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티드 - 당신이 누른 ‘좋아요’는 어떻게 당신을 조종하는가
브리태니 카이저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넷플릭스로 나온 프로그램을 봤다. 2019년에 나온 거대한 해킹이라는 다큐멘터리다. 브래태니 카이저가 나온다. 그리고 그녀가 일했던 곳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벌인 법정 진실 다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찍었을까 싶었다.

내부고발자로 자신의 한 일과 회사가 한 일을 세상에 공개한 저자는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그 후 이야기도 궁금하다. 이 책 타겟티드는 바로 그때 다룬 영화의 텍스트 버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페이스북을 계속하는 게 맞을지.

매일매일 쓰는 SNS는 우리의 행동과 성격을 그대로 파악한다. 거기까지는 뭐 괜찮다. 그런데 이게 특정 목적으로 다른 곳과 공유를 한다면 사정이 다르다. 그것도 이용자의 뚜렷하고 명확한 동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면 어떨까.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낸 진정한 가치가 바로 이런 광고와 메시지에 있었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미세한 타겟 광고가 가능해졌다. 즉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유권자를 비슷한 사람들끼리 세밀하고 분류했고, 그 개별 집단에 맞춰 수많은 다양한 광고를 만들었다. 기본 콘셉트가 동일한 수백 또는 수천 개 버전의 광고들이 개개인에게 전송되어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251쪽

이 책은 진정한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데이터 싸움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도 감수하는 무서운 세력에 대한 고발이다. SNS에 글을 쓰면 쓸수록 개인의 성향은 더욱 정밀해진다. 무엇을 보고 무엇에 반응했는가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고 메시지를 뿌려준다.

내 정보는 내가 지켜야 한다. 무료로 쓰면서 가져간다는 개인 정보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나의 앱을 깔면 가져가는 정보들이 많다. 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식별 정보를 가린다고 하지만 가리는지 안 가리는지 알 턱이 없다. 그렇다면 기업을 믿는 수밖에 없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는가.

트럼프, 나이지리아, 브렉시트 등 전 세계 고객들을 두고 움직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어떻게 일을 했는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갖고 딜을 벌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더 나아가지 않고 멈출 수 있는 데는 저자의 용기 덕분이다.

저자는 데이터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깨닫도록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라'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데이터의 보호와 유출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상에 알린 그녀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좀 더 귀 기울여 볼 일이다.

이 책은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다. 공익이든 사적인 목적이든 정의로운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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