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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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철학,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철학자들이 지금 삶의 고민을 상담해준다면? 그런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다양한 고민들을 철학자가 1:1로 상담실에서 문제 해결을 해준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저자 덕에 일상의 고민을 즐겁게 해결해보는 기회가 됐다. 



안 풀리는 일이 있다면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용기를 가지라는 푸코의 말을 갖고 와 고민을 같이 해준다. 기존의 답을 갖고 고민하다 보면 타협하고 주변 상황에 매몰되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상식 혹은 사회 분위기나 주위의 시선이 무엇을 기반으로 작동하는지 역사적으로 통찰하고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인간미를 발휘하려면 기존 상식의 틀을 벗어던질 용기가 필요하다고 푸코는 말합니다."-169쪽



아리스토텔레스나 니체가 내 앞에 있다면 제대로 말이나 할까 싶지만 인생 여행객들의 대표 고민들을 하나씩 쥐고서 가야 할 길을 안내해준다. 우리가 빈번하게 하는 고민 25개를 들고 어떤 답을 찾아주었는지 들여다보는 일은 즐겁다. 각자의 방식과 이론으로 답을 제시한다. 맞거나 틀긴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을 연결하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게이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광고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일, 자존감, 관계, 연예와 결혼, 인생, 죽음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들이다. 그러니 고민이 없지 않을 수 없다. 선택의 순간 판단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삶의 원칙이다. 원칙이 없는 삶은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누구를 마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답을 제시해주는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잘 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그만큼 생긴다.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불안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독특하다.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돌려놓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인생을 경영하려는 사람은 머릿속을 가득 메운 불안감을 일종의 기본 상태로 겸허히 받아들이면 됩니다. 인간이 품고 있는 걱정과 불안은 오히려 내일을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157쪽



많은 답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은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다음 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뭐라도 하고 움직이는 사람에게 길은 항상 열린다. 정해진 궤도가 없다고 해서 두려움으로 지낼 것이 아니라 궤도가 보이도록 뛰는 사람에게는 길이 만들어진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끊임없이 인과에 휩쓸리고 이성에도 한계가 있는 우리 인간이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물자체)을 알아차리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세계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선한 의지를 자각하고 구현하는 일만큼은 가능합니다. 진실로 가는 단 하나의 통로(선의지)는 우리가 양심의 목소리를 듣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연결된다고 칸트는 말합니다."-232쪽



한 걸음 뛰고 다시 멈추고 가는 길을 조정하는 삶을 살자. 원스텝 백 스텝 그리고 포즈. 



고민은 언제나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부족한 데서 온다. 욕망을 줄이면 사실 답이 보인다. 선택지가 많으면 답을 고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걸 줄이는 게 철학이 주는 기회다. 대니얼 카너먼의 상담은 그 고민의 답을 제시한다. 빠르게 판단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길 권한다. 심사숙고 후 내리는 진중한 사고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간략하지만 긴밀하다. 현대인의 인생 고민과 철학자의 삶을 연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들여다보는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고민할 때 25명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마주해보자. 



"바로 그런 시기에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라는 데카르트의 말을 떠올려보세요. 너무 거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인생 목표를 십 년 단위, 일 년 단위, 월 단위, 하루 단위(일과)로 나누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입니다."-56쪽



우리 시대 필요한 능력은 포용능력이다. 스물다섯 철학자들의 고민 해결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쏟아내고 얻는 답은 나에 대한 이해다. 어떠한 삶도 받아들이고 끌어안는다면 답이 있다는 것이다. 인생 단계에서 마주하는 고민이 무엇인가? 카테고리를 찾아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간이니 좀 더 더디더라도 잘 준비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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