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를 만나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공원을 산책했다. 워홀 체험기에서 본 캐네디언 남친이 생겼어요 어쩌고 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서양인이 보는 동양여인의 미는 같은 동양남성이 추구하는 그것과 다르다고 동의했다. 나도 동양적으로 생기고 싶어!! 라고 절규했더니 

누나, 동양인이잖아.   

응. 그래. 내가 나 동양인인거 까먹고 있었다.

**
날씨가 부쩍 좋아지면서 윗통을 벗고 조깅을 하는 훈훈한 남성들을 많이 보는데, 얼마 전 [빅뱅이론]에서 본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공대찌질이 하워드가 조깅하는 여인네가 자기를 쳐다보고 미소짓고 지나갔다며 저여자 나한테 반한게 틀림없어! 라며 그 여인네를 쫓아가는 에피소드였는데.... 오늘 진짜 아 딱 저정도면 좋겠다, 정도의 윗통 벗은 적당한 근육남이 조깅을 하며 내게 미소지어주며 지나쳐갔다.. 

난 순간 친구와 나의 친밀함 정도를 잊은채 "ㅇㅏ.... 남자.." 까지 얘기하고 흠칫 멈췄는데 친구는 이해했다.  

***
친구 집에 놀러가서 저녁을 해먹고, 말로만 듣던 친구의 '프랑스인' 룸메를 만났다. 호주처럼 눈만 돌려도 유러피안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유러피안 금지구역인것만 같은 이곳에서 '프랑스인'은 내게 은근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는데 음, 억양만 좋았다. 프렌치 액센트의 영어가 듣기는 어려워도 무척 매력적이니;; 

근데 친구가 메신저로 "누나 외국인 남자친구 만나고 싶댔잖아, 룸메 어때?" 이런다. 친구야, 농담해? 아유 시리어스?? 그랬더니 "룸메가 누나 예쁘다고 한국어 과외해달라고 물어보래서-" 음 한국어 과외가 한국어만을 바라지 않을거라는게 왠지 예상되어서 나중에 맥주나 먹자고 마무리하긴 했다만 ㅋㅋㅋㅋ 그냥 자랑하고 싶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외국인에게 먹히는군. 훗. 하지만 지하철 백날 타고다녀도, 백날 커피숍에서 책읽으며 앉아 있어도, 누구나 너무도 쉽게 당한다는 헌팅은 당하지 않더라;


댓글(4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스탕 2010-06-2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조만간 과외선생님으로 바쁜 나날 보내시는거 아니에요? ㅋㅋㅋ

Forgettable. 2010-06-22 11:4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과외는 정말 제 체질이 아니에요 '-');;
과외하다가 성격 다 버렸다능 ㅋㅋ

머큐리 2010-06-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이뻐도 남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법이요..뽀님 ..ㅎㅎ

Forgettable. 2010-06-22 11:46   좋아요 0 | URL
오 이 신묘한 이론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그렇게 믿을게요! +_+

카스피 2010-06-2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요즘은 남자들이 마음이 소심해서 잘 헌팅하질 않는다고 하던데요^^

Forgettable. 2010-06-22 11:46   좋아요 0 | URL
하하 그렇군요. ^^ 제가 대범해져야겠어요. ㅎㅎ

Joule 2010-06-2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 한 잔만 같이 하자고 남자가 쫓아왔던 게 벌써 몇 년 전...(먼산)

어떤 남자와 같이 앉아 있는데 그 남자가 저를 보고 빙그시 계속 미소를 짓는 거예요. (그래, 안다 알어. 내가 요즘 쫌 외모가 되지. 근데 그렇게 오래 쳐다보는 건 곤란해. 너무 노골적이잖아. 부끄럽다구.) 한참을 그렇게 나만 지그시 바라보며 웃고 있는 남자의 시선을 감당하지 못한 제가 방긋 웃으며 물었죠.

- 왜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 보세요?

- 뒤에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맞아요. 제가 바로 그 아네모네 마담이었던 거예요.

Forgettable. 2010-06-22 11:48   좋아요 0 | URL
전 남자가 쫓아온다거나 하는 그런 경험 안타깝게도 한번도 없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ㅋㅋ
아마 풍경 아름답다 드립은 뻥이었을거에요. 보통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남자들이 그런 뻥을 치곤 하더라고요. 물론 그런 뻥을 들어본적도 없는 접니다만.... ㅋㅋㅋ

역시 미인의 경험담은 달라도 뭔가 달라요!

순오기 2010-06-2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놀이 물든 거지요? 멋지다~~~~~
한국어 과외 해주세요~ ^^

Forgettable. 2010-06-22 11:49   좋아요 0 | URL
호호 오로라 일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냥 노을인듯.. -0-
한국어 과외는.. 저부터도 ㄱㄴㄷ 순서도 헛갈리는지라 ^^ ㅋㅋ

LAYLA 2010-06-21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따라 뛰셨어야죠!!!!!!!!!!!!!!!!!!! >_<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6-22 11:50   좋아요 0 | URL
그니깐.. 이 댓글보고 급 후회했지만....

무해한모리군 2010-06-21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따라 뛰셨어야죠!!!!!!!!!!!!!!!!!!! >_<ㅋㅋㅋㅋㅋㅋ 22222

Forgettable. 2010-06-22 11:51   좋아요 0 | URL
근데 여긴 눈만 마주치면 웃으니깐 ㅠㅠ

ljh 2010-06-2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같이 따라 뛰었어야지!!!!!ㅋㅋㅋㅋㅋ333

Forgettable. 2010-06-22 11:51   좋아요 0 | URL
나같은 공주병은 그 때마다 따라뛰면 마라톤 선수될듯;0;

다락방 2010-06-21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님은 뽀가 재미있다고 했다는 [사랑, 그 혼란스러운]을 읽고 있대요.
D님은(나에요 ㅎㅎ) 뽀가 재미있다고 했던 [백년의 고독]을 읽고 있대요.

그래서 A님께 우리는 '뽀쟁이인가 봐요' 했더니 A님은 '뚜쟁이도 아니고' 뭐 이런 유치한 답을 보냈어요. ㅎㅎㅎㅎㅎ

잘 지내요~


그런데 [사랑, 그 혼란스러운]을 나도 좀 읽어보고자 검색해봤는데, 뭐 이렇게 비싼책을 읽었어요! 어휴..ㅠㅠ
라고 A님께도 꿍시렁 거렸더니 비쌀만 하대요. 재밌다고. 룰루~

Forgettable. 2010-06-22 11:52   좋아요 0 | URL
오호 둘다 아주 재미있는 책이에요. ㅋㅋㅋ
뚜쟁이 드립.. A... 유머감각 떨어지는 건 알았지만 점점 정도가 심해지는 듯 하네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우리가 언제 책값 신경 썼나요 '-'

Arch 2010-06-23 10:45   좋아요 0 | URL
제 유머감각은 좀 하이라 그래요. 하이 아시죠?
흔한 말로 집에서 때목욕 할 때 키득키득 웃게되는.

뽀, 저는 이 책을 읽고 구원받은 심정이었어요.
다락방은 장바구니 꽉꽉 채우면서 비싸다고! 작가가 훈남이라고 말하면 솔깃하려나.^^

다락방 2010-06-23 11:07   좋아요 0 | URL
으응? 오늘은 일단 [롤리타] 반값이라 서둘러 결재해줬어요. ㅎㅎ

구원받은 심정이었어요? 아 나 구원 열나 필요해. 알았어요. 근데 좀 얌전히 있다가 1일날, 신한카드 6프로할때 지를거임 ㅎㅎ

작가가 훈남인거 다 소용없어요. 미모는 부질없죠. 인기도 부질없고. ㅎㅎ (뭐래~)

Forgettable. 2010-06-24 13:45   좋아요 0 | URL
Beauty will save the world. 란 말도 몰라요?
미모만큼 부질있는게(?) 없어요.

레오가 작가라면 딱 그작가일까? 막 꼬셔 ㅋㅋㅋㅋ
[롤리타] 지겹대요.

아치 심지어 때목욕할때 키득키득 웃는 유머구사하는 사람이었어요?
몰랐네.(메롱!)

제가 말재주가 없어서 그 책 좋다고만 말해놨는데, 정말 괜찮죠^^

Arch 2010-06-25 10:26   좋아요 0 | URL
으응, 연애 대신 책읽기 해도 무방할 정도로. 히히

pb 2010-06-22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데...진짜...전 사실 한국에 있을때만 해도 아담 브로디 정도의 캐마른 그런 남자를 좋아했는데
뉴욕의 공원에 벗은 남자들을 보니까
....
...
..
.
생각이
ㅋㅋㅋ
차라리 살찐 남자는 그냥 그렇게 봐줘도

...
ㅋㅋㅋ

Forgettable. 2010-06-22 11:53   좋아요 0 | URL
전..
이제 마른 남자 보면 게이라고 단정 짓는 경향이
...
..
.

꽃돌이 적당한 근육남들이여 영원하라-

잉크냄새 2010-06-2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통을 벗고 댓글을 달아야할것 같은 분위기네요.
외국 생활 잘 적응하시나 봅니다.

다락방 2010-06-22 17:37   좋아요 0 | URL
아, 저 댓글 추천해도 되나요? ㅎㅎ

Forgettable. 2010-06-24 13:47   좋아요 0 | URL
제가 만약 콜라를 마시다가 이 댓글을 봤으면 콜라가 코로 넘어가서 잉크냄새님을 원망했을 것만 같은 스터닝한 댓글입니다!!

윗통을 벗고 달땐 꼭 벗고있다고 말씀해주세용 ㅋㅋㅋㅋ

다락방 2010-06-25 13:41   좋아요 0 | URL
아 진짜. 뽀 사랑해요 ♡

'윗통을 벗고 달땐 꼭 벗고있다고 말씀해주세용' ← 대박 ㅎㅎ

Forgettable. 2010-06-29 07:30   좋아요 0 | URL
꼭 필요한 정보(?)니깐요. ㅋㅋ

Arch 2010-06-2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다락방이 뜬금없이 아치, 헌팅이나 당하라고 했구나... 인터넷을 해야 뭐가 뭔지 알지.^^
프랑스 남자들 수다스럽다던데 그 남잔 어때요? 털은 많아요? 눈은 무슨 색이에요? 아, 뽀가 꼭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10-06-23 11:10   좋아요 0 | URL
털은...참.....정신 사납지 않아요?
난 도무지 털 앞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 마음은 나도 몰라요.

Forgettable. 2010-06-24 13:52   좋아요 0 | URL
저 잘 몰라요...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아요. 아저씨에요.
전 미모지상주의자에요. 계속 말해왔듯이. 난 못생기고 능력있는 남자보단 미모롭고 재밌으면 능력없어도 연애할거에요. 그래서 친구도 미모로운 사람들이랑만 친구해요. ㅋㅋㅋㅋㅋ

내가 얘기 했듯이.
다락방님의 털.. 사랑. 이것은 사랑이라고밖에 다른 말로는 표현이 안되요.
곧 인정하게 될 날이 올겁니다.

2010-06-24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4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하(紫霞) 2010-06-25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하워드 뽀겟터블님 되시겠습니다.~~

Forgettable. 2010-06-29 07:3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동생이랑 하워드 얘기하면서 진짜 신이 났었는데, 얘기할수록 왠지 제가 점점 불쌍..;;

2010-06-2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고보니 사진과목 들을 때 교수님께서 이태리에 가셨을 때 이야기를 해 주셨던 게 기억나네요. 그곳 남자들은 다들 거침이 없어서, 여자가 마음에 들면 곧바로 눈을 찡긋하고 다가와서 당신 참 예쁘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캐나다의 사람들은 패기가 없군요 ㅋㅋ
아무튼 제가 이런 말 할 때가 아니고-_-... 그것보다 요새 양간지 님들께 주기적으로 열폭하게 되네요-_- 기껏 집까지 내려갔는데, 거기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척 많더라구요. 왜 여기까지 쫓아와서 날 좌절 속에 몰아 넣는지 ㅠ

Forgettable. 2010-06-29 07:33   좋아요 0 | URL
제가 진짜 이태리에 꼭꼭꼭 가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학원에 이탈리아 남자애가 있는데 자꾸 저만 보면 눈웃음을 살살 쳐서 아주 녹아요. 죽겠음 ㅋㅋㅋ
헐 집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 전에 정선에서 외국인을 보고 엄청 놀랬던 기억이 있는데 확실히 여기저기에 외국인이 많이 출몰하는군요. 여기까지 쫓아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외국 여성들이 마른데 가슴이 큰 것에 대해 열폭을 -0-

코님은 키가 크시니깐 괜찮아요. 열폭하지 마세요. ㅎㅎ

따라쟁이 2010-06-2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한 근육남이 상반신을 들어낸채 조깅을 마구 해주고, 눈만 마주쳐도 웃어준다면, 제가 그리로 가는게 맞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문제는 항공비 인데 말이죠, 제 지금 통잔잔고는 정확히, 38520원 이로군요...

Forgettable. 2010-06-29 07:3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때가 있었죠. 38520원이면 현금을 꽤 많이 보유하고 계신거라능 ㅋㅋ
카드빚으로 근근히 살아가던 때가 그립군요.. '-')

남자들이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 이유로 저도 에드먼튼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ㅋㅋㅋㅋ

Demian 2010-06-2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나 외국인 애인에 대한 로망이 있군요.ㅋㅋ 전 철벽녀(?!)인지, 아무리 해외생활을 많이 해도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잘 일어나지 않더라구요.ㅋㅋ 썽님에게 대신 뭔가 기대를 해보렵니다. 으하하하하ㅎㅎㅎ

Forgettable. 2010-06-29 07:40   좋아요 0 | URL
철벽녀.. 흐. 저는 쉬운 여자인데 :D
기대에 부응해야 할텐데요. ㅠㅠ ㅋㅋㅋㅋㅋ 저.. 열심히 노력해 볼게요.. ㅋㅋㅋㅋ

아무래도 콜롬비아의 남자들은 데미안님의 취향에 맞지 않나봐요. 남미남자들이 모두 이과인처럼 생겼으면 좋을텐데..


비로그인 2010-06-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허..^^

(댓글 참.. 잼나서요 ^^)

Forgettable. 2010-07-03 09:03   좋아요 0 | URL
하하 허접한 글에 다들 재미있는 댓글들을 달아주셨죠. ㅋㅋ
바람결님 어떻게 지내시는지..
확실히 캐나다에 오니 예전에 비해 서재활동이 엄청 뜸해졌어요 ㅠㅠ

루체오페르 2010-07-06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유쾌합니다. 특히 '아...남자' ㅎㅎㅎ
외국인 연인도 기회가 되고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경험이자 인연일것 같습니다.
누가 아나요, 그래서 뽀겟님도 결혼에 이르러 국제커플이 될수도 있겠죠?^^

외국인에 대한 로망은 분명 있으나 전 그래도 역시나 같은 동양인, 우리 한국 여인들이 가장 예쁘고 좋습니다.커밍아웃(?)하자면요ㅋㅋ 아,일찍(?) 밝히는 저의 성별은 'ㅇㅏ...남자' 입니다.하핫

Forgettable. 2010-07-07 04:24   좋아요 0 | URL
사실은 '아...남자(가 필요해)' 였죠. ㅋㅋㅋ
황급히 말을 끊긴 했지만 친구가 눈치 챘을거에요.

외국인 연인에 대한 로망은 로망일 뿐 별로 실현될 가능성은 없어보여요.
일단 언어의 장벽이 있으니, 애인과의 관계에서 대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생각해보면 전 '말이 없어도 마음으로 통해요,' 이런건 적어도 제 케이스는 아닌듯 해요.
더군다나 결혼까진.. '-'); 집안의 반대도 심하고.. 흐흐흐
 


오늘 나가려고 화장을 하는데 뭔가 어두워서 보니 블라인드를 걷지 않은 걸 발견했다. 어두운데서 화장을 하면 꼼꼼하게 할 수 없기도 하고 특히나 요즘 건조해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화장이 떠버려서 화장할 때 빛은 필수. 황급히 블라인드를 걷어내니 조명을 무색하게 하는 태양빛이 들어온다. 어제 한 마사지 필링이 조금 효과가 있으려나 하며 거울을 들고 다시 화장을 하는데 문제는 뜬 화장보다 눈가의 주름.  

언제나 웃을 때 눈부터 웃어져버리니 눈가의 주름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만 조금 짙어진 것인지 오늘따라 확연히 눈에 띈다. 아보카도가 함유된 비싼 아이크림을 항상 바르고 있으니 더 이상 노력할 것도 없고, 세월의 흐름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슬퍼할 것도 없는데 괜히 울적해졌다.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은 웃을 때 생성되는 주름방지 호르몬(?) 덕택에 걱정할 일이 없다고 들어서 이를 철썩같이 믿고 양껏 웃어제꼈는데 이젠 노화방지를 위하여 조금 참아야 할까 고민된다.  

예전에 취업 준비 스터디를 할 때 만났던 사람들 중에 약간 마음이 있었던 오빠가 있었다. 심각했던 건 아니었고, 마음이 깊어지기도 전에 스터디 멤버 중의 하나랑 커플이 되어서 그냥 접어버리고 말았는데 밴쿠버에 도착한 날, 메신저로 쪽지가 왔다. 기쁜 소식이 있다고. 대번에 결혼하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만감이 교차할 수 밖에. 인연이 아니어서 그랬겠지만 내가 밴쿠버 백패커 싸구려 침대 위가 아니라, 그 신부 자리에 서 있었을지 누가 알겠는가. 만약 내가 그 오빠를 꼬시는데 성공해서 캐나다고 뭐고 계획할 생각조차 못하고 회사에 다니다가 사랑하는 그 사람과 결혼을 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결혼을 종착지점으로 여기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새로운 시작점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결혼을 하면 방황이고 젊음이고 뭐고 다 끝날 것만 같다. 그래서. 웨딩사진을 보는데 무척 부러워졌다. 나는 내가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데 그들은 그 둘만의 따뜻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한거니까 그게 참 좋아 보인다. 만약 3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스터디 모임을 시작하게 된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사실 모르겠다. 관계라는 것이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단히 고민할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둘이 사귀게 냅두겠지. 나는 2007년도 하반기 취업에 실패하고는 인도로 떠났을테고.

생각해보면 결혼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고 다니는 건 어딘가에 붙을 '아직은' 이라는 시간부사를 생략한 것일테다. 언젠가는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눈가에 주름을 보며 홀로 쓸쓸히 늙어감이 어떤 것인지를 약간이나마 체감한 지금도 실은(이런 내가 참 어이없기도 하고 짜증도 나지만) 나의 모든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하루 하루가 시험이고, 언제 불어닥칠지 모르는 폭풍우를 천막 하나만 갖고 기다리고 버텨야 하지만 아직은 이걸 끝낼 자신이 없다. 아무것도 새로울 것이 없는 평온한 하루를 맞이하기 위해 후회와 함께 눈을 뜨는게 어떤건지 잘 아니까. 잘 살아야지.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06-16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7 0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7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6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7 0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6-1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없는 삶이 어디 있겠어요.
난 이마에 주름 자글자글 ㅎㅎㅎ

Forgettable. 2010-06-17 02:39   좋아요 0 | URL
고난을 받아들일 망정 후회는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 ^^
앗 이마에요? 안보여요!! 이마는 앞머리 내리면 되잖아용 히히

L.SHIN 2010-06-1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그 곳에, 당신이 예상하지 못 했던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죠.
뽀게님의 마음이 닫혀 있다면 보이지 않겠지만 -

Forgettable. 2010-06-17 02:41   좋아요 0 | URL
오 제 마음은 너무 열려 있어서 바람조차도 쉽게 들어오는 걸요. ㅋㅋㅋ
음. 사람 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깐 언제나 닫혀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이드 2010-06-1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캐나다 라이프 얘기들 좀 풀어봐요~ 사진도 팍팍 올리고~
지나고 보면 남는게 '페이퍼' 라는 서재명언이 ㅎㅎ

* 6월에 '철서의 우리'가 나온다는 소식이 .... (무려, 상중하 세권일세!)

Forgettable. 2010-06-17 02:44   좋아요 0 | URL
아하하 재미는... 사실 재미는 아직; 제가 워낙 조용하고 평온한 도시에 살고 있는지라. ㅋㅋ
조만간 추려서 올리지요 :)

두둥.. [철서의 우리].. 찾아보니 벌써 표지도 나왔군요. 떨려. 두근두근
그러고보면 저 지금 교고쿠도 금단증상인 것 같기도 -_-;; ㅋㅋㅋㅋ

무스탕 2010-06-1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거기서 저렇게 깃털펜으로 저렇게 멋들어진 글을 쓰시는건가요? +_+

눈가의 주름은 웃는자만의 특권이에요. 웃음이 없는 자들은 눈썹 사이에 내천자가 생기는거죠. 좋은거니까 그냥 두세요 ^^

Forgettable. 2010-06-17 02:46   좋아요 0 | URL
아휴 그럴리가요! 전 그저 사진만 찍었을 뿐입니다. ㅋㅋㅋ

아 내천자.... 내천자가 있던 직장 상사가 급 떠오르며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직장생활이 추억으로 남아있다는 게 완전 행복해지네요. 흐흐 네 그냥 둘게요. 주름 방지(?) 기술이 점점 발달하겠죠 뭐 ^^

Joule 2010-06-1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결혼은 종착점이라는 생각, 맞아요. 저는 결혼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결혼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결혼은 종착점이에요. 결혼하면 어쨋든 하나를 얻으니 다른 하나를 잃죠. 저는 잃게 될 그것이 더 아까워 결혼을 못하는 것일 테고, 결혼하는 이들은 얻게 될 그것이 잃게 될 그것보다 더 탐이 나는 거겠죠.

라로 2010-06-16 16:22   좋아요 0 | URL
얻게 될것이 더 탐나서 결혼했드만 잃어버린것 때문에 후회되더만요,,,

저도 눈가 주름 작렬이에욥!! 그래서 안웃으려고 했더만 입가에 八자 주름 잡히더라는,,,ㅠㅠ
그러니 차라리 많이 웃는게 더 나아요~.늘 웃고 지내세요~.^^

Forgettable. 2010-06-17 02:51   좋아요 0 | URL
쥴님. 맞아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게 그거 ㅋ

언젠가는 제가 지금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잃어도 좋다, 이제 만족한다, 이런 시간이 오게 될까요?
아니면 적어도 다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평생 결혼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더라도, 그런 시간이 오지 않는걸 다행으로 여길지도 모르겠어요.

나비님. ㅠㅠ 팔자주름 ㅠㅠ 저도요 ㅠㅠ ㅋㅋ 왜 동질감을 느끼지;;;
항상 선택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미련이 남나봐요. 요새 별로 웃을 일이 없어서 주름 걱정은 됐다능;;ㅋ

루체오페르 2010-07-06 15:53   좋아요 0 | URL
으악 쥴님!
이렇게 핵심을 관통하는 멋진 말씀을...ㅠㅠb

비로그인 2010-06-17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도 하다가, 빵도 만들었다가, 뭔가 배우러 어딘가에 훌쩍 떠났다가..
재밌는 삶을 살고 있으시네요~ :D

조바심 내지 않는 듯 보여 좋아보입니다. 뭔가를, 혹은 자신의 그 무엇까지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진행과정 속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나저나 저 깃털펜은 그냥 새 깃털 빼서 쓰는 거랑 비슷한 건가요? ^^

Forgettable. 2010-06-19 14:55   좋아요 0 | URL
호오. 저 요즘 초조함과 조바심때문에 거의 혼절상태로 지내고 있는걸요;;;;;;;;

여튼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힘 내겠습니다. ^^

깃털펜은 관광갔다가 찍은 것인데 ㅋㅋ 깃털 끝을 뾰족하게 해서 잉크를 묻혀서 쓰는 것 같아요.
매력적이에요.
저런 펜이라면 매일매일 종이에 글 쓸 것 같아요. 히히

순오기 2010-06-21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이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표지 같아요. 아니 조금 더 멋져요~~~ ^^

Forgettable. 2010-06-22 11:54   좋아요 0 | URL
저 표지 디자인 할까요?????????????
어휴 순오기님 때문에 제 자뻑이 늘어만 갑니다요 :)

ljh 2010-06-21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결혼한 사람들이나 직장에 매여있는 사람들은
언니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할것임을(자기합리화 인가?ㅋㅋ)

결혼한지 5개월된 오빠친구가
오빠한테 결혼하고 나서 보니
그렇게 자유로운 총각들이 부러울수가 없더라더라ㅋㅋ
아무래도 이제 다시는 돌아갈수 없는 시절이기 때문이겠지ㅋㅋ

여튼 결혼이란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고 아이러니한것같아
하고싶기도 하고 이 자유를 포기하고 싶지않기도하고

뭐 언젠간 하게되겠지만
우리 회사 팀장님이 장작10일 호주출장을 가셨어
지금 겨울이라 춥기만할껄요.
라고했는데부럽더라..........ㅋㅋㅋㅋㅋㅋ

월요일아침부터 할일없어서 댓글에 주절주절

Forgettable. 2010-06-22 11:56   좋아요 0 | URL
5개월만에 자유를 부러워한다니. 그 사람 결혼도 참;;
나중에 애낳으면 어쩔려구 ㅠㅠㅠㅠ

하지만 자유에는 그만한 고통이 수반되는 법....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

호주 출장이라.
나 호주에 있는 친구한테 여름방학 즐겁냐고 물었다가 쿠사리먹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긴 바다가 없어서 호주에 비치가 그립기도 해.

오늘 학원에서 there is no 빗취 here. 라고 했다가 선생님이 there is no 비이취... 라고 정정해줬음 -ㅁ-

루체오페르 2010-07-0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지일보 총수 '건투를 빈다'의 김어준님이 말하길...
'선택의 총합이 바로 당신이다'
안철수 교수님께서 말하시길...
'말과 생각이 그 사람이 아니라,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이다'
라고 하셨죠.
인생은 항상 선택의 연속이고 기회비용을 따져가며 살아가야 하기에 어려운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뽀겟(이라고 엘신님께서 부르시길래,저도 괜찮을까요?)님, 하이드님 서재에서 타고 왔습니다.루체오페르 입니다. 댓글들에서 뵙긴 했는데 인사는 처음 드리네요. 이런 멋지고 유쾌한 글들을 쓰시는줄 알았다면 진작 왔을텐데...즐겨찾기 서재 추가해뒀으니 자주 뵙겠습니다.^^
캐나다 계시는군요. 공부 하시나봐요? 무슨 일을 하시든 제 느낌엔 열심히 살고 계시는듯 합니다,그러니...네,잘 사실 겁니다. 뭣보다 건강하세요.^^

Forgettable. 2010-07-07 04:2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체오페르님. ㅎㅎ 반갑습니다. 늑대 사진은 예전부터 익히 봐오고 있었어요. ㅎㅎ
유쾌한 글이라니 정말 과분한 칭찬인데요. :)

선택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라면 전 거기에 운도 집어 넣고 싶어요. 여기에 와서 보니 열심히 사는 건 필요 없고, 운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면 '열심히'보다는 행운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ㅠㅠ 잘 살아야죠. 힘들게 왔으니까요. ㅎㅎ
 

*
서평단 도서로 간택받은 [별궁의 산책]은 친구의 외삼촌의 작품이다. 친구에게 괜히 신나서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알라딘 플래티넘 회원이란 걸 알게됐다. 무척 반가웠다. 그 친구의 주종은 클래식 음반인데, 서재를 알려주면서 적립금을 받으라고 꼬셨다. 그러면서 아무에게나 알려주지 않는 이 곳을 그 친구에게 알려주었는데,  

즐찾이 한명 늘었다. 으하하! 아- 사소한 기쁨에 굶주린 요즘이라;;  

워낙 바쁜 친구라 음반 리뷰/페이퍼를 올릴지는 미지수지만 기다려본다.  

*
예전에 호주에서 3주동안 하우스메이트였던 벨기에 친구와 페이스북에서 만났다.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둔 얼굴만 봐도 귀여운 전형적인 유럽 꽃..까진 아니고 그냥 유럽 미남인데 8월에 캐나다에 온다고 한다.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 엄청나게 신이 났다.  

*
오늘 이력서 돌리는데 한 커피숍에서는 초절정 금발 꽃미남 알바생이 내가 매니저랑 잠깐 얘기하는 동안 뒤로 지나가며 미친 꽃미소를 날려줘서 거의 기절할 뻔; 아놔 지금 쓰면서도 손이 막 떨린다. ㅎㄷㄷ


댓글(3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6-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 꽃미소에 추천 ㅎㅎ
나도 같이 좀 봅시다. 나 8월달에 캐나다 갈게요. 그냥 유럽 미남 같이 좀 만납시다! ㅎㅎ

Forgettable. 2010-06-08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말이죠. 저는 지금 서부쪽에 있는데 걔는 동부로 오거든요.
벤자민- 이름도 엄청 뭔가 유러피안 (혼자 생각에 ㅋㅋ) - 은 5개월동안 있는다고 해요.
제가 동부로 이사갈 때,, 그러니깐 겨울에 만날 예정이어서 여름에 캐나다 오면 같이 못만나요.
(나 혼자 만날거임)

다락방 2010-06-08 13:12   좋아요 0 | URL
남자욕심 있는거임? ㅠㅠ
ㅎㅎㅎㅎㅎ

오케이. 알았어요. 접수. ㅎㅎㅎㅎㅎ

Forgettable. 2010-06-08 13:22   좋아요 0 | URL
장난이지 뭘 ㅋㅋ 그러고보니 엄청 진지하게 써놓긴 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 올거에요? 정말? 결심했어요? 8월에? 같이 록키 갈래요? 아님 미쿡으로?
한 줄에 물음표 6개. ㅋㅋ

다락방 2010-06-08 13:25   좋아요 0 | URL
안가!
그냥 유럽미남도 없는데 내가 왜가요! 안가 안가 안간다구!!

ㅋㅋㅋㅋㅋ (남자없다니깐 다 패쓰 ㅎㅎ)

Arch 2010-06-09 11:46   좋아요 0 | URL
꽃미소가 자꾸 미친소로 읽혀요. ㅋㅋ

아, 재미져라. 남자욕심, 하아~

다락방 2010-06-09 12:02   좋아요 0 | URL
욕심중의 최고는 남자욕심이죠 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6-10 12:22   좋아요 0 | URL
난 재미지단 말이 더 재미지네요! ㅋㅋㅋ
흐.. 남자욕심 ㄷㄷㄷ 전 지금은 백수탈출 욕심이 관건 :)

백수탈출 너무 백번얘기하니깐 좀 찌질하다 ㅠㅠ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6-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좀 어떻게 ㅎㅎㅎ

Forgettable. 2010-06-08 13:23   좋아요 0 | URL
미친 꽃미소? ㅋㅋㅋ 저 혼자 간직할거에용. 흐흐


Joule 2010-06-08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 꽃미소. 아, 현기증 나.

프로필 이미지 좀 바꿔주면 안 돼요. 저 이미지 땜에 뽀 님 서재만 들어오면 속이 좀 울렁거려요.
게다가 화질도 안 좋구... (제가 원래 이렇게 남 싫어하는 소리 잘해요. ㅡㅡ')

Forgettable. 2010-06-09 08:41   좋아요 0 | URL
그 정도라면 당연히 바꿔야죠! 화질은 여전히 안좋은 이미지지만;;;;
지금은 이 이상 딱히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네요. ㅎㅎㅎ

예전에 손목 안쪽에 문신을 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아파서 felt faint 이러더라고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문장이 딱 떠오르더군요. ㅋㅋ 이느낌이구나.

머큐리 2010-06-0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원... 미친 꽃미소 혼자만 간직하지 말고 공유하자고요~~ ㅋㅋ

Forgettable. 2010-06-09 08:42   좋아요 0 | URL
이런 낙이라도 없으면 타지 생활 어떻게 했을지.. ㅋㅋㅋㅋㅋㅋㅋ

순오기 2010-06-08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이 좋구나!
부러워서 죽겠는....ㅋㅋ

Forgettable. 2010-06-09 08:43   좋아요 0 | URL
지나고 나면 좋은 시간이었을거라 믿고 있어요 :)

stella.K 2010-06-09 14:4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말씀에 한표!ㅎㅎ
청춘이 정말 좋아라...OTL

Forgettable. 2010-06-10 12:11   좋아요 0 | URL
아휴 정작 저는 지금 엄청 방황중인걸요 :)

stella.K 2010-06-10 13:28   좋아요 0 | URL
나이 먹으면 방황질도 맘대로 못합니다.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도 젊음의 특권이라면 특권!
인 것을 나이들면 알게될 거라고 말하면 너무 잔인한 건가요?ㅋ 암튼...3=3=33

Forgettable. 2010-06-14 13:46   좋아요 0 | URL
하하 그래서 너무 우울해하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어요.
이곳은 아직도 약간 밝아요. 햇빛 노이로제에도 어느덧 적응을 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주도 열심히 보내야겠어요! 스텔라님도 즐거운 나날들 되시길 ^^

LAYLA 2010-06-0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커피숍에 꼭 취직하시길....후후훟

Forgettable. 2010-06-09 08:43   좋아요 0 | URL
영혼을 팔아서라도;;

lazydevil 2010-06-08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엔 꽃들이 만발하고 있네요...ㅎㅎㅎ

Forgettable. 2010-06-09 08:45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만발까지는 아닌걸요. ㅠㅠ

Joule 2010-06-10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뽀 님 캐나다 왜 갔어요?

'정말 궁금'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알라딘 로그아웃하고 컴퓨터 끄고 책 읽다가도 가끔 생각나거든요.
근데 뽀 님은 왜 캐나다에 갔지?

물론 그 잡생각의 마무리는 항상 이런 문장으로 끝이 납니다.
정말 멋있는 백인 남자 만나서 결혼하면 좋겠다. (.. )( '')

2010-06-10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0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b 2010-06-1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진올려주세요 사진올려주세요 커피숍꽃미남도촬 혹은 친구인 유럽미남씨라도 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6-17 02:52   좋아요 0 | URL
피비님. 제기 피비님을 위해 하나 찍어둔 것이 있지요. 음하하
그나저나 이곳까지 놀러 오셨네요. 황송하여라.. 흐흐

2010-06-16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7 0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b 2010-06-2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진은 그럼 언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6-22 11:57   좋아요 0 | URL
다시 보니깐 별로 꽃돌이 아니어서 -ㅁ-

pb 2010-06-22 12: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 다시보니까
마음바뀌는외모는뭐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댓글읽다빵터짐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6-24 13:3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막 신나서 올렸는데 아니면 어떡해 하면서 다시 봤는데 정말 아니더란...
피비님을 위하여 열심히 물색중이에요!!

루체오페르 2010-07-0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야말로 소소한 기쁨들이네요. 삶에서 이런 것들이 중요하죠.

즐찾 한명 여기 늘었으니 기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본 글 마다 거의 있는 꽃 이야기..ㅋㅋ
기절할뻔 하고 손이 떨릴 정도의 꽃미소는 어떤건지 정말 궁금합니다.ㅎㅎ
참 유쾌하신 성격 같아 마음에 드네요(어감이 이상하다 뭔가^^;)

2010-07-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7 0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람이 말이다. 혼자가 되면 말이다. 자꾸 괴팍해진단 말이다.
쇼핑을 해보고, 친구를 조금 사귀어보고,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해보고, 맛있는 걸 사먹어봐도 점점 괴팍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봐. 심지어 난 이제서야 괴팍한 노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심정까지 왔다. 혼자서 외롭게 늙어왔던 거지.

[샤바케]라는 소설에 보면 아주 맛없는 과자를 만드는 청년이 등장한다. 이 청년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맛없는 만주때문에 매일같이 구박을 받으면서도 자신은 과자를 만드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어떻게해서라도 맛있는 과자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런 때에 욕은 욕대로 하면서도 과자를 사가는 한 노인이 있다. 

사건은 노인의 죽음으로 인해 이 과자 만드는 청년이 범인으로 오해를 받고, 어쩌고..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맛없는 과자를 만드는 청년과 노인과의 관계. 청년은 아무리 독설을 퍼붓더라도 자신의 만주를 사가는 노인에게 정이 들게 되고 외로운 노인 역시 청년과의 대화를 위해 만주를 자꾸만 사간다. 맛없는 만주였지만 그 만주를 만드는 청년은 정말로 만주에 애정이 있던, 맛있는 만주를 만들려고 노력하던 청년이었으니까. 이 청년과 대화를 하는 시간만큼은 그 노인에게도 독설이 미안하게 느껴졌을 거다. 괴팍한 자신이 이런 따뜻한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었을테고 그래서 자꾸만 찾아갔을테지.

괴팍한 노인의 살인사건 이후, 노인의 죽음을 진정으로 마음아파했던 사람은 유산에 눈먼 자식들이 아닌 맛없는 과자를 만드는 청년이었다.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만주를 사갔던 사람은 노인뿐이었으니까. 아마도 노인이 샀던 것은 만주 뿐만이 아니었겠지만, 청년은 그래도 노인의 빈자리에 상실감을 느낀다. 결핍된 사람들의 따듯하고도 마음 아픈 이야기. 



시간강사의 자살이 요즘 인터넷 뉴스의 화두로 떠올랐는데 난 냉소를 감출 수 없는 내 자신에 실은 조금 놀라고 말았다. 이것은 시간강사에 대한 대학의, 대한민국 사회의 처우가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의 문제란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사실 자살에 이르기까지 그 사람의 고뇌는 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아니 그랬어야 했다.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는 대학 새내기들 조차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안되지 않던가. 내가 봐왔던 젊은 교수들은 부티가 좔좔 흐르는 도련님이었거나, 적어도 부잣집 딸래미를 마누라로 두고 있었다. 그 와중에 우울의 오로라를 두르고 있던 한 교수, 그러나 그 이면에 숨은 지칭, 시간 강사는 수업 뒷풀이 자리의 술값을 학생들 앞에서 걱정하고 있었고, 우리는 아 저 사람 저러다 자살하면 어쩌지, 라고 그를 걱정했었다.

만주를 못만들면 자기가 잘 만들 수 있는 과자를 만들면 된다. 아니면 아예 접고 다른 것을 찾아보던지. 독설을 퍼붓는 괴팍한 노인과의 소통에 의지해서는 이 천박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앞선 이야기가 아름다운 건 배경이 에도시대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떻게든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밥벌이의 굴레가 오히려 내 목을 죄더라도 그래도 헛된 희망보다는 덜 죄인다.

타인의 약속에, 사회의 관대함에, 미래의 불확실함에 헛된 희망을 걸어서는 안된다.

라고 과자도 맛있게 못만들면서 괴팍하기까지한 한 청년이 다시금 다짐한다.


(최근 고독에서 비롯된 나의 괴팍함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괴팍'이란 단어와 '노인'이라는 단어와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다가, [샤바케]의  떠올려보다가 갑자기 시간강사의 자살이란 사건이 문득 시공간을 찢고 나타나더니만은, 희망에 좌절하다가, 맛없는 과자 사진을 발견해내곤 행복해한다는 것이 이 페이퍼의 전말.)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0-05-2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읽은 기타노 다케시를 생각나게 하는 라인이군.

'타인의 약속에, 사회의 관대함에, 미래의 불확실함에 헛된 희망을 걸어서는 안된다.'

그러니깐, 시간강사 이야기는 아니고,
'멍청이는 멍청이다. 발이 느린 놈은 느린 거고, 야구를 아무리 좋아해도 못하는 놈은 연습을 해도 못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놈은 안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거라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아이의 골수에 새겨주도록 하라.'

세상이 그런데 왜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이야기하는가. 뭐 그런 거. 괴팍.하면 한괴팍하는 기타노 다케시 아저씨의 말은 구구절절 옳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왜 이게 괴팍해 보이는 걸까. 당연한 이야기인데. 싶다가도. 그래도 아닌 줄 알면서도 남들처럼 '헛된 희망'을 읊조리는 것이 평범한 인간의 방어기제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노인만 괴팍한 것은 아님. 얼마전에 읽은 미미여사의 '얼간이' 라는 책에는 젊고 성실한 관리인 사키치가 아버지의 노름빛으로 팔려가려는 딸에게 '당신은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를 버리면 불편해질 당신을 위해서 팔려가려는 것이 아닙니까.' 라고 일침을 놓아서, 부녀사이를 갈라 놓기도 하더군.

시간강사던 뭐던 '자살'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겠지. 그 사람은 자신의 '자살'로 '주장'을 하고 싶었던걸테고. 사람들이 그에 대해 그의 이야기(?)에 눈을 돌리게 했지. 금새 잊고 또 다른 이야기로 옮겨갈지언정. 어떤 이유로 죽었고, 그것이 어떻게 이야기되던, '자살' 을 냉소적으로 보고 그르지 마요. 그것이 어떤 '자살'이건.

이상, 태어나는 날은 못 정해도, 죽는 날은 정하고 싶은 하이드

Forgettable. 2010-05-29 11:08   좋아요 0 | URL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아이의 골수에 새겨주도록 하라.'라니. 삐질;
당연한 이야기일수록 더 하기 힘들지 않나요. 게다가 아이에게라면. ㅠㅠ 내가 깨닫기 전에 누구에게 포기하란 말을 듣는 건 어린 나에게 너무 상처가 됐을 것 같아요;;;

게다가 '아버지를 버리면 불편해질' 이라니!
어이쿠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ㅎㅎ 미미여사의 명성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요. 내 괴팍은 괴팍의 ㄱ축에도 못끼는구나;;

친구가 사고로 죽었단 얘기를 듣고 차라리 자살했길 바랬던 순간이 있었어요. 죽음의 순간을 그 자신이 정했더라면 싶더라니까요. 그래서 여기에서도, '자살'에 대해서 냉소적이라기 보단 그 상황에까지 치달았던 그 이유에 대해서 냉소적이게 됐던 것 같네요. 여러가지 복잡하고도 복합적인 이유였겠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것이 사회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서 뭐.. 씁쓸하죠.

여튼 마음만은 아등바등 살고 있지만 몸이 안따라줘서 괴로운 나날이니,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도 토해내고 그러나봅니다. ㅎㅎ

그런데 죽는 날은 도대체 언제로? 난 죽어도 못정하겠음 ㅋㅋㅋ

순오기 2010-05-2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이란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니까... 잘 있다는 페이퍼로 읽었어요.^^

Forgettable. 2010-05-31 10:13   좋아요 0 | URL
네- 전 너무 잘 있어서 큰일입니다. ㅎㅎㅎ

잉크냄새 2010-05-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제목과 다르군요.
맛있어 보입니다.

Forgettable. 2010-05-31 10:14   좋아요 0 | URL
으.. 맛없더라구요; 왠지모를 색소향이 기억에 남는데, 아마 저 찻집 분위기상 색소는 절대 아니었을거에요.

루체오페르 2010-07-0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걱꺼리가 많은 페이퍼 네요.
저도 하이드님께서 읽은 기타노 다케시의 그 책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제목이 생각노트 였던가;
그리고 저 부분에서 공감도 가더군요.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그렇습니다. 미국은 아이를 어른처럼 대하고, 일본은 기억안나고; 한국은 아이를 아이로 대한다 는 말이 있더군요. 너는 할수있어! 하면 되! 라는 풍조는 만연하지만 어렵다, 힘들다는 말을 꺼리는 분위기...하지만 언제나 현실은 이상을 압도하죠.
교육...가장 성공하는 방법이 교육이기 때문에 누구나 부모는 자녀가 성공하길 바라며 많은 교육을 시킵니다. 그러나 100의 교육을 넣는다고 100의 결과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나머지는 없어지는 누수비용이 되죠. 그런데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여유가 있는 사람도 하는걸 없는 사람도 똑같이 하고 있으며 그것때문에 가정이 힘들어 집니다. 부모의 사랑의 표현의 한 형태이고 필요하다는걸 부정하는건 아니지만 자신의 능력안에서 시키고 그 만큼 안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할수있는 만큼만 해도 그게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부자는 교육,유학 다 시키고 계속 성공 대물림 하고 평범하거나 부족한 사람은 제대로 못 시키고 도약하지 못하고 평범을 대물림 해야 하느냐? 라는 물음에는...쉽게 답하지 못하겠으나 앞서 말했듯, 투입=결과 가 아니란 것과 워킹푸어 와 하우스푸어 가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고 그런 일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뭣보다 기회비용을 아껴 가족간의 정을 키울수 있는 것들에 쓴다면 더 행복한거 아닐까 싶고요. 미혼인 제가 부모의 마음을 짐작못해 너무 이성적으로만 말하는것 같기도 하지만,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보고 예전부터의 생각입니다.

다시 돌아가...노력해도 안되는 것도 있다,못할수도 있다. 하지만 노력하면 되는 것이 많다. 이것이 저는 더 필요하다 생각드네요. 뭐,여튼 정답은 없겠죠? ^^;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름 생각정리도 되어 쓰다보니 ㅎㅎ;

타인의 약속에, 사회의 관대함에, 미래의 불확실함에 헛된 희망을 걸어서는 안된다 - 뽀겟님의 말씀인지 소설 속 대사인지 모르겠지만, 뇌리에 박히는 구절입니다.

Forgettable. 2010-07-07 04:43   좋아요 0 | URL
이곳에 온지 5년 된 13살 정도 된 아이를 만났는데요, 그 친구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다 잘하는 사람은 싫다- 라고 했더니 그럼 거지랑 결혼하라고 쏘아붙이던데;;;;;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은 뭐랄까 한국 사회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부모님의 사상이 아이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데 이를테면 공부, 운동을 못하면 거지가 된다는 이 친구의 말은 전혀 캐네디언과는 상관이 없는 한국인 부모에게서 영향을 받은 말이겠죠. 무척 씁쓸하더라고요.

전 아이도 없고 교육에 대한 큰 관심도 없고 자신도 없어서 할 말은 별로 없어요. 이 글도 제 생각이 무른 상태에서 쓴 것이라.. 그럼에도 루체오페르님의 생각정리에 기여를 할 수 있었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인용하신 제 문장은 진짜 (제가 가장 싫어하는) 저의 회의주의적인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 문장입니다. 으 전 제가 좀 더 따뜻한 인간이었으면 좋겠어요. ^^;
 

 



에드먼튼에 도착한지 딱 1주일이 됐다. 캐나다에 도착한지는 열흘 좀 넘었고. 생각보다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한국은 금토일 연휴라던데 난 매일매일이 연휴라서 오히려 금토일 연휴인게 더 부럽기까지 하다. 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려고 노력을 하긴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하루가 사흘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열흘이 됐듯이 이게 두달, 세달이 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너무 잉여로운 생활을 하는 것만 같아서 가끔씩 누가 벌로 심장을 꽉 움켜쥐듯이 쫄깃하다. 젠장. 

오늘은 도서관에서 하는 무료 영어 클럽같은델 다녀왔다. 사람이 많았지만 다 중국인, 노인들이었고 그 중에 압도적으로 중국 노인들이 많았다. 나는 중국인 두명과 이슬람 여인 한명, 한국인 여인 한명과 같이 신문을 보며 토론을 했다. ㅎㅎ 대화중에 중국인들이 열심인게 좋고, 바쁜게 좋고, 시간을 아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해서 무척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한다는 일이 포스팅 ^^ ㅋ.ㅋ.ㅋ. 원래는 뭔가 열심히 써서 적립금을 타볼 요량이었으나 머리가 텅 비어있어서 패스.

친구가 내게 내가 하는 말이 동기부여가 된다고(내가 이해한게 맞다면) 했다. 이 말이 무척 고맙기도 하지만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다. 난 전혀 그렇게 살고있지 못한걸. 요새 여기 실업률이 높아서 이력서를 거의 백통은 내야 한 세군데 인터뷰하자고 연락온다는 말에 급작스럽게 충격받아서 막 온라인지원을 했다. 근데 내가 스타벅스에 지원하는건지 삼성에 지원하는건지;; 아- 3년 전에 봤던 싸트의 아픈 기억이 마구 몰려오더라. 알바하기 힘들구나 여기.

오늘은 비가 왔다. 그제까지만 해도 더워서 헥헥거렸는데 어제부터 춥더니 오늘은 폭풍우가 몰아쳐서 몸이 계속 늘어졌다. 그래서 산책도 패스했다. 엄마가 아가씨는 배가 부를 때까지 먹으면 안된다고 당부하며 살 쪄서 오면 문도 안열어주시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별로 살이 찌진 않은 것 같다. 옷을 봐선 좀 빠진 것 같기도; 하지만 계속 배불리 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론 조금 자제할거다. 정말로. ㅋㅋ 

이건 다락방님께 드리는 선물. ㅋㅋ 발견하고 반가워서 죽는 줄. ㅠㅠ ㅋㅋ



 이건 굽 뿌러진 제이드님께..(괜한 마음의 빚이 ㅠㅠ) 제이드님 서재활동 안하시나- ㅋㅋㅋ


다른 사람들 것도 차차 발견하고싶다. ㅎㅎ 인베이더 그래픽을 찾는 마음가짐으로!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0-05-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사진 멋져요!!
난 뽀님이 찍은 사진 보면 다 좋아 보여요.
다락방, Jade~ ㅋㅋㅋ

Forgettable. 2010-05-22 12:57   좋아요 0 | URL
ㅋㅋㅋ 고맙습니다 성원에 힘입어 사진전이라도 열고싶어요. ^^
아 다락방님 사진은 너무 재밌죠. ㅋ 제이드님 사진은 좀 멋져서 왠지 쫌미안ㅋ

L.SHIN 2010-05-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유리창에 비친 파란하늘이라니, 사진이 멋집니다.^^
그런데 정말 용케 찾으셨네요, 다락방님과 Jade님.ㅋㅋㅋ

어쨌든, 타지 생활에서 아프지 않게 몸 관리 잘 하세요 -

Forgettable. 2010-05-22 13:02   좋아요 0 | URL
엘신님. 항상 염려 고맙습니다. ㅎㅎ
전 뭐 잘 안아픈 체질이라 아직 잘 있어요!!!
카메라가 항상 제가 원하는 만큼 따라와줘요. 헤헤 제가 카메라를 잘 만났죠.
근데 엘신님도 나름 타지생활 중이시네요. 생각해보니깐;;; 조심하세요 항상!!

마늘빵 2010-05-21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창문 안으로 보이는 쇼파에 앉아 신문보는 노인의 모습이 부럽군요. 나도 오랫만에 삼청동길에 가서 핫쪼꼬 한 잔? 한국은 무쟈게 덥습니다. 봄 없이 여름으로 바로 넘어가서 못 입는 옷들이 많아요. 캐나다도 더운가요.

다락방 2010-05-22 01:35   좋아요 0 | URL
나도 오늘 삼청동 갔다왔어요! 왜 못만났지? ㅋㅋ

Forgettable. 2010-05-22 13:0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아프님 아직 안가신거 아니에요??? ㅎㅎ

저도 부러웠어요. 은근 럭셔리해보이지 않아요. ㅋㅋㅋㅋ 한국 덥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라구요. 우린 어제 오늘 엄청추워요. ㅠㅠ 지금 기온 3 도 ㅋㅋㅋㅋㅋㅋ 여기도 초여름인데 ㅠㅠㅠㅠ 그제까지만해도 더워서 반팔 반바지 입고다녔는데 ㅠㅠ 이불덮고 자야해요. ㅋㅋ

핫쪼꼬. ㅋㅋ 하여튼 아기같애요. ㅋㅋ

마늘빵 2010-05-23 00:48   좋아요 0 | URL
나, 오늘 다녀왔어요. ^^ 히히.

다락방 2010-05-22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무려 캐나다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찌개 집이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이제 글로벌 다락방인가요? 나 잘 알아놔요. 다락방 인 더 월드 ㅋㅋ

아, 거기서 나 발견하고 얼마나 좋았을까!!

Forgettable. 2010-05-22 13:10   좋아요 0 | URL
별로 안좋았는데???????
이건 누가 심어준 자신감인가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치찌개가 무척 먹고싶어요. 아ㅡ 이 사진 볼때마다 난 김치찌개가 생각날듯 어쩌면 다락방님 닉넴볼때마다 김치찌개가 먹고싶어질지도 모르겠다. ㅡㅡ 이건뭐...... ㅋㅋ 하필 김치찌개. 웃겨 ㅋ

거기 연휴라니깐 덩달아 나까지 늘어져요. 막 소주도 먹고싶고.

LAYLA 2010-05-22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부러워요. 그 불안함까지도요 >.< 화이팅 화이팅

Forgettable. 2010-05-22 13:12   좋아요 0 | URL
랄라님!! (하트)
아 또 막상 오면 그리던 생활이 아니라는 거 제일 잘 아시면서. 힝~

졸업 전에 어디든 한번 더 다녀오세요ㅡ 그게 신상에 좋으실겝니다. ㅎㅎ

Demian 2010-05-2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랫만에 놀러왔습니다^^ 드디어 캐나다에 가셨군요!!! 새로운 출발, 축하드립니다^^ 전 아직 보고타입니다. 우린 같은 미대륙 하늘아래 있어요! 핫핫핫ㅎㅎㅎ

Forgettable. 2010-05-22 13:19   좋아요 0 | URL
데미안님!! 드디어 왔습니다. ㅋㅋㅋㅋ
보고타로 다시 가셨군요. 한국에서는 즐거우셨는지ㅡ 최근에 포스팅도 엄청 뜸하시고 해서 저 잊으신줄 알았다구용. 으헝헝 ㅠㅠ

같은 미대륙이니 은근 반갑고 동질감 생기고 그렇죠. ㅋㅋㅋㅋ
거기도 밤이잖아여!! 꺅 ㅋㅋㅋ

lazydevil 2010-05-2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먼튼에서 잃어버린 성궤라도 찾으시려나...? 인디아나 포겟 박사님, 부디 찾으세요...

Forgettable. 2010-05-22 13:26   좋아요 0 | URL
데빌님. 어이쿠 저도 뭔가 잃어버린. 혹은 잊혀진 보물같은거 좀 찾았으면 좋겠어요. ㅋㅋ 그런게 있다면 ㅠㅠ
스타벅스 알바하나 못찾는 백조인걸요. ㅜㅜ

비연 2010-05-2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하하! 다락방님과 jade님이라니. 어디 가나 알라딘 마을분들의 손바닥..^^;;;; 캐나다 가신 거로군요!

Forgettable. 2010-05-26 08:06   좋아요 0 | URL
재밌죠! ㅋㅋ 저도 신기하더라구요 :)
네 캐나다에요. 좋은 나라에요 여긴.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ㅎㅎ

Forgettable. 2010-05-26 08: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괜히 씐나요! ㅋ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5-2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친구가 토론토에 1년 있었는데 겨울 난다고 두꺼운 점퍼를 보내 준 적이 있어요. 애드먼튼에서 겨울을 나시나요?
이 친군 여름에 귀국하며 토론토가 새겨진 반팔 티셔츠를 사왔어요. 점퍼 보내주고 반팔티셔츠 받는 기브 앤 테이크의 불공평함이라니요?^^ 티셔츠의 질이 안좋아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바닥걸레로 사용된 것 같은데, 제겐 캐나다가 그런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어릴 적 무척 재밌게 읽었던 <빨간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이기도 하구요. 기회가 되어 캐나다 가면 꼭 가보고 싶네요. 원제가 'Ann on the Green Gables'인데 생가가 정말 초록지붕이라는 말도 있구요. 사진 구경, 글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2010-05-27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조금 외롭다 하시나..

제가 보기엔 잘(즐겁고, 뭔가 많이 보면서..) 살고 있으신 듯 한데요. ^^

Forgettable. 2010-05-31 13:02   좋아요 0 | URL
게으름의 한계에 다다랐다고나 할까요;; 하하
몸에서 노동을 필요로 하는데 일자리가 잘 안구해지네요 ^^

Tomek 2010-06-01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Forgettable. 2010-06-01 10:41   좋아요 0 | URL
와. 이런 시를 댓글로 받을 수 있다니 전 행복합니다. ㅠㅠ

원래는 시를 잘 몰라서 안읽었는데 요즘은 시집을 조금씩 읽고 있어요. 시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고맙습니다. ^^ 외로울 때마다 이 댓글 찾아볼게요.