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키비 [순수음악의 미학](절판)을 오늘 중고 시장에서 발견하고 장바구니를 채우는 사이 놓쳤다ㅜㅜ 안탑!

그러나 소득이 아주 없진 않았다. 후후. 레나타 살레츨 [불안들]을 32% 할인가에 샀다! 나 왜 이러고 사니...

돌아와서 [순수음악의 미학]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술하고 자각하는 인지적 경험으로서의 음악을 말하고자 했다고 한다.

음악 사조와 철학 사조를 들이댄 지긋지긋한 방식이 아닌 것 같아 흥미로웠는데, 어쨌든 놓쳤네. 쩝)) 도서관으로~

암튼 <이론과 실천>에서 이런 책도 냈었다는 건 흥미로웠다.

최근 <이론과 실천> 책 중 [유럽정신의 기본개념] 시리즈에 관심이 간다. 표지 색상이 모아 놓으니 좀 답답한 것 같은데....

공동저자 중 콘라트 파울 리스만이 특히 많다. 현재 독일어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문과학자라고 한다.

인문과학자?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아, 본론은 음악 듣자 였지.....

 

 

 

 

 

 

 

 

 

 

 

 

 

 

 

https://youtu.be/WXSjMaVbACo

 

Last Dinosaurs [In a Million Years](2012)

약간은 시끄럽고 징글쟁글한 음악 듣고 싶을 때 딱!

 

 

 

 

 

 

https://youtu.be/Rl53PUtZwak?list=PL-Cu9f2Rf8MqhJ5VJ9tGDREm0BPCXQ4-e

 

I Am Dive [Ghostwoods](2012)

7분이 넘는 I Am Dive - Summercamp 제목 그대로 여름밤 캠프장 느낌 나서 정말 좋은데, 유투브에는 제대로 올라온 게 없다. 라이브는 별로;;;

알라딘에 이들 음반이 하나도 없다니!

 

 

 

 

 

 

 

 

 

https://youtu.be/fku1OlP1knE?list=RDfku1OlP1knE

 

Vancouver Sleep Clinic [Winter](2014)

역시 알라딘에 음반 없음~

 

 

 

 

 

 

 

 

https://youtu.be/RCQV7FYlwlE?list=RDRCQV7FYlwlE

 

Dustin Tebbutt [The Breach](EP, 2014)

알라딘 음반 無...슬슬 상품 검색도 피곤해진다....

 

 

 

 

 

 

 

 

https://youtu.be/WIbidhlJYYU

 

Barbarossa [The Load](2013)

http://www.barbarossamusic.com/

 

 

 

 

 

 

 

 

https://youtu.be/IKyNGregFxQ

 

Simon Maddison [Haptophic](2013)

 

 

 

 

 

 

 

 

 

 

https://youtu.be/jeo3an2M_Lo

 

Glass Animals [Gooey](2014)

 

 

 

 

 

 

 

 

 

 

 

 

 

 

 

 

 

 

 

 

 

https://youtu.be/_OiZnUuDpXQ

 

Kyson [Shadow Cross](2013)

 

 

 

 

 

 

 

 

 

https://youtu.be/9btsq496hkQ

 

SOHN [Tremors] (2014)

강앤 뮤직에서 수입했다. 강앤뮤직 수입감각 좋다. 여기서 나온 음반들은 대체로 신뢰해도 된다. 어디까지나 내 취향이려나ㅎ

 

 

 

 

 

 

 

 

 

 

 

 

 

 

 

 

 

 

 

 

 

 

https://youtu.be/mFDjKPucFjY

 

 

Girls in Airports [Kaikoura](2013) ★★★★
 

1. Intro
2. The Grass by the Roses ★★★
3. Sunshine on Fish Skin
4. Broken Stones ★★★★
5. Children’s Chambers ★★★☆
6. Kaikoura ★★★★
7. King’s Birthday ★★★★
8. Albert Kahn
9. Oktober Komposition

 

www.girlsinairports.net

 

 

 

 

 

 

 

음.....올리자고 들면 끝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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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5-06-18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irls in Airports 별표뭐죠?? ^^

AgalmA 2015-06-18 19:01   좋아요 0 | URL
제 취향요 ㅎㅎ

네오 2015-06-18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쉬브 어택 좋아해요? SOHN듣고 있자니 갑작스러운 질문이~

AgalmA 2015-06-18 19:46   좋아요 0 | URL
Massive Attack이야 고전 아닙니까요. 내한 왔을 때 갔는데 우왕! 좋았어요🎇🎆💫

만병통치약 2015-06-1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 좀 식힙시다 ˝ 다음에 바로 순수음악의 미학이라는 단어가 나와 바짝 긴장했습니다. ^^

AgalmA 2015-06-18 19:4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리뷰가 없던데 조만간 제가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ㅎ;;
그동안 만병통치약님은 하우저를 읽으시고요📖📖📖...음, 권수가 많았던 걸로....4권....음, 요즘 문제의 창비에서 나온.....
 

http://antlersmusic.com/


The Antlers - [Hospice] (Full Album) : https://youtu.be/xSi_FE52TAY


[Hospice] 2009년 음반이네요. 아마존에는 만원 정도면 살 수 있는 것을 이 나라에서는 참 애타는 물건인 게 많죠^^;


2014년 [Familiars] 앨범도 완전 멋지고!! https://youtu.be/SvkxrXism9U?list=PL39yL1r0qWUNexkX7ND1weo96ZKjc6pFH


보컬 느낌이 제프 버클리랑 베스 기븐스 섞어 놓은 듯 묘한 매력!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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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파이? 아니면 과자?
아트나인 영화관 & 자비에 돌란

 

 

 

 

 

 

 

 

 

 

 

 

 

 

§

감독에게만 페르소나 배우가 있는 게 아니다. 관객에게도 페르소나 배우가 있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가 내게 그렇다는 걸 직감했다. 이쯤 되니 다른 관객들은 어떤 공감을 가지고 그를 보는 걸까 궁금하지만 알 수 없다. 그 내밀한 감정과 삶을 숨기고 영화 속에 몰래 투사하고 있을 테니... 나는 수다스러우니까 이 기록을 남긴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마이클(자비에 돌란)을 담당한 정신과 의사 로렌스가 갑자기 행방불명된다. 그린 박사(브루스 그린우드)는 당시 함께 있었던 마이클에게 단서를 얻고자 서둘러 병원으로 온다. 덧붙여 집착과 히스테리 가득한 동거녀와 다운증후군 조카를 키우고 있는 을씨년스러운 가족의 굴레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라는 이유도 있다.

 

그린 박사는 가장 다루기 어려운 상대를 만난다. 마이클은 협조에 대해 조건을 건다.

 

 

1 내 진료기록을 절대 보지 말 것
2 간호사 피터슨을 배제시킬 것
3 그리고 내게 초콜릿 박스를 선물할 것
이 조건이 왜 중요했는지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알게 된다.

초콜릿이 영화 <제8요일>에 중요한 역할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 소재를 쓴 건 시작부터 영화 평점 50%를 깎아먹는다. <제8요일>이 오래전 영화라 지금의 관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 어떤 변명이든 감독의 한계를 드러낸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서 대화만 가득한 영화인데도 크게 지루하지 않았다. 자비에 돌란의 아우라가 집중이 분산되지 못하게 강력했기 때문이지~

어느 순간부터 나는 울기 시작했다. 마이클이란 캐릭터에 공감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처음이자 유일하게 만났을 때 아버지가 쏴 죽인 코끼리를 본 것이 마이클의 평생 트라우마가 됐다. 누구도 그 상처를 들어주지 않았고 감싸주지도 못 했다. 홀로 죽은 코끼리처럼. 아버지는 아프리카 사냥꾼, 어머니는 듣는 자가 아니라 자기 노래에 빠져 있는 성악가. 부계사회에 적응할 수도 없고 모계사회의 보살핌도 받을 수 없는, 현재 지구는 그 상태다. 모두 외톨이며, 타인이 만든 규칙에 휩쓸려 사는 감옥이자 자신의 병을 감내해야 하는 정신병원의 삶이다.
누가 누굴 치료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무엇이 위안거리는 될 수 있겠지. 어머니의 노래를 자기 식으로 마이클이 간직했듯.

로렌스의 행방불명으로 자신의 규칙을 강요할 수 있게 된 단 하루. 마이클이 선택한 건 탈출이었다. 짐작하다시피 이 세계에서 탈출은 죽음뿐이다. 어딜 가든 타인의 규칙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 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시선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유롭지 못하다. 로렌스의 행방을 묻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듣기 위해서만 귀 기울이는 이 세계에서 미래는 종(種)으로서의 끝없는 적응을 요구할 뿐이다. 마이클의 상처로 가득한 삶은 이미 조현병으로 낙인찍힌 채 감금이라는 처벌만 주어졌잖은가. 마이클을 사랑한다면서 바라보기만 했던 로렌스보다 더 나은 사랑을 하는 사람은 이 지상에 얼마나 되는 걸까. 이리저리 회피하면서 자기 위치를 고심하는 그린 박사 처지 아닐까.

그린 박사와 피터슨 간호사의 관계도 이 영화에서 중요한 복선이다. 이들은 오래전에 끔찍한 사건으로 자식을 잃고 그 상처 때문에 이혼했으나 이 사건으로 재회한다.
피터슨 간호사가 마이클을 끊임없이 제어하려 한 것은 지키지 못한 자신의 아이 때문이며, 그린 박사가 마이클을 그토록 살리려 애쓴 것도 그 트라우마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이클이 사망하자 그린 박사가 하염없이 울며 ˝용서해 달라˝ 말하는 최종적 도착지는 죽은 마이클도 죽은 자식도 아닌 살아있는 피터슨 간호사였다. 화해는 산 자끼리만 가능하다. 너무 늦지 않는다면.

다시 돌아온 로렌스가 하는 말처럼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사랑하지 못한다. 무언가 깨달았을 때는 언제나 늦었고 많은 희생이 치뤄진 뒤다. 그린 박사와 피터슨 간호사의 해피엔딩은 마이클의 희생을 통해서 가능했다. 희망을 꿈꾸는 자는 어떻게든 찾을 수 있겠지. 그런데 평생 상처뿐이었던 삶을 구하기란 왜 이리 힘들까. 상대에게 약을 먹고 생각을 바꾸라고 말하는 속내 중에 스스로 빨리 이겨내라는 질책과 모종의 우월감은 없을까. 우리가 어떤 책임까지 감수하긴 힘드니까. 나 자신도 무리를 벗어날 수 없는 멸종 위기의 엘리펀트니까.

<제8요일>에서는 초콜릿만 먹고 끝나지 않았다. 옥상에서 떨어져 확실히 끝을 냈고, <엘리펀트 송>에서는 치밀하게 머리를 써야 했다.
미련하고 멍청한 나는 지금 흐린 하늘을 보고 있을 뿐이다. 때마침 비도 온다. 듣는다.




ㅡAgalma
 

 


덧)

영화를 현실에 너무 대입해 해석했다고 웃어도 되고 내 의견에 공감하지 않아도 된다.

모두 내실있는 자유를 꿈꿀 수 있기를.


 

 

 


[불편한 음악으로 불리기도 하는 ECM 레이블 창립자 만프레드 아이허와 이은수 인터뷰 - '듣기'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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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6-1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잘 봤어요.아직 못봤는데..기대가 엄청되는,,지극한 동감을 전해요..
이 세계가 정신병동과 다름없고 멸종위기의 얼마 안남은 희귀인류일지..
모르겠어요..우리 모두는 각자 독특하니..말이죠.^^

AgalmA 2015-06-14 00:20   좋아요 0 | URL
귀하죠. 다 귀한데....

스윗듀 2015-06-2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보고왔는데 agalma님 해석은 이러하군요! 전 그저 자비에돌란 헤....침 질질 정도 연출하지말고 그냥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AgalmA 2015-06-28 02:08   좋아요 0 | URL
ㅎㅎ 자비에 돌란 연기면 연기, 연출이면 연출...감독하면서 주연 계속 하는 거 찬성합니다~ 자신이 각본, 감독한다면 캐릭터를 제일 잘 아니까 중요 배역을 자신이 소화해내고 싶기도 할 거예요. 그의 작품의 주인공들이 참 소화해내기 쉽지 않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스윗듀 2015-06-28 02:08   좋아요 0 | URL
ㅎㅎ말나온김에 자비에돌란 영화 중에 뭐 제일 좋아하세요? 마구 공유하고싶다능 _

AgalmA 2015-06-28 02:13   좋아요 0 | URL
안타깝게도 제가 그의 영화를 많이 못 봤어요^,ㅜ
<탐 엣더 팜>,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하트비트> 볼 게 많더라고요...
lovelydew님은 뭐 인가요?

스윗듀 2015-06-28 02:16   좋아요 1 | URL
저도 아직 다보진 못했는데 지금까지 중에서는 <하트비트>에요! o.s.t로 쓰인 bang bang이란 노래가 있는데 영화 보고나서 일주일 정도는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ㅋㅋㅋ

AgalmA 2015-06-28 02:19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하트비트> 돌란 패션 스타일링이 제일 제 취향이긴 하더군요. 오호호~~
오, ost가? 찾아서 들어봐야겠군욧!

스윗듀 2015-06-28 02:24   좋아요 1 | URL
악!!!!! 저도 그 스타일링 완전 좋아요😍 이런 멋진 게이같으니!

AgalmA 2015-06-28 02:26   좋아요 1 | URL
역시👓...😉

스윗듀 2015-06-28 02:28   좋아요 0 | URL
ㅎㅎ참고로 bang bang은 버전이 아주 많은데 영화삽입곡은 dalida가 부른 bang bang이에요

AgalmA 2015-06-28 02:34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 게이 영화는 왜 그렇게 신파로 내달리는지...현실 반영이라 해도 표현이나 연출에 있어 자비에 돌란에게 배울 게 많다고 생각됩니다ㅎ;)
네, dalida-bang bang~ 고마워요👌
 
그게 …… 그리고

 

 

 

 

 

 

 

 

 

 

 

 

 

 

 

그게 아니고

 

 

 

 

 

 

 

corona

개기일식() 때 태양의 광구()가 달에 가려지면서 그 둘레에 백색으로 빛나는 부분을 코로나라 한다. [두산백과]

 

 

 

 

 

 

 

눈이 오네

 

 

 

 

 

 

 

 

 

봄이 오듯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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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08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cm를 들으면 연애시를 쓰고 싶어진다. 밤새도록 가능할 것 같다. 실제 그러기도 했다. 이런, 미친.

그러나 공연장에서 그들의 드립과 퍼포먼스는 깬다ㅎㅎ;
그들의 곡은 사람 맘을 참 잘 대변해준다.
˝죽겠네˝, ˝Healing˝ 등등~

북다이제스터 2015-06-0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멕시코 맥주 브랜드인 줄 알았네요. ㅎㅎ

AgalmA 2015-06-08 21:28   좋아요 1 | URL
ㅎㅎ 그래서 코로나 뜻을 같이 병기ㅎ
코로나 비싸서 저는 카프리에 레몬을 잘라 넣어 마시는 이상한 호사를 부리기도 합니다;

요즘은 모히토가 유행이더군요~
집에 민트 잎을 기르고 있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5-06-0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밍웨이가 즐겨 마셨다던 모히토.. ㅎㅎ 티비에서 깻잎으로 대용한다는 것 봤는데... 그건 좀 약간 아닌듯... ㅎㅎ

AgalmA 2015-06-08 22:02   좋아요 0 | URL
깻잎이라니! 카프리에 레몬은 원본을 완전히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퓨전이고 가난이고 간에 깻잎 향은 본질을 다 망쳐요. 그건 정말 아닙니다2
깻잎은 간장이나 된장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 카이로스의 시선으로 본 세기의 순간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지음, 정진국 옮김 / 까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

세상을 고통과 비교로 보기 시작하면 빠져나갈 길이 없어. 그것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순간도 내 속에 있지. 뭐든 내 속에 다 있어. 와하하, 나 부자다! 이 부자 바보야, 그걸 누가 몰라? 근데 왜 안 해. 힘들어. 아냐, 잘 생각해 봐. 어렸을 때 몰두하던 놀이를. 이젠 그게 잘 안 돼. 음.....그렇담 노력이 필요하단 소리군?

균형을 맞추는 노력, 그게 힘들지 않아야 해. 노력을 재미로 바꾸기. 아니, 노력이 재미인 줄 모르면서 빠지고, 재미가 노력인 줄 모르고 사는 상태. 난 그림 그릴 때 그 상태가 가장 완벽했던 것 같아. 지금은 무슨 책이든 분석해서 보고 잡다한 낙서에 뭐가 정말 많아. 일까지 하면 넉다운;; 안다고 해도 잘 안 되는 이 많은 상태(아이스 커피 한 잔 마시고~캬~~)

자꾸 잊는데, 목소리에 힘주지 말 것. 그거 좋아하는 사람 없어. 좋아한다고? 상대의 노력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 내가 우선 그걸 싫어하잖아? 그러면서 글쓸 땐 왜 힘줘? (입운동 살짝~~아, 에, 이, 오, 우~~)
실체 없이 가장 가볍고 짧게 도착하는 말이 너를 쓰러뜨리리라.
사랑해.
죽었어.
끝났어.



어제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집 보고 또 힘주려고 한 거 있지? 어휴)))
책 읽다가 닭살 돋고 눈물날 뻔 했어.
그렇게 오랜 시간 그의 사진을 봐 왔고, 북새통에 줄을 따라가며 전시를 봤음에도, 난 그를 전혀 몰랐단 생각이 들더군. 매일 내가 바보인 것을 깨닫는다. 나 안경 두 개 써야 될까봐. 그걸로 될까. 변명은 무엇으로도 가능하다. 깨닫기 전까지는.

장 클레르가 ˝카이로스(kairos)˝를 가져와 브레송을 얘기한 게 맘에 들었어. 제우스의 가장 어린 아들 이름이자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기회˝라고 부르는 오래된 단어.
브레송에게 붙은 ˝결정적 순간˝에 대해, 가장 오래된 기원부터 천천히 이끌어오는 침착성과 현명함, 이런 평론 좋더라.

˝한 장의 사진이란, 눈 깜짝할 사이에, 한편으로는 어떤 사실의 의미작용과,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실을 설명하는, 시각적으로 통찰된 형태의 엄격한 조직이, 동시 발생적으로 인지되는 것이다.˝
ㅡ앙리 카르티에-브레송

힘준 글은 눈에 잘 안 들어 오는데, 브레송은 사진은 가볍고 날카롭게 만들 줄 알았지만 문학수업을 했어도 언어에선 그도 어쩔 수 없었나봐ㅎ; 장 클레르의 말처럼 브레송은 카이로스에서 끊임없이 로고스를 이끌어내려 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초현실주의가 추구하는 우연성과도 결별한 거고.
브레송이 사진에서 그랬듯 언어에 날개를 찾아주기. 날개를 단 카이로스여.
그렇다고 내가 언어를 가볍게 써야 된다고 말하는 거 아닌 건 알지? (찡긋~)

여하간 그가 어릴 때 그림에 심취했고 초현실주의에 빠졌다가 노년에 데생으로 돌아간 걸 이해하겠다면, 나 너무 오만한 걸까?

하지만 느껴지는 걸.
초점이 흐려지는 걸 따질 새도 없이 잡아챈 긴박한 상황.
브레송이 바라보는 시선과 동등하게 피사체의 시선이 만나는 찰나.
그림을 그릴 때처럼 자신을 사로잡는 구도를 정확히 포착한 장면.
다음 사건이 곧 이어질 거 같은 화면의 시간성.
무엇이 지나간 듯한데도 여전히 거기 무언가 있는 것 같은 기다림.
끝없는 행진과 기다림이 거기 있어.

앙리 마티스가 새를 붙잡고 있는 모습 좀 봐ㅎㅎ;
카메라를, 연필을, 키보드를 저울과 식칼처럼 들고 있지만, 사실 그것이 오기 전까지 우린 내내 백치야. 내가 그것을 잡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오는 거지. 그것을 만날 때 나도 무엇이 되는 거고. 그것이 돈이든 영감이든 선택은 자유.
순간에 대한 기다림은 자발적이며 금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통 쉽게 감정에 휩싸이지. 고통, 무력감. 시체더미처럼 보이는 세계. 세상이 날 버리고 내가 세상을 죽이는 게임. 부정적이 되든 긍정적이 되든 세계가 나고 나도 세계인 거지.

난 브레송 사진을 데생이라고 말하지 않겠어. 그건 크로키였어. 가장 단 시간 안에 포착하는 스케치.
그림의 기초로 크로키를 말하지. 가볍게 생각하지만 이게 가장 힘들어. 덧칠할 시간도 없어. 한 번이면 끝나! 성공 아니면 실패!
거리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려 봐.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얼마나 무섭게 변하는지. 날 기다려주는 것은 하나도 없어! 나는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TV 화면에서, 날아가는 새들에게서 그것을 잡아보려 애썼지만 숱하게 실패했지. 그런데 브레송은 사진으로 성공한 거야! 순간적 집중이 곧 완성인 크로키를.

가만히 있는 것들을 그리는 데생은 느린 시간, 내가 가두는 시간이야. 그래서 사냥의 시기를 거친 후 그가 노년에 데생으로 돌아간 걸 거야.
크로키는 사냥의 시간이지. 그 사라짐 때문에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빠르고 강한가. 역설적이지 않아?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데도 느껴지는 견고함, 영원불멸의 느낌!


엉망진창, 말을 크로키처럼 하려니 힘들다. 작법 선생님들은 엄청 구박하겠지ㅎ 언어를 묵혀라!

이건 나중에 또 고칠께.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어.
이따 또 봐/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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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6 1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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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6 1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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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6 14: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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