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재생기 】- 다시 보고 싶은 20세기

      1995년, 어느 날, 따뜻했던 오후

 

      저기 놀이터 근처에서 붕붕 하늘로 뛰어 오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남사당패의 묘기가 부럽지 않게 두 다리 八 자로 벌려 뛰어 올라 손바닥 하늘에 치고 내려오는 아이,
      체조 선수 저리 가라 앞으로~뒤로~ 공중 제비하는 아이들의 신나 죽겠다는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재밌어 보여 슬그머니 다가가 구경해본다.
      너무 방정 떨다 덤블링 스프링 사이로 다리 빠져 허우적대는 아이 때문에 웃음을 터트린다.

     어디선가 흘러오는 달콤한 향, 시선을 돌려보니 할아버지 주위로 모여 달고나 먹는 아이들이 보인다.
     납작하게 누른 달고나 덩이 위에 찍힌 모양 제대로 뜯어 덤 하나 더 얻으려고 필사적인 아이들,
     나도 그 옆에 앉아 따라해 보지만 잘 안된다.
     그 놈의 쓸데없는 오기심 발동, 한 번 두 번 세 번 연이어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입 안에 가득해버린 
     달고나 실패작들.

     재료라곤 오로지 흑설탕과 꼬딱지보다 적은 약간의 소다가루 뿐인데, 왜 그렇게 맛이 좋았던지.
     바늘을 동원해서라도 왜 그렇게 달고나 모양을 오리고 싶었는지.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나는 S와 달고나를 직접 해 먹기로 했다.
      예전에 마트 쇼핑 중 '달고나 만들기 세트'를 보고 사 온 N 덕분에 추억속에 젖어 부엌과 거실을 온통
      달콤한 설탕 냄새로 가득 채운 즐거운 날이었다. 
      역시나 처음엔 다 태워먹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만 뽑아내더니 요령이라도 생긴걸까.
      겨우 하나 제대로 만들어내고 둘이 신나서 자축했었다.

      자, 여기 그 즐거웠던 흔적 -

 

      1) 국자에 흑설탕 한 스푼 가득 넣기

        

      2) 맑은 모습이 될 때까지 잘 녹여주기

         

      3) 소다 살짝 넣어주기 (너무 많이 넣으면 써서 맛이 없다구~)
      4) 자아~ 약한 불에서 잘 부풀려 보자구 (너무 저으면 기포가 생기면서 다 타버리니까 주의~)

         

      5) 걸죽하게 좋은 색이 나왔을 때 탁~! 가볍게 털어주는 센스

         

      6) 으음~ 이번엔 어떤 녀석을 찍어볼까?

         

      7) 그래, 별을 따러 간 오징어 특공대 어때?

         

      8) 자아~ 조심 조심...아쿠, 미안~ 오징어 특공대 (냠냠 내가 먹어버리자)

         

      9) 오홋, 완성~♡ (옛날에 이렇게 성공했다면 덤으로 하나 더 먹을 수 있었을텐데 말야~)

         

      * 요령 : 완전히 굳기 전에 오려내야 성공하니까 잊지 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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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1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살청님 동생이 너무 치사하다. 살청님이 옆에서 침흘리는 동생 하나두 안사준거 아니에요?
전 너무 평범하게도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집에서 국자 태워먹은 경험 ㅋㅋ
친구네 집 엄마는 어렸을 때 시집을 가서 친구랑 나이 차이가 많이 안나던 젊은 엄마였는데요 (10대때 낳아서 키웠던) 그 엄마가 달고나를 해먹자고 저를 부른 적이 있었어요-그래서 막 달고나를 해먹는데 그집에서는 아예 냄비에 부어서 해먹었었어요 그리고 막 닦는데 안닦아지니까 그 엄마가 괜찮아 다음에 또해먹지 뭐, 라고 말하는데, 아 그 엄마가 그 때는 얼마나 부럽던지! 흐흣

L.SHIN 2008-02-13 00:05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러게요~ 청님 동생이 심술나서 그랬었나..^^
S도 어렸을 때 집에서 쓰던 은수저 태워먹었다고 어른한테 혼났다고 그러네요.
국자가 아닌, 귀했던 은수저를 쓰다니.(웃음)
젊은 엄마는 친구같겠죠 ^^ 그 친구분 어머니는 참 호탕하시네요~

웽스북스 2008-02-13 02:18   좋아요 0 | URL
잉잉 에쓰님 문답 기다리다가 나는 자러가요
빨리 자고 일어나서 빨리 출근해서 에쓰님 문답 읽어야징

L.SHIN 2008-02-13 02:56   좋아요 0 | URL
아이쿠, 이렇게 죄송할데가..^^;
이제 막 다 썼는데. ㅎㅎㅎㅎㅎ 잘 자요~

Mephistopheles 2008-02-12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NGER를 너무 좋아하면 몸이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자나깨나 DANGER 조심..

L.SHIN 2008-02-13 00:07   좋아요 0 | URL
으응? Danger...? 하고 무슨소린가 했더니...'단거' 인겝니까.ㅋㅋ 하여간~ ^^
하지만 당분은 뇌 활동을 위해 가끔은 많이 필요하다구요~ (웃음)
물론 달고나같이 영양가 없는 것은 도움이 잘 안되겠지만..

깐따삐야 2008-02-1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넘 재밌었겠다요! 다음엔 저도 불러주세요! 아앙~ 나 이런 거 와빵 좋아하는뎅. -_-

L.SHIN 2008-02-13 00:08   좋아요 0 | URL
네~ 부럽죠~ ㅎㅎ
이런거 좋아하신다니, 다음에 정말 기회되면 꼭 같이 해보고 싶네요.^^
초보자라면 몇번 태워먹을 각오는 하셔야 됩니다.(웃음)

순오기 2008-02-13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게 흰설탕이지 왜 흑설탕에요? 내 기억엔 흰설탕으로 한 거 같은뎅~~~~~~^^
이젠 가물거릴 나이라서 장담은 못 하겄다! ㅎㅎ

L.SHIN 2008-02-13 02:55   좋아요 0 | URL
에잉~ 화면상 흰설탕으로 보이는거지 실제로는 누리끼리한 ...(사실은 어중간한 =_=) 흑설탕
이었다구요오오오~~ ㅋㅋ

순오기 2008-02-13 05:04   좋아요 0 | URL
중간의 누리끼리하다면 황설탕?
ㅎㅎ 내 기억에 흰설탕으로 했던 거 같은데 아니었나보다! ㅎㅎ

L.SHIN 2008-02-13 09:55   좋아요 0 | URL
아 맞다! 흰설탕이었구나! 그래서 자꾸 실패했었나 봅니다. ㅍㅍ
다음엔 흰설탕으로 해봐야겠어요.^^

마노아 2008-02-1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달콤향내가 여기까지 풍겨요. 어릴 적 아는 동생에게 달고나 사주면서 무지 뿌듯해 했던 기억이 나요^^

L.SHIN 2008-02-13 15:16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달고나의 그 달콤 향이 유난히 좋더라구요 ^^

로드무비 2008-02-1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어릴 때 부산에선 '똥과자'라고 했답니다.^^

L.SHIN 2008-02-13 15:17   좋아요 0 | URL
헉..똥과자아아요?? ㅡ_ㅡ!! 왜에에~?

로드무비 2008-02-15 16:03   좋아요 0 | URL
국자에서 부풀었다가 탁 떨어졌을 때 몰랑몰랑한 것이 또아리를 튼 것이
거시기를 닮았잖아요.ㅎㅎ

레와 2008-02-1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동네에서는 '오리때기'라고 불렀지요~ ㅋ

아.. 군침돌아요! ^^

L.SHIN 2008-02-13 15:18   좋아요 0 | URL
오리때...아, 혹시 '오리다' 에서 파행된 단어? ^^
뽑기라고도 했던거 같습니다만. 특이한 것은 왜 모두들 이름이 다른걸까요?

302moon 2008-02-13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뽑기’라고 했어요. 별 모양 안 나와서 마구 발을 구르고 짜증냈던 기억도-_-; 저거랑 뻥튀기 정말 좋아했는데, 많이는 못 먹었어요. 뻥튀기 아저씨 오시면 와, 하고 달려갔던 장면도 어렴풋하니/ 소리에 엄청 놀라 울던 친구도 있었는데. 그리워지네, 헤헤. ^^*

L.SHIN 2008-02-14 12:08   좋아요 0 | URL
헤에~ 뻥튀기.....아, 배고파...ㅜ_ㅜ
하하핫, 그 웃긴 동화가 생각납니다. 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뻥튀기하면 쌀이 커지고 양 많아지는 걸
보고 집의 모든 쌀을 뻥튀기 한거에요. 그럼, 더 많이 먹을 수 있을까 싶어서.
하지만 집에 와서 밥을 하려고 쌀(뻥튀기 한)을 씻었는데 전부 물에 녹더라는..^^
아, 저도 뻥튀기 먹고 싶네요..
 

 

  조금 전에, 오랜만에 [미녀들의 수다]를 보았다.
  개 산책 시킨 후 샤워하고 얼른 서류 정리를 하자고 마음 먹은게 벌써 2시간 전의 다짐이건만, (한거라곤 개 산책 뿐..)
  거실에서 보고 있는 C와 이야기 하다가, 작은 방에서 S의 컴퓨터 작업을 좀 도와주다가, [미수다]를 보다가
  다시 내 방에 와서 서재 둘러보다가...결국 이렇게 또 끄적거리고 있다니.
  하여간 나는... ㅡ.,ㅡ

  [미녀들의 수다]에서 "서양인은 자기 전에 라면을 먹어도 얼굴이 안 붓는다" 라는 명제 하에 두 명을 가지고
  [스펀지] 실험 따라하듯 하더라.
  서양인 대표와 동양인 대표 두 명에게 라면 한 그릇씩 주자 능숙한 대구 사투리(서양인)와 목포 사투리(동양인)로
   칭얼대는 대사는,

  " 뭐야..계란도 없고.."

  " 김치를 줘야죠, 김치를!"

  매번 느끼는 재미 중 하나가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게 한국어인데다,
  말하는 모양새나 음식 먹는 체질이 완전 한국인 다 됐다는 느낌.(웃음)

  그걸 보며 웃다가 문득, 내가 일본 교토의 어느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던 때가 떠올랐다.
  나 때문에 일부러 도쿄에서 날아온 두 사람, N과 그 친구는 잘도 먹는데 난 영 못마땅했던 기억.
  나도 모르게 그만,

  " 왜 단무지나 김치 안줘? " 라고 종업원에게 칭얼댈 뻔 했다는. ( -_-) 어디서 김치 타령이냐.

  그 전날, 오사카역의 간이 식당에서 쇠고기 덮밥 먹을 때도,

  " 뭐야, 이 맛없는 짠지 말고..단무지 주지.. 고기도 조금밖에 없고 밥은 되게 많고.."

  한국에서도 나는 '김치가 맛 없으면 밥 먹기 싫어' 라고 투정부리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덜컥거리게 된다.
  외국에서는 김치 비싸서 못 사먹는데..어쩌지..? (이 눔의 설레발 ㅡ.,ㅡ 벌써 걱정이셔~)
  그래놓고 막상 외국에서 김치 컵라면을 보면 '흥~ 김치맛이나 제대로 나겠어~' 하고 거만하게 눈길 획 돌려주는
  4가지 없는 녀석..( -_-)....그래도 김치는 한국거잖아...킁..

  아, 참 오늘 낮에 '봄동 겉절이' 라는 것을 먹었다.
  누군가 '추운 겨울 이겨내고 처음 나오는 나물(?)'이라고 이름이 '봄동' 이라고 하길래 감동 받았었다.

  갖은 양념과 오랜 조리 혹은 숙성으로 만든 한국 음식의 깊은 맛은 이따끔씩 놀랍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김치는 (몸에 좋은) 마약과도 같은 녀석.
  김치찌게, 김치부침개, 김치 보쌈 등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 다 좋아한다.
  그런데 김치만두는 싫다. 아, 왜? ㅡ.,ㅡ

  나만 그런거야?  

 

 

 

  빌어먹을, 왜 김치 타령을 시작했는지 원레 주제를 잊어버리고 말았다...(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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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12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도 봄동으로 담은 김치 좋아해요 ^_^ 물론 잘 담아야겠지만
근데 전 김치 없이도 밥 잘먹어요 ㅋㅋ (뭐든 잘먹어 하튼 ㅋㅋ)

L.SHIN 2008-02-12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님 : 아아~? 배추만 가리키는 것이 무슨 뜻이죠? (긁적) 그러니까 겉절이 같은..? 정말 맛있던데요.^^

웬디님 : 아, 그것도 김치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배추와 봄동의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아~ 또 먹고 싶다.

순오기 2008-02-12 05:04   좋아요 0 | URL
살청님 설명이 맞습니다~~
그리고 김치는 웬디양님이 말한 '담은'이 아니고 '담근'이 맞는거죠. 살청님? ^^
정말 김치 없으면 음식 먹기가 힘들어요~ 동감!!

L.SHIN 2008-02-12 09:32   좋아요 0 | URL
오홋~ +_+ (탁) 그렇군요.
이야~ 여러분 덕분에 또 하나 배웁니다. ^^

Mephistopheles 2008-02-1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이...
맛있는 김치를 구하기 보다 담구는 법을 배우자 입니다.^^ 일전에 TV를 보니 김치맛에 빠진 독일의 젊은 설치미술가가 가지가지 김치를 만들어 연구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고나 할까요.^^

L.SHIN 2008-02-12 09:3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외국인들도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 간다는데..
저도 나의 *로 가기 전에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야 하겠...어랏, 그런데 우리 *에 그런 재료들이
있던가아~? ㅡ_ㅡ!!

Mephistopheles 2008-02-12 09:42   좋아요 0 | URL
근데...거기 공기는 있어요? 무중력 상태라면 음식맛도 못느낀다는데..?

L.SHIN 2008-02-12 09:49   좋아요 0 | URL
네, 우리는 산소가 뭔지도 모르므로 매일 탄소와 메탄 가스 등을 마시고 살고 있...ㅡ.,ㅡ
아니,아니 이 소리는 잊어주십시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산소를 수입해서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공급처에서 산소 귀한 줄 모르더라구요,요즘.

무스탕 2008-02-1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김치 없이도 사는 사람인데 저렇게(어제 미수다 스펀지에 나와 김치타령하던 이방인) 김치 찾는 외국인들 보면 신기하다니까요?!
전 라면 끓여도 꼴랑 라면만 놓고 먹습니다. 다른맛이랑 섞이는거 싫어서요.
그러면서 김치찌개 끓일때 넣는 라면스프가 얼마나 맛있는지.. *_*

L.SHIN 2008-02-12 09:50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은 김치 없이 라면만 먹을 때도 있지만...김치찌개(그런데 '개'가 맞는거에요? @_@ 긁적..
맨날 헷갈리거든요~) 에는 라면 스프 넣으면 너무 맛이 맵지 않은가요? (난 매운거 싫엉~=_=)

뽀송이 2008-02-1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치 없으면 못살아요.^^;;
배추김치, 깍두기, 갓김치, 파김치, 백김치, 동치미... 지금 이렇게 있네요.^^
전 갓 지은 밥에 김치만 있어도 정말이지 밥 맛있게 잘 먹는 여자예요.^^;;
근데... 댓글 달다말고 웬 김치타령이람...>.<

L.SHIN 2008-02-12 09:53   좋아요 0 | URL
우리 집엔....깍두기, 갓김치(응? 이건 뭐지?), 파김치, 백김치, 동치미...가 없어요 =_=
시간 나시면 김치들에 미니 낙하산 묶어서 우리 집 위에다가 뿌려 주세요.ㅋㅋ

프레이야 2008-02-12 10:12   좋아요 0 | URL
갓김치는 여수 것이 맛나더군요. 가끔 여수고모님이 보내주시면 먹어요.
쌉쌀하니 한맛하죠. 우리집엔 오로지 배추김치 한 가지야요^^
어제 우연히 봤는데, 어느 미녀가 자기는 아무리 라면이든 뭐든 먹고 자도
얼굴은 안 붓는데 엉덩이가 붓는다고 하더군요. 전 배가 부어요 ㅋㅋ

L.SHIN 2008-02-12 12:15   좋아요 0 | URL
우유 타서 먹으면 담백하고..체내 염분을 중화시켜서 다음날 붓는 것도 덜 할텐데 말이죠.^^

전호인 2008-02-1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그 프로 잠깐 본 적이 있습니다.
체질적으로 우린 김치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외국인들이 그렇게 애호하는 줄은.....
하기야 라면하면 김치니까.......ㅎㅎ
서양인이라서 붓지 않는 것이 신기하긴 합디다.

L.SHIN 2008-02-12 12:1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김치라는 것이 동.서양 막론하고 한번 맛 보면 중독된다니까요,글쎄~ (웃음)
음..한국에서 피자나 햄버거를 한번 맛 보고 난 뒤 계속 좋아하게 되는 것과 같달까요~

2008-02-12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2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2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2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2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 재생기】 - 다시 보고 싶은 21세기

      2006년 1~2월, 겨울

 

    주말이었을 것이다.
    친한 동생 Y 와 산책을 하러 잠깐 나왔었다.  오후 4시 거의 다 된 시간, 하늘은 흐렸지만 아직 밝았고
    겨울의 상쾌한 공기를 마실겸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었다.
    내가 늘 걷던 곳을 지나 좀 더 먼 곳으로 가자고 했다.
    조각 공원이 있는 곳까지 가고 싶었었다. 음악 분수를 보여주고 싶었었다.
    라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고 '그냥 산책' 쯤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옷 차림으로 따라 나왔던 착한 동생은
    나중엔 '우리 어디 가?' 라고 묻고 말았다.
    바보 같은 나는 그 때서야 '아!' 하고 목적지를 말하는 것을 깜박했다고 말했다.

    목적지까지는 무사히 왔지만 30분 넘게 걷고 나니 동생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 아니..이게 무슨 산책이야..쿨적 (추위에 약간의 맑은 콧물이 나오는 듯) "

    " 그러게 말이야... 쿨적 (나 역시 차가운 공기와 함께 맑은 콧물을 들이켜야 했다) "

    조각 공원을 코 앞에 두고, 우리는 잠깐이라도 차가운 몸을 달랠겸 화장실이 있는 음료 파는 건물로 들어갔다.
    어느덧 해는 산 넘어 자러 가려 하자 추위는 더해졌지만, '그냥 산책'으로 나온 우리는 주머니에 돈이 없었다.
    그런데 낭패감을 느끼며 주머니에 손을 넣자 구세주처럼 500원짜리 동전이 만져지는게 아닌가!

    망설일 필요도 없이 뜨거운 커피캔을 자판기에서 뽑아 우리는 함께 손과 얼굴을 데폈었다.
    집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엄두가 안 나서 멍하니 벤치에 앉아 그렇게 5분 정도를 쉰 다음,
    우리 피부에 있던 차가운 기를 흡수하느라 미지근해진 커피를 나눠먹으며 다시 집으로 향했다.
    처음과는 달리 목적지를 알게 된 동생의 걸음은 나보다 빨라졌고, 우리는 빈 손으로 나온 것을 후회한다는 둥의
    농담과 웃음을 주고 받으며 귀가했던 기억이 난다.

    딱 1년이 되는 이 비슷한 시기, 오늘, 나는 사랑하는 개와 함께 같은 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 공원의 그 건물, 그 자판기에서 똑같은 커피캔을 뽑아 얼굴을 녹이며 기억 재생을 하기 시작했다.
    커피는 여전히 따뜻했고, 하늘은 맑았으며, 잎사귀 없이 겨울의 운치를 드러내는 공원의 나무들도 아름다웠다.
    달라진게 있다면 커피캔이 500원에서 600원으로 올랐다는 것 뿐,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흐르는데도 캔의 따뜻함은 그대로였었다.

    하지만 왜일까.
    돈 하나 없이 달랑 500원으로 뽑았던 커피가 두꺼운 지갑을 들고 가서 뽑은 600원짜리 커피보다 더 따뜻했고,
    더 맛있었다고 느껴진 것은.

    1년 전의 그 공원에서 얻은 따뜻함이 500원짜리 커피캔이었지.
    오늘 내가 얻은 따뜻함은 추위속에서 기다린 나를 위해 C와 S가 사다 준 핫바의 짭조름한 맛이었다.

    그렇게 기억이란, 같은 장소에서 다른 색과 다른 사람으로 채색되어져 추억속으로 들어간다.

    1년 후, 그 장소에서 나는 또 무슨 따뜻함을 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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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1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500원의 행복!
추억은 그렇게 아름답게 채색되어간다죠.
좋아요~ 님과 함께 하는 알라딘에서도 이런 행복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추억을 물들이겠죠. 고마워요!!

L.SHIN 2008-02-11 11:14   좋아요 0 | URL
하하핫. 네, 나중에 기억 재생을 했을 때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것들만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마워요-!!

2008-02-11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1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8-02-11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면서 참좋은 느낌이에요..반가워요.무슨뜻인지 아시죠??

L.SHIN 2008-02-11 13:56   좋아요 0 | URL
네 알죠~,저도 반갑습니다.^^ 헤헤..

무스탕 2008-02-1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 댓글..)
지금 막 즐찾 느는 소리가 들리시죠? :)

L.SHIN 2008-02-11 13:57   좋아요 0 | URL
푸하하, 네, '철거덕' 하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데요? ^^

다락방 2008-02-11 14:26   좋아요 0 | URL
즐찾 하나 추가요~ :)

L.SHIN 2008-02-11 14:57   좋아요 0 | URL
오, 다락님 방가요~ (>_<)
또 한번 '철거덕'~

뽀송이 2008-02-1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와락!! 무지무지 반가워요.^^
히힛^^ 저도 '즐찾' 하나 추가요~~~~~^.~

이런이런~ 서재가 더 멋있어졌잖아요.^^

L.SHIN 2008-02-11 15:27   좋아요 0 | URL
아쿵 쑥쓰럽게~ 몰라욤 퍽퍽 ( >_>)

2008-02-11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1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1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Ne-Yo - Because Of You
Ne-Yo (네요)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몇달 전에, 핸드폰을 바꾼 적이 있는데, MP3 기능을 시험해볼 겸 여러 노래들를 산 적이 있었다.
  원래 CD 로 직접 듣는게 아니면 음악을 듣지 않는 아날로그적 고집쟁이다 보니 남들 다 있다는
  MP3가 없으니 운동할 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그래서 조깅이나 산책할 때 들을 노래 몇 곡을 산다면서 핸드폰에 새로운 노래들을 꽤 담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Ne-Yo의 Because of You 라는 노래였다.

  적당히 경쾌하고 가볍지만 제법 진한 느낌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R&B/Soul 의 노래들.
  어찌 들으면 아직 어린 티를 벗어나지 못한 듯한 얇은 10대의 목소리 같기도 하고,
  어찌 들으면 순수함이 그대로 배겨 있는 20대의 덜 익었지만 제법 깊은 남성의 목소리 같기도 한
  24세의 Ne-Yo 의 두 번째 앨범의 곡들은 첫 번째 앨범(2006)보다 덜 경쾌하지만 더 부드러워진 느낌.
  마치 소다를 조금 줄이고 부드러운 크림을 더 가미한 듯한.

  처음 접한 가수이면서 앨범 2개를 동시에 가지게 된 사연도 웃긴 것이,
  내가 찾는 노래인 Because of You 곡이 들은 앨범을 산다는게 확인도 안하고 사는 바람에 첫 번째 앨범을
  사 버리는 실수를 하게 된 것. 그러나 첫 번째 앨범 ne*yo 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좋았었다.
  차이점은?
  첫 번째 앨범이 일어나 춤을 추게 만드는 소다수라면, 두 번째 앨범은 의자에 앉아 고개와 어깨를 움직일 정도의
  달콤한 카푸치노랄까. (웃음)

  두 번째, 이 앨범에서는, 영화 [ Dream girls ] 에서 유명해진 Jennifer Hudson 이 함께 듀엣으로 부른 노래
  Leaving Tonight 이 보너스같이 수록되어 있어 맛깔스러움을 한층 더 해준다는 것.

 

 

 

 

 

  세상에 음악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야.
 오늘도 나는 영혼에 수분을 가득 채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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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2-1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도서관의 천사보다 사신 치바가 더 매력적이었어요^^

L.SHIN 2008-02-11 11:27   좋아요 0 | URL
하핫, 전 말이죠. 가끔 상상을 합니다.
제가 늦은 밤,새벽에 음악을 들을 때 내 침대에 가만히 앉아서 같이 음악을 듣는 사신이 있지
않을까 하는~ ^^

다락방 2008-02-1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Ne-Yo 의 노래중 『So sick』이 너무 좋아서 앨범을 샀었더랬지요.

Why can't I turn off the radio~~~

L.SHIN 2008-02-11 15:33   좋아요 0 | URL
헤에~ 역시, 그랬군요.^^
첫 번째 앨범에서 So sick~ 후후훗. 왠지 반가운데요.
기회 되면 두 번째 앨범의 Because of you 들어보라고 권해봅니다. (웃음)
 

 

                     
  리처드 매드슨 (2007년 11월 / 황금가지)

  어느 날, 방사능 안개를 쐬고 난 뒤 매일 줄어드는 남자의 이야기.
  끝없이 줄어들면서 자신보다 커져버린 아내와 어린 딸과의 멀어지는 거리,
  언제나 위에서 쳐다보던 세상의 사물들을 올려다 보아야 하면서 느끼는 괴리감,
  엄지손톱만한 거미한테 매일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살아 남겠다는 인간의 생존본능을 보여준 주인공 남자 '스콧'의 이야기.
                          인간이 왜 인간인지를, 가장 약하면서도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준 독특한 이야기.

 

 

  이사카 고타로 (2006년 5월 / 웅진)

  '죽음'을 결정하기 전에 인간 세상에서 1주일 동안 '대상자' 곁에 머무는 '사신계의 공무원'
  사신 치바를 통해 여러 인간들의 삶을 살짝 엿보는 이야기.
  재밌는 것은 인간이나 사신이나 음악에 한번 빠지면 모두 음악의 노예가 된다는 점.
  '사신을 만나려면 음악점에, 천사를 만나려면 도서관에' 작가의 귀여운 착각도 재밌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신' 이라는 설정은 매력적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게다가 감상적인 사신이라고 '죽음'을 언도하는데 관대한 것도 아니다. (웃음)

 

 

  아서 코난 도일 (2002년 3월 / 북하우스)

  <총 12편 중 읽은 편 수>
  * 보헤미아 왕국의 스캔들
  * 붉은 머리 연맹
  * 입술이 비틀린 사나이
  * 얼룩무늬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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