확산됨에 따라 고품질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도 무한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392쪽, <소스 코드: 더 비기닝> 중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진 빌 게이츠의 이야기,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모두 14장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14장은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소스코드'다. 마지막 '레드 카펫'을 향해 걷듯 글들이 일어난다. 이 책 속에서 10대와 20대 빌 게이츠를 만난다.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는 열정을 보여준 빌 게이츠.


<소스 코드: 더 비기닝>에서 그의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의 시작을 만날 수 있다. 부모님의 결혼과 그들의 성격, 가족의 형성과 관계, 치리오 의식, 레이크사이드 학교생활, 그리고 대학과 프로그램 개발. 마이크로소프트의 탄생으로 이야기가 구성됐다. 가족과의 좋은 유대관계 속에서 자란 빌 게이츠지만 한편으로는 모험적이고 열정적인 빌 게이츠. 그런 그의 다양한 기질이 학교를 휴학하고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끌었다.


친구들과 여행, 독서, 가족행사 등 상호 이해와 포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고, 그리고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그에게는 있었다. 빌 게이츠의 말대로 그는 '운이 좋은' 소년이었다. 컴퓨터를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들에게는 있었고, 열정적으로 그것들을 활용했다. 결국 학교로부터 제재를 당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들의 일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빌 게이츠는 학교생활의 특정 규칙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일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질문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길을 찾아보려고 한 그의 성격을 또한 읽어낼 수 있다.


본인이 말하듯 조금은 오만하기도 하고 자만도 했던 시절을 만날 수 있다. 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꽤 잘 나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계속 다니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고, 자기 앞에 다가온 기회를 잡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엇을 좋아하고 있는지를 알았고,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그 모든 일의 시작은 그의 부모, 할머니에게서 비롯됐다. 성장과 배움이 가족 안에서 일어났고, 이웃들과 친구들 속에서 싹텄다. 특히 레이크사이드 선생님들에 대한 인상은 그에게 강렬하게 남았다.


"레이크사이드의 선생님들은 나에게 관점 변경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즉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라. 그것이 바로 세상이 발전하는 방법이다. 이는 감수성이 예민하던 나이의 나에게 본질적으로 낙관적인 메시지였다."-206쪽, <소스 코드: 더 비기닝> 중에서


이렇게 가족, 학교생활과 컴퓨터 프로그램 제작 스토리가 후반부를 채주는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각 장이 독립적이면서도 이야기가 연결된다. 회사 설립 지분관계에 대해서 폴에게 명확하게 제시하고, 자신이 더 지분을 가져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결단력을 볼 수 있다. 인정적이지만 냉철한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마트폰이 2007년 등장하면서 PC의 활용이 이전보다는 줄어든 상황, 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즈의 영향을 받지 않은 시스템이 얼마나 있겠는가. 애플의 OS가 있지만,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즈니스와 개인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의 기반을 만들기까지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문화와 창업가의 정신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업을 하며 어려운 것들은 동업자 관계, 법적 다툼, 투자, 회사의 상품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책 후반부에는 MITS가 처음 출시한 제품인 알테어 8800 소식을 듣고 거기에서 돌아갈 수 있는 베이직(BASIC)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했다. 개인용 컴퓨터 혁명의 '여명기'에 그들은 그곳에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MITS를 위해 밤새우며 일을 했다. 그와 동시에 회사의 모습도 구체화시켜 나갔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라는 회사명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밝히고 있다.


"당시 누군가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으면, 나는 소프트웨어 팩토리의 비전을 설명하거나 그저 전 세계 모든 개인용 컴퓨터에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393쪽, <소스 코드: 더 비기닝> 중에서


어느 날 이렇게 커진 '제국'을 지켜보면서, 야망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에 그때 어이없는 표정을 지은 사람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사업의 기회를 만들어준 MITS였지만, 제대로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비용 지불을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한 빌 게이츠. 세밀하게 준비하고 주변의 이야기들을 모아 소송을 준비한 덕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만약 그때 마이크로소프트가 MITS와의 법적인 분쟁에서 졌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 것 같은 다툼이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김으로 해서 베이직 소스코드의 소유권을 되찾았다.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은 한 사람의 인생 자서전이기 전에 개인용 컴퓨터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빌 게이츠가 컴퓨터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착실하게 성공의 길을 다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2000년에는 재단을 설립하고, 2019년에는 넷플릭스에서 리미티드 시리즈로 <인사이드 빌 게이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설립한 재단을 통해 질병과 환경개선을 위한 백신 개발, 국제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에는 한국을 찾아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에 대해서 국회에서 연설하고,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 책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창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열정, 집중력 말고 더 필요한 게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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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레기의 노래
옥타비 볼터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매하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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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판화 그림책이 좋다. 네덜란드 문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열매하나가 출간한 책이다. 지난해 12월에 나왔다. 지인의 소개를 읽게 됐다. 좋다. 찌르레기는 하늘을 나는 새지만 땅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다. 혼자 살고, 둘이 살고, 셋이 살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둘러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노래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못하게 볼 때 어떤가.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살아가면서 서로를 돕는 일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 내가 도움받듯,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름다움은 있는 게 아니라, 사실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저마다의 색을 갖고 산다. 때에 따라서 다르게 빛나는 색이다. 지금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걱정할 것이 없다. 사라졌다가 다시 태어나는 모든 것들이 자연 안에 들어 있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마음이 답답한 순간을 날려 보내는 글이다.



"나는 누군지. 우리가 함께 할 때


얼마나 온전해질 수 있는지.


찌르레기는 둥근 지구 위에 펼쳐진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며 노래합니다.



귀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습니다.


눈길을 주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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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무버 - AI 시대, 150%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의 비밀
김재엽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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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세상,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매일매일 발전하는 생성형 AI. 기업들은 앞다투며 새로운 버전을 내놓는다.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우리는 구분할 수 있을까. 개인 정보에 대한 위험도 이야기하는데 신상 전보를 입력하면 나에게 손해는 없는 건지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하나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어제보다 다른 성과를 내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책이 <패스트 무버>다. 내가 패스트 무버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나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주문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AI 산업에 속한 직군에 있는 사람들의 일이기도 하지만 AI를 활용하여 뭔가 결과물을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AI를 활용해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더 높이는 데 집중하는 사람이 '패스트 무버'이다. 이 책의 저자 김재엽은 인터랙션 디자인 전문가로서 세상에 없던 것을 내놓는 것, 그것이 패스트 무버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AI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확장해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AI를 만들고 그것을 활용하는 주체는 인간이다. 그 인간 고유의 능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 활용 능력이 아닌, 가치를 발견하는 안목에 있다.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의미 있는 것을 가려내고, 이를 혁신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은 오직 예리한 안목을 지닌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잡스가 말한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를 읽어내는 능력'이며, AI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다."-47쪽, <패스트 무버>중에서


인간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이 들어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무용한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이 있다면 결과는 다르다. 유연한 사고, 경험, 직관과 안목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 책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로서의 관점과 서비스 디자인을 총괄하는 인터랙션 디자인 전문가로서의 관점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잘 드러난다. AI가 인간 생활을 위한 디자인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으며, 그러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려준다. 기술적인 접근보다는 인간생활 편리함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어서 내용 이해가 여럽지 않아 쉽게 읽힌다. 기술적인 배경이 있어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패스트 무버>로 우리 시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을 읽는 이유이다.


기술이 가져다줄 편리함에 대해서는 또한 즐겁게 받아들이면서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무비판적 수용이 그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활용의 정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권리, 인간 기본권이 침해받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이 여전히 AI 사용의 적극성을 주저하게 만든다.


우리가 일을 하는 것은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함이다. 좋은 제품은 구매를 불러오고, 매출 이익은 기업의 연구활동을 돕는다.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할 것인가. 어디에서 아이디어가 오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책 후반부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이 책은 무도 5부로 구성됐다. AI 시대 전문가의 조건이 1부에, 2부에서는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3부에서는 유현한 사고를 위한 엘라스틱 마인드, 4부에서는 창의성 개발을 위한 방법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을 위한 익스페리멘탈 인사이트, 마지막 5부에서는 AI가 가져다줄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패스트 무버>는 일을 하는 방식,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점검해 볼 이유를 제시한다. 실패 경험의 자산화가 중요함을 또한 느껴볼 수 있다. 그것조차 하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미래가 불투명하다. 돈이 든다는 이유로 아이디어 단계서부터 무시되는 프로젝트라면 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까. 


"프로토타입은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는 강력한 도구다. 특히 AI 시대에는 기술적 구현에 앞서 인간의 행동과 필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171쪽, <패스트 무버>중에서


이 책을 통해서 점검해 볼 것은, 나에게는 기술 수용 능력이 있는지, 기술 활용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불확실한 시대, 과감한 도전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학생들과의 수업 경험, 기업에서의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얻은 성과, 즉 실패와 성공을 힘주어 말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수용할 것을, 활용할 것은 권하는데 그렇다면 정작 우리는 앞에 놓인 새로운 기술, 외면할 것인가, 수용할 것인가? 선택은 각자에게 달려있다.


<패스트 무버>는 어떤 이가 패스트 무버인지, 패스트 무버의 조건에 해당되는지, 범위 안에 들기 위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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