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류랑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재작년 여름, 강남의 어느 회사에서 잠깐 일했을 때 일이다.
    사내식당을 둘 정도로 큰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 매일, '오늘은 뭘 먹을까?'하는 고민이
    있었다. 처음엔 논현동 먹자 골목의 이곳 저곳을 가거나 강남역까지 이어져 있는 번화가 속에
    숨겨져 있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이 재밌었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게 한다 한들 매일 먹으면 질린다. 너무 잘 챙겨 먹으니까 살은 살대로 찐다.
    게다가 일이 바빠서 야근은 거의 매일이었다. 일찍 퇴근하는게 9시였으니까.
    그러다보니 점심은 물론이고, 저녁도 사 먹어야 하는데, 그게 정말이지 점점 귀찮은 거다.
    경영수업 한답시고, 명색이 '이사'로 앉아 있는 내가 직원이고 간부고 음식 사준 적도 많다.
    사주는게 문제가 아니라, 도대체 오늘은 뭘 먹을지가 고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이 가볍게 한 마디 던졌다. 

    "나, 짜파게티 잘 하는데~" 

    "아하하하,정말요?" 

    우리는 다들 농담이겠거니 하고 웃어넘겼다. 그리고는 '초간단'이라는 이유로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김밥 + 컵라면'으로 떼웠다. 어쩔 땐 샌드위치와 우유이기도 했지만.
    그런데, 며칠 후, 본사에 잠깐 갔다 들어온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사장님이 사무실에서 짜파게티를 끓이고 있었다!
    각 부서 사무실이고 응접실이고 온통 짜파게티 냄새가 진동했다.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빨리 와요, 지금 다 됐어요!" 

    "으잉..?" 

    세상에, 한 솥 끓이셨다. 아니, 잘 한다고 하더니, 정말 할 줄이야. 사장님....명색이 사장인데..ㅜ_ㅡ
    그렇게 드시고 싶었으면 해달라고 말을 하지...아,놔.
    나는 벙 쪄서 멍청히 서 있었는데, 사람들이 나를 잡아 끌어다가 의자에 앉혔다.
    뭐라고 대꾸할 새도 없이 나는 짜파게티를 먹어야만 했다. 직원들이 맛있게 먹으니 사장님은 신났다. 

 

    이 책에서, '상사는 사실 피자를 먹고 싶어한다'라는 부제목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 말 속에는 상사가 지금 어떤 원츠(wants)와 니즈(needs)를 포함해서 말하고 있는지 행간의 뜻을
    파악해서 일을 해야 좋은 성과를 내며 동시에 '일 잘 하는' 직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해준다.
    그 외에도, 내가 말하고 싶어하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이, 그리고 이해되기 쉬운 문장으로 써 있는지
    나는 밑줄 긋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었다.
    자기계발서를 처음 읽는 사람이야 어떤 걸 던져줘도 다 감명스럽겠지만, 나처럼 20대 초반부터 많은
    계발서와 성공에세이,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봐온 사람에게는 웬만해선 어떤 계발서도 입맛을
    다실 정도의 책은 없다. 이미 식상해져버릴 정도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에서 얻은 것들이 많기에.
    그런 나에게 오랜만에 '정말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나서 실로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현재 무역부를 두고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장이 있다.
    30대 초반에 연 70억을 벌었던 그가 또 한 번 크게 벌일려고 작정이다. 그는 성실하고 정직하며 일에
    대한 열정도 좋고, 직원들 복리후생은 물론 월급 외 성과급도 막 퍼주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사장'이다.
    그런 그가, 나보다 나이가 9살이나 많은 그가 허구헌날 나한테 잔소리 듣는 이유, 바로 진정한 리더로써의
    '경영 마인드' 부재 때문이다. 착하기만 해서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다. 돈만 많이 벌어서는 성공이라
    말할 수 없다는게 내 지론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존경을 받고, 월급이고 성과급이고 아무 때나 막 퍼주는
    인심 좋은 사장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섬김'을 받는, 그리고 때로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줄 수도 있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만드는게 나의 목표이다. 한 때, 내가 너무 신경을 써서 가슴에 통증이 올 정도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친구를 버릴 수 없는 이유는, 그가 몇 달에 걸쳐 내 잔소리에 내성이
    생기긴 했어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친구에게 이 책을 사오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읽고나서 건네주며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가슴에 담으라고 했었다.
    지난번에 권해준 [카네기 인간관계론]만큼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라 믿으며- 

    어떤 책이든, 100% 나에게 영양을 공급해주진 못 한다. 어떤 것은 얻고 어떤 것은 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이 책은 말단 사원이든 중간 간부든 임원이든 경영자이든! 누구에게나 100% 든든한 영양소가 될
    것이라 감히 큰 소리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구성과 내용면에서 탄탄하다.
    친구가 내게 늘 하는 말이, '아주 가슴을 후려치는 직설적인 화법의 잔소리'라고 핀잔을 종종 주는데
    이 책의 화자 또한 직설적으로 독자의 가슴에 침을 놔줄 것이다. 독침이 아닌, 건강침으로. 

    회사에서 인정받고 빨리 성공하고 싶은 자들은 당장 이 책을 읽어라. 그리고 실천에 옮겨라.
    지긋지긋하고 재미없고 우울했던 날들에 조금씩 햇살이 비춰질 것이다. 

    이 땅의 성실한 일꾼들이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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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7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장님 정말 멋진 분이세요.^^ 직원들한테 짜파게티를 해 주시다니..너무 멋져요!^^

L.SHIN 2010-03-17 09:0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인간적인 면에서는, 좋죠. 그러나 'CEO'로써는 탈락입니다.-_-
인간은 본능적으로 카리스마 있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편하고 가족같은' 상사를 좋아할지 몰라요, 그러나 장기간 보았을 때 결국 사람들이 곁에 남고
싶어하는 것은 '편한 상사'가 아니라 '자신을 이끌어줄 리더쉽 있는 상사'이거든요.^^

마녀고양이 2010-03-1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이런. 엘신님과 자기 경영서라. 이렇게 안 떠올려지는 궁합이? ㅋㄷㅋㄷ
요즘 <성격의 탄생>이란 책에 푹 빠져있는데, 거기 보면 친화력이 낮은 사람이 성공한답니다. 주장대로 밀고 나가고, 아니다 싶은 것은 단칼에 자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이코패스도 친화력이 무지 낮다고 합니다. 우리는 노를 잘 저어 가야할 듯 합니다~

L.SHIN 2010-03-17 09: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서재에서만 봐온 제 모습으로는 연결이 안 되죠? ^^;
실제 사회에서는 아주 칼 같은 사람입니다.(웃음)

성공자와 사이코패스와의 '친화력'만 보면 비슷할 수 있죠. 그러나 그 한 가지만 보고 '둘이 같다'라고
말하는 것은 '나무'와 '종이'가 같다고 말하는 것처럼 상당한 무리가 있습니다만.
게다가 성공자는 자신의 주관과 실천력, 혹은 결단력이 강한 것이지 친화력이 낮은 것이 아닙니다.
사회는, 능력 뿐만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도 중요하니까요. 아시죠? ^^

마녀고양이 2010-03-17 09:32   좋아요 0 | URL
조금더 토를 달자면, 사이코패스는 성실성 측면에서 엉망이라 할 수 있죠. 순간의 충동을 이기지 못 합니다. 그러나 성공자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제어할 줄 안다는 점이죠. 그렇다고해서 성공자의 도덕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는겁니다. 대인 관계는 외향성 쪽에 가깝구요, 친화력은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고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친화력이 높은 사람은 남의 아픔에 민감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하네요~ (그런데 과연 성공한 CEO가 원만한 대인 관계를 갖고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

L.SHIN 2010-03-17 09:49   좋아요 0 | URL
아아~ 마녀님, 설명을 어쩜 이렇게 잘 하는지, 나중에 나, 공짜 강의 해줘요, 응? ^^

그런데, 마녀님, 현실은 책 속과 다르답니다.
실제로 친화력도 강한 사람인데 성공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내가 증명해드리겠습니다.(웃음) 아,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이죠.ㅋㅋ

마녀고양이 2010-03-17 10:20   좋아요 0 | URL
꼭 증명을 해주세요,, 아셨죠?
그런데 문제는 엘신님이 <친화력이 있는 분이냐 아니냐>군요~ 히죽~

L.SHIN 2010-03-17 10:23   좋아요 0 | URL
그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stella.K 2010-03-1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파게티 이야기는 엘신님 이야긴 줄 알았슴다.
그래서 재작년이면 어쩌면 엘신님을 길가다 만났을 수도 있겠구나 상상했었는데...ㅎ

L.SHIN 2010-03-17 13:52   좋아요 0 | URL
엥? 제 경험담 맞는데요 ㅎㅎ 책 내용으로 착각하셨나봐요 ^^;
그 때는 정장 반듯하게 입고 머리도 뒤로 올백해서, 아마도 지금 모습 상상하셨다면,
글쎄요, 이래도 절 만난 적 있으세요? 응? ㅎㅎㅎ

stella.K 2010-03-17 15:48   좋아요 0 | URL
앗, 이런...난 뭘 읽은 것이란 말인가?ㅜ.ㅠ

Tomek 2010-03-1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생활 너무 힘들어요. 일 말고 다른 것까지 감안하고 행동해야하니... 결혼 생활하고 흡사한 것 같아요.(응?) 앞으로 일을 하게 되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할 듯 해요. ^.^;

L.SHIN 2010-03-19 09:57   좋아요 0 | URL
세상에 안 힘든 일은 없어요, 토메님.
지금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올라가야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나라도 괜찮다면) 토메님을
위해 기꺼이 상담해 드리고, 격려 하고, 응원 할게요.
그러니까 힘내요, 응?

Tomek 2010-03-22 09:56   좋아요 0 | URL
꺄오~ L.SHIN님 고맙습니다. ^.^:
 

 

 

    며칠 전, 임시 상사가 갑자기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어차피 앞으로 길어야 몇 개월 밖에 안 남았으니 '임시 상사' 맞지 않나.( -_-)
    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런 건지, 같이 밥을 먹자니.
    마주 앉아 밑반찬 주워 먹으며 이런저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결혼은 언제해?" 

    ".....ㅡ_ㅡ..." 

    결혼 안 하는 것을 너무나 오랫동안 당연하게 알고 살아온 나에겐 당혹스러운 오랜만의 질문.
    순간, 왜 이런 질문을 하나, 내 나이가 올해 몇이더라 등의 여러 생각이 빛의 속도로 촥- 스쳤다.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내가 결혼할 일은 없어요. 아니, 못해요.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빌어먹을, 짝이 있어야 생각이라도 하지)

    아, 귀찮다. 상대방이 부연설명을 원하는 표정이 되면,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대충 넘기면, 으레 나이 많은 한국인답게 '그래도 결혼 해야지~' 라고 목적도 이유도 없는 우기기를
    자행하거나, '너도 나중엔 생각이 달라질걸~' 하고 근거없는 자신감을 보이기 때문에, 그 꼴 보기
    싫어서라도 나는 부연설명을 해야만 한다. 그것도 아주 설득력 있고,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으로. 
    (여기서, '난 외계인이라 안 됨'이라는 소리를 지껄였다가는 숟가락으로 맞을 수 있다.. -_-)

    "나는....20대 부터 생각해둔 여러 사업도 있고... 지금 목표로 하고 있는 전문기술을 한 번에 습득해야
     하고.. 난 40 전에 글로벌 사업가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결혼, 내 인생에는 없어요. (없기는 개뿔, -_- 솔직히 말해봐, 눈 뒤집어지게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런
     마음 안 들을 자신 있어? 응? 하지만, 지금은 안돼. 지금은, 안돼,어쨌든)

    딱 보기에 그저 평범한 학생같이(머리 모양도 고등학생같이 해가지고 -_-) 생긴 녀석이 이런 대찬 소리를
    하면 보통은 무시부터 하기 일쑤지만, 이 분은 나한테 그렇게 못한다. 내가 그 동안 보여준 모습들 때문에.
    단번에 믿는 눈치다. 오히려 무슨 사업 할 거냐고, 자기한테도 뭐 줄 거 없냐고 그런다. 

    대충 이야기했다. 어쩌고 저쩌고, 와베와베와베아바바~
    국내선 테스트용이고, 진짜 목적은 전부 수입.수출이라고. 줄줄이 다 말하기 싫어서 대충 3개 까지만 말했다.
    앞으로 10년 계획이 어떠하기 때문에 나는 놀 시간이 없다고. 연애? 꿈도 못 꾼다. 늘 갈구하면서도!!!!
    낮술도 안 먹었구만,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 이야기로 나를 귀찮게 할까봐 너무 오버해서 내 속내를 비췄나?
    한 마디 한다. 

    "넌...무서워.." 

    ㅡ_ㅡ..!!! 

    켁, 무,무섭다뇨. 아니, 내가 왜? 야망과 포부를 가진 게 뭔 죄라고...;;;
    이런 표현을 전에도 들은 적이 있어서, 아, 조금, 상처스럽다. 

    전에도 친구가 나의 10년 계획을 듣거나 나의 일 처리 하는 방식, 혹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보며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이...무섭다는 생각 들은 적 없으세요?" 

    그러니까, 아, 왜. ㅜ_ㅡ
    내가 세계 제일의 악당이 될 거야! 하고 야무진 꿈을 외치는 것도 아니잖아?
    어째서 '무섭다'라는 표현을, 그렇게들 쉽게 하는 거야? 

    결혼 안 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사람은 '무서운' 건가?
    결혼은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 사항'이지, 누구나 해야만 하는 '의무 사항'이 아니잖아.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나도 눈물나게 이쁘고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랑 해보고 싶어.
    근데, 그게 좀 힘든 거 같단 말이지. 인연이다 싶으면 묘하게 엇나가고, 나는 아무 생각 없는데
    혼자서 로맨스 소설 서너 권 쓰고 자빠진 사람들만 주변에 있고,(사랑은 강요로 되는게 아니야)
    게다가 내가 먼저 겁이 나서 사랑? 따위 못해.
    아, 어릴 때 부터 상처 많이 받아봐. 사람한테 마음 여는 거 쉽지 않아.-_-
    에라이~ 지구인답게 사랑 한 번 못해볼 거 사는 거나 멋지고 재밌게 살아야지.
    그래서 일한다고. 맨날 죽어라 일만 해. 일 없으면 못 견뎌. 솔직히 일을 좋아하도록 태어났어. 

    '나는 공부가 제일 재밌어요' 하면 솔직히 좀 재수없지.
    '나는 일이 제일 재밌어요' 하면 뭔가 좀 부족한 사람 같아 보여. 

    왜 그래, 나만큼 노는 거 좋아하는 놈도 없어. 나중에 실컷 놀려고. 아주 화끈하게 거창하게 놀려고
    그러는 거야. 사업도 나한테는 일종의 놀이야.(아, 정말 재수없다.-_- 그래도 사실이야..;;)
    아, 내가 좋아서 하면 되었지.  

    "나이 40 되었을 때, 니 마음대로 사랑하고 결혼할 수 있을 거 같아?" 

    왜 그래, 정말, 아마추어 같이~
    난 할 거야. 두고봐, 멋지게 사랑할 거니까. 결혼은 장담 못 해도.( -_-)
    그러니까 제발, 누구도 나한테 결혼 이야기 안 꺼냈으면 좋겠어. 대차게 한 마디 더,

    "옛날이나 4,50대가 중년이었죠. 우리가 그 나이 때 되면 지금의 30대 정도 밖에 안 되요.
     지금도 봐요. 옛날엔 30대면 완전 아저씨, 아줌마였잖아요. 중년이었다고요.
     그런데, 요즘의 3,40대 보면, 그냥 청년이에요. 생각하는 거나 육체적인 거나.
     지금, 누가 50대를 중년으로 쳐주는지 알아요? 경로원 가봐요. 70세가 가도 안 받아준대요.
     좀 더 있다가 오라고." (이러면 대부분 반론을 못해, 왜? 자기들도 '젊다'에 들어가니까.ㅋ)

    청, 중년으로 살아가는 시간은 늘어난데 비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니까, 나는 20대 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더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간사하게도, 문득 문득 키스따위 하고 싶을 때는 하고 싶기도 해, 연애가.
    글쎄, 명동에서 [Free Hug] 간판을 들고 있는 사람한테 냅다 뛰어갈뻔 했다니까..;;; 

    사랑 말고 좋아하는 것까지, 아슬아슬하게,
    깊지 않고 키스하는 것까지, 두근두근하게,
    지금 내가 누굴 좋아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 

    빠지면, 내 성격에 다 팽개치고 사랑만 할지도 모르잖아.
    태평양의 물을 다 퍼내고 그 생선들을 다 네게 바치겠어, 뭐 이런 미친 짓 할지도 모르잖아.( -_-)

    하지만 결혼은 안 할거야, 아니, 못 해.
    서로 떨어져 있음으로 인해서 애처롭게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 진하게 포옹할 때의 그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현기증 나는 기쁨을 버릴 순 없는 거야.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소유'하고 난 이후에서 오는
    '안도'와 '나태'로 사랑이 식어가는 것 보다는, 늘 왈랑거리는 마음으로 매달리고 싶...
    (아, 제길, 방금 누구가의 얼굴이 스쳐 지나고 말았다. 그 사람과 한 집에서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바람에, 흔들리잖아. ㅡ.,ㅡ) 

    어쨌거나, 난 무서운 사람이 아니야.
    그저, 지금은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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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6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를 안 만났으면 지금쯤 저 혼자 살고 있었을거에요. ㅎㅎ
혼자 열심히 벌어서 아담한 집을 갖고 편하게 글을 쓰는 게 제 꿈이었고 소원이었답니다.^^
지금은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글 쓰는 건 포기할 수가 없는 제 꿈이에요.^^;;
엘신님 이루고자 하는 꿈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엘신님은 절대로 무서운 사람이 아니에요~!!!

티브에서 봤는데요. 너무 신기했어요. 무엇보다 사자가 물속에 있다니..ㅋㅋㅋ

L.SHIN 2010-03-16 11:51   좋아요 0 | URL
아담한 집에서 따뜻한 오후 햇살 받으며 글을 쓰고 있는 후애님을 상상하니, 그건 그것대로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의 후애님 모습도 너무 이쁘지만요.

그렇죠? 원래 사자는 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말이죠.(웃음)

다락방 2010-03-16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갑자기 스쳐 지나간 그는 누구일까요? 나도 가끔 그 생각은 해요. 그 사람과 함께 사는건 어떤걸까, 하는 그런 생각요. 아 왈랑거리네요.

L.SHIN 2010-03-16 11:55   좋아요 0 | URL
글쎄, 누구일까요? ㅎㅎ
이런 생각 해봤어요. 집사, 요리사, 관리인 등 생판 모르는 사람과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과는 못 살지 않을까 싶은. 세상에, 상상을 해봤더니, 심장이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웃음)

다락방 2010-03-16 12:47   좋아요 0 | URL
나도요 나도. 아 대체 어떻게 살란 말인지요. 정말 음, 그 사람과 함께 산다면 하루종일 입이 찢어져 있을것 같기도 하고 심장도 덜컹거릴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러다가 어느덧 익숙해져서 변기에 앉아있는 모습까지도 보여주게 된다면 그게 더 편할까, 그게 나을까, 아니면 좀 실망하게 될까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가끔 생각만 하는게 나은걸까. 흐음. 모르겠어요.

그런데 문득,
심장이 남아 있지 않다면..그게 더 살기 편하지 않을까요? 이놈의 심장이 ㅠㅠ

무스탕 2010-03-16 12:56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은 같이 살면 안되어요.
그냥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며 가끔 접촉하며 사는게 좋은거에요.
그래서 제가 장동건이랑 안살잖아요 :)
=3=3=3=3

다락방 2010-03-16 13:00   좋아요 0 | URL
역시 그래야하나요, 무스탕님. 하아-

L.SHIN 2010-03-16 17:50   좋아요 0 | URL
다락님 : 변기에 앉아 있는 걸 봐도 실망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너무 좋아하니까-라는 공식때문에.ㅎ
그런데 가슴이 두근거려서 밥 먹을 때도 손을 부들부들 떨거나, 같이 침대에 누워서 뜬 눈으로 꼴딱
밤을 새는 일이 가득하거나, 주말에 나와 함께 있어주지 않는다고 징징 거리며 머리가 하얘지는 것
보다는 역시나 가끔씩 만나서 심장이 닳고 다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사실, 이래도 저래도 좋으니까, 일단 그런 상대라도 있어 봤으면..ㅜ_ㅡ

무스님 : 내가 무스님 때문에 또 웃고 맙니다. ㅋㅋㅋ

비로그인 2010-03-1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벗과 지인의 대화(3년 전)

지인:결혼 언제 해?
벗:한다면 결혼식 비용 주실 건가요?
지인:아, 뭐, 그런 건 아닌데
벗:비용 대줄 거 아니면 묻지 마세요.

벗과 지인과의 대화(며칠 전-이제 벗께서 결혼을 하시었음)
지인:아기는 안가져?
벗:내가 아기 가지면 댁이 낳아주실 건가요?
지인:아, 그건 아닌데..그냥..
벗:대신 낳아주고 길러줄 거 아니면 닥쳐요.


아, 제가 속이 다 시원했지 뭡니까.

L.SHIN 2010-03-16 17:52   좋아요 0 | URL
아, '내가 아기 가지면 댁이 낳아주실 건가요?'라니, 쓰러지고 맙니다.
킹왕짱이에요. 저도 나중에 써먹어야겠어요. ㅡ_ㅡb

마노아 2010-03-1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좋아요, 좋아. 엘신님같이 생각하는 반쪽도 분명 있을 거라구요.
아, 갑자기 어제 본 애니 흑집사의 흑집사가 떠올라버렸어요.
난 요새 거울보면서 내 얼굴에서 엘신님을 본다니까요.^^ㅎㅎ

다락방 2010-03-16 12:47   좋아요 0 | URL
오! 빙의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SHIN 2010-03-16 17:53   좋아요 0 | URL
비...빙의! ㅡ_ㅡ!(다락님, 그렇게 무서운 말은 하지마요...덜덜덜)

꺄웅! 나도 '흑집사' 좋아해요. 몇 권까지 봤더라? (긁적)
좋아요, 이 꽃샘추위가 가시면 마노님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정말 내 얼굴이 마노님 얼굴에 떴나 안 떳나 확인하러~ㅎㅎㅎ

코코죠 2010-03-16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님은 다 이루실 겁니다. 그렇게 될 거예요. 바라는 만큼 원하는 대로. 제가 보장하지요. 제 예감은 잘 안 틀려요.


그리고 어떤 외로운 밤 문득 잠에서 깼는데 비까지 내리고 있다면. 그런 날. 프리허그는 (저라도 괜찮다면야) 해드릴 수 있어요.


자요, 꼭끼.
그리고 등 토닥토닥.

L.SHIN 2010-03-16 17:56   좋아요 0 | URL
아, 고마워요, 나의 오즈님!
(와락, 이 한 줄을 쓰면서 얼마나 오타를 많이 냈는지 상상도 못할 거에요)

난 반드시 받을 거에요, 오즈님의 프리 허그.
비 오는 날이라니! 난 화창한 날에도 가슴에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답니다.

약속이에요, 꼭이요, 꼭.

자하(紫霞) 2010-03-17 07:25   좋아요 0 | URL
접촉을 싫어하는 저는
프리허그라는 말에 손발이 오글오글~~^^;

마녀고양이 2010-03-1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곁에 있는 사람이 보면 무섭긴 할거 같은데요.
확고하게 자기 길을 따라 달려가면서도, 밉지 않잖아요.
어디 빈 구석이 보여서 휘청거려야 만만할텐데, 싹싹하고 친절하고 귀엽고 박식하고 일 잘하고 머리 좋고 글까지 맛갈나게 쓰니.. 어디 지구인 같겠어요? 외계인 맞네~ ㅎㅎ

L.SHIN 2010-03-16 17:59   좋아요 0 | URL
아니,,마녀님까지 그러믄...-_-'

왜요, 저 빈 구석 많아요. 밥 먹다 정신 차려보면 입에 들어간 것 보다 흘리는게 더 많은...;;
말투랑 성격은 완전 무뚝뚝하죠, 건방이 하늘을 찌르죠. 잔소리는 또 얼마나 많다구요.( -_-);
여기서 제 모습 다 보여봐요, 전부 도망갈걸.ㅎㅎㅎ
아, 외계인인 건 맞지만서도.ㅋ

saint236 2010-03-1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중 속에 묻혀서 모나지 않게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죠. 그런데 그런 참기 힘든 유혹을 물리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 대단함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그런 용기를 낸 엘신님이 무섭다는 말이겠죠? 결론은 무섭다는 말인가?

L.SHIN 2010-03-16 18:03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왠지 정리해주니까 알 것도 같아요..
하지만, 용기 있다기보다는...그냥 천성 아닐까요? 늘 일을 벌이고자픈...-_- ㅋ
사실은, 대중속에 묻히질 못 해요, 성격이. 겉으로는 표 안 나게 한다고 해도 늘 속은 끓고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섭다는 것은...내가 괴물도 아니고...ㅜ_ㅡ

302moon 2010-03-16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지 않아요. 정말, 무섭지 않아요.:)
어쩐지 동지 의식이 느껴지는 글인.
나는 그래요. 오히려 멋지다고 느껴요.
엘님이 원하는 것 이루도록,
나의 기를 받아요.:)
+아, 모르실까봐.
밑의 어떤 글에도 댓글 있어요. ~

L.SHIN 2010-03-17 09:09   좋아요 0 | URL
아, '홍길동' 납시었군.ㅋㅋㅋㅋ
도대체 왜 그렇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는 겁니까. 내가 문님 서재에 댓글 달아도 제 때 답변도
안 해주고...ㅡ.,ㅡ 저, 삐집니다?
어쨌든, 문님의 기는 일단 챙기고..ㅎㅎ
숨박꼭질에요, 문님의 댓글 찾으러 고~

이매지 2010-03-1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을 안 해서 보다 엘신님의 야망(?)을 무서워한 것? ㅎ
엘신님, 원하는 거 꼭 이루세요! :)

L.SHIN 2010-03-17 09:11   좋아요 0 | URL
아앙~? ㅡ_ㅡ?
아핫, 그런 건가요? 에잉! 다들 무섭다하면 나 정말 우주최강 악당이 될 거에요! ㅋㅋ
감사합니다, 매지님 응원 바구니에 담아야지~^^

자하(紫霞) 2010-03-17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사람이랑 결혼해서 고생하는 것보단
혼자 사는게 낫다.이게 저의 지론인데...

L.SHIN 2010-03-17 09:11   좋아요 0 | URL
그건 저도 동감합니다.
그럼요, 고생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게 낫죠. -_-

미미달 2010-03-1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좀 있다고 결혼 안 하고 있는 사람 이상하게 보는 거 그게 젤 이상해요.
아직도 이런 문화가 안 고쳐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L.SHIN 2010-03-17 13:5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아직도 그런 보수적이고 발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세상입니다.

꿈꾸는섬 2010-03-1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엘신님 마흔까지의 대찬 계획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제 주변에 마흔에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내내 혼자 살다가 어느날 멋진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지지고 볶고 살아요. 그땐 후회하는 것도 같지만 또 나름 재미있게 살더라구요. 당장 결혼 계획이 없으면 어때요. 할 일이 있으면 되는거죠. 엘신님 참 멋지고 부럽네요.

L.SHIN 2010-03-18 10:29   좋아요 0 | URL
네,감사합니다.
멋지게 살아야죠. ^^ 하지만 역시 결혼은 별로에요. 평범한 삶 자체가 나랑 안 맞거든요.(웃음)

sweetrain 2010-03-1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얼마전에 취직을 했는데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정말 꼴보기 싫은;; 어떤 사람이, 저한테...
그 월급으로 대체 언제 돈모아 세계일주를 갈거며(제 꿈이 세계일주란 말을 몇번 한적이 있어서;)
아픈거 병원비는 어쩔꺼고, 회사는 왜 그리 멀리 다니냐는 둥,
아주 온갖 잔소리로 제 인생에 피쳐링을 하려고 들길래...

니가 나 세계일주 보내줄것도 아니고 병원비 대줄것도 아니고 집 알아 봐줄것도 아니면서
왜 남의 인생에 참견질이냐고, 참견할거면 돈이나 주고 하라고 버럭버럭 한 적이 있습니다. ㅡ.ㅜ

L.SHIN 2010-03-18 11:3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상대방이 쫌 무안했겠는데요?
하지만 정말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선을 넘어 참견하면 짜증 지대로죠..ㅡ.,ㅡ
스위트님이 한다면 하는 거지, 말이 많기는..쯧.

sweetrain 2010-03-18 11:36   좋아요 0 | URL
저도 웬만하면 대놓고 그렇게 말은 안할려고 했는데,
마치 본인이 인생 다 아는마냥 약간 비꼬는 식으로,
특히, 저의 꿈을 가지고 그런식으로 말하길래...
갑자기 제가 속에서 화가 확 치밀어서 그렇게 말했는데,
제가 그 말해놓고 나서 그 사람 표정을 생각하니...지금도 속이 시원해요.

L.SHIN 2010-03-18 12:15   좋아요 0 | URL
잘했어요. 비꼬는 투로 말한 그 사람에게는 더한 말도 해줘야 해요.
상대방이 어떻게 발전할지 아무도 모르는데, 어디서 감히 잘난 척을..ㅡ.,ㅡ

Tomek 2010-03-1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과 사랑을 동일시해서 그런 것 같아요. 얼마전에 강신주 쌤 강연 들었을 때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결혼이라는 제도는 아마 100년 후면 사라질 것이라고. 사랑은 나와 '사랑하는' 상대방이 해야하는데, 결혼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상대방'이 시어머니와 관계해야하고, 시아버지와 관계해야하고, 시누이와 관계해야하고. 너무나 불합리한 제도라고 역설하셨죠. 그 말을 듣던 집사람은 거의 "아멘!"하는 분위기... 그 분 말씀이 "당신이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혼을 하지 마라. 조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란 제도는 사랑하는 사람에겐 몹쓸 짓이다"라고 하셨죠. 공감합니다. 결혼이란 사랑이란 불안한 관계가 익숙한 생활로 전이되는 과정이라 하죠.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연애의 감정은 느낄 수 없고요. 익숙한 생활을 불안한 상태로 옮기려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사람은 어차피 편한 길로만 가는데... 그러니 L.SHIN님도 결혼하지 마시고 멋진 연애하세요!
아, 제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말을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 연애의 기쁨이 100이라면, 결혼의 기쁨은 80인 것 같아요. 차이가 있다면, 100은 넘칠 수도 있어 불안하지만, 80은 항상 그 자리, 안정적인 것이죠. 나 왜 자꾸 이런 소리를....

L.SHIN 2010-03-19 10:02   좋아요 0 | URL
흐음, 내가 하고 싶었던 말 중 하나가 강신주 쌤 말씀에 들어 있었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사람과 결혼한게 아니라 집안과 결혼'한 것 같은 사람들을 보면,
왜 하나 싶습니다. 그래서 한 때 이런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부모 없는 혹은 부모가 이 세상에 없는 사람과 결혼하자고. 애초에 집안이나 좋은 부모가 없는 사람은
결혼도 마음대로 못 하는 사회의 웃긴 구조에도 비웃고 싶기도 하고, 일단은 내가 싫어요.
조금씩 결혼하기 전 부터 그 가족들과 친해져서 내가 그들을 받아들이면 모를까, 그런 상태가 아닌데
결혼이 사람이 아니라 집안과 한 것처럼 짜증나는 일이라면 말이죠.

하지만 어쨌든 그런 이유 빼고라도 , 천성이 그 무엇에도 구속되는 걸 싫어해서 결혼이 싫어요.^^;
 

 

 

    며칠 전에, 식사를 하려고 TV를 틀었어요.
    돌려도 돌려도 보고잡은게 없어요. 아,젠장. 요즘은 볼만한게 없어요.
    결국 나는 롤코에 채널을 맞춰요. 성우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볼륨 이빠이 올려주어요.
    촌철살인적이고 뻔뻔한 성우의 나레이션과 만만치 않게 뻔뻔한 연기자들을 보며 밥 먹다
    웃으며 밥풀 몇 개 흘려줘야겠어요.
    이런, 니미럴, 오늘은 주제가 방구인가요. 왜 하필 나 밥 먹는 시간에 그 지랄이니.
    그래도 나는 꿋꿋하게 밥을 먹으며 봐요. 처음으로 배운 표현이에요. '방구 트다'
    저게 뭔 소린가. 나는 눈을 반짝거리며 열심히 봐요. 여자 연기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구
    끼지 못해 안달난 것이 표정 리얼 작렬이에요. 나도 한 번 생각해봤어요.
    나도 저런 적 있어요. 아니, 드럽게 많아요. 
    요즘 들어 방구를 자주 끼어요. 내 성질 닮아 비비베베 꼬였던 장이 다시 풀어지려나봐요.
    똥도 잘 싸고 방구도 잘 끼어요. 거의 매일 화장실 가서 엉덩이에 항문 달렸나 잘 확인하고
    있는데 방구는 왜 자꾸 나오는 걸까요? 그나마 그 가스가 입으로 안 나와서 천만다행이에요.
    새삼 인간의 몸은 대단히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똥구멍이 없으면 우린 소화된 걸 입으로 뱉어내 매일 꽁짜 피자 한 판씩 만들 판이에요.
    생각만 해도 역겨워요. 내가 쓰면서 내가 토하고 자빠졌어요. 

    친하게 지낸지 아직 반 년도 안 된 친구와 말하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방구를 트였어요'
    한참 열을 띄며 진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눈치 없는 방구가 예고도 없이 뿡- 하고 터져
    나와요. 쪽팔려요. 그래서 나는 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야기해요.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그 소리를 금새 잊어버리길 바라며 더욱 더 침 튀겨가며 열변을 토해요.
    아, 이런 너무 집중했는지 또 뿡- 하고 터져나와요. 빌어먹을, 왜 그렇게 소리는 요란한지.
    나는 더욱 더 쪽팔려서 더 이야기해요. 그냥 살포해도 되는가보다 하고 착각한 대장이 계속
    지랄이에요. 아직 남았다고 항문에 압박을 가해요. 제기랄, 좀 참으면 안 되겠니?
    이미 방구 작렬 두 방 남긴 상태에서 '나, 화장실에 좀' 이라는 멘트를 어떻게 날리겠어요.
    무시하고 계속 말하는데, 이번엔 항문이 아주 악기 연주를 하고 자빠졌어요. '뿌뿌붕뿡푸푸푸'
    이런, 된장을 처발라 목 졸라 죽일 항문아. 니가 무슨 루이 암스트롱이야? 노래하고 자빠졌네.  

    며칠 전이에요. 친구와 함께 [러블리 본즈] 영화를 보러 갔어요.
    '나는 14살 때 살해되었다'라니. 나는 내 대장에 살해될 지경이에요. 자리잡고 앉았는데 또 대장이
    뿌글뿌글해요. 아,놔. 평소 화장실 잘 가는데 때와 장소 안 가리고 왜 맨날 지랄이니.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하는 상태라면, 얼굴에 철판 깔고 내 말에 상대방 정신 쏙 빼놓게
    만드는 치사한 교란 작전이라도 하겠는데, 어두컴컴한 극장,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서 그러면 어쩌라고.
    결국 나는 참아요. 아,정말 대빵 큰게 나올 것 같은데, 빵-하고 터트리면 정말 시원할 것 같은데,
    미치겠는 거에요. 아직 영화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화장실 갔다올까 했지만 귀찮아요.
    어차피 사운드 빵빵한 극장이니까 기회 봐서 쾅쾅 때리는 배경 소리에 묻히게 한 방 날리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어요. 이런, 니미럴, 뭔 영화가 시종일관 이렇게 잔잔해요. 배 속에선 난리가 났어요.
    너무 참아서 독가스가 대장 밖 모세혈관을 타고 온 몸을 유영하며 복수극에 치달았어요.
    배 전체에 퍼진 것이 마치, 똥 1톤을 배에 담은 듯한 복부거북함이 나를 괴롭혀요. 아,죽겠어요. 
    내 속도 모르는 친구는, 내가 이리저리 몸을 비비꼬니까 하는 말이, '의자가 불편하지? 나도 그래'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난, 솔직하게 '가스 안 나와서 그래'라고 하는 대신, '소화가 안돼'하고
    말을 돌려요. 영화 보기 전에 먹은 버터구이 오징어 탓을 해요. 친구 왈, '사이다 마셔'.
    하.하.하. 탄산 마시고 가스 더 뿔리라니, 나를 아주 초고속 황천으로 보내려고 작정했구나.
    영화가 끝나자마자 화장실 갔어요. 안 나와요.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나와요.
    친구랑 걷기 시작하자마자 참았던 뿡뿡이 나와요. 이런, 십장생.ㅡ.,ㅡ
    이제 친구는 내가 화장실 간다고 하면 무조건 똥 싸러 가는줄 알아요. 
    내가 하루종일 똥만 싸러 다니겠니. 작은 볼일도 보고, 때로는 손에 뭐 묻어서 씻으러 가는 것도 있는데. 

    방구 튼다는 건 처음에만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너무 편해요.
    하기사, 개들도 방구 끼는데, 쪽팔릴 거 뭐 있나요.
    우주최강 뻔뻔한 나는 속 편하게 생각하고 살아요. 비틀어진 장이 다시 펴지나보지,하고.
    자, 다 같이 시원하게 방구 뿡뿡뿡-
    독가스 내보내지 못하고 몸 안에 담아두면 똥독 올라요. 내뿜읍시다.
    에브뤼바뤼~ 쎄이~ 뿡- 

    ㅡ.,ㅡ  

 

    이상, 방구일기 끝- 

 

 

 

     P.S : 아, 미안, 식사 전이었던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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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5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하하하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보내주신 검은콩차를 마시면서 읽었어요.ㅋㅋㅋ
가끔씩 옆지기랑 이야기하다가 저도 모르게 방구가 나와요.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요. 방구가 나왔는데 옆지기가 어? 이게 무슨 소리지?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왜? 무슨 소리 들었어? 난 못 들었는데...그랬던 적이 있었어요.ㅋㅋㅋ

L.SHIN 2010-03-15 13:20   좋아요 0 | URL
아하하, 그 장면이 상상되는군요.
연인이 부부가 되면 금방 방구 튼다고 하던데, 아직도 신혼 작렬 이시군요.ㅋㅋㅋ

무스탕 2010-03-1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엔 방구가 난무해요. ㅎㅎㅎ
네 식구가 언제고 거침없이(?) 분사하고 있지요. ㅎㅎㅎ

L.SHIN 2010-03-15 13:2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설마 식사 중에도?

마노아 2010-03-1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리얼하게 들리잖아요. ㅋㅋㅋ
러블리본즈, 지나치게 잔잔했어요.아파하핫!

L.SHIN 2010-03-15 13:21   좋아요 0 | URL
네, 속이 안 좋을 땐 액션영화가 최고에요. ㅡ_ㅡb ㅋ

자하(紫霞) 2010-03-1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웃김ㅋㅋ

L.SHIN 2010-03-15 14: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후애(厚愛) 2010-03-1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 책 한권 써 주세요?ㅋㅋ
엘신님 글은 정말 재밌어요.^^

L.SHIN 2010-03-15 14:16   좋아요 0 | URL
그냥, 마음에 드는 페이퍼를 프린트해서 묶는게 더 빠르지 않을까요? ( -_-)ㅋㅋㅋ

순오기 2010-03-1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방구 트는 사이는 보통 사이가 아니죠.
오래된 부부라도 방구는 트기 쉽지 않아요. 아니 남편은 맘대로 뿡뿡 발사하는데 아내들은 어렵단 말이죠.ㅋㅋ
소리없이 나오는 방구는 완전 독가스라 숨길 수가 없다는 거...

L.SHIN 2010-03-15 19:25   좋아요 0 | URL
생리적인 것은 어쩔 수 없잖아요. 아, 한국은 체면 때문에 그런가?
오히려 외국에선, 식사중에 방구 끼는 건 좀 이해해도, 트럼은 매너 없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한국은 왠지 그 반대..^^;

꿈꾸는섬 2010-03-1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정말 너무 재밌어요. 우리집에선 남편만 빼고 방구 트고 살아요. 남편은 혼자 차 안에서 해결하고 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은 세식구 방구 끼면 뭐라고 한마디씩 해요.

L.SHIN 2010-03-15 19:26   좋아요 0 | URL
허..그래도 집에서 한 번이라도 끼고 싶지 않을까요...?
트럼은 소리 안 나게, 냄새 안 나게 입을 막을 수 있지만, 방구는...ㅋ

꿈꾸는섬 2010-03-18 10:04   좋아요 0 | URL
울 남편 잠잘때 방구 끼어요. 그래서 제가 매일 야비하다고 그러죠. 그럼 자긴 그런 적 없다고 딱 잡아떼요.ㅋㅋ

마녀고양이 2010-03-1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무엇을 드셨길래 그래요?
하긴 나두 울 신랑과 딸네미의 대장 구조를 좀 연구하고 싶어요. 울 딸네미는 정말 아파트 바닥이 꺼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부르르르~ 하면서 방구를. ㅎㅎ. 울 딸네미 시집가기 전에는 고쳐야 할건데. ^^

L.SHIN 2010-03-15 21:12   좋아요 0 | URL
아, 혹시 대장이 약한 걸까요? ^^;

다락방 2010-03-1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웃겨서 눈물이 나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소개팅하고 두번째 만나 데이트할때 영화보는데 배에서 자꾸 꼬르륵 소리가 나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같이 냉면도 먹고 들어왔는데 ㅎㅎㅎㅎㅎ 그런데 그 남자는 자기 어깨에 기대어서 영화를 보라는 소리나 하고. 아 어색해서 혼났어요. 이놈의 꼬르륵 소리는 아주 시도때도 없네요 ㅠㅠ

L.SHIN 2010-03-16 10:25   좋아요 0 | URL
아, 꼬르륵 소리도 상당히 민망해요. 그 소리가 클 때는 더욱 더.-_-
그런데 두 번째 만남인데, 벌써부터 자기 어깨에 기대라니! 너무 음흉한데요..? ㅎㅎㅎ

다락방 2010-03-16 11:40   좋아요 0 | URL
안기댔어요. ㅎㅎㅎㅎㅎ
안기대길 잘했어요, 정말.
사귀자고 해서 예스까지 했는데 손도 안잡았어요. 기대지도 않고 손도 안잡고. 아웅~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배고파요. 이제 점심시간이에요.

L.SHIN 2010-03-16 11:58   좋아요 0 | URL
잘 했어요. 다락님은 좀 더 비싸게 굴어도 돼요. 당연히 그래야 하구요.
사귀자고 했다고 처음부터 모든 선을 쉽게 넘어오란 뜻은 아니잖아요.^^

점심 맛있게 먹어요, 다락님.
아우- 정말이지,요즘은 밥 먹는게 귀찮아 죽겠어요. 배는 늘 고픈데 말이죠.ㅡ.,ㅡ

다락방 2010-03-16 12:43   좋아요 0 | URL
응 . 사귀자고 했다고 처음부터 모든 선을 쉽게 넘어오란 뜻은 정말 아니죠,아닌건데,
사귀지도 않는데 선부터 넘어버리는건 또 뭘까요?

아, 나 여기서 왜 이런댓글이나 쓰고 앉았을까요. ㅎㅎ

L.SHIN 2010-03-16 20:45   좋아요 0 | URL
사귀지도 않는데 선을 넘을 수는 있는 거에요.(으잉?)
하지만, 몸만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면, 그건 진지해야 하고 아름다워야 마땅해요.
그러니까, 그것과 이건 다른 거에요.^^
 

 

 

    뇌에 관련한 책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늘 이런 책을 읽으면 애연가인 나는 죄 짓는 거 같은 기분이랄까...-_-) 

    만약, 내가 금연을 한다면 몇 가지의 이득을 보게 될까? 

    맑아진 머리 (건망증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OTL..)
    건강한 폐 (노래 부르거나 뛸 때 약해졌다는 것을 절감한다...)
    비용절감 (차라리 그 돈으로 간식을 사 먹으면 얼마나 행복하겠..;;) 

    그렇다면, 금연을 하게 되었을 경우 내가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일까? 

    정신적 만족감. 

    아, 상당히 크구나. 나는 니코틴 중독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애시당초 외계인에게 니코틴이나 카페인은 중독 대상이 안 되나 보다. -_-)
    기분이 나쁘거나, 흥분했을 때 등 부정적인 상황을 한방에 날려버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자기암시, 혹은 '담배 하나를 피우면서 기분을 가라앉힌다' 라는 등의
    자기최면의 매개체로 사용한달까. 물론, 담배의 그 좋은 맛도 음미해 가면서. 

    나를 감정적으로 안 만들어주고, 늘 냉정하게 유지해주며
    때로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래, 한 대 피우고 열심히 해보자' 하고 경계선을 그어주거나,
    무언가를 하고 났을 때 '수고했으니까 한 대 피우고 다음 일을 하자'하고 격려를 해주는 용도랄까.
    물론, 피우고 싶지 않거나 단지 담배 사러 가기 귀찮아서 며칠씩 안 피는 적도 있다.
    그러나 그 때 마다 남들이 겪는 금단현상 같은 것은 없다. 천하태평이다.
    그러므로 금연을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아니, 언젠가는 해야겠다고 늘 생각을 하긴 하지만. 

    양쪽 저울에 저 3가지와 1가지를 각각 올렸을 때, 아직은,
    1가지의 무게가 더 내려간다는 사실.
    게다가 하루종일 실내에 처박혀 있는 내가 그나마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나가는 시간도 고 때 뿐.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담배 연기 덕에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있는 셈인가. 

    나는 살면서 무언가를 저울질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담배는 늘 저울질을 하게 되더라.
    아, 이런 어쩔 수 없는 골초 같으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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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4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만나기 전에 옆지기도 담배를 피웠어요.
지금은 끊었는데 가끔씩 담배 생각이 간절히 난다고 하네요.^^

L.SHIN 2010-03-14 11:3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끊었다면 잘한 겁니다.^^

2010-03-14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4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4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Tomek 2010-03-1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피는 게 좋더군요. 저는 8년 째 안 피고 있습니다. 대신 술이 늘더군요... ㅡ.ㅡ;;; 등가 교환의 법칙인가?
^.^;

L.SHIN 2010-03-15 11: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니.

302moon 2010-03-1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제 친구 W양이 써놓은 글을 본 기분이에요.(;)
언젠가 그 녀석이 들려준 이야기거든요.
어떤 것에 빠져 있을 때,
가끔 하는, 나의 생각도 저 것이죠. (웃음)

L.SHIN 2010-03-17 09:13   좋아요 0 | URL
오호! (탁)
우린 어쨌든 비슷비슷한 사고회로의 소유자들이군요.훗.
 

 

 

    늘 꿈을 꾼다.
    그리고 대체로 기억하는 편인데, 오늘처럼 아쉬운 적은 거의 없었다.
    다른 사람들 때문에 꿈에서 깨버리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아, 한참 재밌었는데~' 

 

    꿈에서 친구로 나오는 누군가와(그러나 도대체 누구였는지 기억할 수가 없다..-_-)
    일본의 어느 장소에 갔었다. 특이하게도 꿈에서 나는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것처럼
    설정이 되어 있었다. 글쎄, 자유여행 관광객쯤 될까? (긁적)
    사실, 목적지에 갈 때는 N도 함께 있었는데, 돌아올 때 N이 먼저 가버리는 바람에
    '초행길'이었던 친구와 나는 헤매게 되버린 것.
 

    지하철을 타고 3~4정거장을 가서, 그 앞에서 버스를 타고 3정거장쯤 가면 목적지에 도착.
    새벽부터 누군가 박스 테이프를 빌려달라고 깨우는 바람에 나는, 그 목적지에 왜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자료화면이 싸그리 날아가버렸다.
    아니, 대체 왜 새벽부터 박스 테이프를 빌리러 와! 미리 좀 챙기지! ㅡ.,ㅡ...
    나는 다시 꿈을 꿀 요량으로 누웠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오늘따라 아침부터 줄줄이 사탕으로 사람들은 나의 단잠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꿈에서, '버려진' 친구와 나는 왔던 길을 더듬어 되돌아 가려고 했다.
    해당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우리가 타려던 버스는 사람들을 꽉꽉 채우고 그냥 지나가버려서 도무지, 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기다리다가, 조급해진 나는 친구에게 외쳤다. 

    "3정거장 밖에 안 되니까 택시 타고 가자!" 

    왜 그 생각을 진작 못했지. 한국과 달리 일본의 택시비는 비싸다구? 지금 늦게 생겼는데 그거
    따질 때인가! 친구와 나는 택시를 탔다. 친구가 먼저 목적지를 말했는데, 나는 한 번 더 말했다.
    존대어는 생략하고 건방지게 목적지만 짤막하게. -_-
    이 택시, 총알이다. 겁나게 달렸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날아온 택시 아저씨인가부다.
    그 때, 누군가 전화를 했다.
    이불 위에서 드드드드드드~ 진동하는 핸폰을 집어드니, 누군가,  

    "열쇠가 없어서요" 

    아, 이런 제길슨...ㅜ_ㅡ
    꿈 좀 꾸잔 말이다, 꿈 좀!
    해결해주고, 다시 누웠는데, 

    우리는 어느새 해당 지하철역에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지하철 노선표를 보는 순간 어지럼증이...@_@;
    한국의 지하철 노선표가 잘 묶여진 운동화 끈 정도라 쉽게 풀 수 있다면, 일본의 지하철 노선표는
    마구 엉켜버린 실타래 같은게 입에서 자동적으로 욕 나오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_-
    친구와 나는 노선표를 보며 땀을 삐질 흘리면서 이동 경로를 찾기 시작했지만, 이 놈들이 다 한자로 적혀
    있으니 환장하겠는 거다. 이상하게 꿈에서는 영어명도 안 써 있었다.
    나? 말만 할줄 알고 쓰고 읽기가 안 되니 문맹인이 따로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한자 보기 힘든데..
    사실, 그나마 아는 한자 몇 개도 일본어식으로 읽을 줄은 알지만 한국어로는 못 읽는 상태니까..;;;
    언어는 안 쓰면 뇌에서 과감히 정리해고 들어간다. 올 해는 다시 공부해야겠다...ㅡ.,ㅡ
    그렇게 친구와 삐질삐질 간신히 우리가 있는 지하철역과 이동경로, 목적지를 확인했는데,
    으잉? 그게 '大林'으로 써 있는게 아닌가? 

    "...이거, 신도림역 근청에 있는 그 대림역...?"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역만 갑자기 한글로 보이는 거다. 맞다. 대림역이었다. 아, 왜? ㅡ_ㅡ? 

    그 때 또 다시 누군가 날 깨웠다.
    이른 아침부터 검은 정장 입은 두 남자가 나보고 누구 좀 찾아달랜다. 아, 놔....ㅠ_ㅠ 돌겠네...
    결국 잠이 홀라당 날아가버려서, 아무리 꿈을 다시 재생하려고 해도 이미 완전히 '무의식'에서
    '의식' 상태로 돌아와버린 뇌가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빌어먹을게이츠!!!   

    아....꿈에서 나는 친구와 함께 무사히 돌아왔을까..? ㅡ.ㅡ.... 

 

    

                                                                                             반항해버리고 말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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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3-1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친구는 메텔이고 엘신님은 철이입니다.

무스탕 2010-03-12 10:28   좋아요 0 | URL
그럼 차장아저씨는 누규~~?

L.SHIN 2010-03-12 15:06   좋아요 0 | URL
메텔...철이...
지하철을 타고 안드로메다로 가는 수가 있습니다? -_-

후애(厚愛) 2010-03-1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이 궁금해요~!
나쁜 꿈을 꿀 때는 누가 깨워주면 정말 고마운데 좋은 꿈이라든가 미스터리 꿈은 깨워주면 정말 열 받아요.
끝이 궁금해서 못 참는 저라서요.^^;;

일본에 다녀오신거에요? 전 한 번도 일본에 못 가봤는데... 아 맞다.. 공항에는 가 봤어요.ㅎㅎㅎ

L.SHIN 2010-03-12 15:08   좋아요 0 | URL
전 더 궁금해요! ㅜ_ㅡ
일본은 전에 몇 번...그 때도 역시 전철역에서 헤맸지만 말입니다.^^;
교토를 돌아다닐 때는, 버스를 못 타고 하루종일 택시 전세내서 다녔다눈...
난 버스가 너무 타고 싶었다구요! ㅠ

자하(紫霞) 2010-03-12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og夢에 한표^^;

L.SHIN 2010-03-13 10:33   좋아요 0 | URL
아앙~? ㅡ_ㅡ?

후애(厚愛) 2010-03-13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 쓴 외계인이 이쁘고 귀여웠는데 안 보이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L.SHIN 2010-03-13 10:33   좋아요 0 | URL
아, 그 이미지는 너무 가벼워 보여서 말입니다.^^;
후애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